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에무나 (אמנ)
‘에무나(אמנ)'는 ‘믿음, 충성, 신실함’입니다.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믿음’이라는 개념과는 좀 다릅니다.
신약에 사용된 ’믿음’이란 단어는 헬라어로 ’피스티스’ 인데
이것은 구약의 ’에무나(אמנ)'를 번역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약 성경의 저자들은 ’믿음’ 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구약의 믿음의 개념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약의 ’에무나(믿음)’이 무엇인지 알면
그들이 말하고 있는 믿음이 무엇인지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어의 특징은 그 단어가 성경에 ’처음 사용된 의미’를 살펴보면
그 단어의 의미를 더 입체적이고 선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왜냐면 하나님께서 영생(구원)에 이르는 말씀을 주실 때
처음부터 정확한 의도를 가지고 단어를 취사선택 하셨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처음 것은 구별’ 하고 ’모든 것을 대표’하는 기본적 원리가 있습니다.
모든 성경의 첫 번째 장(1장), 1장 가운데서도
1절, 1절에서도 첫 단어는 저자가 전달하려는
그 책의 핵심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에무나(אמנ)’ 가 성경에 처음 사용된 곳을 한번 볼까요?
모세의 팔이 피곤하매 그들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의 아래에 놓아 그가 그 위에 앉게 하고
아론과 훌이 한 사람은 이쪽에서, 한 사람은 저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렸더니 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아니한지라
출 17:12
여기서 어떤 것이 에무나(אמנ) 일까요?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않았다'
모세의 팔을 아론과 훌이 끝까지, 승리할 때 까지
‘내려오지 않는 것’이 '에무나(אמנ)' 입니다.
이것은 '남은 자’를 의미하고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것(딤후4:7).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믿음(אמנ)’ 입니다.
에무나(אמנ)는 히브리어 에문(אמון : 확실함, 충성, 진실)에서 나왔고
에문은 ’아만(אמן)’ 이란 단어에서 나왔습니다.
‘아만(אמן)’은 ‘지속하다’, ‘(팔로)지탱하다’, ‘믿다’, ‘성실하다’,
‘확실하다', ‘신뢰할 만 하다’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히브리어 ’아멘’은 바로 여기서 나왔고
아멘은 ’진실로’, ‘참으로’, ‘예’, ‘옳다’, ‘그렇다’, ‘진리’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예수님께서 말씀하실 때 “진실로 진실로..” 라는 표현을 쓰실 때 이 ’진실로’가 바로 아멘 입니다.
진실로(아멘)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마 5:18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예(아멘)’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
고후 1:20
또, ’아만’ 이란 단어에서 ’에메트(진리)’ 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에메트(אמת)는 알레프(א), 멤(מ), 그리고 타브(ת)로 구성되어 있고
하나님의 진리는 ’처음(א)’과 ’중간(מ)’과 ’끝(ת)’이 동일한 것을 나타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히 13:8
주 하나님이 이르시되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라 하시더라
계 1:8
진정한 믿음은 나의 어떤 신념을 확신이 아니라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전능하신 하나님의 입으로 나온
말씀(진리)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고 그에 합당한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말씀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었던 대표적인 사람은 누구인가요?
놀랍게도 ’에무나’의 기본형인 아만이 처음 쓰인 곳은
바로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 에게 입니다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
창 15:6
여기서 아브라함이 여호와를 ’믿은 것’을 그의 ’의’로 여겼다고 합니다.
아브라함이 무엇을 믿었나요?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었습니다.
그는 자녀가 없었지만 그에게 아들을 주실 것과
그 자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많을 것을 믿었습니다.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한 사람을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
갈 3:16
아브라함은 그리스도를 바라고 믿었던 것이 믿겨지시나요?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때 볼 것을 즐거워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느니라
요 8:56
아브라함은 자신의 길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말씀하신 그리스도의 믿음을 가지고
그리스도께서 오실 길을 예언적으로 살아갔습니다.
