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우리말

[스크랩] [논문] 중국에서의 한국어 교육과정에 대한 고찰 (강은국)

수호천사1 2010. 6. 15. 15:21

중국에서의 한국어 교육과정에 대한 고찰

 

강 은 국 (중국 復旦大學校)



1. 서론


중국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중한 수교 이후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는바 현재 한국어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대학교들로는 연변대학교, 길림대학교, 흑룡강대학교, 요녕대학교, 대련외국어대학교, 요녕사범대학교, 산동대학교, 산동사범대학교, 연태대학교, 위해대학교, 청도대학교, 청도해양대학교, 천진외국어대학교, 북경대학교, 북경외국어대학교, 북경제2외국어대학교, 북경대외경제무역대학교, 북경언어문화대학교, 낙양외국어대학교, 상해외국어대학교, 복단대학교 등이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학들은 한국어학과의 학제가 4년제로 된 대학교들이다. 여기에 학제를 3년제나 2년제로 한 대학교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30개를 훨씬 초과한다. 이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창건되어서부터 중한 수교 이전까지의 장장 40여 년 동안 단 4개의 대학들에만 한국어학과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사실과 비교할 때 참으로 놀라운 발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중국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중한 수교 이후의 몇 년 사이에 그 규모가 급성장한 것만큼 안고 있는 문제점도 적지다. 얼마 전 저희 학과에서는 새로운 학과건설을 목표로 우리가 이미 양성해서 사회에 진출시킨 학생들에 대한 다방면의 조사를 진행한 바 있는데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교육과 사회의 수요 사이에는 일정한 거리가 있음을 발견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양성한 학생들이 사회의 수요에 잘 적응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점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들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하는가? 매 번 이런 문제를 토론할 때마다 대개는 정부에서 교육경비를 대폭 증가해서 낙후한 교수시설을 개선하고 중국 실정에 맞는 새로운 교과서를 개발하며 전공교수진의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집중되고 있다. 참으로 지당한 지적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목전 중국의 교육실정에서는 단시일 내에 근본적인 해결을 가져오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상기의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이나 도경, 다시 말하면 우리 교육자들의 힘으로 상기의 문제를 해결하는 어떤 방법이나 도경은 없을까?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현행 교육과정에 대한 참다운 검토를 통해 우리의 교육목표에 맞는 교육과정을 새롭게 제정하는 것이 우리의 교육과 사회수요간의 차이를 줄이는 하나의 도경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교육과정은 교육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담보로 되는데 우리의 교육과정이 우리들이 제정한 교육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본 논문에서는 중국의 현행 교육과정에 대한 고찰을 주요과업으로 삼는다.


2. 현행교육과정에 대한 검토


중국에서의 한국어 교육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위해서는 상기 각 대학교들의 교육과정에 대해 일일이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지면상의 제한으로 연변대학교, 산동대학교, 복단대학교 등 세 개 대학교의 한국어 교육과정에 대한 고찰을 통해 현행 교육과정에 대해 검토하기로 한다. 우리가 이 세 개의 대학교를 고찰의 대상으로 잡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각 대학교들의 현행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이상 세 개 대학교의 교육과정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상 세 개 대학교의 교육과정을 보면 기타 각 대학교의 현행 교육과정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우리가 선정한 이 세 개 대학교는 각자 선명한 자기의 특성을 갖고 있는바 부동한 유형의 대학교들을 대표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이다. 우선 연변대학교 한국어학과를 놓고 보면 5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학과로서 중국에서 유일하게 석․박사 학위 수여 권한을 갖고 있는바 중한 수교 이전에 설립된 4개 원로 대학교의 대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복단대학교와 산동대학교는 중한 수교 이후에 한국어학과를 신설한 대학교에 속하는데 이 중 복단대학교는 석사학위 수여 권한을 갖고 있는 대학교로서 석사학위 수여 권한을 갖고 있는 신설 대학교의 대표로 볼 수 있을 것이고 산동대학교는 석사학위 수여 권한이 없는 대학교로서 석사학위 수여 권한이 없는 신설 대학교의 대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산동대학교는 또 한국어와 일본어 이중언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독특한 점도 있다.)

