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암 박사 / 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신약학 ○ 글을 싣는 순서 (월 1회) I. 난해한 책(바른 해석의 필요성) II. 요한계시록의 바른 해석을 위한 바른 이해들: 통일성 III. 요한계시록의 바른 해석을 위한 바른 이해들: 구조 IV. 요한계시록의 바른 해석을 위한 바른 이해들: 상징들 V. 요한계시록의 바른 해석을 위한 바른 이해들: 해석법 VI. 7인, 7나팔, 7대접 VII. 14만 4천, 성전, 두 증인, 두 감람나무, 두 촛대, 해를 입은 여자, 신부 VIII. 땅에 거하는 자들, 용, 바다 짐승, 땅 짐승, 큰 성 바벨론, 큰 음녀, 사망과 음부 IX. 천년왕국 X. 신천신지
VIII. 땅에 거하는 자들, 용, 바다 짐승, 땅 짐승, 큰 성 바벨론, 큰 음녀, 사망과 음부
| | | ▲ 박수암 박사 |
요한계시록의 주제를 “현세의 심판과 교회의 승리”라 볼 때, 교회의 대적자들(원수들)은 “땅에 거하는 자들”(혹은 ‘자칭 유대인이라 하는 자들’, 3:9,10), “용”(‘마귀’ 혹은 ‘사탄’, 2:9-10), “바다 짐승”(‘사탄의 위’, 2:13) , “땅 짐승”(‘니골라 당’ 2:6; ‘발람의 교훈’, 2:14; ‘이세벨’, 2:20), “큰 성 바벨론”, “큰 음녀”, “사망과 음부”라 할 수 있다. 계시록을 바르게 해석하려면, 이들을 바르게 해석해야 한다.
1. 땅에 거하는 자들(3:10)
이들은 “하늘에 거하는 자들”과 반대되는 자들로서(12:12, 18:20), 계시록에서는 예수 믿지 아니하는 불신세계 일반을 가리키는 말이다(3:10, 6:11, 8:13, 11:10, 13:8,12,14, 17:8 등). 그것은 바벨론의 멸망을 슬퍼하는 자들로서, 그리스도교를 핍박하던 유대교인들(3: 9), 땅의 상고들(18:11,15), 선장들, 선원들, 선객들을 포함하여(18: 17), 예수를 믿기는 믿으나 옳게 믿지 못하는 자들(에베소 교회, 버가모 교회, 두아디라 교회, 사데교회, 라오디게아 교회의 일부신자들) 까지 포함한다. 계시록은 그들에게 경고를 주기 위한 글이다. 예수와 함께 하지 아니하는 자는 예수를 반대하는 자이다(마 12:30, 눅 11:23)..
2. 용(12:3)
이는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 하며 온 천하를 꾀는 자”로서(12:9), 하나님의 백성을 박해하는 모든 세력의 총 지휘자다. 그는 일곱 머리, 열뿔을 한 괴물로서(종교적으로나 세상적으로나 완벽한 능력을 가졌음을 의미함), 여자의 후손인 그리스도를(창 3:15, 갈 4:4) 삼키려 하나, 결국은 삼키지 못하고 하늘로 떠나보내고 만다(12:5). 이는 그가 여자의 후손에게 그 머리를 얻어맞고 치명타를 입은 것을 보여준다. 그는 천사장 미가엘과의 하늘 전쟁에서도 참패하여 땅으로 내 쫓긴다(12:9). 용은 거기에 대한 분풀이로 여자와 여자의 남은 자손을 박해한다(12:13-17).
3. 바다 짐승(13:1-10)
이는 용의 하수인으로서, 용의 명령을 받아 여자의 남은 자손인 교회를 박해하는 세력이다. 그리하여 이 짐승은 용처럼 일곱 머리 열 뿔을 하고 있으며, 그 뿔에는 열 왕관이 있고 그 머리들에는 신성모독 하는 이름들이 있다. 이는 이 짐승이 용의 하수인이며, 완벽한 황제력과 완벽한 분봉왕력을 지니고 있는 로마제국을 가리킴을 보여준다. 당시 로마제국은 가이사를 신으로 숭배하며, 황제예배를 피 정복국가들에게 강요하고 있었다. 이는 신성모독을 하는 행위였다. 이 짐승의 모양은 표범과 비슷하고 그 발은 곰의 발 같고 그 입은 사자의 입 같은데, 용이 자기의 능력과 보좌와 큰 권세를 그에게 주었다고 한다. 이는 로마제국의 그리스도교 박해가 다니엘서 7장에 나오는 이 세상 제국(바벨론, 메데, 파사, 헬라)들의 박해를 모두 모아 놓은 박해임을 보여주고, 로마 제국이 바로 마귀의 화신임을 보여준다.
