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학

[스크랩] 비즈니스선교의 교회론: 이머징 교회(Emerging Church) (백신종)

수호천사1 2009. 11. 13. 14:48

비즈니스선교의 교회론: 이머징 교회(Emerging Church)

 

 

“X국에서 선교사역을 하는 친구에게 이른 아침 전화를 걸었는데 사업체에 간다고 하더군요. 그날이 주일 아침이었습니다. 비즈니스선교를 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주일까지 범하면서 사업체에 나가면서 사업에 몰두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BAM을 주제로 가진 선교세미나에 참석한 한 목회자가 던진 질문이었다. “비즈니스선교에서는 직장에서 예배드리고 사업체가 교회가 된다고 하는데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요?” 현지 선교사가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강의를 맡았던 강사들도 찬반론이 갈리며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오늘날 북미주에서는 선교적인 교회(Missional Church)와 이머징교회(Emerging Church)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교회와 세속문화의 소통이 급진전되면서 교회의 전통보다는 문화적인 상황이 교회와 예배 양식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형국(形局)이다. 선교현장에서도 기존 교회론의 상식을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교회가 출현하면서 이것을 신학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BAM사역을 하는 선교사들이 추구하는 직장교회론 역시 ‘출현하는 교회’(Emerging Church)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특별히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교회를 설립할 수 없는 지역에서 사업체를 통해서 복음을 증거하고 사업장이 집회장소로 사용되는 교회론에 대해서 조직신학적인 문제가 있다고 비난 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이러한 교회형태가 미래 선교지에 출현할 교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심각한 고민 없이, 쉬운 방법을 택한다면 적어도 한 민족 한 나라의 교회론에 영향을 주는 엄청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사례 #1


동아시아 X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K선교사는 2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과 함께 매일 아침 예배를 드리고 있다. 본국에서 방문하는 관광객이 주 고객인 이 식당은 주일이라고 문을 닫을 수 없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영해야 하는 관광식당인 관계로 모든 직원들은 식당에서 합숙하며 주 7일간 식당을 운영해야 한다. K선교사는 주일이나 평일이나 동일한 예배를 드림으로 직원들이 주일과 평일, 성속(聖俗)의 구분이 없는 통합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예배와 기도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났지만 남은 직원들은 알짜배기라고 한다. 식당의 직원들은 숙식을 함께 하며 매일 저녁 한 시간씩 자국인을 위한 기도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사례 #2


캄보디아 시암리엡 주에 위치한 A회사는 미국에서 온 독립선교부에 의해서 컴퓨터 학원으로 시작하였다. 2년여가 지나자 데이타 입력회사를 차려 북미주와 유럽에서 아웃소싱을 얻어와 방대한 문서자료를 디지털화 해주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140여 명의 직원이 있는 이 회사는 매일 아침 30분정도 말씀묵상과 중보기도회를 가지고 있으며, 수요일 오후에는 인근의 현지교회 목회자가 방문하여 성경공부를 인도한다. 주말이 되면 직원 중의 대부분이 현지교회로 흩어져 주일 예배를 참석하는데, 이들의 헌금생활은 현지교회의 자립에 도움이 되고 있다.
 
사례 #3


캄보디아의 바탐방 주에 위치한 C식당은 미국의 남침례회가 투자하여 세운 BAM 사역이다. 20여 명의 현지인 직원이 고용된 이 식당은 대부분 현지교회 성도들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주일에 식당 문을 닫고 예배를 드렸으나 현재는 남침례회 선교사가 세운 지역교회에 출석해서 예배를 드린다. 이 사업은 그동안 남침례회가 세운 교회들의 자립을 위해서 시작된 사역이다. C식당은 순수매출액 만으로 수년 만에 제2호점을 개설해 사업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바탐방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동일한 사역을 계획해 현지교회의 자립을 도울 계획이다.
 
교회의 표지


교회학자인 한스 큉은 325년 니케아 공의회의 결정을 근거로 교회의 본질적인 특성으로 통일성(unitas), 거룩성(sanctits), 보편성(Catholicitas)과 사도성(apostolitas)을 꼽았다. 이와 함께 종교 개혁자들이 주장한 성례와 복음말씀이 통합된 여섯 가지의 표지(mark)가 교회 안에 있어야 한다. 네 가지 교회의 표지를 생각해 보자.


  먼저 통일성은 머리되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교회가 하나가 되었음을 말한다. 신약의 교회는 오늘날의 개교회라기보다는 한 지역에 흩어진 많은 가정교회들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모임을 가졌지만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어 말씀과 기도, 교제를 통해서 그리스도와의 유기적인 통일성을 가졌다.


  거룩성은 세상과 구별된 공동체로서의 특징이다. 교회라는 단어의 어원이 된 구약의 카할 (부르다)이나 신약의 에클레시아(밖으로 부르다) 모두 세상과의 구분을 통한 성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심 받은 백성은 그리스도의 보혈로 거룩함을 입는다. 신분적인 거룩이다. 하지만 동시에 외적ㆍ내적ㆍ영적 변화를 통한 내적인 거룩을 이루어야 한다. 거룩의 외적인 의식이나 예전을 강조하면 내적인 성결이 약화될 수 있다.


  보편성(universality)은 교회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 그리스도의 구속의 복음이 세상의 모든 인류를 향하신 하나님의 보편적인 계획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폐쇄적인 특수 단체가 아니라 모든 계층, 모든 연령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보편성을 가진 모임이 되어야 한다(엡 2:5-7, 11-13).


