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 2억원, 가난한 목회자들 양심 후벼 파” | ||||||
동반성장위 “위로 차원의 보조… 세습 문제와는 무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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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와신앙> : 윤지숙 기자 】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어려운 교회 목사님들을 위로 차원에서 300만 원씩 보조하기로 했습니다. 목사님 명의의 통장 계좌번호를 저에 번호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2월 8일 오후 12시 23분, 서울동남노회 최관섭 노회장 측(명성세습지지)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서기 김성곤 목사가 동 노회 소속 S목사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다.
이런 문자가 발송된 배경을 취재해보니, 명성교회가 ‘어디에 썼는지 묻지 않을 테니. 어려운 교회를 위해서 써 달라.’는 취지로 거액을 내놨고, 서울동남노회 최관섭 노회장 측 교회동반성장위원회가 이 돈을 ‘소속 미자립교회 60여 개에 300만원씩 1억 8천만 원을 지원하기로 지난 12월 8일 회의를 열어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교회 목사들에게 300만원 씩 나누어 주겠다고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던 것.
김삼환-김하나 목사 불법세습 문제에 대한 총회재판을 앞두고 명성교회가 갑자기 노회에 거액을 내놓았고, 노회는 이 돈을 노회 소속 목사들에게 300만원 씩 나누어주기로 한 것을 두고 “노회원인 목사들을 회유하려는 다분한 의도성 있는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이 300만원으로 인해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9일 오후 6시 해당 문자메시지를 받은 서울동남노회 소속 S 목사에게 문자 발송처를 묻자 “동반성장위원회 서기 김성곤 목사(열린교회)에게 받았다.”고 답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로 서울동남노회가 파행되고, 비대위는 총회에 세습반대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만큼 예민한 시기라 오해를 받지 않겠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지원금은 임원회가 청구해서 명성교회가 해주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이 무슨 잘못 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받을 의향이 있는지 묻자, 난감해 하는 목소리로 “교회가 어려운데 그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며, “받을 것”이라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문제의 서울동남노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회의는 서기 김성곤 목사(열린교회) 주재로 열린 것으로 파악됐다. 시찰장으로 구성된 위원 6명 중 4명이 참석했다. 나머지 2명은 현재 서울동남노회 임원회를 인정하지 않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위위원장 직은 공석이다. 당초 목사부노회장이 당연직으로 겸해야 하지만, 지난 73회 정기노회 파행으로 김동흠 전 목사부노회장은 문제의식을 갖고 사임한 상태다.
A 목사는 지난달 ‘불법 단체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서울동남노회 최관섭 노회장 측 세계선교부(부장 이대희)로부터 갑자기 외국인 근로자 생활비 지원이 중단됐다. 그런데 이번에 300만원 보조 대상 교회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A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교회는 전 세계 딱 한 군데서 5만원 후원금을 받고 있다. 그런데 김성곤 목사가 직접 전화해서 ‘후원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명성교회) 세습 반대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원 계획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명성교회가 여태껏 노회에 어려운 교회를 잘 도와다면 문제가 덜 하겠는데. 초기에 노회 안에 교회 지원을 줄여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이걸(지원) 하겠다고 하니.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 그 일을 통해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강화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시찰장에게 얘기해서 시찰회가 교회들에게 지원을 하겠다고 승인해서 우리 교회 이름을 넣어준다면 받을 용의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동반성장위원들이) 개인적으로 가져다주면 3~4억이라도 못 받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내 어려움이야 내가 감당하면 되겠지만 다른 어려운 교회들은 공사판에 나가서 일을 한다거나 대리 운전을 해서 교회를 움직이는 목회자들도 있다. 그 지원까지 하지 말라고는 도저히 못하겠다.”면서, “일반사회법에서도 법을 지키라고 하지 않느냐. 명성교회는 총회 소속 교회로 법을 지켜 달라. 정말 선한 양심을 가졌다면 총회판결이 끝나고 나서 진짜 노회목사님들과 어려운 교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난 12월 1일 발표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설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한 ‘교인 수 100명 이하의 소형 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소형교회의 실태’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6만 개 이상의 교회가 있고 1년에 수천 개 교회가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교회 개척 3년 이하의 교회들의 66.7%가 미자립교회이고, 미자립 교회 중 40.9%는 외부의 재정 지원이 없는 채로, 불가피하게 17.5%가 이중직을 겸하고 있다는 것. 출석 50명 미만 교회 목회자(25.6%), 50-100명 교회 목회자(4.9%)가 △학원강사 ․ 과외(22.2%), △자영업(16.7%), △복지사업(16.7%) 등의 순이었지만, 단순노무(13.9%), 택배 ․ 물류(5.6%) 등 노동집약적 직종에도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동남노회 소속 교회들의 미자립 비율이나 노동집약적 직종의 겸직 비율이 이런 조사 통계와 일치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형편에 단번에 300만원을 계좌이체를 해준다면 누구라도 순간적으로 동공이 흔들리기 마련 아닐까. 서울동남노회 비대위 “우리가 확인한 것은 1억 8천이 아니라 2억원”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수원 목사)는 11월 9일 오후 4시 페이스북에 성명서를 게시하고 “(불법세습과 관련) 노회 파행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당사자(명성교회)가, 힘든 교회와 목회자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현금’을 나누는 행위는 참으로 유치한 발상이며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는 일”이라며 분개했다. 김수원 위원장은 <교회와신앙>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1억 8천이 아니라 2억이다. 명성교회 측은 재정지원만 하고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알아 사용하는 것으로 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예전에 우리가 명성교회에 ‘도와 달라’고 요청해도 오히려 해마다 (지원금을) 줄여오다 올해 와서 갑자기 저렇게 나오니. 그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회가 파행되면서 불법적 세워진 임원회를 중심으로 노회가 구성되었기 때문에 명성과 뜻을 같이 하고 win-win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돕는 것을 나쁘다고 하겠는가? 공교롭게 재판(12월 9일 심리)을 앞두고 공방하고 있는 상태에서 명분도 없이 가난한 목회자들의 양심을 후벼 파는 일이 아닌가?”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비대위 관계자는 “현재 총회 재판국의 판결을 앞두고 한국교회가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총회 공정재판을 촉구하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명성교회의 ‘돈 잔치’는 자칫 공정재판을 흐리게 할 충분한 사유가 될 것”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비대위가 제기한 ‘서울동남노회 임원선거 무효소송’ 심리가 오는 12월 19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예장통합 총회재판국(국장 이만규 목사)이 ‘무효’ 판결을 하게 되면, ‘무효’인 임원들에 의해 처리된 김하나 목사의 청빙 안도 ‘무효’인 셈이다. 이에 앞서 오는 12월 18일 저녁 7시 서울 종로 여전도회관에서 기도회가 열려 서울동남노회와 명성교회를 바로잡기 바라는 염원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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