믿음의 주체는 예수님 입니다(히 12:2).
성경에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번역된 것이 있는데
이것은 당시 목적격이 아니라 소유격으로 쓰였던 표현 입니다.
라틴어 역인 불가타, 시리아역인 쉐쉬타, 옛날 스페인 번역,
종교개혁 이전의 영어 번역인 위클맆이나 제네바 성경은
모두 소유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갈라디아서 2:16절을 예로 들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함을 통해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 그리스도의 신실함으로
이렇게 번역이 되어야 합니다.
이 번역이 무슨 큰 차이가 있느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믿음의 주체가 누구냐에 대한 큰 오류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 오류는 루터가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할 때
이신칭의의 신학이 그로 하여금 목적격으로 번역하게 하였던 것입니다.
그후 영어성경, 중국어 성경, 한국어 성경도 이 번역을 따르게 되었고
소유격을 목적격으로 번역하면서 믿음과 행위를 분리시키는 우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그리스도의 신실하심을 인간의 믿음으로 대체하게 된 것입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엡 2:8
아브라함의 믿음은 자신으로 부터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부터 난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그는 약속들을 받은 자로되 그 외아들을 드렸느니라
그에게 이미 말씀하시기를 네 자손이라 칭할 자는
이삭으로 말미암으리라 하셨으니
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니라
히 11:17-19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창 22:12
하나님은 그런 아브라함에게
이제야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알겠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다는 말은 ‘야레’ 입니다.
‘야레' 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존경하고 경배하는 것,
참된 예배를 의미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았지만
그의 믿음은 계속되는 검증을 통과하여 참된 예배로 나아갑니다.
믿음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에 대해서
이사야 선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네 시대에 평안함이 있으며 구원과 지혜와 지식이 풍성할 것이니
여호와를 경외함이 네 보배니라
사 33:6
여기서 평안함이라는 단어는 ’샬롬’이 아니라 ’에무나’ 입니다.
다시 말하면 에무나(믿음)은 여호와를 경외하여
구원과 지혜와 지식의 보배를 풍성케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입니다.
이 구절의 원문에는 재밌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단어의 끝자를 알파벳 마지막 글자인 타브(ת)로 처리하여 운율을 맞추고 있습니다.
구원(예슈옷 : ישועות), 지혜(호크맛 : חכמת), 지식(다아트 : דעת), 경외함(이르앗 : יראת)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음이라
벧전 1:9
‘에무나’는 평안함이란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진정한 평안, 샬롬은 이 ’에무나(믿음)’에서 옵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라”고 말씀하시며
모든 마귀의 시험을 이겼고 천사들이 수종들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거기서 머문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바리새인과 서기관, 제사장들에게 시험을 당하시고
결국, 아버지의 뜻, 약속대로 십자가에서 그의 두 팔이
해가지도록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믿음(신실함) 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로 화평을 이루시고 이기시고 부활하셔서
진정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거하고 보좌 우편에 앉으십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 에무나는
단지 한 번 믿고 구원을 확신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계속해서 하나님의 입으로 말씀하신 것을 믿고 순종하는 삶입니다.
그리스도를 본 받아 죽기까지 순종하는 삶.
내가 죽기까지 순종하더라도
하나님이 다시 살리실 것을 믿는 것 입니다.
그렇기에 에무나는 단지 관념이나 고백만이 아니라
행함, 실질적인 삶을 말합니다.
‘에무나(믿음)’ 정적인 단어가 아니라 동적인 단어 입니다.
관념이 아니고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 하리라
약 2:18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
요 14:12
성경에서 믿는다는 것은 단지 말의 고백이 아니라
삶으로 행동하며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에무나(אמנ)'는 여호와가 모든 것의 이유가 되신다는 깊은 확신입니다.
걱정과 근심할 필요가 없고 섭섭하지 않아도 됩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으며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사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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