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크랩] 중국의 종교에 대한 단상 (류성민)

수호천사1 2012. 3. 2. 05:00
 

중국의 종교에 대한 단상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전 세계 인구의 ¼을 가진 나라이다. 또한 중국은 영토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적 규모도 세계 2위를 운위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커졌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 괴기한 자연과 엄청난 자원도 가히 세계 최상의 수준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은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 있고 그에 걸맞은 국제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종교와 관련해서는 항상 수세에 몰린다. 중국은 종교를 믿는 사람이 총인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공식 발표를 했고, 종교의 자유와 관련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곤 했다. 종교만큼 중국의 대외 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종교의 자유는 헌법을 비롯하여 모든 법률에서 보장되어 있고 모든 인민이 자유롭게 종교를 믿을 수 있고 선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종교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서구의 비난에 대해 중국은 내정 간섭이고 또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중국과 서구 국가들의 논쟁과 다툼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이해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본다. 중국은 중국의 법과 제도 안에서의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는데 반해 서구의 국가들은 국가의 법에 의해 규정될 수 없는 인간의 기본권으로서의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아마도 가장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활동하는 종교관련 정부 기관(국무원의 국가종교사무국과 지방정부들의 관련 부서 등)을 두고 있는데 반해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은 그러한 공적 기관들이 없다. 결국 국가 체제의 차이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이해 차이를 낳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종교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체제의 차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 중국이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종교도 그 체제 안에서만 존립을 보장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은 이미 ‘종교사무조례’(1995년 시행), ‘중화인민공화국 경내 외국인 종교 활동 관리규정’(1994년 시행) 등으로 대표되는 각종 법규와 규장을 통해 종교 신앙과 활동에 대한 국가적 지침과 정책을 확립하였다. 최근 중국의 종교정책에서 가장 강조되고 있는 것이 ‘종교와 사회주의와의 상호 적응’이다. 종교가 사회주의 체제에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 도움과 이익에 대한 판단을 국가에서 한다는 것이 그 골자이다. 모든 ‘정상적’ 종교 활동을 보장한다는 중국 정부의 언급은 바로 그러한 국가적 판단 기준에 의한 것이다. 이것이 중국 종교의 현실이기도 하다.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하여 종교인들을 만나고 종교문화를 접하면서 이러한 중국의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중국의 언론에서 주로 다루는 종교관련 내용은 종교가 얼마나 국가와 인민을 위해 노력하는지를 알리는 것과 그 반대되는 것을 고발하는 것이다. 종교지도자들이 인민의 대표로 각종 정치조직에 참여하는 것도 당연시되고 있다. 비록 개인적으로 혹은 비밀리에 나름대로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겠지만, 적어도 중국의 종교가 사회주의 체제 내에서의 종교라는 특징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종교를 공부하는 필자에게 이러한 중국종교의 현실은 많은 상념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중국의 종교가 사회주의 체제에 적응되어서 중국 특유의 종교가 될 것인가? 중국 종교학자들의 논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체제 적응을 위한 연구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중국의 종교 현실이 종교연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중국에서 중국의 법규와 정책을 무시하고 활동하는 한국의 무수한 종교인들(특히 개신교 선교사들)이 이러한 중국 종교의 현실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겠는가?

      종교는 인간의 삶과 더불어 존재하기 때문에 삶의 변화가 곧 종교의 변화로 이어지고, 체제의 차이가 삶에 미치는 영향이 종교적 삶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와 인접해 있고 역사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은 중국의 종교현실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종교를 이해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우리의 최대 무역 국가가 되고, 가장 많은 유학생과 여행자가 있는 나라가 될 것이며, 정치적으로도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중국에 대해 종교 연구자들의 관심도 커져야 할 것으로 본다. 이미 중국에서는 수백 개 대학에 종교학과 관련된 학과들이 개설되어 있고 매년 수백 명이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아 배출되고 있다. 조만간 이들이 세계 종교학계에 크게 발언할 수 있는 때가 오게 될 것이다.

       아마도 한국만큼 중국을 잘 알 수 있는 나라도 별로 없을 것이다. 중국을 아는 것이 이제 세계를 이해하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중국의 종교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우리로 하여금 세계 속의 중국을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는 계기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종교연구자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을 기대해 본다.

 

     류성민_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출처 : 내 사랑 중국 ♡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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