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음운론 5 - 음소교체/형태음운론적 교체
형태음운론적 교체
동일한 형태소가 일정한 음운적 환경에 따라 몇 가지 이형태로 나타날 적에 이형태 사이에서 음운이 교체되는 것을 형태음운론적 교체라 한다. 한국어에는 형태음운론적 교체가 많다.
종성의 형태음운론적 교체
체언과 용언은 어간 끝소리에 자음이 있는 경우에 어간 끝 자음이 교체될 수 있다. 교체 유형은 아래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소리의 중화
예를 들어 /노파/(높아)는 /노ㅍ/이 어간인데 어간 끝소리 /ㅍ/은 /노파/처럼 직후에 모음이 와서 /ㅍ/이 초성 자리에 오게 되면 격음 /ㅍ/으로 나타나지만 /ㅍ/이 종성 자리에 올 경우에는 /놉따/(높다)처럼 /ㅂ/으로 바뀐다. 이것은 격음 /ㅍ/이 종성 자리에 올 수 없고, 종성 자리에서는 /ㅂ/과 /ㅍ/의 구별이 상실되어 평음 /ㅂ/만이 나타난다(이 현상을 중화(中和)라 한다).
- /ㅍ/~/ㅂ/
- 잎이 /ipi 이피/ ~ 잎 /ib 입/
- /ㅌ, ㅅ, ㅆ, ㅈ, ㅊ/~/ㄷ/
- 밭에 /bate 바테/ ~ 밭 /bad 받/
- 옷이 /osi 오시/ ~ 옷 /od 옫/
- 있어 /iσɔ 이써/ ~ 있자 /idζa 읻짜/
- 낮에 /naje 나제/ ~ 낮 /nad 낟/
- 빛이 /bici 비치/ ~ 빛 /bid 빋/
- /ㅋ, ㄲ/~/ㄱ/
- 부엌에 /buɔke 부어케/ ~ 부엌 /buɔg 부억/
- 밖에 /baγe 바께/ ~ 밖 /bag 박/
소리의 탈락
/발바/(밟아)는 /발ㅂ/이 어간인데 이처럼 어간 끝에 자음이 두 개 연속될 경우, 어간 맨 끝 자음이 /발바/처럼 초성 자리에 오게 되면 연속되는 두 자음이 다 나타난다. 그러나 어간 끝 자음이 종성 자리에 올 경우에는 /밥(따)/처럼 두 개 자음 중 한쪽이 탈락된다. 이것은 한국어에서 음절 끝자리에 자음이 두 개 이상 함꺼번에 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 /ㅂㅆ/~/ㅂ/
- 값이 /gabσi 갑씨/ ~ 값 /gab 갑/
- /ㄹㅂ/~/ㅂ/
- 밟아 /barba 발바/ ~ 밟자 /ba:bζa 밥:짜/
- /ㄹㅍ/~/ㅂ/
- 읊어 /ɯrpɔ 을퍼/ ~ 읊자 /ɯbζa 읍짜/
- /ㄹㅁ/~/ㅁ/
- 삶이 /sa:rmi 살:미/ ~ 삶 /sa:m 삼:/
- /ㄴㅈ/~/ㄴ/
- 앉아 /anja 안자/ ~ 앉자 /anζa 안짜/
- /ㄹㅂ/~/ㄹ/
- 넓어 /nɔrbɔ 널버/ ~ 넓다 /nɔrδa 널따/
- /ㄹㄱ/~/ㄹ/
- 읽어 /irgɔ 일거/ ~ 읽고 /irγo 일꼬/
- /ㄱㅆ/~/ㄱ/
- 넋이 /nɔgσi 넉씨/ ~ 넋 /nɔg 넉/
- /ㄹㄱ/~/ㄱ/
- 읽어 /irgɔ 일거/ ~ 읽자 /igζa 익짜/
초성의 형태음운론적 교체
위에서 언급한 음운론적인 교체 이외의 조건에서 이뤄지는 경음화, 격음화, 비음화는 형태음운론적 교체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교체는 형태소의 경계에서 일어난다.
경음화
자음어간 용언의 어간에 평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 어미가 붙을 때는 어간 끝 자음이 비음이나 유음이라도 접미사, 어미의 첫소리인 평음이 경음으로 교체된다.
- 삼고 /sa:mγo 삼:꼬/
- 핥고 /harγo 할꼬/
체언의 경우 합성어에서 평음이 경음으로 바뀌는 현상이 있다. 또 일부 한자어에서도 경음화 현상을 볼 수 있다.
- 말버릇 /ma:rβɔrɯd 말:뻐륻/
- 보험증 /bo:hɔmζɯŋ 보:험쯩/
격음화
용언 가운데 접미사, 어미의 첫소리가 평음으로부터 격음으로 바뀌는 것이 있다. 이와 같은 용언은 어간 끝에 /ㅎ/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맞춤법상으로 ‘ㅎ’ 받침을 가진 것(ㅎ, ㄶ, ㅀ)이 이에 해당한다.
- 놓고 /noko 노코/
비음화
한자어에서 종성 /ㄴ/ 직후의 유음 /ㄹ/이 /ㄴ/으로 바뀌는 현상이 있다. 종성 /ㄴ/과 초성 /ㄹ/ 사이에 형태소의 경계가 있는 경우에 /ㄹ/이 /ㄴ/으로 교체된다. 다만 북의 표준어 발음으로는 /ㄹ/이 그대로 유지된다.
- 생산량 /sɛŋsannjaŋ 생산냥/ (남의 표준어) ― /sɛŋsanrjaŋ 생산량/ (북의 표준어)
구개음화
어간 끝소리로 /ㄷ/을 가진 어간 뒤에 /ㅣ/ 또는 /히/로 시작되는 접미사, 어미가 붙을 때 /ㄷ/과 /ㅣ/, /히/가 어울리면서 /지/ 또는 /치/로 나타나는 현상. 맞춤법으로는 받침 ‘ㄷ, ㅌ’ 뒤에 ‘이, 히’를 적는다.
- 미닫이 /midaji 미다지/
- 같이 /gaci 가치/
- 닫힌다 /dacinda 다친다/
- 핥인다 /harcinda 할친다/
음소 교체와 맞춤법
한국어 맞춤법에서는 동일한 형태소는 항상 동일하게 적는 것이 원칙이다(형태주의). 따라서 위와 같은 다양한 음소 교체가 있어도 발음대로 적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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