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선교의 진행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서 이주선교의 배경과 준비에 대해 다루었다. 이번 호에서는 이주선교의 진행에 대해서 기술하고자 한다.
그동안 중국 내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로 이주선교가 이루어져왔다. 필자가 속한 M팀도 그 가운데 한 가지 방법론을 택하여 움직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M팀을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는 이주선교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이주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원하시는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출발
일반적으로 한국교회의 중국선교를 세 시기로 나눈다. 처음은 동북 삼성에 위치한 조선족 동포를 대상으로 한 시기이다. 다음은 많은 선교사들이 내륙지방으로 이동하면서 한족 사역을 펼치는 시기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는 시기이다.
필자는 위의 첫 시기부터 좋은 선배 선교사님과 동역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분은 풍부한 경험과 중국 교회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가지고 계셨다. 그분을 통해서 중국 가정교회 연합체(이하 단체)들과 교제하고 그들을 섬기는 방법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이 시기에는 가정교회 지도자 훈련과 신학생 양성에 주력하였다.
사역의 흐름이 자연스레 한족으로부터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전환되면서 뜻을 같이하는 동역자들과 연결되었다.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는 마태복음 24장 14절 말씀이 중국을 통해 성취되는 비전을 품고 M팀을 결성했다.
팀의 사역방향을중국교회의 동력화와미전도 종족 복음화로 설정하였다.중국은 이미 각 지역마다 자체적인 교회들이 조직되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미전도 종족은 여전히 방치되어 있다. 그러므로 먼저 중국교회와의 동역을 긴밀히 함으로써 중국의 영혼과 교회를 섬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중국 내에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미전도 지역 및 종족 복음화를 추진하자는 내용의 팀 전략을 수립하였다. 첫 번째 글인이주선교의 배경에서 언급한대로 외국인의 신분으로 미전도 종족 지역에서 장기 거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중국 미전도 종족 복음화는 현지인을 통한 선교가 가장 적합한 길이라고 판단했다.
이주선교사
이주선교는 한족이나 소수민족 전도자가 미전도 종족 지역으로 이주하여 사역함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역자들을 배출하고 동역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M팀은 이주선교 사역자와 동역하기까지 기본적으로 네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 단계는, 소속된 단체에서의 교육과 추천 과정이다.
중국의 단체는 자체적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M팀과 동역하고 있는 중국의 단체 가운데 하나인 Q단체에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2년 과정으로 된 성경 및 신학 교육과정이 있다. 교육과정을 마치면 은사에 따라서 각 교회에서 사역에 임하게 한다. 팀은 이 교육 과정에 동참하고 있다. 이 단계에서 이주선교에 소명이 있는 이들이 있는가를 살핀다. 이주선교사가 되려면 자신의 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과정을 이수해야하며, 그 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M팀에서 운영하고 있는 신학 훈련 과정이다.
이 훈련은 합숙으로 진행되는데, 1년 동안 이주선교사로서 갖춰야할 성경과 신학적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강의는 모두 중국어로 진행되며 중국인과 한국인 강사의 강의 비율은 6:4 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생활과 영성 훈련도 강도높게 이루어진다. 각 훈련 장소마다 중국인 담당 교수가 배치되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훈련생들과 함께 한다. 훈련생들은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이주선교사로서의 소명을 재점검한다. 과정을 수료할 때, 소명을 확인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소속 단체로 돌아가고, 확인된 이들은 다음 과정으로 옮긴다.
세 번째 단계는, 이주선교사 훈련 과정이다.
말 그대로 선교사로서 필요한 것을 갖추기 위한 시간이다. 커리큘럼도 이에 맞추어져 있다. 예를 들면, 비교종교학, 소수민족선교학, 정탐방법론, 영적전쟁, 선교사역론, 전도학, 교회개척론 등으로 1년의 훈련과정이다. 특기할 것은 훈련 기간의 후반부에기능훈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주선교사로 하여금 선교지에 용이하게 정착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이미 파송된 이주선교사의 사역지에서 인턴과정을 밟도록 한다.
네 번째 단계는, 이주선교사로서의 소명을 다시 한번 확인받고, 파송되는 과정이다.
이는 이주선교사 후보생 개인으로서도 중요한 시기이다. 인간적인 면으로 볼 때, 발전하는 중국에서의 모든 기회를 포기하고, 깊은 지역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번 들어가면 평생을 그곳에서 지내야 할 수도 있다. 자신을 이주선교사로 부르신 하나님의 음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기이다. 또한, 이들을 지원하고자하는 외부의 후원 교회나 후원자가 연결되어야 한다. 후원자가 연결되면 이주선교사로서 파송되는 모든 조건을 갖추게 된다.
사역
M팀 소속의 이민선교사가 현지에서 사역하는 형태를 크게 나누면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미전도 종족 지역에서 직접적으로 소수민족 복음화를 시도하는 형태이다.
이는 이주선교사가 해당 지역에 들어가서 거주할 수 있는 경우이다. 중국 남부에 위치한 지역의 일부가 그러하다. 외지로부터 온 사람들이 어느 정도 거주하고 있어서, 이주선교사도 그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 이주선교사는 그들과 함께 살면서, 목표 종족과의 접촉점을 갖는다. 개종자를 얻고, 점차 소규모 가정교회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둘째, 미전도 종족 지역에서 먼저 한족가정교회 개척하는 형태이다.
