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선교사에게 비즈니스선교 가능성 일색 문제없는가?
들어가는 말
실제로 최근에 되어지는 BAM 세미나는 거의 계몽수준인 것 같다. 그래서 분위기는 누구나 하면 된다는 아니 이렇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사업의 문외한으로 사역을 하던 입장에서 들어보면 중간 중간 걸려있는 난제들에 대해서는 대답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현장의 선교사의 입장에서 BAM에 대해 가능성 일색인데 문제는 없는가?
현장 선교사의 입장에서 BAM을 생각해 보았다. 이를 위해 과연 어떤 배경 속에서 BAM이 이렇게 대두 되었는지를 생각해보고, BAM 세미나 현장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과연 현장 선교사에게 사업의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현장 선교사에게 BAM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어떤 방안이 있는지 고민해 보았다.
최근 한국에서 BAM이 대두된 배경
BAM이 최근 논의되어진 것은 아니다. BAM을 표방하는 선교단체의 역사도 짧지 않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이해는 긍정적이지 만은 않았다. 그러다가 2007년도 선교계는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통해 보이지 않는 변화를 강요받아야 했다. 그 중에 가장 큰 요인은 세계에 한국이 선교사 파송 제2위 국가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사실은 기독교에 대해 호의적인 국가에만 인지된 것이 아니라 선교를 금하는 나라에게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로 인해 한국 사람은 선교사라는 이상한 등식이 등장한 나라도 적지 않았다. 또 하나는 당시 피랍된 사람들이 ‘봉사냐, 선교냐?’라는 논쟁으로 인해 NGO 활동하는 한국 사람들은 선교사라는 인식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더 이상 NGO가 선교적 방안이 되지 못한다는 의식이 확산되었다. 그렇다면 전방개척지역과 선교적 제한지역에서 어떻게 선교적 접근을 할 것인지에 대해 선교계는 커다란 숙제를 떠안았다. 이러한 가운데 대두된 새로운 방안으로 나온 것이 선교로서의 사업 곧 BAM이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지난 2년여 동안 국내외에서 개최된 크고 작은 세미나가 7-8회나 되었다. 그 외에도 선교훈련과정 속에 거의 필수 과목처럼 BAM이 배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BAM 세미나 현장의 반응
BAM 세미나 현장에서는 두 부류의 사람들을 보게 된다. 하나는 선교사나 선교사 후보생으로 이들은 신학을 하고 목회경험이 있든지, 선교 현장에서 오신 분이다. 다른 하나는 사업을 하거나 전문적인 분야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다. 그런데 BAM 강의를 들으면서 두 부류의 사람들 대부분은 BAM이라는 기본적인 선교방안에 대해서 동의한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서는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면서 난감해한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도대체 선교를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저희가 사업을 하면서 어떻게 선교를 할 수 있습니까?” 등의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선교사는 “어떻게 사업을 잘 할 수 있습니까?”, “그런데 사업에 전념하면 선교는 할 수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사업하시는 분들이 BAM에 관심 있는 선교사와 대화를 나눈 후 솔직한 반응은 그분들이 사업을 하시겠다고 하는데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그만큼 비즈니스를 하기에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사업을 하시는 분들 역시 선교를 하고 싶다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교사에게 있어서 사업은 너무 어렵고,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선교는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선교 가능성 일색 문제없는가?
비즈니스선교의 필요성은 동의한다. 선교가 제한된 지역에서 삶의 자리를 만드는 구체적인 방안 중의 하나로 BAM은 매우 유용한 방안이다. 선교 현장의 선교사는 당장 비자가 필요하고, 현지인들에게 다른 신분을 보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당장 풀어야 한다는 면에서 나름대로 긴박한 일이다. 그러나 현장 선교사의 입장에서 비즈니스선교에 대해 가능성 일색이라면 생각해야할 부분이 몇 가지 있다고 본다.
1) 사업을 모르는 선교사가 사업이 가능한가?
회사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작은 가게를 해도 설립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고, 그 사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 사람을 고용해야하고 그 회사가 시작되면 그 때부터 경영, 관리, 마케팅이 되어져야 한다. 문제는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지만 막상 시작해놓고 부딪치는 문제는 하나 둘이 아니다. 그제서야 “아! 이렇게 될 줄을 몰랐다!”라는 말을 하게 된다. 결국 사업을 모르는 사람이 사업을 시작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선교 현장의 선교사는 사업에 대해 비전문가 이지만 현장의 상황으로 인해 사업을 해야만 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2) 사업과 선교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선교사에게 선교는 쉬운가?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사업은 쉬운가?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선교의 전문성과 사업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선교사에게 사업이 쉬우며, 사업가에게 선교사 쉽겠는가? 실제로 선교 현장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오신 분들이 목숨 걸고 사업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필자 역시 선교제한지역에서 사역을 하였다. 사역을 하면서 선교지에서 사업하는 사람들과 동시에 선교사가 BAM을 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대기업을 제외하고 사업을 해서 성공하는 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필자가 보기에 사업하는 사람에게 사업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선교사 또한 BAM을 표방해서 사업을 하시던 분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사업적으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만일 이러한 상황이 현실이라면 막연한 기대감은 선교 현장의 선교사에게 어려움을 안겨주게 될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3) BAM의 한계 역시 제시 되어야한다.
