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영원한사명)

[스크랩] 단기선교를 위한 제언 (권형준)

수호천사1 2011. 2. 9. 11:20

단기선교를 위한 제언

권형준 목사 (파리연합교회 담임)

 

해마다 부활절 방학이 되면 우리 교회는 한해 동안 마음에 품고 준비해온 아프리카 단기선교를 떠난다. 한국에서는 이미 단기선교가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지만, 아직 이곳 유럽의 교회들은 교인들이 직접 단기선교에 나서는 일에 활발하지 못한 듯하다. 실례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교회 역사(36년)를 가지고 있는 본 교회도 작년에 카메룬(Cameroon)을 다녀온 것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서부 아프리카 토고(Togo)에 단기 선교팀을 보낸 것 불과하다. 그러나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대륙을 선교 대상국가로 놓고 볼 때 유럽에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의 선교는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리적으로 선교 대상 국가들이 가깝고, 언어와 문화에 이미 적응되어 있는 단기 선교 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 헤쳐 모인 ‘디아스포라(diaspora)’ 한인교회가 이제는 세상을 향해 다시 나아가는 원심적인 선교(centrifuge mission)의 명령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때이다. 이제는 한 지역교회의 목사이지만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선교사로서 사역한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단기 선교를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디아스포라 한인 교회의 단기선교를 말하기 위해서


우선,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의 선교적 위치를 깨닫는 일이 중요하다. 한국에 있는 교회나 선교부들은 이른바 본부(the headquarters)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필자는 한 때 군단 본부에서 군복무를 해본 경험이 있는데, 본부에는 행정과 군수, 전략, 보급 등을 관장하는 총체적인 지원부대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보았다. 반면에 비교하자면 외국에 있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는 이른바 ‘선교 전진기지(mission frontier base)’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선교 전진기지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나아가 싸울 사람이다. 군수와 보급은 오히려 후방의 몫이다. 이러한 선교적 열할 분담과 협력 관계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보낼 인력은 있지만 비교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유럽의 디아스포라 한인 교회가 큰 부담 없이, 기쁨으로 선교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역할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였다면 어떻게 구체적으로 조직하고 단기선교를 실행할 수 있을까? 어떻게 단기팀을 이끄는 것이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보고, 느끼고, 배우는 단기선교를 하자


‘선교’라고 하면 무엇인가 베풀고, 가르치고, 나누어 주어야 된다는 생각은 이미 고전적인 생각이다. 많은 선교학자들이 ‘문화적 상대주의’ 를 이야기 하며, 과거에 가졌던 잘못된 문화우월의식을 선교에 있어서 철저히 배제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즉 피선교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모습을 보며, 경솔하게 동정하지 말고, 무조건 가르치려고 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도 섬김의 모습으로 사역하셨다(눅 10:45). 과거에 선교지에서 단기팀을 맞이하거나, 또 지금 교회 팀을 인솔하여 선교지에 갈 때에 빼놓지 않고 전하는 말씀이 있다.

바로 이사야 43장 4절 말씀이다. “내가 너를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기고 너를 사랑하였은즉...”여기에 표현된 ‘여긴다’는 말은 불어나 영어 성경을 보면 ‘나의 눈에는’(selon mes yeux; in my sight)'으로 되어있다. 하나님의 눈에 보배롭고, 귀한 사람을 우리가 조금이라도 낮추어 볼 수 있겠는가! 흙바닥에 사는 사람도, 원숭이처럼 키가 작은 난쟁이 피그미 부족을 대할 때에도 하나님의 사랑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느끼고, 배우며 마음을 나눌 때 비로소 그리스도의 사랑의 복음을 전하게 되는 것이다. 피부와 삶의 형편과 환경이 너무나 다른 사람들에게 나아가서 우리가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선교는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심장(사랑의 마음)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선교 현장에 도움이 되는 방문이어야 한다.


