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대물박(地大物博)의 나라로 손꼽힌다. 땅이 넓고 물자가 없는 것이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정말 그런지는 55개 소수민족을 비롯한 인종들을 살펴보면 간단하다. 우선 55개 소수민족의 하나인 어뤄쓰(俄羅斯)족이다.
1917년 터진 러시아 혁명을 피해 중국으로 넘어온 차르와 귀족들의 후예들로 알려져 있다. 약 4000여 명 정도가 아직도 황실과 귀족의 후예라는 자존심을 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소수민족에 포함되지 않는 인종들의 현실도 놀랍다. 유대인이 우선 그렇다. 박해를 피해 송나라 때 들어와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전성기 때는 5000명까지 살았으나 지금은 1000명 전후에 불과하다고 한다. 흑인도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겠으나 분명히 있다. 광둥성 광저우 일대에 청나라 때 노예로 팔려온 흑인들의 자손이 살고 있다.
내친 김에 로마인 후예들을 언급해도 좋을 듯하다. 기원전 53년 지금의 이란, 이라크 지역인 파르티아 왕국과의 전투에서 패한 다음 도주해온 크라수스 집정관의 아들을 비롯한 로마 병사들의 후예들이 간쑤(甘肅)성 융창(永昌)현의 한 벽촌에 살고 있다. 대략 400여 명에 이른다. 생김새도 일반 한족보다는 유럽인들을 더 닮았다고 한다. 모두가 역대 왕조가 한결같이 이민족에 대한 유화정책을 쓴 결과가 아닌가 보인다.
그러나 지금 중국 내의 현실은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소수민족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장족자치에서 중앙 정부에 저항하는 시위나 폭동이 최근 잇따르는 게 전혀 이유가 없지 않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중국은 디아스포라(이산이라는 의미)의 주인공들이 많이 정착한 곳이기는 하나 디아스포라의 당사지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살아가는 화교 인구가 5000만 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이를 무엇보다 잘 말해준다.
이들 화교는 지난 세기 60년대 한때 동남아에서 배척의 대상이 되면서 현지 정부들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기도 했다. 당시 중국은 분을 이기지 못해 인도네시아 등과 관계 악화를 감수하고 외교 분쟁까지 벌였다. 중국이 잘 쓰는 말 중에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중국이 자국의 이민족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 이유는 이 하나만으로도 족할 것 같다. 더구나 후진타오 국가 주석 겸 총서기는 허셰(조화) 사회를 부르짖고 있지 않는가. 그래도 국가 자체는 끄덕하지 않을 정도로 중국은 충분히 강하다.
홍순도/중국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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