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톡 논란과 한국교회
가입자가 420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이 최근 국내에서 ‘보이스톡’ 서비스를 시작하여 큰 논란이 되었다. 보이스톡은 무선데이터통신 기술에 기반을 두고 소위 무료통화를 가능하게 만든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등장하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되는 쪽은 이동통신사들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전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음성통화의 수입이 급감하게 된다며 즉각 반발하였다. SK텔레콤과 KT는 곧바로 보이스톡의 사용을 제한하고, 정부에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의 연합전선은 곧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 항상 3위를 차지하던 LG유플러스가 자사 이동통신망에서 보이스톡을 전면 개방하기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이동통신사들의 영향력과 논리는 힘을 잃게 되었고, 보이스톡을 비롯한 무료통신 프로그램 개발업체들은 더욱 분발하게 되었다. 비록 LG유플러스의 결정이 전세 역전을 위한 꼼수일지는 몰라도, 일단 정책의 방향은 바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11일 미국 애플사가 공개한 차기 스마트폰 운영체제 iOS6는 무료 음성통화를 넘어서서 무료 영상통화(페이스타임)를 기존 이동통신망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보이스톡 정도를 가지고 고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현대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항상 기술의 기득권층을 위협했다. 예를 들면, 19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이동통신이 시작되었을 때, 기존의 유선통신사도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동통신에서는 더 이상 지역번호를 쓰지 않으므로 장거리 전화요금의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또한 2000년대에 이동통신사들이 인터넷전화를 본격적으로 보급하면서, 기존 유선통신사의 입지는 더욱 축소되었고 기존의 국제전화 회사들까지 큰 피해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폰이라는 본격적인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통신시장 장악력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보이스톡, 페이스타임 등의 등장으로 이동통신사들은 기존의 통신정책을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되었다.
그런데 이 보이스톡 논란은 한국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에 아무리 큰 성공과 발전을 이룩했던 교단, 교회, 프로그램, 사역자라 하더라도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면 곧 무너지고 만다. 한국교회 스스로가 기존의 틀을 깨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신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대상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지 않으면 한국교회 역시 고사(枯死)할 수밖에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 대기업의 회장이 과거 자사 임직원들에게 “아내 빼고 다 바꾸라”는 유명한 말을 한 적이 있다. 한국교회 역시 ‘복음의 핵심’은 목숨 걸고 지키되, 그 복음을 전달하는 ‘그릇’은 끊임없이 개량하고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기존의 그릇을 깨부술 각오까지 되어 있어야 한다.
김학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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