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육신적 선교의 원리
문상철(한국선교연구원/kriM 원장, 합동신학대학원 선교학 교수)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다는 이 소식은 복음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선교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선교의 원리가 성육신의 사실에서 제시되고 있습니다. 성육신의 역사적 사실과 그 정신에 대해 묵상하는 가운데 선교를 발전시킬 방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첫번째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는, 하나님의 선교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하나됨 가운데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선교를 위해서는 하나됨이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연합과 교제 가운데서 세상을 섬길 의지가 표현될 수 있습니다. 성자 하나님의 성육신의 방법을 통한 선교에 대해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의지가 있었습니다. 21세기 선교에 있어서도 교회와 선교단체들의 연합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분파화되고 경쟁적인 구도 속에서의 선교는 세상에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오랫 동안 분열되고 개교회중심적이고 경쟁적인 지역교회들의 한계가 극복되지 않는 한 수준 높은 선교를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한국 교회는 이제 일치단결하여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두번째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는, 하나님의 선교가 낮아짐과 비움을 통해서 구현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기를 비우시고 낮아짐을 통해서 선교사의 삶을 사셨습니다. 선교사의 삶은 본국에서의 모든 문화적인 친숙함과 특권들을 버리고 타문화권에서 불편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러한 헌신에는 자기 문화가 기준이 되는 데서 남의 문화를 기준으로 삼는 변화된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이렇게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우월감에서 나오거나 자기만족을 위한 활동들을 경계하고, 순수하게 인류 구원의 정신으로 선교에 임하여야 할 것입니다. 선교의 외형과 규모를 자랑하는 것도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순수하게 잃어버린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서 특권을 포기하고 희생을 감수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세번째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는, 하나님의 선교가 비판적 상황화를 수반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유대인으로 유대인 문화 가운데서 사셨지만, 신성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삶과 메세지는 세상 문화에 동화되었지만, 세상적으로 오염되지는 않았습니다. 완전한 하나님이시면서 완전한 인간이셨습니다. 마찬가지로 21세기 선교에 있어서도 문화적인 동화를 실현하면서도 영적인 정체성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비판적인 상황화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세상 속에 살면서도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문화적으로는 한국인이면서도 타문화권의 사람처럼 사는 것을 말합니다. 문화적으로 적응하면서도 문화를 변혁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사역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균형이 한국 선교에 있어서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즉,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정신으로 선교를 하는 글로컬화가 실현되어야 진정으로 수준 높은 선교를 할 수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네번째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는, 하나님의 선교가 진리의 선포와 함께 소프트파워의 혁명의 동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철저하게 진리의 역사를 의존합니다. 세상적인 힘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군사력은 물론, 정치력이나 경제적인 영향력, 심지어 미디어의 힘마저도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대신, 우리는 진리의 역사를 믿습니다. 진리가 사람들을 자유케 하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문화를 변혁할 것을 믿습니다. 진리의 힘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드파워는 겉으로만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정신으로 임하는 선교는 진리의 역사와 함께 진정한 변화의 능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한 도시를 변화시키고, 한 종족을 변화시키는 힘은 바로 진리가 선포될 때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 진리의 힘을 믿어야 선교가 될 것입니다.
다섯번째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는, 하나님의 선교가 성령의 임재를 통해 열매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짧지만 능력 있는 사역은 성령의 임재로 인해 가능했습니다. 성령의 역사 없이는 하나님의 선교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 동행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의미있는 사역을 할 수 없습니다. 선교 역사상 크게 쓰임받은 선교사들은 한결같이 성령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영적인 사람들이었고, 경건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원리는 21세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성령께서 함께 하시는 가운데 그 열매를 맺어가는 것이 변함없는 선교의 근본 원리입니다. 우리가 의지할 것은 한국의 국력도 아니고, 한국 교회의 경제력도 아니고, 성령의 임재와 교통하심입니다.
한마디로,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는 하나됨, 낮아짐, 상황화, 소프트파워, 성령의 임재가 있는 선교입니다. 이런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를 믿어야 합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다른 더 나은 방법은 없습니다.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도 돌아갈 때 가장 감동적이고 지혜로운 선교를 할 수 있습니다.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에 따라 순수성을 회복할 때 한국 선교는 선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준에 따라 한국 선교를 진단해보고 선교의 영광을 회복하는 일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원리, 크리스마스의 정신으로 돌아갑시다. 아멘.(CGN TV 칼럼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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