이는 이주선교사 조차도 목표 지역에 들어가서 살 수 없는 환경일 경우이다. 차선책으로 인근의 대도시에 거주한다. 예를 들어, 티베트 지역은 인구 분포가 매우 적으며, 접근도 용이하지 못하다. 따라서 외지인이 들어가서 살 경우, 활동이 금방 눈에 띄게 된다. 이때는 무턱대고 목표지역에 들어가는 것 보다, 인근 대도시에 정착하면서 먼저 한족 교회를 개척한다. 이 과정 속에서 목표 지역에 사는 이들과 연결 고리가 생기고, 복음을 전할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셋째, 기존에 있는 한족 및 소수민족 가정교회를 통해 주변의 미전도 종족을 복음화하는 형태이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경우, 이미 한족 교회가 자리를 잡고 있다. 윈난성(云南)의 리수족(傈僳族)과 먀오족(苗族), 이족(彝族), 징포족(景颇族) 등의 경우에도 소수민족 교회가 정착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에서 전도자들을 선발하여 훈련시킨 다음, 자신의 교회에 돌려보낸다. 엄밀히 말해서 이들은이주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교회를 움직여서 주위에 있는 미전도 종족들에게 나아감으로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게 한다.
지원
이주선교사로 하여금 미전도 종족 지역에 들어가서 효과적으로 사역하게 하기 위해서 일정 기간 동안 일정 규모의 지원을 한다. 내용은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영적인 지원은 이주선교사가 이미 파송된 지역을 방문함으로 이루어진다. M팀의 선교사들이 순환하여 월 1회 실시한다. 대화와 집회를 통해 현지의 필요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아울러 사역에 필요한 내용을 선별하여 교육을 진행한다. 기도제목이 모아지면 이들을 후원하고 있는 교회에 연락하여 함께 기도하도록 돕는다.
물질적인 부분은 정착을 위한 물류 및 기능 지원, 생활비와 기초 사역비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이주선교사 부부에 일정액을 책정하고 있다. 2~3년 내에 해당 지역에서 경제적으로 자립하여 자비량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 유럽 등 세계 각지로부터 중국 이주선교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회와 성도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한국 S교회, D교회의 경우는 이주선교사들을 교회 파송선교사로 받아들여 헌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전 지역에서는 일부 교회들이 연합하여 중국이민선교회를 조직함으로서 이주선교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의 한국 기업들 가운데 이주선교사 정착을 위해 회사의 제품을 공급해주는 분들도 있다. 이 지면을 빌어 이주선교에 기도와 물질로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보완, 발전 그리고 제안
이상에서 살펴본 이주선교의 진행 과정에서 미흡한 점도 많이 발견된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시행착오이다.
중국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환경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선교의 조건들이 당초 예상했던 선교방향을 자주 흔들어 놓는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을 때에 그동안 추진해왔던 많은 부분을 수정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으며, 지금도 직면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주선교는 사역의 특성상 확대를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이주선교사가 현지에 파송되어지면, 교회가 개척되고 그 교회들을 섬기는 일이 추가된다. 또한 계속해서 이주선교사들이 매년 배출된다. 이들이 사역하는 지역은 또 다른 미전도 종족 지역이며. 지역적인 확대가 이루어진다. 문제는 이 일들이팀중심으로 진행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팀은 그 숫자와 능력에 있어서 제한적이다. 사역의 규모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팀 자체로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중국 내에 이주선교를 위해 기동성을 갖춘 팀(왕평 님은 『주님과 동행하는 행복한 선교』라는 저서에서셀 형태의 소그룹 선교회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필자가 의도하는 바가 이와 비슷하다)이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팀들이 창조적 협력관계로 묶여지기를 원한다. 이주선교를 위해 새로이 팀을 구성하고자 한다면, 목표 중심적이고 집중성이 있는 적절한 규모의 팀으로 만들기를 제언한다. 격투기 운동 경기에서 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체중이 요구되듯 말이다. 팀의 구성원 각자에게 필요한 것은 철저한 헌신이다. 이 사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는다는 결단이다. 이러한 면에서 M팀의 구성원은 칭찬할 만하다.
특히 이주선교사를 육성하고 파송하기 위해서는 전문인 선교사의 협력이 절실하다. 성경과 신학 교육만으로는 이주선교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특히 이들은 선교지에서의 정착을 위해 일정한 신분을 가지며, 그 신분을 유지한다. 이와 연관된 전문적인 조언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주선교의 일차적 목표는 중국 내 미전도종족 복음화이다. 그러나 궁국적인 목표는 그 이상이다. 바로 중국 교회로 하여금 세계 선교에 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중국 교회의 빠른 성장과 훈련, 중국 경제 규모의 확대가 그 배경이 될 것이다. 이에 더하여 이주선교를 통해서 중국 내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이 전해진다면, 자연스럽게 그 종족의 복음전도자들이 국경을 넘어서 주변국으로 파송될 수 있다.
최한빈 / 중국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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