자아수용(自我受容 Self-acceptance)
러시아 소설가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관리의 죽음’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9급 관리 이반 드미트리치 체르뱌코프는 오페라 공연을 보던 중 갑자기 재채기를 하여 브리잘로프 장군에게 침이 튀게 하고 맙니다. 황급히 그는 그 자리에서 사과를 하고 장군도 크게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군에게 결례를 범한 것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어 공연이 끝난 후에도 장군을 찾아가 용서를 구했습니다. 심지어 체르뱌코프는 다음 날 장군의 접견실에까지 찾아가 사과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면 체르뱌코프는 장군이 말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마음속으로 크게 불쾌하게 여긴다 생각하며 다음 날도 다시 장군을 찾아가 절박하게 용서를 구한 것입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사과에 짜증이 난 장군은 마침내 그를 거칠게 쫓아냅니다. 이에 크게 놀란 체르뱌코프는 흐느적 흐느적 밖으로 걸어 나가 기계적으로 걸음을 옮기며 집에 돌아와서는 관복도 벗지 않은 채 소파에 누워 있다가 ‘그리고…죽었다.’가 이 소설의 피날레(finale)입니다.
이 갑작스러운 결말의 이야기를 볼 때 체르뱌코프를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은 장군이 아니라 체르뱌코프 자신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실수, 결점을 적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자신을 학대하거나 거부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자아 수용(self-acceptance)’이라고 하는데, 이는 자기중심적인 자기애(自己愛)와는 다르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과도 다른 자신의 실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잘못을 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믿음의 권속들 중에도 지은 죄를 회개해서 용서함을 받고도 죄책감에서 놓여나지 못하고 눈물로 회개하고도 다음 순간 또 울면서 회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치 체르뱌코프 같은 사람입니다. 십자가의 보혈의 능력을 과소평가 하는 처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죄를 지었든지 자백(회개)하면 용서해 주시고 기억도 아니 하십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1:9)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사 43:25)
학교 교사로 재직 중에 있는 어느 집사님은 방학만 되면 어김없이 기도원에 갑니다.
기도원에서 눈물로 밤을 지세우고 금식까지 하면서 회개 기도를 합니다.
한번은 목사님이 그 연유를 물어 봤습니다.
"제가 목사님에게 고백하겠습니다. 제가 믿기 전에 어떤 여인과 성관계를 했습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예수 믿고 성경에 보니 간음죄가 아주 큰 죄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나는 너무나 큰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죄책감으로 견딜 수가 없어서 방학만 되면 기도원에 가서 회개 기도를 합니다."
"집사님, 그렇습니다. 간음죄는 아주 큰 죄입니다. 마땅히 회개 기도를 하고 죄 사함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회개 기도를 몇 번이나 해야 죄 사함을 받는다고 생각합니까?"
"간음죄는 너무나 큰 죄이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회개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집사님, 요한일서 1장 9절을 찾아 읽어 보새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 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1:9)
"성경에는 우리 죄를 자백(회개)하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실 뿐 아니라 우리를 깨끗케 하신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집사님의 간음죄는 이미 사함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사해주셨는데 또 다시 회개 기도를 하시는 것은 마치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관리의 죽음’에 나오는 체르뱌코프같은 사람입니다.
이사야 43장 25절에 ''우리가 우리 죄를 회개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죄를 기억도 아니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은 회개하면 간음죄도 단번에 사하여 주신다는 사실을 비로서 알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죄책감에서 해방되어 날마다 하나님에게 기쁨과 감사에 넘치는 생활을 하겠습니다."
원로 Essay 중에서
성도교회 원로목사 예종규
http://cafe.daum.net/y9144
http://y9144.com.ne.kr
'목회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누구 죄 때문입니까? (0) | 2013.12.22 |
---|---|
[스크랩] 육신의 생각 - 자기과시(自己誇示) (0) | 2013.12.22 |
[스크랩] 천국에는 믿음이 없다. (0) | 2013.12.22 |
[스크랩] "왜?"가 아니고 "무엇?" 입니다. (0) | 2013.12.22 |
[스크랩] 여덟 살의 꿈 (0) | 2013.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