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이 2천년만에 복음 회복했다”
▲ 다락방사명자 수련회에서 강연하는 류광수 목사(동영상캡쳐)
“한국교회 98%가 마귀에게 잡혔다” 등 극단적인 한국교회 비판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다락방전도운동(다락방)의 류광수 목사가 최근에도 ‘초대교회 말고 한번도 복음을 제대로 깨달은 적이 없다’, ‘다락방이 2천년만에 회복된 전도운동을 하는 곳이다’, ‘다락방이 2천년만에 복음을 회복했다’는 다락방 특수화 주장 등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류 목사의 이러한 주장이 담긴 설교는 2006년도 이후 집중적으로 발견된다. 그는 이런 극단적 설교를 핵심 훈련자는 물론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해 왔다.
다음은 평신도지교회 훈련이란 이름으로 2006년 10월 24일 진행한 설교다. 이 자리에서 류 목사는 “초대교회 말고 한번도 복음을 제대로 깨달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한국 교회도 제가 보기에는 정통한 복음을 받지 못하고, 거의 율법이 섞여서···. 안타까운 일이죠. 여러분 중요한 분들인데 신앙생활이 어려운 게 아닙니다. 교회사를 한번 쭉 살펴 보세요. 어떤 결론이 나옵니까? 초대교회 말고 한번도 복음을 제대로 깨달은 적이 없어요. 그러니 신비주의들이 나와서 들고 일어났다 이 말이에요.
한국교회에도 복음이 들어왔는데도 율법이 훨씬 강했어요. 심지어 한국에 처음에 어떡했습니까? 얼마나 율법적이었나요? 머리를 묶고 살았는데 기록에도 어느 여집사가 머리 자르고 파마하고 왔는데 충격받은 나머지 당회에서 의논해서 치리시켰습니다. 네, 복음 근처도 못간 것이죠.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치리감이야. 그러니까 복음을 모르는 것이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예배당에 여자, 남자 같이 못 앉았어요. 지금은 얼마나 다정스럽게 앉아있는가?”
류 목사의 주장에 의하면 한국교회는 복음을 깨닫지 못했다. 복음이 들어왔어도 율법이 강했고 결국은 복음 근처도 못 간 것이다고 말한다. 반면 다락방은 ‘2천년만에 회복된 전도운동을 하는 곳이자 복음을 깨달은 유일한 단체’라는 식으로 특수화시킨다.
“종교개혁이 있었던 때가 1500년이다. 지금까지 복음이 제대로 있었냐? 정확하게 보면 없다. 요한 웨슬레가 한 것은 영성 운동이지, 복음 운동이 아니다. 무디의 경우는 청년 운동을 한 것이다. 다락방이 복음을 회복한 것이 약 500년 걸렸다. 그 동안 성경적인 전도는 그동안에 없었다. 이렇게 많은 세월동안엘··. 성경적인 전도는 초대교회에 딱 한 번 있었다. 그래서 2천년만에 회복한 운동인 것이다. 이것을 다른 교단이 들으면 상당히 기분 나쁜 소리다.
최OO 목사가 그런 질문을 했다. 2천년만에 찾아낸 전도라면 그 동안에는 전도가 없었냐라고 했다. 물론 있었다. 그러나 성경적 전도 자료를 남긴 적이 없다. 지금까지···. 지금 성경을 들고 나와서 성경대로 전도하자고 나온 것이 2천년만이다. 실제적으로···. 보통 사건이 아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생겼어도 2천년만에 회복된 운동임을 알아야 한다”(류광수 목사, 2006년 4월 12일 충주호리조트, 현장복음메시지 41과~42과).