  사도성은 세상을 향한 책임을 감당하는 교회로서의 모습이다. 교회는 교회 자체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온 세상을 위해서 부르심 받은 소수의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따라서 모든 세상에 하나님의 통치권이 미쳐 하나님의 나라(바실레이아)가 이루어지는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찰스 밴엔겐 박사는 세상을 향한 책임으로 선지자적 역할, 제사장적 역할, 치유자와 자유케 하는 자의 역할을 감당할 것을 제안한다(1994:163-176).
 
몇 가지 질문


창의적 접근 지역에서 BAM 전략을 통해서 교회를 개척하려면 보편적인 기독교회의 특징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선교지의 교회론을 놓고 고민하면서 아래 몇 가지 질문들을 갖게 되었다. 이 질문을 간단히 다루면서 바람직한 비즈니스선교의 교회론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1. 영구적 교회 모델(Permanent church)인가?


현재 BAM을 선교전략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사회정치적, 종교문화적 박해가 있는 지역이다. 그렇지 않는 국가의 BAM 사역이라면 당연히 직장교회보다는 독립된 교회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해지역에서의 직장교회가 선교현장의 영구적인 교회 모델이 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위의 사례#1의 동북아 X국의 경우도 많은 BAM 사역자들이 직장교회를 개척하고 있는데 이미 이 지역에는 가정교회 등 기존의 교회모델을 가진 교회들이 존재하고 있다. 선교사 개인의 비전 때문에 직장교회에 현지의 새로운 회심자들을 잡아 두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까? 아니면 현지의 가정교회와 연결해서 그 교회가 더 튼튼히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옳을까?


  초대교회 베드로와 바울의 선교여행을 살펴보면 유대교의 회당에서 복음을 증거 하였다. 회당은 이방의 지역에서 가장 안전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사역터를 제공했다. 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서 그리스도인들은 따로 교회를 형성하고 회당과 분리하게 되었다. 그리스도인들이 모이는 신앙공동체로써의 교회는 엄연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BAM의 직장교회 역시 과도기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선교현장의 절대적인 교회론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직장선교를 주도하는 일부 단체에서 직장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세상 속의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통합적인 신앙관을 부르짖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일면 옳은 것이나, 조직체로써의 교회를 부인하면서 직장교회를 주장한다면 득보다 실이 더 많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시간이 되어 사회적, 정치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교회는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2. 영적 리더쉽의 영향력이 있는가?


사업체의 운영을 위해서는 직업적인 상하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상하관계가 반드시 영적인 서열을 나타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직장교회에서 이러한 영적인 리더쉽의 영향력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직장에서의 서열로 교회 조직이 운영된다면 조직으로써의 교회운영은 되겠지만 영적인 변화와 성장을 만들어내는 본질적인 영역이 약화될 수 있다. 전통적인 교회의 모델에서는 얼마든지 늦게 온 사람이 더 빨리 성장하고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
 
3. 자발적인 섬김을 통한 영적인 보상을 추구하는가?


교회는 어떠한 봉사나 섬김도 금전적인 혹은 비금전적인 보상과 직접적으로 연결 되어있지 않다. 직장교회에서 어떻게 이러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위의 사례#1에서 K선교사는 이미 수 명의 직원들이 새벽과 밤에 드려지는 예배를 이기지 못하고 떠나갔다고 말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직장에서의 종교 활동이 선택이 아닌 의무사항이 되었을 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떠나간 현지인들은 근무조건에 비해서 월급이 적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월급이 충분했어도 근무량이 너무 많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근자에 한국의 기독교 기업에서도 자발적인 예배나 종교 활동에 시간외 근무수당을 요구하는 일이 생긴다고 한다. 교회는 자발적인 봉사와 헌신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축복을 추구해야 한다. 만약 금전적인 보상을 원한다면 금전에 대한 의존성만 키우게 된 것이다.
 
4. 구성원들이 전인적으로 치유 받고 성장하는가?


교회는 성도들이 전인적으로 치유 받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직장교회는 상하관계, 동료들과의 수평관계가 치유적인 관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의 디딤돌이 되어 함께 성장해 가야한다.
 
5. 현지교회의 칭찬과 인정을 받고 교제하는가?


오늘날 대부분의 피선교지에는 이미 역사를 통해서 형성된 현지교회들이 있다. 외부인으로서의 선교사는 현지의 교회를 인정해야 하고, 현지교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물론 현지교회가 연약하거나 문제가 있을 경우에 바르게 세워지도록 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상황적으로 직장교회가 설립되었다 할지라도 현지교회와 관계를 가지고 점진적으로 협력사역을 하게 된다면 BAM선교전략을 통해 세워진 교회들이 선교현장의 교회를 영적으로, 물질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결론


비즈니스선교는 선교로서의 비즈니스가 아니라, 비즈니스로서의 선교가 되어야 한다. 선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리스도가 머리되신 교회를 설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교회가 민족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도록 해야 한다. 필자는 삶의 통합을 위해서 직장선교를 주창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잃어버린 평일의 신앙을 되찾는 운동에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교회를 부인하고 직장교회 설립만이 선교의 대안인 것으로 생각하는 일부 BAM 사역자들의 주장에는 염려의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직장교회는 효과적인 선교전략이지만 영구적인 교회 모델은 아니다. 선교적인 사업장은 교회로의 출입문이 되어야지, 교회의 문을 닫아 버리면 안 될 것이다.

 

백신종│캄보디아 선교사, SEED 선교회

/출처 | 중국어문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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