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독교

[스크랩] 이주선교의 배경 (최한빈)

수호천사1 2009. 8. 28. 14:14

이주선교의 배경

 

 

미전도 종족을 향하여


'저희를 척박한 땅으로 보내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한 중국인 부부의 눈에 눈물이 맺혀있다. 하지만 그들은 밝게 웃으며 말하고 있다. 그들은 얼마 전 A시에서 결혼식을 마친 이주선교사 부부이다. 신혼의 단꿈에서 깨기도 전에 미전도 종족이 있는 사역지로 떠나려는 중이다. 서로 부여잡고 기도하는 목소리가 떨려온다.  이내 맺혀있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그 깊은 산악지역으로 이주선교사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무척이나 저리다."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마10:16)"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부흥의 땅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중국에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삼자교회와 지하교회가 강력한 부흥을 체험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서 여러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많은 미전도 종족 지역이 여전히 복음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왜일까? 지리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우며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폐쇄되어있다는 것 등을 원인으로 든다. 그 지적이 정확하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가 있다고 하여 중국 내 미전도 종족과 그들이 사는 땅을 그저 바라보고 있어야만 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나아갈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알려주셨다. 그것이 바로 '이주선교'이다.

 

이주선교의 명칭에 관하여


이주선교는'중국교회의 전도자들이 중국 내에 있는 타 지역, 타 언어, 타 문화권으로 이주하여 선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이주선교와 관련한 사역을 소개하면서'이민선교'라는 용어를 쓴다. 그러면 종종 접하는 질문은'이민선교보다 이주선교가 더 적합한 명칭이 아닌가?'는 것이다. 이민이라 함은󰡐자국을 떠나서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으므로 오히려 이주선교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민선교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그 큰 이유는 중국교회 안에 이미 이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의미상 보편화되었다는 데 있다. 또한 중국과 같이 광대한 국토와 다양한 민족이 있는 국가 안에서 미전도 종족 지역으로 간다는 것은 국경을 넘나듦과 같은 수준의 문화적, 사회적, 언어적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에서는󰡐이주선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이다.

 

이주선교의 상황


Paul Hattaway는 「Operation China」라는 책에서 중국의 종족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소수민족을 약 480여 개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복음화율이 1% 이하인 종족 수를 약 380여 개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국토의 2/3에 해당하는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산과 강, 열악한 교통편, 토착종교의 방해 등으로 인해 고립된 채 중국 내 미전도 종족들의 상당수는 선교사들의 사역과 중국교회의 부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미전도 종족을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미전도 종족 복음화를 마음에 품고 중국에 들어간 선교사는 목표로 하는 종족이 사는 지역과 되도록 가까운 곳에 거주하고자 한다. 그러나 거주 지역의 대부분은 성의 수도급 대도시이거나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추어진 도시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의 신분을 가지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소수민족 지역에 정착할 수 없는 제도적 환경 때문이다.


  필자도 오래 전에 소수민족이 밀집되어 있는 중국 남부의 성급 도시에서 몇 년 동안 거주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사귀었던 소수민족을 통하던지 여행을 이유로 하여 잠시 동안 미전도 종족 지역에 들어갈 수는 있었다. 하지만 목표로 하는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거주할 길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복음화 되어있는 소수민족 교회와 동역하거나 NGO에 소속되어 제한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선교사들의 모습을 보았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에 이르러서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하다. 한국 선교사가 특별한 기능 없이 미전도 종족 지역에 들어가서 장기 거주하는 길은 여전히 막혀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서 아름다운 소식을 듣는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접촉점을 찾고 이를 근거로 하여 미전도 종족 지역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소식 말이다. 하나님께서 한국선교사에게 주신 특유의 열심과 헌신 때문이리라.


  다음으로 중국교회의 입장에서 살펴보기 위해 평소 중국선교에 대한 이해를 결정적으로 뒤바꿔 놓은 경험을 먼저 기술하고자 한다.


  서부대개발이 중국의 주요 정책으로 떠오르던 무렵 중국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의 한 도시를 가게 되었다. 그 곳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가졌던 마음은󰡐미개척 지역으로 가는 설레임󰡑그 자체였다. 머릿속에'중국 동부는 교회가 부흥한 지역, 서부는 미전도 지역'이라는 구도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구도는 도착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서 허물어졌다. 그 도시와 인근 지역에서는 한족 교회가 연합하여 빠른 속도로 부흥하였고 이미 상당한 규모까지 갖춘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 교회 연합체(현지에서는󰡐단대󰡑혹은󰡐단체󰡑라고 함)의 지도자를 만나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해외선교사들이 우리 단체에 대해 도울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저희 교회는 중국 내 다른 지역에 있는 교회의 규모와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습니다. 재정도 자립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전도자와 신학생을 키울 강사진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주선교사도 파송하고 있습니다. 꼭 함께 하고 싶다면 저희 신학생들에게 헬라어 같은 성경원어나 영어, 컴퓨터 등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 지도자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수 십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얼마 후 중국 동부 지역에 있는 한 도시를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사역하고 있는 전도자를 만나 교제하면서 어디에서 왔는가를 물었다. 그는 앞서 언급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단체로부터 파송된 이주선교사였다.