이 설교에서 류 목사는 성경적인 전도는 초대교회에 딱 한 번 있었고 다락방이 2천년만에 성경적인 전도운동을 회복했다고 주장한다. 2006년 4월 15일에 행한 ‘복음과 종교’라는 제목의 설교에서는 이 주장이 좀 더 심화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도 사실상은요, (복음을: 녹취자 주)제대로 깨닫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스라엘 민족이 노예가 됐어요. 복음 제대로 깨달은 사람이 나왔습니다. 모세입니다. 복음을 깨달으니까 어떤 일이 벌어졌어요? 완전히 싸우지도 않고 10가지 재앙으로 이기게 되었습니다. 광야 가는 길에는요, 홍해도 갈라지고 물이 없으면 물도 나오는 역사가 일어났어요.”
류 목사에 의하면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등은 복음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사람이고 모세는 복음을 깨달은 사람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복음은 단순히 전도운동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자, 깨달으니까 어떻게 되죠? 바벨론에 어마어마한 기적이 일어났어요. 심지어 바다에 길이 나고 사막에 생수가 나는 일이 벌어졌다 말예요. 한국교회, 세계교회 이렇다 저렇다 뭐 문제가 많은데. 다 틀렸어요. 복음이 없어서 그래요. 복음을 깨닫고 나니까 바벨론에서 나오는 역사가 일어났어요. 이래가지고 또 잊어버렸다. 참 이상하죠. 문제는 이 겁니다. 복음을 또 잊어버리는 거예요. 그리고는 또 초대교회에 와서 복음이 회복되었어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바벨론에서 나온 지 500년 만에.”
그의 설교는 잘되고 형통하면 복음을 깨달은 것이요, 안되고 실패하면 복음을 깨닫지 못한 것이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또 지금 복음이 없어졌어요. 정말로 없어졌느냐? 네, 정말로 없어졌어요. 마틴 루터가 1517년에 종교개혁을 했는데 500년이면 2017년입니다. 아니 그동안에 복음이 없었다는 말이냐? 미안스럽습니다마는 요한웨슬레는 아무리 연구해봐도, 복음 전하지 않았습니다. 각성운동을 한 것입니다. 무디도 각성운동, 영성운동을 했어요. 그러니 점점 어려워지는 거예요. 교회가 점점 어려워진다니까요. 각성운동을 하면 각성이 안 되고 점점 어려워져요. 지금 이런 위기가 왔어요. 그리고 제가 아무리 찾아봐도요, 없습니다.”
이어지는 설교에서 류 목사는 다락방이 2천년만에 회복된 복음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성경에 있는 완벽한 전도를 찾아낸 것이 2천년만이다’는 부연설명이 있긴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설교의 연장선상에서 그의 말은 단순한 전도운동을 의미하기보다 복음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아브라함, 이삭, 야곱도 깨닫지 못했다가 모세가 깨달았던 복음, 바벨론 이후 복음을 잊었다가 다시 초대교회 때 깨달은 복음, 그리고 복음을 잊었다가 다락방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복음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류 목사는 다락방 멤버들을 향해서는 모세 이후 4200년만에 나온 인물들이라고도 추켜세운다. 특수화도 이만저만한 특수화가 아니다.
“그래서 2000년만에 회복된 복음이라고 했더니 어떤 목사님이 제게 시비를 걸었죠. ‘류 목사님 저, 다락방에서는 2000년만에 복음이 회복되었다고 하는데 그럼 지금까지 전도가 없었습니까?’ 라고 했어요. 어, 있었죠! 있었는데 성경에 있는 전도는 제가 찾지를 못했어요. 찾으면 수정하겠는데 없어요. 저도, 공부 좀 했는데요,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성경에 있는 완벽한 전도를 찾아 내는 게 2000년만이다 이 말이에요.
여러분 이 거(출애굽~현재까지를 뜻한다: 녹취자주) 다 합치면 얼맙니까? 4200년이에요! 여러분들이 4200년 만에 나타난 인물들이에요(청중들: 아멘!). 여러분 이거 보통 사건이 아닙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보고 후회하거나 알게 될 겁니다. 계속 역사가 일어날 겁니다. 교회사를 똑바로 봐야 합니다. 제일 깨닫기 어려운 게 복음입니다. 은혜로 깨닫는 것입니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라는 복음이 2000년만에 회복된 것이에요.”
