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종교와 사상
제 3 부 중국 전통철학의 발전기 ― 유?불?도 삼교의 대립과 융합
제1장 한대 경학사상의 전개
한나라는 경학 연구를 통해 유교의 기틀을 다졌다. 한나라 초기에는 법가사상에 기초한 진나라의 강력한 통치가 민중의 반발을 삼으로써 오 히려 사회적 위기를 가져왔다는 반성 아래, 피폐해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무위’를 내세우는 도가사상을 채택하였다 . 이것이 황제와 노자를 연결지운 황노사상이다. 그러나 그 결과 왕권이 약해지면서 지주와 세력가들이 대토지를 소유하는 심각한 사회적 모순이 나타났다. 따라서 한무제는 동중서의 건의를 받아들여 유학을 관학으로 공포하고 오경박사 제도를 두어 2천년을 이어 가는 유교 정 치의 물꼬를 열었다.
한대사상의 특징은 금고문 논쟁과 천인관계에 대한 이해에 잘 나타나 있다. 금고문 논쟁은 진시황의 분서갱유 이후 없어진 유가 경전들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으며, 모두 4차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 속에는 통치권을 강화하거나 또는 견제할 목적이 담겨 있었고, 특히 역사 적 사건들에 대해 정치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춘추???가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 또한 천인관계에 대한 이해를 놓고 동중서와 왕충이 대립 하였다. 동중서는 오행의 다섯 요소를 가지고 세계 전체를 설명하려 하였고, 천자가 하늘로부터 왕권을 받았다는 군권신수설과 자연의 이변 은 군주의 통치 행위에 대해 하늘이 상벌을 행하는 것이라는 재이설을 내용으로 하늘과 인간이 서로 감응한다는 입장에서 천인상감설을 주 장하였다. 이에 반해 왕충은 ???논형???을 통하여 동중서의 사상에 정면으로 반대하면서 기계론적으로 자연을 이해하였고, 자연의 변화와 인간의 행위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2장 위진시대 현학사상의 전개
한나라 말기에 사회가 혼란해지면서 유학은 독존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고 그에 따라 다양한 사상들이 등장한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명사’들의 ‘청담’을 통해 사상을 전개하였다. 또한 위진시대에는 신도가라고도 부르는 현학이 등장한다. 현학은 노장사상을 근간으로 한대에 융성했던 경학에서 벗어나서 자연과 명교의 조화를 꿈꾸었던 사상사조였다. 현학은 ???노자???????장자???????주역???의 세 고전을 중시하여 ‘삼현’이라고 존중하였다. 현학가들은 자연을 중시하는 도가사상과 명교를 중시하는 유가사상의 조화를 꾀하였으며, 그 과정에 서 ‘본·말’과 ‘유·무’를 따지는 본체론이 대두하였다.
특히 하안과 왕필의 주도로 노자가 말한 ‘무’를 귀하게 여기는 ‘귀무론’이 일어났다. 왕필은 언어와 상징의 관계를 설명하는 ‘득의망 상론’을 제시하여 예술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위나라 말기에는 혜강과 완적으로 대표되는 청담사조가 유행하였다. 특히 혜강은 기성윤 리를 격렬히 비판하면서 ‘성무애락론’을 제시하였다. 서진 시기에 곽상은 장자를 중시하는 ‘숭유론’을 주장하면서, ‘자생독화’사상을 제시하였다. 이 세 단계는 시대적 차이가 사상에 반영된 것으로 불교를 받아들이는데 일조를 하였다.
제3장 도교의 발생과 전개
도교는 중국 특유의 민중종교로 종교사상사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도교는 민간 신앙을 기반으로 하면서 그 가운데 신선설을 중시하고, 여기에 도가?역리?음양?오행?참위?의술?점성 등의 이론을 덧붙였으며, 불교의 체제와 조직을 본 따서 교단을 만든 종교이다. 진한시대 이전 방술가들이 노장사상을 가져다가 초보적인 이론을 갖추었으며 불로장생을 최대 목적으로 하였다. 그 뒤 후한 말기에 장각과 장로가 태평도 와 오두미도를 만들면서 교단의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그들은 당시 유행하던 전염병을 고쳐주면서 일반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고 하늘 아래 누구나 평등한 세상을 건설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 결과 황건적의 반란이 일어났다.
위진시대에 이르면 위백양과 갈홍이 신선술의 이론적 근거와 방법을 제시하면서 도교의 기초를 다졌다. 특히 위백양은 ???주역참동계???를 제공하여 음양론을 도입하였고, 갈홍은 ???포박자???를 통해서 내단과 외단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백성들의 호응을 등에 업은 도 교는 남북조시대 북위의 구겸지에 의해 제도화하여 국가 종교가 되었고 이 같은 흐름은 수나라, 당나라, 송나라에까지 이어졌으며, 특히 당 나라 왕실은 노자를 자신들의 조상으로 삼았고 집집마다 ???노자도덕경???을 한 권씩 갖추게 하였다. 송대 이후의 도교는 유?불?도 삼교의 합일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명대 이후에는 도교의 중요 경전들이 ???도장???으로 집대성되고, 민중들에게 다가가는 쉬운 경전으로 정리되 어 토착화하였다.
