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를 이용하는 사람들
요즘 많은 교회들이 표어나 목표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 선교적인 목회, 선교하는 교회, 세계를 향한, 열방을 품는 교회 등인데 이제는 거의 습관적이 된 것을 보게 된다.
선교 잘하는 교회의 모습을 살펴보면 대략 이렇다. 파송 선교사가 몇십 명, 몇백 명, 그리고 해외에 지교회를 수십 개 설립하여 본국에서 목사를 파송한다든지, 현지 교회를 세워서 운영하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선교 잘하는 단체나 교단이 되려면 파송 숫자가 많으면 된다. 과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결과만 좋으면 된다. 과정 중에 잘못한 일들은 결과를 가지고 면죄부를 받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진행하는 과정이나 절차를 생략하고, 윤리나 도덕을 도외시한 채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경우가 많다.
선교 잘하는 교회는 선교센터 짓고, 안식년 선교사들 받아서 지내도록 하고, 임시거처로 제공하면서 운영하는 교회, 선교관 지어서 선교사 후생복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교회라고 할 수 있다. 해마다 단기팀을 교대로 각국으로 보내는 경우에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선교라는 것은 명분이고, 속셈은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선교를 외치지 않으면 교회 부흥이 안 된다든지, 시대에 뒤처진 느낌을 받는다든지, 해외 선교지를 방문하지 않으면 젊은이들이 모이지 않는다는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세속적 이유가 숨겨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신앙과 생활에 성경적인 바른 기준이 없고, 교회와 사역에 대한 바른 사역의 철학이 없으면 선교를 이용하게 된다. 자기들의 필요에 의하여 성경과 교회를 이용하고, 하나님도 그러한 식으로 믿는다. 신앙 공동체와 세상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생각이나 비전을 전체로 확산시켜 나간다. 그것을 리더십이라 하고 능력 있다고 한다. 능력은 있을지 모르나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닐 때가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필자는 세월이 가면서 뒤늦게 하나님의 나라는 능력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며 배우고 있다. 대형교회 모 목사의 32억 횡령사건이 법정구속됨으로 일단락된 사건은, 교회 재정을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고 선교라는 이름으로 맘대로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선교라는 이름만 들어가면 일들이 무조건 결정되고 재정을 지불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선교와는 상관이 없는 선교를 진행한다.
모 대형 선교회 임원회는 선교사들의 의료기금이나 안식년기금을 자기들 돈처럼 맘대로 결정하고 사용하였다. 명목은 선교회의 발전이나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하면서, 미래를 팔고 비전을 팔고 하나님을 팔았다. 전형적으로 선교를 이용하는 악한 행위이다. 모 교단의 아이티 구호금을 통째로 유용한 사건도 선교라는 명분으로 수억 단위의 헌금을 모금하여 엉뚱한 곳에 사용하면서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는 것은, 대표적으로 선교를 이용하고 하나님을 팔아먹는 불신앙이다.
한 대형교회에서는 교회 돈을 주물럭 주물럭하여 자식들의 회사를 차려주고 운영자금을 대주면서, 선교란 이름으로 저질 스포츠 신문을 만들어냈다. 교회 헌금으로 말이다. 교회 돈은 이렇게 엉뚱한 곳에 쓰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교라는 명목으로, 비전이라는 명분으로, 교회를 사유화하면서 떡고물을 먹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어느 대북 선교단체는 미국의 소리를 이용하여 과거의 어떤 사건을 오늘의 사건처럼 인용하고, 어느 국가를 지명하여 오늘의 일인 것처럼 보도하여, 현지 정부를 자극하는 일들이 종종 있다. 자신들의 명예나 사역 성과만 자랑하면 된다는 식으로 보인다. “000 탈북자 구출프로젝트” 라면서 특정 국가를 지명하는데, 제발 그러지 말라. 그러한 보도로 인하여 현장의 사역자들이 얼마나 위기에 처하는지 아는가? 모든 것이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니, 아무 생각 없이 현장을 이용하지 않기를 바라며, 과거의 사건을 오늘의 일처럼 이용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선교 현장에서도 선교를 이용하여 돈을 벌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1990년대에는 매우 많았다. 그것이 유행이었고, 그렇게 하는 것이 능력으로 비치는 때가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지만, 아직도 그러한 유형의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지금까지는 들키거나 탄로가 난 선교 뉴스만 보도되었을 것이지만, 실제로 빙산의 일각이 아닐까라는 생각은 틀린 것이면 좋겠다.
교회 돈은 내 돈이라는 사고방식, 은혜롭게 처리하고 은혜를 강조하는 교회이기 때문에 그것을 은근히 이용하는 한국의 천박한 목회자들, 그래서 교회는 한없이 추락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기술적으로 기도와 말씀에 능하고 밝은 목회자들이여, 성령의 인도하심이 무엇인지 바르게 깨달아, 그리스도인의 정직함을 회복하기를 기도한다.
한 세대를 주름잡던 유명한 지도자들이 대부분 돈과 명예와 이성의 관계에서 넘어지고, 정직함을 상실하고 욕심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파멸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결국 기술적으로 능한 종교인이었지, 신앙인은 아니었던가 의심이 되는 부분이다. 한국교회는 신앙 양심을 깨우고 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바른 신앙은 언제나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회복하게 된다. 바른 기도는 정직한 신앙인으로 살게 된다. 선교를 이용하지 말라. 오래 가지 못한다. 하나님과 교회를 이용하지 말라. 하나님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정직함은 그리스도인의 성품이다.
Sergei(모스크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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