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스크랩] 한자의 근원, `활과 화살`...기막힌 발견 (조옥구)

수호천사1 2012. 10. 14. 17:19

조옥구의 한민족과 漢字 비밀<7>
한자의 근원, '활과 화살'...기막힌 발견



‘身’자를 통해서 본 한자 철학...‘해=활=?’과 ‘햇살=화살=살(몸)’

‘身’자는 ‘몸 신’자로 풀이되며 사람의 몸이나 사물의 몸체를 나타내는 글자다.

그러나 ‘山’과 ‘木’ 그리고 ‘川’ 등의 글자들이 자연의 모습을 이용해 만들었으므로 비교적 쉽게 글자의 기원(字源)을 파악할 수 있음에 비하여 ‘身’자는 ‘사람의 몸’을 의미하는 비교적 친근한 글자인데도 무엇을 묘사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까다로운 면이 있다.

‘身’자를 연구한 자원연구자들이 ‘아이를 밴 사람처럼 배가 두둑하게 부풀어 오른 모양’이라고 설명하므로 ‘身’자는 ‘아이를 밴 여인의 옆모습’이라고 해석하는 정도가 보통이다.

‘身(몸 신)’자의 옛 모습이 마치 그렇게 보이므로 그럴듯하게 꾸며낸 것일 뿐 ‘身’자의 진실은 그와 다르다.

‘身’자를 풀이하려면 모양이 비슷한 ‘射’자와 서로 비교해서 보아야 한다.

‘射’자는 ‘쏠 사’, ‘궁술 사’자로, 활에 화살을 재서 손(寸)으로 힘껏 당기는 모양의 글자다.

‘射’자가 ‘활과 화살과 손’의 모양을 이용하여 만든 글자이므로 ‘射’자에서 ‘寸(손)’이 생략된 ‘身’자는 ‘활과 화살’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활과 화살이 ‘몸’을 나타낼 수 있는가에 있다.

‘활과 화살’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활이 없는 화살, 화살이 없는 활은 불완전한 존재로써 완전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활은 화살이 있어야 자기의 기능을 발휘하고 화살은 활이 있을 때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우리는 ‘활과 화살’이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분리될 수 없는 짝을 나타낸다는 것과 ‘활과 화살’이 무언가를 비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활과 화살로 나타내려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을 말하기 전에 먼저 한자들 중에 ‘화살’을 소재로 만들어지는 글자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至(이를 지)’자는 ‘화살이 땅에 내려와 꽂히는 모양’을 이용해 ‘햇살이 땅에 비치다’ 또는 ‘햇살이 땅에 이르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至’자에서 ‘화살’은 ‘햇살’을 나타낸다.

24절기 가운데 동지(冬至)와 하지(夏至)를 ‘이지(二至)’라고도 하는데, 이때의 ‘至’는 ‘햇살이 내려와 도달하는 곳’의 의미로 ‘이지(二至)’가 햇살이 비추는 곳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叔(아재비 숙)’자는 ‘화살 모양의 넝쿨손이 굵은 나무를 감아 타고 올라가는 모양’을 이용하여 ‘어리다’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따라서 ‘叔’자의 ‘화살’은 스스로 서지 못하고 무언가에 의지해서 자랄 수밖에 없는 ‘어린 사람’을 나타내며,

‘夷(어질 이)’자는 ‘大+弓’으로 ‘큰 활’을 나타내는 글자인데, 동양 고대에 우리 선조들의 호칭인 ‘東夷(동이)’에서 그 쓰임을 살펴볼 수 있다.

‘東夷(동이)’란 ‘해뜨는 동쪽에 사는 태양을 숭배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따라서 ‘夷’자의 ‘활’은 ‘태양’을 의미한다.

‘弓’을 ‘활’로 부르는 것은 ‘불이 활활 타오른다’라는 말에서 보듯이 ‘활’이라는 도구가 사냥이나 전쟁의 무기로 쓰였던 것이 아니라 원래 ‘불을 피우는 도구’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族(겨레 족)’자는 군대가 행진할 때 앞세우고 나아가는 ‘큰 깃발아래 들어있는 화살의 모양’으로 큰 깃발아래 모인 ‘살붙이’라는 뜻에서 ‘씨가 같은 무리’ 즉 ‘종족’을 나타낸다. ‘살붙이’란 말 속에는 태양을 둘러싼 ‘햇살같은 무리’라는 인식이 담겨있다. ‘族’자에 들어있는 ‘화살’은 ‘살붙이’를 나타낸다.