4. 땅 짐승(13: 11-18)
이는 또 하나의 용의 하수인으로서(그리하여 용, 바다짐승, 땅 짐승은 계시록에서 마귀의 삼위일체를 이룬다!), 새끼 양 같이 두 뿔이 있고, 말은 용처럼 말하는 거짓 선지자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16:13, 19:20, 20:10). 그는 용의 명령을 받아 바다에서 오는 짐승의 신성모독 행위가 정당하다고 두둔하는 거짓 선지자 즉 니골라당, 발람의 교훈, 이세벨의 영지주의자들을 가리킨다. 그들은 영만이 선하고, 육신을 악하다고 보고, “육신으로 짓는 죄는 죄가 아니다”, “육신으로 황제예배를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우상의 제물을 먹어도 죄가 아니며, 육신으로 음행해도 괜챦다”고 선동했다. 그들은 바다에서 나온 짐승의 모든 권세를 그 앞에서 행하고(16:12), 큰 이적으로 사람들을 미혹하며(13: 13-14), 땅과 땅에 사는 자들을 처음 짐승 즉 죽게 되었던 상처가 나은 자 곧 제2의 네로라고 불리우는 도미시안 황제신전에 경배하게 했다(16:14). 퇴폐적인 무도덕주의, 무율법주의를 추구하던 니골라당, 미디안 여인들을 미끼로 놓아 이스라엘로 음행케 하고 우상을 숭배하게 함으로 간접적으로 이스라엘을 망하게 한 발람, 바알 숭배를 전 이스라엘에 퍼뜨려 전 이스라엘로 타락케 한 이세벨, 모두 영지주의의 퇴폐적 성격을 미리부터 대변하는 자들이었다.
5. 큰 성 바벨론(16:19, 17:5, 18: 2,21)
이는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 즉 로마제국의 수도 로마를 문화적인 측면에서 지칭한 이름이다(벧전 5:13). 당시 로마는 제국의 수도로서, 온갖 세속화의 발원지가 되어 있었다. 그 곳은 영적으로 마귀의 지배 하에 있었고, 멸망한 후에도 실제로 마귀의 거처가 되어 있었다. 귀신의 처소와 각종 더러운 영이 모이는 곳과 각종 더럽고 가증한 새들이 모이는 것이 되어 있었다(18:2). 그리하여 그것은 언제나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대적하는 세력의 상징이 되어 있었다. 그 곳은 영적으로 애굽과 같은 곳이었고, 소돔과 같은 곳이었다(11:8). 인간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자행자지 하고 있었다. 무신론, 배금주의(拜金主義), 세속주의(世俗主義), 독신주의(瀆神主義), 유물주의(唯物主義), 쾌락주의(快樂主義), 인간만능주의(人間萬能主義)가 판을 치고 있었다. 인간의 영혼을 사고 팔며, 사치하고 교만하며, 다른 사람을 모욕하고 학대하는 오만한 자기 주장이 팽배해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 로마 제국이 출현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로마는 성도를 대적하는 도시가 되어 있었다. 그곳은 이 세상 많은 도시들을 부패, 타락시키는 “큰 바벨론”이 되고 있었다.
6. 큰 음녀(17:1,5,15,16)
이는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 즉 로마제국을 주민의 측면에서 지칭한 이름이다. 지금까지 큰 성, 짐승, 애굽, 소돔, 바벨론으로 묘사되던 로마제국은 17장에서는 아주 타락한 음녀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그리하여 앞으로 나올 19장의 어린 양의 아내(19:6-8, 21:1-22:5)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여기 음녀는 로마제국의 세속주의 물질문명, 음란문명을 가리킨다. 로마제국은 교회를 핍박하여 황제숭배를 하게 하는 로마이고, 사치와 부로 하나님의 나라를 대적하는 로마였지만, 또한 음행으로 온 세상을 물들이는 로마였다.
이 음녀는 붉은 빛 짐승을 탔다(17:3). “붉은 빛” 짐승인 것은 그 주인 되는 12장의 용을 닮았기 때문이며, 보기에 아주 무서운 것 즉 성도들에 대한 분노를 나타낸다. 이 짐승은 야수적인 힘으로 교회를 박해하는 로마의 권력인 것이다. 여자가 짐승을 탔다는 것은 세속주의 물질문명이 적그리스도국의 토대 위에 건설되었음을 의미한다. 여자가 짐승을 탔으니, 짐승이 가는 곳마다 여자도 가게 되고, 짐승이 서는 곳마다 여자도 서게 된다.
이처럼 세속주의 문명은 반 기독교적 국가에 토대하고 건설되어, 적그리스도에게 이용되는 것이다 가인의 후예의 문명이나(창 5:22), 소돔성의 문명이나(창 13:10), 애굽의 문명은(출 1:13) 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 앞으로 말세의 적그리스도적 문명은 더욱 그리 할 것이다. 이 둘은 서로 상부상조하여, 문명은 적그리스도국가에 의해 확산되고, 적그리스도국가는 문명을 이용하여 그 지경을 넓혀갈 것이다.
과연 로마는 종교적 음행(우상숭배, 황제예배)를 널리 온 세상에 퍼뜨렸고(그리하여 “큰 음녀”가 됨), 종교적 음행은 로마제국을 더욱 전 세계로 확산시켰다. 당시의 로마가 얼마나 음란한 나라였음은 베스비우스 산의 화산폭발로 음란의 도시 폼페이가 일순간에 잿더미로 변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7. 사망과 음부(20:14)
이는 인간의 최대 적으로서(고전 15:26), 사단의 영역이기 때문이다(롬 5:21, 6:25). 그것은 아담의 죄를 인해 세상에 들어온 모든 죄와 악의 결과들 가운데 최대의 것이며(롬 5:12), 그리하여 여기서는 그 모든 죄와 악의 결과들을 상징해 있다. 이제 사단의 모든 권세와 추종자들은 완전히 멸망할 것이다. 여기 “음부”가 언급된 것은 그것이 사망과 관련되어있기 때문이다. 즉 “사망의 희생자들의 저장소이기 때문이다”(Moffatt). 현세 바벨론의 멸망(6-18장), 짐승과 거짓 선지자의 멸망(19:10), 사단의 멸망(20:10)에 이어 마지막으로 사망과 음구가 멸망한 것이다(20:14). “맨 나중에 멸망 받을 원수는 사망이니라”(고전 15:26). <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