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선교방법
최근 들어, “한국형 선교”라는 말이 등장하여 여기저기 나돈다.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에서 창조적 발상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문득 서구형 선교에 반한 한국형 선교가 개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형 선교는 한국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싸이라는 가수가 한국어를 가지고 말춤을 추면서 전세계를 석권한 것처럼, 한국의 고유한 사역이 개발되어 세계화될 수 있어야 한다는 수식어를 붙인다.
필자는 한국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한국인의 선교지는 너무나 한국형이기 때문이다. 한국형이 틀린 것이 아니다. 그렇게 배워왔기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형을 주장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형의 모습
일반적으로 한국인의 사역 현장에 가면 동서양을 불문하고 대동소이하게 진행되는 일이 있다. 코 크고 얼굴이 하얀 백인들이, 예배 중에 두 손을 들고 “주여~ 주여~” 삼창을 하며 기도하는 모습인데, 훈련이 잘 되었다는 측면에서 대단한 일이고, 경우에 따라서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을 한국형으로 보급해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커 보인다. 이러한 것이 한국형이라면, 필자는 성경으로 돌아오라고 권하고 싶다.
한국인들의 한국형 선교는 매우 편협한 형태이고 많은 문제를 가져온다. 현지 신학교가 한국 신학교의 교과목을 일반적으로 그대로 복사하여 운영하는데, 이러한 것을 답습하면 한국형이고, 현장에서 필요한 것을 개발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의 방향은 창조형이다. 나는 이 후자를 더욱 존중한다.
한국인 선교사가 인도하는 혹은 개척한 교회에서 예배를 참석해 보라. 한국교회와 전혀 다름이 없어, 얼굴이 다른 민족들과 다른 언어로 예배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다름이 없다. 현장의 색깔이 없다.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한국형으로 잘 교육되고 훈련되었나 함이다.
무엇이 바른 것인지도 분별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배우고 습관된 것을 진리인 것처럼, 혹은 표준이라도 되는 것처럼 가르치고, 그대로 따라하지 않으면 틀린 것으로 혹은 잘못된 것처럼 책망하는 선교사들의 모습을 보라. 참으로 어이가 없지 않은가? 이것이 한국형이다.
현장은 그들에게 습관이 되고 편안한 예배 형태가 있다.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면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나에게 좀 어색하고 내 습관과 생각대로 하지 않는다고 틀린 것으로 치부하지 말라. 우리가 주장하고 행하는 예배에도 미신적인 요소가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 보았는가?
나의 습관을 진리화하지 말고 강요해서도 안 된다. 진리 안에 자유함이 무엇인가? 진리의 문제가 아닌 한, 모든 민족들의 전통과 습관도 수용하여 기독교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음이 아닌가!
한국형을 거부한다
선교 기초훈련을 받을 때, 우리는 현장의 문화와 습관을 존중하라고 배운다. 현장에서 그들의 익숙한 것들을 가지고 신앙을 가미하고 형식을 변형하여 기독교화한다. 많은 경우 이러한 방식으로 기독교화 되어간다. 그런데 왠 한국형을 고집하면서 다른 방식을 인정하지 않고, 잘못된 것으로 치부하려는 태도는 무식의 소치인지, 소통의 문제인지, 아무튼 심각하다.
좀 더 지나쳐 한국의 문화와 더불어 한국적인 권위까지 함께하니, 복음과 성경의 권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한국의 문화와 교회문화를 그대로 전수하는 것이 오늘의 한국형이다.
지금까지 한국선교는 서구의 형태를 답습하여왔다고 말들 한다. 그러나 서구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도 모르고 대부분 사역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 서구 선교를 답습한 것은 아니다. 한두 가지를 가지고 답습이라고 할 순 없다. 내가 습관적으로 행하는 일들이 알고 보니 서구적인 사고방식과 배움의 전수였을지라도 나는 이것이 서구형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내 머릿속에는 서구형이라는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성경을 통하여 추구하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고, 교회를 개척하되 선교사가 하는 것이 아닌, 현지 일꾼을 양육하여 그들을 통하여 자국의 교회를 개척하도록 하는 것이 서구형인가? 나는 성경적인 전략이라고 본다. 무엇인가 이론을 만들어 그것을 주장하고 유행화 시키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앞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학자들은 그런 것을 좋아한다. 하나의 업적을 만들어내고 싶은 유혹인 것이다. 한국형 선교라는 말보다 성경적 선교를 회복하여야 한다. 한국형이니 서구형이니 말장난을 하는가 싶어 씁쓸하다. 성경적인 선교를 연구하고 제시하는 것이 한국선교의 미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 서구의 것을 모방하고 답습하는 것도 사대주의 사상에 젖어 있는 태도이다. 그에 반하여 한국적인 것을 어떤 것을 한 운동으로 전개해 나가면서 성경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태도는 더욱 더 바람직하지 않다. 현장에서 한국형은 버려야 한다. 편협한 태도를 조장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면서 성경형을 찾아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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