 

그럼 아래 이 세 개 대학교의 한국어 교육과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 연변대학교 교육과정1)

 

(1) 전공 필수 과목:

 

   조선어강독: 1-6학기 주당 6시간, 총 860시간;

   조선어어범독: 5-6학기  주당 4시간, 총 144시간;

   신문잡지열독: 7학기 주당 6시간, 총 108시간;

   조선어어회화: 1-2학기 주당 6시간, 3-6학기 주당 4시간, 총 501시간;

   조선어문법: 6-7학기 주당 4시간, 총 124시간;

   번역: 6-7학기 주당 4시간, 총 124시간

 

(2) 전공 필수 및 선택 과목:

 

   언어학개론: 5학기 주당 4시간, 총 72시간;

   조선-한국 개황: 1학기 주당 4시간, 총 66시간;

   조선문학사: 7학기 주당 4시간, 총 52시간;

   조선어응용습작: 8학기 주당 4시간, 총 44시간;

   조선어한자: 7학기 주당 4시간, 총 52시간;

   조선민속: 8학기 주당 2시간, 총 22시간;

   조한어휘대비: 8학기 주당 4시간, 총 44시간;

   조한문법대비: 7학기 주당 4시간, 총 52시간;

   외사기초지식: 8학기 주당 2시간, 총 22시간;

   현대한어문법: 5학기, 주당 4시간, 총 72시간

 

(3) 전공 자유 선택 과목:

 

   사회언어학, 교제언어학, 병구분석, 문서지식, 가이드지식, 공공관계학, 조선문화, 중조문화비교, 서예.

   이상 학과목들은 7-8학기에 배치되어 있는데 자유로 6개 학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4) 실습과 졸업논문:

 

   실습은 회화실습과 언어문자실습 두 가지로 되어 있는데 회화실습은 4학기에 4주간,

   언어문자실습은 7학기에 6주간으로 되어 있다.

   졸업논문은 8학기에 4주간으로 되어 있다.


2) 복단대학교 교육과정2)

 

(1) 기초교육과정:

 

   기초한국어: (1-2학기) (주당 10시간, 총 360시간) (20학점) 

   중급한국어: (3-4학기) (주당 8시간, 총 288시간) (16학점)

   고급한국어: (5-6학기) (주당 6시간, 총 216시간) (12학점)

   한국어시청각: (2-7학기) (주당 4시간, 총 432시간) (12학점)

*제1학기에는 한국어시청설을 독자적인 학과목으로 설정하지 않고 기초한국어에서 발음교육단계를 마친 후 주당 2시간을 배당한다.

   한국어열독: (2-4학기) (주당 2시간, 총 108시간) (6학점)

   한국어작문: (5-6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한국 및 조선 개황: (1학기) (주당 3시간, 총 54시간) (3학점) 

 

(2) 필수 전공과정:

 

   한국어문법: (5-6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한국문학사: (6-7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한국문학선독: (5-6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한국신문잡지선독: (7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한국문학선독”과 “한국신문잡지선독”은 “한국어열독”의 연속으로 볼 수 있다.

   한국어번역이론과 기교: (7-8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한국어어휘론: (7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3) 선택 전공과정:

 

   한국어수사학: (7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대외무역한국어: (5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과학기술한국어: (6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한중문법비교: (7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한중문학비교: (8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한국한자음: (4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이상 학과목 중에서 6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중국문학사: (1-2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서방현대주의문학사조: (7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비교문학: (8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이상 학과목들은 중국어로 강의하는데 4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4) 졸업논문과 실습

 

   졸업논문(4학점)은 8학기에 배당되는데 전문 논문집필 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는다.

   실습(2학점)은 4학기나 6학기의 방학간을 이용한다.


3) 산동대학교 교육과정3)

 

(1) 전공필수과목:

 

   초급한국어: (1-2학기) (주당 10시간, 총 360시간) (20학점)

   중급한국어: (3-4학기) (주당 10시간, 총 360시간) (20학점)

   고급한국어: (5-6학기) (주당 6시간, 총 216시간) (12학점)

   한국어말하기: (2학기 주당 4시간) (3-4학기 주당 2시간) (총 288시간) (8학점)

   한국어시청: (3-9학기) (주당 2시간, 총 252시간) (14학점)

   한국어문법: (4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한국어글짓기: (5-6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조선문학사: (7-8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중한번역이론과 실천: (5-8학기) (주당 2시간, 총 144시간) (8학점)

   초급일어: (7-8학기) (주당 6시간, 총 216시간) (12학점)

   중급일어: (9학기 주당 8시간) (10학기 주당 6시간) (총 252시간) (14학점)

   종합일어: (7-8학기 주당 4시간) (9-10학기 주당 2시간) (총 216시간) (12학점)