제4장 인도불교의 전래와 수용
원시불교의 이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아설이다. 우리는 불변적 주체로서 일관된 내가 있다는 자아의식을 가지지만 불교는 이러한 자 아의식은 생각이 만든 허구이므로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각이 만든 허구를 생각을 통해 지우는 것을 자각적 정신주의라고 한다. 불교 의 또 다른 사유방식으로 인연연기설 혹은 인과응보설이 있다. 인과응보설을 사람의 행위에 적용할 때 업설이라 한다. 업설은 우리의 삶이 우리 마음의 지배 아래 있으므로 그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이 책임지라는 것으로 숙명론과는 다르다.
석가모니 사후 인도불교는 다른 교파를 비판하고 자기입장을 정당화하는 이론중심의 부파불교시대를 거쳐 재가신자가 해탈의 주체인 보살이 될 수 있다는 자각적 실천운동인 대승불교로 발전하였다. 인도불교는 기원 전후 중국으로 전파된다. 한나라 말 혼란기에 교세를 확장한 불 교는 다양한 중국 전통사상의 개념을 빌려와 불교를 이해하는 방식을 취했다. 특히 경험세계에 고착된 중국적 사유방식에서 볼 때, 고도의 추상성을 띈 불교 개념을 도가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알맞았다. 이 단계를 의탁불교라 부른다. 다음으로 일종의 ‘개념 짝짓기’ 를 시도하면서 이해하는 단계를 격의불교라고 한다. 이러한 준비기를 거쳐 남북조시대에 들어와서는 몇 차례 탄압을 받으면서도 ‘지금’ ‘여기’에서 해탈의 진리를 발견하는 중국불교의 특징을 갖추게 된다. 이것은 중국의 전통적 현세주의에 부응한 중국불교로의 변화였다.
제5장 수당시대의 이론불교
불교는 수?당에 이르러 통일제국의 이데올로기가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중국사상에 우주론적 보편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때의 가 장 중요한 변화는 다양한 불경을 통일적으로 해석하는 일과 불교의 참된 가르침을 삶 속에서 실천적으로 구현해내는 일이었다. 앞의 것은 불교이론을 체계적으로 통일하는 이론의 문제이며, 뒤의 것은 ‘지금’ ‘여기’에서의 구원을 위한 실천의 문제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여 러 경전의 차이를 인식하고 전체를 하나의 틀로 통합하려는 ‘교상판석’을 시도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종파들이 생겨났다. 그 가운데서도 교종은 천태종과 화엄종이 중심을 이루었다.
천태종은 열반학파를 수용하여 실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중국적 불교를 만들었다. 천태대사 지의는 ‘오시팔교’의 원칙에 따라 각종 불 교사상을 교판하였다. 천태종의 진리관은 중관학파의 공관을 바탕으로 ‘삼제’를 ‘지관’으로 통일하였으며, 세계관은 만물이 서로 조화 하는 ‘상즉론’을 제기하였고, 인간관은 ‘십계호구설’을 주장하였다. 화엄종은 지론학파를 수용하고 남북의 불교를 종합하였다. 화엄의 세계관은 ‘중중무진’한 ‘본래적 일승교’를 바탕으로 사법계설을 주장하였다. 화엄종이 천태종보다 더 널리 퍼졌던 것은 유학적 성선설 을 정통으로 삼으려는 중국의 전통적 사유에 더 근접했기 때문이다.
제6장 수당시대의 실천불교
중국불교 가운데 실천불교를 대표하는 종파는 정토종과 선종이다. 정토사상의 기초를 마련한 사람은 염불결사운동을 실천적으로 수행한 구 마라습과 혜원이다. 그들은 아미타불을 보는 것이 궁극적으로 ‘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진리를 찾기 위해 서 ‘칭명염불’과 ‘신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정토종은 해탈을 얻기 위한 자각적 깨우침을 본질로 하는 불교를 타력 신앙으로 변모시키고 있었다. 정토종의 해탈론은 ‘보살의 타인 구제’를 ‘아미타불의 타인 구제’로 승화시키고, 다시 ‘아미타불의 타인 구제에 대한 믿음’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정토종은 아미타불의 도움을 통해 구제를 받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대중적 실천론으로 자리 잡았 으며 방법으로는 ‘염불’을 주로 삼았다.
또한 선종은 경전이나 교의 혹은 교단으로부터 벗어나 일상적 삶 속에 사는 개별자가 이미 존재하는 스스로의 완전성을 깨닫는 실천적 자각 운동이다. 이심전심의 전수방법을 중시하는 선종은 혜능이 남종과 북종을 통합하면서 중국 불교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선의 융성기 에 나타난 오가칠종은 각각의 가풍을 이루면서 발전하였고, 11세기 이후 가풍이 정형화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것은 문자나 경론에 의거하지 않고 스승이 직접 제자나 구도자의 움직이는 마음을 가리켜 스스로 ‘자기의 본성’을 보게 함으로써 해탈을 이루게 한다는 뜻이 다. 선종은 인도불교와 중국문화가 기나긴 상호작용을 펼친 결과 가장 중국화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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