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교회 스크린 예배부터 없애자
승자 독식 교인 쏠림 현상 극복,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이찬수 목사가 분당우리교회로 교인들이 몰려오는 현상에 대해 엄청난 부담을 느끼는 모양이다. 참 착한 목회자다. 요즘 어디서 이런 목회자를 찾아볼 수 있겠는가?
근데 문제 진단이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 문제 진단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무리 고민하고 애써도 의미 있는 성과를 얻기는 어렵다. 특정 교회로 교인들이 쏠리는 현상은 승자 독식이라는 사회적 현상의 한 형태이다. 승자독식이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함에 따라서 사람들이 1등에게로 쏠리는 경향을 보이고, 그 결과 1등이 모든 혜택을 차지하게 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인들이 훌륭한 설교 듣는 것을 교회 출석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여기는 한, 요즘 같이 이동이 편리한 때에는 조금이라도 설교 잘하는 목사 있는 교회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그보다 조금이라도 설교를 못하는 목사는 교인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그러니까 특정 교회로 교인들이 쏠리는 것은, 교회가 본래의 정체성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교통 통신의 비약적 발전이라는 새로운 사회현상을 맞아서 생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교회의 본질은 설교 듣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본질은 부르심을 받은 성도들이 서로 코이노니아(교통, 상통)하는 것이다. 설교는 교회가 성숙한 공동체로 자라가는 것을 돕기 위한 한 수단이다. 어쩌면 교회의 '교'자를 가르칠 교(敎)자로 쓰면서부터 일이 어긋나기 시작한지도 모르겠다. 대천덕 신부님은 생전에 교회의 '교'자는 사귈 교(交)자로 써야 한다고 역설하셨다.
교인들이 자기 교회 교인들과 사귐을 목적으로 교회에 출석하고, 그 교인들의 공동체가 튼튼하게 세워져 있다면, 이웃 교회 목사가 설교 좀 잘한다고 해서 교인들이 그리로 우르르 몰려가겠는가? 가족에 비유하자면, 이웃집 아버지가 자식들한테 좀 잘해 준다고 그 사람에게 몰려가서 ‘아버지, 아버지’ 하는 자식은 없지 않은가? (물론 목사가 아버지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교인들이 특정 교회로 몰리는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않은 채, 이찬수 목사 같은 선한 마음을 가진 목회자 한 사람이 큰 결단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전까지는 교인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이럴 때 대형 교회 목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한 가지 작은 일을 제안하자면, 스크린 예배부터 없애기 바란다.
스크린에 목사 얼굴을 크게 띄워놓고 예배를 드리면, 말 그대로 예배란 '드리는' 것이 아니고 '보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위'와 '옆'에 온 관심을 집중해야 할 장소에서 앞의 스크린에만 몰두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나도 몇 번 예배시간에 좀 늦어서 스크린이 설치된 곳에서 예배드린 적이 있다. 딱 영화 관람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기가 막히는 현실을 바꾸자는 사람 한 사람이 없으니 정말 안타깝다.
스크린 예배 없애기 같은 일은 지금 당장 할 수 있지 않은가? '몰려오는 사람들을 어떻게 내치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다른 공간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목사가 설교하게 하라. 그게 못마땅하면 자연히 다른 교회로 가지 않겠는가? 예배를 예배답게 만들고, 목회자 설교 훈련도 시키고, 교인 쏠림 현상도 막을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전강수 /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19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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