 

(2) 선택과목:

 

   조선력사: (7학기) (주당 4시간, 총 72시간) (4학점)

   조선어발전사: (7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여행. 무역한국어: (4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한국문학작품선독: 97-8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조선어어휘론: (5-6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중한통역: (9-10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한국신문잡지선독: (8-9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한,일문법비교: (9학기) (주당 2시간, 총 36시간) (2학점)

   일본어시청: (9-10학기) (주당 1시간, 총 36시간) (2학점)

   한국어타자: (10학기) (주당 1시간, 총 18시간) (1학점)

   고대한어: (3-4학기) (주당 2시간, 총 72시간) (4학점)

*선택과목에서 이수해야 할 학점 수는 명시되어 있지 않음.

 

(3) 졸업논문과 실습

 

   졸업논문 8학점 이수

   졸업실습 2주간


지금까지 우리는 연변대학교, 복단대학교, 산동대학교의 교육과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상의 고찰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보아낼 수 있다.

 

첫째, 우리들이 제정한 교육과정이 교육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너무나도 멀다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래 산동대학교 한국어학과의 교육목표를 실례로 이 문제에 대해 진일보 토론해 보기로 한다. 산동대학교에서는 한국어학과의 교육목표를 다음과 같이 정했다. “산동대학교 한국어학과는 중한번역일군, 한국언어문학연구일군, 대학교 및 기타 한국어사업일군 양성을 목표로 한다.”4) 아마 중국 내 각 대학교들의 교육목표도 이와 대동소이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교육과정으로 이런 교육목표에 도달할 수 있단 말인가? 필자가 위 세 개 대학교의 교육과정 중에서 한국 언어 문학 관련 전문지식과 번역지식 전수를 목표로 한 전공한국어가 전체 한국어교육과정에서 차지하는 비례를 통계해 보았는데 가장 높게 잡아서 연변대학교의 경우는 25%, 복단대학교의 경우는 24.7%, 산동대학교의 경우는 20%였다. 이 통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전공한국어의 비례가 가장 높아서 총 학점 수(혹은 총 시간 수)의 25%밖에 되지 않는데 이런 교육과정으로 한국언어문학연구일군, 또는 번역일군을 양성할 수 있단 말인가? 대학교 교원 양성은 더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우리의 현행 교육과정은 정규화 대학에서의 한국어학과의 교육과정이라 보기보다는 사회에서 꾸리는 “한국어학원” 혹은 “한국어학당”의 교육과정으로 봄이 더 타당할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더 집고 지나가야 할 문제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 한국어학과 교원들 가운데서 아직까지 적지 않은 교원들이 정규 대학에서의 한국어교육과 사회에서 꾸리는 이른바 “어학원”의 한국어교육의 본질적 차이조차 모른다는 사실이다. 중국에서 거의 매년 한번씩 갖게 되는 한국어교육 학술토론회의 논문들에서 늘 보게 되는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한 한국어교육”이란 제법이 이 점을 잘 설명해 준다. 여기서 우리의 교수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은 각 대학교의 총체적 교육목표는 대학교 설립 시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 확정된 것이기에 개별 학과의 교육목표도 이 총체적 교육목표를 떠나서 자의로 제정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둘째, 현행 교육과정은 50년대 초에 성행하던 외국어교수법의 옛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편견 없이 현행 교육과정을 50년대 초에 제정된 교육과정과 비교해보면 별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개혁개방과 시장경제의 발전에 따른 “대외무역한국어”, “가이드지식” 등과 같은 몇몇 실용한국어와 관련된 학과목들이 좀 더 증가된 것 외에는 총체적인 체계에서의 질적 변화는 발견하기 어렵다. 물론 옛것이라 해서 무조건 다 버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인류가 장기간의 역사발전 행정 중에서 쌓은 외국어교수법의 정화는 받아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계승 발전시켜나가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중점적으로 토론하고자 하는 것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기초교육과정이 예나 지금이나 반드시 정독(精讀)(초급한국어, 중급한국어, 고급한국어), 열독(읽기), 시청, 말하기, 작문 등 고정된 학과목의 수업에 총 수업 시간 수의 70% 좌우를 할애해야만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반복적인 실천을 통해 역사적으로 검증된 것이라면 우리들의 현행 학제로는 교육목표를 근본적으로 달성할 수 없지 않느냐는 엄숙한 문제가 나서게 된다. 그렇다면 사실은 어떠한가? 외국어학과가 다른 기여의 학과들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나 다른 외국어학과의 경험에 의하면 현행 학제로 우리 한국어학과의 교육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언어능력 향상과 전공지식 전수와의 관계를 어떻게 과학적으로 처리하느냐에 달려있다. 여기서 우리가 우선 명확히 해야 할 점은 언어능력의 향상은 기초한국어, 전공한국어, 실용한국어 등 전반 교육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기초한국어 교육과정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일정한 언어기초가 없이는 기타의 전문지식은 운운할 수 없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기에 의사소통을 주요 목표로 한 한국어를 기초한국어라 일컫게 되는 것이며 또 교육과정에서 선행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시되는 것은 언어기초의 한계를 어떻게 긋는가 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얼마마한 어휘와 문법을 장악하면 전공지식을 전수 받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6천여 개의 어휘와 기본문법을 장악하면 어느 정도의 전공지식 전수는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저희 대학의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한국어문법”이 제5학기부터 배치되어 있는데 수업에서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점을 어느 정도 설명해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만약 이렇게만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적어도 50% 이상의 수업 시간 수를 전공지식 전수에 돌릴 수 있게 될 것이며 한국언어문학 전문인재 양성의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옛 외국어교수법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것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셋째,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각 대학교의 특색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중국의 현행 교육제도를 보면 그 위치(학문적, 지리적, 정치적) 및 기타 조건에 따라 동일한 4년제 대학이라 하더라도 그 교육목표가 서로 다르게 제정되어 있다. 그것은 중국에서는 명문대학과 일반대학, 국가중점대학과 지방중점대학, 중점대학과 비중점대학 사이의 한계가 매우 명확히 그어져 있으며 또 그에 따른 처우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바 교육경비의 투자, 대학입시 점수 선과 모집순위, 학급 당 정원 수 등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단 명문대와 지방의 일반대학의 대학입시 점수 선만 보더라도 전국 통일시험 7백 점 만점에서 근 2백 점의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리하여 각 대학교의 교육목표도 부동하게 제정될 수밖에 없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각 대학교의 교육과정은 거의 비슷하게 되어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처사라 보기 어렵다. 각 대학은 자기의 실정에 맞게 교육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각자 자기의 특색을 살리자는 것이다. 특색은 모든 사물(현상)의 생명력이다.