‘無(없을 무)’자는 ‘세 개의 화살 모양’의 글자다. 동양의 전통사상에서 ‘셋은 곧 여럿’을 나타내므로 ‘無’의 ‘화살’은 ‘햇살처럼 무수히 많음’을 나타낸다. 해나 달을 둘러싸고 있는 둥근 띠를 ‘달무리’, ‘해무리’로 부르듯이 ‘無’자의 ‘무’라는 음은 ‘무리’의 뜻이다.

‘無’자는 원래 ‘없다’라는 뜻 보다는 ‘여럿’, ‘무리’, ‘떼’를 나타내며 ‘無’자의 화살은 ‘햇살’을 나타낸다.

‘金(성 김, 쇠 금)’자는 ‘화살과 그 곁에 붙어있는 작은 물방울의 모양’으로 물방울은 솥에다 물을 담고 불을 때면 물이 데워지면서 솟아오르는 ‘김’을 나타낸다. 햇살(=화살)의 곁에 붙어 있는 기운(=김)의 의미다.

‘金’을 성씨로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자신들을 해와 햇살을 둘러싼 김(기운)과 같은 존재로 인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金’자 속의 ‘화살’은 ‘햇살’을 나타낸다.

‘侯(제후 후, 과녁 후)’자는 ‘임금과 제후’를 ‘해와 햇살’의 관계에 적용하고 이 관계를 ‘활과 화살’을 빌어 설명한 것이므로 ‘侯’자의 ‘화살’은 임금을 보좌하는 제후의 상징으로 쓰였다. ‘임금은 해와 같고 제후인 자신은 햇살과 같은 존재’라는 표시다. ‘厂’은 제후가 받은 봉토(봉지)의 표시다.

이상의 글자들을 통하여 ‘활과 화살’이 주로 ‘해’와 ‘햇살’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혈육’을 ‘살붙이’라 일컫고 자신들을 ‘김’과 같은 존재로 여기는 한겨레의 언어습관 속에는 알게 모르게 ‘활과 화살’을 ‘해와 햇살’과 같은 것으로 보는 인식이 담겨 있으며, 사람의 몸을 ‘살’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활과 화살’로 상징되는 ‘해와 햇살’이라는 비교적 근원과 연결된 논리의 끈이 놓여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해와 햇살’ 그리고 ‘활과 화살’이라는 관계를 바탕으로 논리(‘해=활=?’과 ‘햇살=화살=살(몸)’)를 전개할 때 우리 몸에서 ‘해’와 ‘활’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동양 비전(秘傳)의 천부경(天符經)은 ‘본심본태양(本心本太陽)’이라는 구절을 통해서 ‘마음은 해와 더불어 근본이 같은 것’이라고 웅변한다.

이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身’자는 사람의 마음과 몸을 활과 화살, 해와 햇살의 관계에 빗대어 설명한 것으로, 활과 화살의 관계를 통하여 ‘사람’과 ‘해’가 동일한 존재로 인식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한편 ‘활’과 관련해서는 ‘활’이 단순한 ‘사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고대에 ‘불’을 일으키는 도구라는 사실이 간과되곤 한다.

‘활비비’라는 유물을 통해서나 원시인이 나무를 비벼서 불을 일으켰던 사실(史實)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가 있듯이 ‘활’은 원래 ‘불’을 일으키는 도구였으나 점차 사냥의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불이 활활 타오른다’라고 할 때의 ‘활 활’과 ‘弓’자의 새김인 ‘활’이 같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활에서 불이 나오는 것이므로 불이 활처럼 타오른다는 뜻에서 '활활 타오른다'라고 하는 것이다.

불과 활의 관계 때문에 활은 불의 근원인 ‘해’의 상징으로, ‘화살’은 ‘햇살’과 ‘살’을 매개로 서로 동일시되는 것이다.

[조옥구 한자연구소장/'한자의 기막힌 발견' 저자]

출처 : 내 사랑 중국 ♡ MyLoveChina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