현재 많은 선교 제한지역에서의 필요에 의해서 혹은 선교사들에게 동기 부여를 위해 BAM을 긍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선교 현장의 선교사는 사업 경험이 부족하고, 사업적 개념이 부족하다. 이러한 선교사에게 BAM을 긍정적으로만 소개했을 경우 어떤 결과가 주어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마치 자격이 없는 의사에게 병원 개업을 부추기는 결과와 다른바 없을 것이다. BAM을 소개할 때 그 한계 역시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BAM을 위하여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지,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 등 생각보다 많은 한계들에 대해서도 제시해 주어야 한다.
현장 선교사를 위한 BAM의 방안
필자가 선교 현장에 있으면서 사업하러 온 한국 사업가를 만난 적이 여러 번 있다. 한국에서 사업하러 왔다는 사업가가 말도 못하고, 문화도 모르고, 현지 사업과 관련한 법도 모르면서 사업하겠다고 할 때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마찬가지로 사업을 모르는 선교사가 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사업가의 입장에서 어떤 마음이 들까? 상황적으로 BAM이 필요하지만, 사업은 현실이다. 사업을 하는 순간부터 연습이란 없다. 사업을 하다가 법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채무가 발생하여 그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다. 단지 필요하다는 당위성만으로 선교사가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1) 선교의 거점(Platform)
선교의 거점은 삶의 자리를 만들어준다는 면에서 선교의 가장 기초에 해당한다. 사상적 장벽과 종교의 원리주의, 민족주의 등의 원인으로 선교사의 삶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때로 선교사 자신의 힘으로 거점을 만들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현실적으로 전방개척지역에 선교사뿐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교의 비전이 있는 기업하는 분들은 비록 후방에 있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의 성격을 따라 선교의 거점을 구축해주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지에 적합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청공장, 소규모 가내수공업, 기계 한 두 대로 장사가 가능한 아이템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BAM을 정의하면서 기업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전방개척 지역에 있을 때 선교로서의 비즈니스로 보고 있다. 이런 면에서 BAM의 개념을 확대하여 후방에 있는 선교적 기업까지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
2) BAM 전문 컨설턴트의 배양
이제 한인 선교사 중 64%가 전방개척지역에 배치되어 있다. 선교계는 보다 효율적인 선교를 위해 적극적으로 BAM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시되는 것만으로 선교사가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지역별로 한두 사람의 전문 컨설턴트가 배치된다면 상황은 달라 질 수 있다. 현장에서 선교사가 직접적인 사업이 적합한지, 선정한 분야와 사업 종목이 합당한지, 사업을 위한 계획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현장에 전문 컨설턴트가 있다면 선교사가 사업을 하면서 예상되는 상당수의 문제는 사전에 걸러지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선교계는 BAM 전문 컨설턴트 배양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3) BAM 인큐베이터 제도의 도입
인큐베이터는 미숙아가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을 때 까지 엄마의 태중과 같은 조건을 만들어준 인공시설을 의미한다.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이기도하다. 그렇다면 사업에 미숙한 선교를 위해서는 더더욱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이를 위해 경영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기획 전문가, 자금담당 전문가 등 전문가 그룹이 형성되어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으로 기업이 생존 할 때 까지 케어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4) 대상과 내용이 구체화 된 BAM 세미나 및 훈련
사업가와 선교사를 함께 놓고 BAM 훈련을 할 경우 적절한 과정을 만들어 내거나 목표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사업가가 선교를 하겠다는 것과 선교사가 사업을 하겠다는 두 가지의 경우 출발점과 그 풀어야 할 과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공통점도 있다. 바로 성경기초, 제자양육 능력, 성령충만(영성)이다. 이 부분들은 선교사에게도, 사업가에게도 선교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만일 이 부분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 사업을 잘한다 할지라도 실제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열매는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분들은 BAM 훈련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과목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가는 말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은 우리에게 새로운 선교접근 방안을 모색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BAM은 선교의 필수과목 같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막상 BAM 세미나 현장에 가보면 사람들의 표정은 한마디로 ‘알 듯 말 듯’이다. 이러한 반응은 사업가는 사업가대로 그렇고, 현장 선교사는 선교사대로 마찬가지이다. 그 이유는 각자의 환경과 배경, 해결하고자 하는 대답이 다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하나 아니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선교와 사업이라는 두 영역 자체가 각각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두 부분을 함께 잘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다.
현장 선교사는 BAM의 필요성을 느낄 뿐 아니라 절실하다. 그 이유는 그들의 현장에 선교의 거점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선교사에게 사업의 개념이나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이다. BAM 세미나는 계몽을 위해 가능성 일색으로 되고 있다. 그러나 사업맹(事業盲)인 현장 선교사에게는 수많은 장애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이들에게 BAM은 기회도 될 수 있지만 짐도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독(毒)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선교계는 BAM전문가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시스템적 접근이 이루어지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전 훈련과 교육이 되고, BAM 인큐베이터를 통해 양상관리 되고, 현장에서 컨설턴트를 통해 점검되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상을 분명히 하고 각 대상에 적절한 맞춤형 BAM 선교사를 배양한다면 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적절한 선교 방안으로 한국 세계선교에 큰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다.
이영철 목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총무
/출처:중국어문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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