 

위에서 살펴본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이외에도 기초교육과정과 전공교육과정, 필수전공과정과 선택전공과정 등의 구획이 과학적으로 되지 못하고 있으며 주어진 교육환경, 본 대학의 교수대오 상황 등을 고려함이 부족하다는 등등의 문제점들도 보아낼 수 있다.


3. 현행 교육과정에 대한 개정안


현행 교육과정에 대한 검토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어느 정도 보완하고 보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제정하는 데 참고를 제공하기 위해 저희 복단대학의 상황을 참작하면서 다음과 같은 개정안을 내어놓는다.

 

우리는 우선 한국어를 기초한국어, 전공한국어, 실용한국어 셋으로 크게 나누기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초한국어란 전문지식 습득을 위한 언어기초를 닦음을 그 목적으로 하는 한국어로서 여기에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과 관련된 학과목들이 망라된다. 전공한국어란 한국언어문학과 관련된 전문지식을 전수하는 학과목과 번역이론과 관련된 학과목들이 망라된다. 실용한국어란 학생들이 졸업 후 취직하게 될 각 업종들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한국어와 관련된 학과목들이 망라된다. 우리가 한국어를 이렇게 세 개의 큰 부류로 나누는 것은 우리의 학생들을 사회 각 분야에서 수요하는 복합형의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럼 아래 우리의 개정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1) 기초한국어과정

 

기초한국어과정은 한국언어문학과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전공해야 할 다음과 같은 학과목들로 구성되는데 총 1,080시간에 48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한국어정독(韓國語精讀): (1-4학기) (24학점) (주당 6시간, 총 432시간)

한국어시청설(韓國語視聽說): (1-6학기) (12학점) (주당 4시간, 총 432시간)

한국어읽기(韓國語泛讀): (2-5학기) (8학점) (주당 2시간, 총 144시간)

한국어작문(韓國語寫作): (5-6학기) (4학점) (주당 2시간에 총 72시간)


여기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우리가 제정한 기초한국어과정은 총 시간 수에서 현행 교육과정보다 396시간이 줄어들었고 총 학점 수에서 22학점이 줄어들었다. 여기서 문제로 제기될 수 있는 것이 이만한 시간 수로 현행 교육과정에서 달성하던 교육목표에 도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새롭게 제정되는 교육과정에 의해 양성되는 학생들이 현행 교육과정에 의해 양성된 학생들이 소유한 정도의 의사소통 능력을 소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확실히 다방면의 면밀한 검토와 실천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제안을 내게 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을 고려해서이다.

