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기 맹신 종교인’이 아닙니까?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일 가수 타블로(본명 이선웅)의 미국 스탠퍼드대 학력이 위조됐다는 의혹을 확산시켰던 인터넷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 3명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후 법정 구속했고 6명의 회원들은 징역 8∼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집행유예를 받은 6명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반면 법정 구속된 3명은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이 점에서 법정 구속된 3명은 보기에 따라 양신범 또는 확신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또 보기에 따라서는 이번 판결이 인터넷을 통한 개인들의 의사표현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반(反)민주주의적인 것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핵심은 도를 넘은 악의적인 음모론과 자신이 저지른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뻔뻔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타블로는 자신에 대해 제기된 학력의혹이 근거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년 동안 온갖 증거자료들을 공개했다. 정신적 피해를 당해야 했음은 물론 시간과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또 이 사건을 규명하기 위해 동원된 공식기관만 해도 서울 서초경찰서, 대검찰청, 스탠퍼드대, 주한 캐나다대사관, 서울국제학교, 미국교육평가원(ETS) 등이었다. 그럼에도 법적 소송으로 까지 이어졌고 판결이 나온 다음에야 사건은 일단락됐다.
어떻게 보면 별것도 아닌 사안이 어마어마한 ‘국제적 사건’으로 비약된 셈이다. 사건이 이 정도까지 확대된 것은 공신력있는 기관의 자료조차도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 때문이었다. 구속된 3명은 모든 증거가 공개된 상황에서도 잘못을 반성하고 타블로 가족에게 사과하기보다는 오히려 공식자료조차 조작된 것이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한마디로 이들은 안 믿기로 작심한 ‘타블로 불신(不信) 종교’에 빠진 사람들 이었다.
결국 담당판사는 “대중은 연예인에 대해 다양하게 말할 자유가 있고 자신을 상품으로 내놓는 연예인들은 대중의 비판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며 개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그들이 “타블로를 비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타블로와 그의 가족을 악의적으로 비방한 것은 건전한 비판의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우리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 지혜, 능력을 과신(過信)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믿는 ‘자기 맹신 종교’에 빠진다. 사이비 종교들에 빠진 사람들의 예에서도 보듯 이미 자기 맹신 종교에 빠진 사람을 깨우쳐 구해내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비난 받고 공격 받을수록 자신은 의를 위해 핍박 받는 순교자라는 엉뚱한 영웅주의적인 착각까지 갖게 된다. 이 시간 스스로를 돌아보자. 우리는 자기 맹신 종교에 빠져 있지 않은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김학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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