우리 교회의 선교팀은 매번 10명 안팎의 비교적 적은 규모로 조직하고, 8~9일 정도의 짧은 일정을 잡는다. 하지만 미리 선교현장과 긴밀한 연락을 취해 충분히 현장과 사역을 경험하도록 프로그램을 짜야한다. 조촐하게 구성하지만 방문지의 필요와 사역의 특성에 맞게 팀을 구성하여 방문을 인한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인원을 10명 안팍으로 정하는 이유는 현지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일과, 손님을 맞는 선교사님들과 지역교회에 너무 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이다. 많은 인원이 한번에 가면 근사해 보일지는 모르지만 잘 조직하여 팀을 분배하지 못하면 사역은 둘째이고 단체 관광객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

선교지마다 필요가 다르다. 회교지역에 가서는 노방전도를 할 수 없다. 땅을 밟고, 기도하며, 구체적인 중보기도를 위해 눈도장을 찍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방문 전도가 가능하고, 야외 집회가 가능한 곳에는 그에 걸맞은 복음전도의 수단들을 준비해야 한다. 올해 토고 단기팀도 대부분 불어사용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함께 찬양하며, 전도하고, 간증하는 일에 불편함이 없었다. 그러나 말이 안 되더라도 스케치나 찬양, 마임 등을 준비해서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외에도 도서정리와 컴퓨터 수리, 강의, 위생 교육, 집을 지어주거나 수리해 주는 일, 우물을 파주는 일, 길을 만드는 일, 분유 보급, 미용 등 현지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미리 조사하고, 현지 사역자에게 물어 가능한 것들을 한 두 가지 준비해 가도록 한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단기선교는 나와 우리 교회의 만족과 과시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선교 현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선교사를 격려하고, 용기를 심어주는 방문이어야 한다.


이번 단기선교 기간 중 토고 감리교 선교부에는 큰 잔치가 있었다. 바로 유치원, 중학교 봉헌식과 병원 개원식이었다. 우리 팀은 이미 계획하고 준비한 방문 전도와 교회 집회, 신학교 강의를 차질 없이 진행 하면서도 선교부의 큰 행사를 위해 함께 참가한 단기선교 단원들(성악전공 3명 포함)이 함께 축가를 부르고 행사를 도왔다. 그리고 콩고에서 학교 사역에 경험이 있는 평신도 선교사가 한 달간 더 남아 있으면서 선교부의 학교 사역을 돕게 되었다. 또 한가지 의미 있었던 일은 토고 단기선교를 위해 본 교회 여전도회가 두 달 가까이 분주히 움직여 준비하여 토고 선교를 위한 일일 자선 바자회를 열었는데, 그 수익금이 개원하는 선교병원에 마침 필요한 여성용 진료 침대를 구입하는데 쓰이게 되었다. 여전도회의 수고가 아프리카 여성들을 위해 아름답게 쓰이도록 멋지게 기획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느끼게 되었다.

비록 병원을 지을 헌금을 보내지 못해도, 선교지에 학교를 짓고 운영할 자원을 보내지 못해도, 그곳에 쓰이는 유용한 물품들과 그 자리를 지키며 일을 도울 인력을 보내서 선교사들에게 용기를 주며 격려해야 한다. 선교사를 격려하는 일이 이뿐이랴. 단기 선교 기간 중에 마음을 열고 나누는 따스한 격려와 칭찬의 말 한마디도 선교사들에게 새로운 힘이 생기게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선물을 가져다 준다 해도, 선교사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격려가 아닌 감독자의 마음으로 선교지를 방문한다면 선교사의 마음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참 선교사님 대단하십니다”, “이 일을 이루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어요!”라고 격려하면 선교사들이 교만해질까?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하고 더 충성을 하게 된다.

선교지에 감독하러 가지 말라! 그리고 현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면서 선교사가 한 일을 평가하려고 하지 말라. 다만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방문이 되도록 하라. 단기 선교를 마치고 돌아와 감사의 편지를 보내고, 한 해에 몇 번이라도 지속적으로 선교사에게 이메일, 편지, 소포를 보내준다면 그 단기 선교팀은 오래도록 선교사의 기억에 남아 지속적인 용기를 주게 될 것이다. 선교사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어려운 생활 환경이 아니라 외로움일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엄청난 인적 자원, 영적인 자산을 가지고 있는 유럽의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들이 선교를 위해 힘차게 일어나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아프리카 형제들을 마음에 품고 기도한다.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출처 : 내 사랑 중국 ♡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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