 

첫째, 현행 교육과정에 의해 편찬된 교과서의 자모에 대한 발음교육 단계가 너무나도 길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어 자모의 발음이 다른 언어의 자모의 발음과는 다른 일련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나 12개 과(표준한국어, 북경대학출판사)에서 18개 과(초급한국어 상, 연변대학출판사)까지 길게 늘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모의 발음 교육 시간을 아무리 길게 잡는다 하더라도 실제 언어행위에서의 발음의 정확성, 유창성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약 현행 교육과정에서의 자모의 발음 교육 시간을 3분의 1로 줄인다면 어휘 량과 함께 문법 지식이 그만큼 늘어나게 될 것인바 학생들은 이상 4개 학과목의 수업을 통해 8천 여 개의 상용 어휘에 180여 개의 조사와 어미 그리고 관용형 등 기본문법 지식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앞에서도 간단히 언급한바 있지만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은 한국어교육과정 전반을 통해서 점차적으로 향상되는 것으로서 전공한국어교육과정을 통해서도 제고될 수 있고 실용한국어교육과정을 통해서도 제고될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학생들이 장악하는 어휘의 폭, 언어지식 등이 더 넓어질 수도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기초한국어교육 단계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느냐는 진일보 연구해야 할 중대한 과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우리가 여기서 내어놓은 것은 보다 많은 학자들의 공동연구를 위한 제안에 불과하다.


2) 전공한국어과정

 

전공한국어과정은 아래와 같은 필수전공과정과 선택전공과정으로 나뉘게 되는데(선택전공과정은 “△” 표로 구분하기로 한다. 이하도 마찬가지이다.) 총 612시간에 34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한국어문법: (5학기) (4학점) (주당 4시간, 총 72시간)

   한국어어휘론: (6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국어수사학: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국어의미론: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국어문체론: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국어조어론: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중문화의미비교: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중문법비교: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중어휘비교: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국문학사: (7학기) (4학점) (주당 4시간, 총 72시간)

   한국 대표 작가와 작품: (6학기) (4학점) (주당 4시간, 총 72시간)

 △한국근현대소설강독: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국희곡강독: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국시가강독: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국한문학: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국만화: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중문학비교: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번역이론과 기교: (6학기) (4학점) (주당 4시간, 총 72시간)

   한중번역: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중한번역: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산문번역: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운문번역: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소설번역: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희곡번역: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중통역: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여기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전공한국어과정은 8개의 필수전공과목에 24학점, 17개의 선택전공과목에 34학점으로 구성되었는데 이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세분하면 어학에 3개의 필수전공과목과 6개의 선택전공과목, 문학에 2개의 필수전공과목과 6개의 선택전공과목, 번역에 3개의 필수전공과목과 5개의 선택전공과목이 배당되어 있다. 학생들은 선택전공과목을 선택할 때 각자의 취향에 따라 어느 한 부분의 선택전공과목을 집중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만약 이렇게만 된다면 학생들은 34학점을 이수하기 위해 어느 한 전공 분야에서 적어도 7가지 부동한 학과목의 전문지식과 접촉하게 될 것인바 이 정도는 돼야 전문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가 전공한국어과정을 이렇게 크게 셋으로 나누어 제정한 것은 저희 대학의 대학원생(석사) 양성의 전공방향과도 일치된다. 바꾸어 말하면 이런 교육과정은 보다 높은 차원의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훌륭한 토대를 마련해 주게 된다는 것이다.