  이러한 경험을 적는 것은 현재 중국교회 안에 활발하게 이주선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주선교는 중국교회의 중심이라고 하는 안후이성(安徽省), 허난성(河南省), 저장성(浙江省), 푸젠성(福建省) 등 중국 동부 지역으로부터 서부지역으로만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깐쑤성(甘肅省), 윈난성(雲南省), 쓰촨성(四川省) 등 서부 지역에서 중국 동부 지역으로도 향하고 있다. 마치 유리컵 속에 수증기를 넣고 가열하면 활발하게 물 분자들이 이동하듯 중국 전역은 성령님의 주권적인 역사 가운데 이주선교사들의 움직임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미전도 종족들 가운데 상당수는 계속하여 복음으로부터 방치되어있다. 중국교회가 그토록 활발하게 이주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음에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인가? 이제 중국교회의 이주선교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이주선교의 시작


이주선교는 중국이 공산화되기 이전에도 존재했다. 여기에서는 개혁개방 이후로 시기를 국한하여 이주선교가 어떻게 시작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교회는 1970년대 경제적 개혁개방을 맞으면서 영적 부흥의 시기도 맞게 되었다. 강력한 성령의 역사는 푸젠성, 저장성을 기점으로 안후이성, 허난성으로 확산되었다. 중국교회는 놀라운 부흥을 경험했다. 하지만 복음을 나누는 일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 못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 하나님은 핍박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셔서 믿는 자들을 흩으셨다. 마치 사도행전 8장에서 예루살렘 교회가 핍박으로 인해 흩어지는 것과 같이 말이다. 중국 각 지역으로 피신한 성도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다. 한편 감옥에 투옥된 교회 지도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이주선교에 대한 강한 도전을 받았다. 이들은 출옥 이후 섬기는 단체에서 본격적으로 이주선교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 중국교회는 자신들이 만든 규정에 따라 이주선교 후보생들을 선발했다. 그리고 일정한 교육과정에 따라 훈련시키고 그들을 중국 각지로 파송했다. 이들이 흘린 땀은 현재 중국 내에 있는 거의 모든 도시에서 가정교회라는 열매로 맺혀있다. 중국 가정교회 내에 유포된 한 유인물에 의하면󰡐중국 안에 약 660여 개의 도시가 있고 그곳에는 모두 가정교회가 있다󰡑고 한다. 그 신빙성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에 머물면서 다녀본 중국 내 일정 규모 이상의 도시 가운데 가정교회가 없는 곳은 없었다. 그렇다면 그 도시의 영혼들에게 누가 복음을 전했을까? 그 중심에 핍박으로 흩어진 성도들과 이주선교사들의 전도가 자리 잡고 있음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이주선교의 특성


중국교회의 형태가 다양하듯 이주선교의 특성도 무척 다양하다. 그러므로 아래에 언급하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이 아님을 전제로 한다.


  첫째,'꽌시(關係)'중심의 이주선교이다.

 

중국교회가 이주선교사를 목표지역에 파송하고자 하면 먼저 그 지역에 이주선교사와 연결될 수 있는 인맥이 있는가를 살핀다. 가령 해당 지역에 가족이나 친지, 친구가 있다면 그곳을 근거지로 삼게 한다. 이러한 방법은 이미'꽌시'가운데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이주선교사들이 낯선 지역에서 빠르게 정착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그들을 접촉점으로 하여 비교적 용이하게 가정교회를 시작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꽌시'가 미전도 종족 내에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적은데 있다. 한족과 소수민족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벽을 넘어󰡐꽌시󰡑를 맺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방법론은 미전도 종족으로 하여금 계속하여 복음으로부터 소외되도록 만든다.


  둘째, 경제적 정착 중심의 이주선교이다.

 

이 방법은 주로 저장성, 푸젠성 등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교회가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이주선교사를 보낼 때 해당 지역에 공장이나 기업을 세우던지 하다못해 작은 가게라도 개설하게 한다. 이러한 전략은 경제적으로 자비량을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경제적 활동 범위를 복음전도와 연결시켜 선교의 영역을 확대하게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경제적으로 정착하는 것을 우선함으로서 상대적으로 경제가 낙후한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미전도 종족과는 상당한 지리적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셋째, 도시 중심의 이주선교이다.

 

오늘날의 중국 인구는 대도시로 집중되고 있다. 취업을 위해 농촌을 떠나는 것이다.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중국 동북부 조선족 동포들의 교회는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지금은 어떠한가? 그곳에서 젊은이들을 볼 수 있는 것은 설날(春節) 때뿐이다. 반면에 도시는 사람으로 넘쳐난다. 전도의 황금어장이다. 중국의 단체는 앞 다투어 대도시에 이주선교사를 파송하였다. 한 때 B시에서 동역했던 이주선교사 C는 4년 전에 소속 단체에 의해 D시로 파송되었다. 그 당시 그는 약 30명의 성도를 목양하였다. 얼마 전에 만난 그를 통해 섬기고 있는 성도 수가 약 3,000명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럼에도 이러한 방법은 산악지역에 살고 있는 미전도 종족 복음화와는 엄청난 거리가 있다.


  넷째, 믿음을 앞세운 이주선교이다.

 

몇 해 전에 중국 내의 이름 있는 한 단체에서 이주선교사들을 대거 파송했다. 그 가운데는 본인이 속해있는 선교팀에서 양육했던 이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상당수가 중도에 선교를 포기하고 돌아왔다. 그 단체는 믿음정책(Faith Mission)을 주장하며 구체적인 경제적 대안이나 전략 없이 목표지역으로 보낸 것이다. 선교에 있어서 믿음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동시에 누가복음 10장 4절에서"전대나 주머니나 신을 가지지 말라"고 하신 예수님께서 누가복음 22장 36절에는 "이제는 전대있는 자는 가질 것이요 주머니도 그리하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이주선교의 배경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다음 호에서는 목표 중심적 이주선교의 필요성과 준비과정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고, 그 다음에는 이주선교를 실제적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언급하고자 한다.

 

최한빈 / 중국선교사

출처 : 내 사랑 중국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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