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론과 운명론의 차이
1. 예정론(豫定論, doctrine of predestination)
인간 개개인의 구원은 인간의 행위나 노력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의지로 미리 정해진다는 그리스도교의 교리 및 주장이다(행4:28;롬8:28-30;엡1:3-5;갈1:15). 예정론의 특질은 그것이 어디까지나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님의 사랑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작정에 의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하여 어떤 사람들과 천사들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예정되었고, 그 밖의 사람들은 영원한 죽음에 이르도록 예정되었다. 칼빈에 의하면 하나님은 영원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할 자와 멸할 자로 예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1) 타락전 예정설(-豫定說, supralapsarianism)
구원하실 자와 유기하실 자를 예정하여 창조하셨으며, 인간의 타락을 허용하고, 선택자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신다는 견해이다.
2) 타락후 예정설(-豫定說, inflalapsarianism)
인간을 창조하실 때 타락을 허용하기로 작정하셨으며, 타락자 중 일부를 선택하여 구원의 길로 인도하신다는 견해이다.
2. 운명론(運命論, fatalism)
인간의 운명이 미리 정해져 있으며, 인간은 그 운명에 항거할 수 없는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이러한 운명론에 의하면 인간은 자기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책임은 자유가 있을 때에 요구되는 요소다. 그러므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지 않은 인간에게 그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에 하나님은 인간을 심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모든 행위는 하나님이 정해 놓은 뜻을 따른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으며, 스스로 그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3. 예정론에 대한 오해
① 하나님은 영원한 현재이신데 인간의 시간적인 예지의 개념으로 오해하고 있다.
물리학에서 태양에서 지구까지 빛이 도착하는데 8분이 걸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8분전의 태양을 보고 있는 것이다. 즉 자신의 실체는 현재이지만 과거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태양과 지구를 동시에 보시기에 과거와 현재의 구별이 없으신 영원하신 현재이시다.
② 하나님의 주권적인 자유로운 선택과 결정을 인간의 상태와 상관없이 결정지어졌다는 숙명론적 결정론으로 오해하고 있다.
4. 예정론과 운명론의 차이
칼빈에 의해서 예정론이 바르게 정립된 것은 사실이지만 칼빈의 신학이 예정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칼빈의 예정론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칼빈이 강조한 하나님의 주권에 의한 작정과 섭리의 사상을 이해해야 합니다.
칼빈의 신학 사상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섭리의 사상’이라 할 만 합니다.
칼빈은 1545년의 <자유사상가들에 대한 논박>을 통해 세 가지 차원의 섭리를 논합니다.
첫째, 자연적 질서를 주관하시는 우주적 차원의 일반섭리가 있고,
둘째, 의인과 악인을 구별하고 보응하는 특별한 섭리와
셋째, 성령으로 믿는 자들을 부르시고 다스리시는 구원을 위한 독특한 섭리가 그것입니다.
특히 칼빈은 <기독교강요> 제1권 16~28장에 걸쳐 섭리를 강조합니다. 칼빈의 예정론은 이 하나님의 섭리 중 매우 특별한 섭리에 속하는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것입니다. 이 특별한 섭리는 죄인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머리카락도 세신 바 되었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은 그 목적을 향해 보다 멀리 바라볼 수 있으며 그들이 어떠한 인간이든지간에 모든 일은 하나님의 은밀한 계획 속에서 다스려진다는 것을 스스로 확신하게 될 것이다”(기독교강요 1권 16-4, 9)
예정론을 이해하려 할 때 다음 두 가지의 이론과 주장에 대해 명확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째, 운명론(fatalism)입니다.
이는 누군가 ‘결정하는 존재’를 전제하지 않은 채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운이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운이 나쁘다고 하는 우연성의 산물입니다. 이런 사상은 인격적으로 계획을 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와는 거리가 먼 비인격적인 사상입니다. 비슷한 용어로 ‘숙명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동양철학에서 사람의 미래가 사주팔자에 의해 미리 결정되어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인생의 다양성과 복잡 미묘함과 절묘한 조화와 신비를 사주팔자라는 틀에 집어넣어 생각하고 판단하는 그 자체가 너무 형이하학적인 발상입니다.
둘째, 예정론과 유사한 사상 중 하나가 결정론(determinism)입니다.
이는 인간의 앞날을 사전에 입력된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결정되어 움직인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상입니다. 한 마디로 모든 인간의 행위들이 행위자 밖에서 주어진 결정된 프로그램에 의해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하나님은 자적하시고 계획하시고 예정하신 하나님이시지만 죄인의 구원을 위해 죄인으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시고 회개하는 자를 용서하시며 진노와 심판을 거두시기도 하시는 인격적인 하나님이십니다.
예정론을 운명론이나 결정론 혹은 기계론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눈을 깜빡이고 손가락을 움직이고 발걸음을 하는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이 예정하셨단 말인가?”
이런 오해들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사전 지식의 결여로 나타나는 무지입니다.
칼빈주의가 내세우는 예정론은 그런 차원의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높이시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시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보장하십니다. 내가 움직이는 것은 나의 자유로움입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자유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나의 재량권에 속합니다. 하나님은 나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나 자유로움을 억압하거나 제약하지 않으십니다. 내가 몇 시에 일어나고 아침에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입을지 내가 결정하고 판단하도록 허용하십니다. 다만 그 결과에 대해 나에게 책임을 요구하십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의 영광과 기쁨이 되는 선한 선택에는 보상을 하시고 악한 선택에는 징계와 진노와 심판을 단행하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신비에 속한 일이기도 합니다
참고 자료
<개혁신학의 전통과 유산>, 김재성 저, 킹덤북스 2. <교리와 신앙>, 칼 트루먼, 지평서원
'목회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2016년, 나의 사역비전은 이렇습니다! (0) | 2016.01.02 |
---|---|
[스크랩] 목사 안수 포기한,어느 목회자의 밥벌이 (0) | 2016.01.02 |
[스크랩] 제직회 열자는 교인들 제안 무시…따르기 싫으면 나가라? (0) | 2015.12.29 |
[스크랩] 자격을 갖춘 목회자라고 하는것. (0) | 2015.12.29 |
[스크랩] 성례전적인 삶과 일 (0) | 2015.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