3) 실용한국어과정

 

실용한국어과정은 다음과 같은 필수과정과 선택과정으로 구성되는데 총 270시간에 15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한국개황: (5학기) (3학점) (주당 시간, 총 54시간)

   경제무역한국어: (5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금융 및 보험한국어: (6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과학기술한국어: (6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신문광고한국어: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관광한국어: (4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스포츠한국어: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한중문화비교: (8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실용문작성: (7학기) (2학점) (주당 2시간, 총 36시간)


여기서 볼 수 있는바와 같이 실용한국어과정은 필수과목 4개에 9학점, 선택과목 5개에 10학점으로 구성되었는데 학생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과목 10학점 중 6학점을 더 이수해야 하는바 이렇게 되면 매 학생이 적어도 7개 부동한 분야의 초보적인 지식과 전문용어 등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취직 후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언급해 둘 것은 이 실용한국어과정은 앞에서 고찰한 두 개의 과정과는 달리 가변적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실용성은 언제나 사회의 수요에 의해 부단히 변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용한국어과정은 세밀한 인재시장 조사를 근거로 해마다 부단히 갱신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가 구상한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총 학점 수에서는 현행 교육과정과 꼭 같이 97학점으로 되어 있지만 부분별 학점 수에서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바 기초한국어과정이 본래의 70학점에서 48학점으로 대폭 줄어들었고 전공한국어과정이 본래의 20-24학점에서 34학점으로 증가되었으며 실용한국어과정이 3-7학점에서 15학점으로 증가되었다.5) 따라서 그 비례도 72.2 : 20.6/24.7 : 3.1/7.2에서 49.4 : 35.1 : 15.5로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부언할 것은 우리가 제안한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전공한국어과정과 실용한국어과정의 학점 비례가 학생들에 따라 일정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선택과목의 학점 수가 전공한국어과정과 실용한국어과정에 나뉘어 명시되어 있기는 하나 엄격하게 규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각자의 수요에 따라 총 학점 수만 채우면 된다. 다시 말하면 졸업 후 회사에 취직할 것을 목표로 한 학생들은 실용한국어과정의 선택과목을 더 많이 선택할 수 있고 대학원을 지향하는 학생들은 실용한국어과정의 선택과목을 하나도 선택하지 않고 그만한 학점을 전공한국어과정의 선택과목에서 이수해도 된다는 것이다. 선택과목의 학점 수를 부분별로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것은 전문인재 양성에 보다 유리하리라는 생각에서이다.


4. 결론


지금까지 토론된 내용을 간추리는 것으로 우리의 결론을 대신하려 한다.

 

첫째, 중국의 현행 교육과정은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데 그 중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가 교육목표의 달성과는 너무나도 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롭게 제정되는 교육과정은 반드시 해당 교육목표에 따라 제정되어야 한다.

 

둘째, 기초교육단계의 수업 시간을 대폭 줄이고 전공과정과 실용과정의 학과목과 수업 시간을 대폭 늘이는 것이 교육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도 그렇고 사회에서 수요하는 복합형 인재의 양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조치라 하겠다. 그러나 기초교육단계의 수업 시간을 얼마로 줄이냐는 진일보 연구되어야 할 중대한 과제로 나선다.

 

셋째, 전공한국어과정과 실용한국어과정의 비례는 학교마다 자기의 실정에 근거하여 서로 달리 규정되어야 한다. 모든 대학이 다 연구형의 대학으로 될 수 없음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 아닌가?

 

넷째, 새로운 교육과정의 제정과 함께 거기에 따르는 새로운 교과서 개발도 동시에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로 나선다.

 

다섯째, 앞에서도 언급한바 있지만 우리들이 내놓은 교육과정은 아직 실천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여러 분들의 토론을 위한 제안에 불과한바 중국에서의 한국어교육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보다 많은 학자 분들의 고견을 모았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참고문헌


연변과학기술대학 한국학연구소. 2000. 중국에서의 한국어교육. 태학사.

중국한국(조선)어교육연구회. 2002. 중국에서의 한국(조선)어교육의 형황과 장래. 대외경제무역대학


이외 한국어학과가 설치된 중국 각 대학교의 “교육편람”을 주로 참조했음을 특별히 밝혀둔다.





1) 《중국에서의 한국어교육》(태학사, 2000) p122-126 참조.


2) 《중국에서의 한국어교육》(태학사, 2000) p105-113 참조.


3) 동상서 p127-133 참조.


4)《중국에서의 한국어교육》(태학사, 2000) p128 참조.


5) 복단대학교의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한국어수사학”, “한중문법비교”, “한중문학비교” 등 전공한 국어과정과 “대외무역한국어”, “과학기술한국어” 등 실용한국어과정이 모두 선택전공과정으로 되어 있고 그 학점 요구가 6학점으로 되어 있기에 어느 학과목을 선택하는가에 의해 이런 학점상의 차이가 생기게 된다.


출처 : 내 사랑 중국 ♡ MyLoveChina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