최근 입수한 류 목사의 설교 자료들은 그가 한국교회에서 이단이나 사이비성 단체로 규정되던 1990년대 중반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예장통합측은 1995년 류광수 씨의 다락방 운동을 ‘사이비성이 있다’고 규정했다. 다락방 전도운동을 하나의 전도의 방법으로 보는 차원을 넘어 전도의 유일한 방법인양 강조하는 인상을 강하게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성교회를 부정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기성교회보다 다락방을 우월시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예장 고려측은 1995년 류 목사의 다락방 전도운동을 유사기독교운동, 사이비기독교운동으로 규정했다. 기성 교회의 목회자를 비방하며 성도를 교회에서 떠나게 하고 자기들이 주장하는 복음의 대열에 서지 않으면 구원마저 의심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 다락방 관련 메시지를 볼 수 있는 다락넷 사이트
위와 같은 비판을 받았던 류 목사가 최근에도 한국교회에는 복음이 없고 자신들만이 회복된 복음을 갖고, 회복된 전도운동을 하는 단체다라는 식으로 외치고 있는 것이다. 류 목사가 이러한 주장을 끊임없이 했다는 것은 ‘다락방’을 이탈한 신도들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10여년간 다락방을 출석하다가 이탈한 한 신도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들과 함께 다락방을 나왔는데 아들이 정통 교회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설교를 듣고 하는 말이 ‘이 교회에도 복음이 있고 세계선교를 하네요!’라는 것이었다”며 “다락방에 있을 때는 우리들만이 전세계에서 복음을 전하는 유일한 단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고 고백했다. 이 신도는 “사람들이 기도할 때도 ‘복음을 상실한 이 시대에 시대적 복음을 우리에게 주셔서 세계복음화의 비전을 갖고 훈련을 받게 하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식으로 기도한 적이 많다”며 “반면에 다락방을 나가는 사람들은 저주받는다는 식의 저주설교도 심심찮게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다락방을 이탈한 또 다른 신도도 “다락방을 나와서 보니 한국교회가 얼마나 복음을 사랑하고 그것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며 “다락방에서 수십년 잃어버린 세월을 산 것이 억울하고 또 그것이 죄스러워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고백했다.
류 목사의 극단적 주장들에 대해 박진규 목사(예장합동,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 위원장)는 “만일 다락방 류광수 씨가 한국교회에 복음이 없다거나 자신들만이 성경적인 전도운동을 하는 곳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우롱하고 다락방측 신도들을 기만하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또한 박 목사는 “류 목사는 한국교회 앞에 자신의 잘못을 고치겠다고 공언한 적이 있다”면서 “공개적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뒤에서는 그런 극단적 주장을 해 왔다니 단순한 말실수라기보다 그의 진정한 속마음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도 “류 목사가 ‘다락방이 2천년만에 복음을 회복했다’는 식의 극단적 주장을 계속한다면 다락방에 대한 모종의 발표가 다시 한번 있어야 할 것으로 사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류 목사는 1990년대 초반 다락방 전도운동이란 것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교회 98%가 마귀에 잡혔다”는 등 극단적인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고 1995년도 어간에는 예장 합동, 통합, 고신, 고려, 기침, 기감 등 다수의 교단들로부터 이단·사이비성·이단성 등의 규정을 받았다.
류 목사는 1998년 최삼경 목사(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 상임이사)와의 이단성 검증 공청회 이후 ‘한국교회 앞에 고백 드리는 글’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한국교회와 함께 가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 발표문에서 류 목사는 “그 동안 부족한 저로 인하여 전국의 많은 교회들이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하여 용서를 구하고 회개합니다”라며 “다락방에만 전도가 있다거나, 구원받은 성도에게 예수님을 다시 영접시킨다거나, 다락방 복음이 별도로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결과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들은 저의 신앙 중심이 결코 아닙니다”라고 발표했다. 그 후 류 목사는 2004년도에 예장 합동측 총회로의 가입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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