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선교이슈 정리
임일규 기자
1. 한국 선교사 2만 시대를 향해 전진!
KWMA(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2008년을 시작하면서 2007년 12월까지 집계된 한국해외파송선교는 총 17,697명이라고 발표했다. 2007년 집계된 선교사의 수 보다 2,801명이 증가했으며, 한국선교사의 수는 2004년부터 매년 1,500 ~ 2,500명 정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세를 감안했을 때, 2009년 한국교회는 2만 선교사 시대를 맞이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현재 전 세계 한국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국가는 168개국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선교사들은 동북아시아와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KWMA는 일전에 타겟2030(2030년까지 한국정예선교사 10만 파송)을 발표하면서 세계복음화를 위해 각 권역별로 필요한 한국선교사의 숫자를 내놓았다. 이 자료는 선교지의 무리한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복음전파가 절실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는다.
선교사가 절실한 지역 :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부아프리카
현재 가장 한국선교사들의 활동이 필요한 권역은 중동 인근의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가 속해 있는 남아시아 지역으로서 KWMA는 이 지역이 복음화 되기 위해서는 3만2천 명 정도의 선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작년까지 이 지역에 파송된 선교사의 수는 983명에 불과해 앞으로 이 지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절실하다. 특히 중국다음으로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의 경우 그들의 전통종교인 힌두교라는 장벽을 뛰어넘어야 해 한국교회의 큰 과제로 남아있다.
다음으로는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과 같은 구소련 연방이었다. 소련의 붕괴 이후 독립한 중앙아시아 지역이 많은 선교사들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들은 독립 이후 빠르게 이슬람화 되었다. 과거 많은 고려인들이 이들 지역에 강제 이주 돼, 그 후손들이 뿌리내려 살고 있는데 중앙아시아 복음화에 매우 큰 기여를 하였으며 앞으로도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 지역에 필요한 한국선교사는 1만2천여 명으로 현재는 약 1천6백여 명이 활동하고 있어 1만 명의 한국선교사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중동과 서북아프리카의 경우(KWMA는 중동+북아프리카, 그리고 서중앙아프리카로 구분을 했다) 우리 선교사 1만 2천 명 정도가 필요하다. 현재 활동 중인 선교사는 1천명에 조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기아와 질병, 내전 등으로 정치경제가 어수선하다. 또 이슬람이 각 나라들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과 헌신이 절실한 때다.
한편 최근에 교회들이 빠르게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동시에 이슬람권 이민자들로 골치가 아픈 유럽의 경우에도 동서유럽 합해 약 2천명의 한국선교사가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KWMA는 타겟2030의 완수를 위해서는 향후 23년간 매년 3천5백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조금만 더 선교계가 분발하면 충분히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해외 5천개의 한인디아스포라의 교회도 이 일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길을 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2. 이슬람 열풍 한국교회 강타!
2007년 한국교회는 평양부흥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에 여념이 없었으며 그 기류는 여름을 맞이하여 정점에 다다랐다. 그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샘물교회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단기선교여행을 떠났던 청년 23명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무장세력 탈레반에게 피랍된 일. 결국 40여일 만에 피랍자들은 생환했지만 고 배형규 목사와 고 심성민씨는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순교의 피를 흘리고 말았다. 2004년 이라크에서 고 김선일씨가 죽음을 당한지 4년 만에 한국교회는 이슬람과의 악연을 상기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표적인 선교학자이자 이슬람전문가로 꼽히는 전호진 박사가 한동대학교의 ‘아브라함’이란 아프가니스탄 유학생과의 만남을 이야기하며 “국내 대학의 중동 출신 유학들의 경우 이슬람 선교사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발언을 해 교회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교회와 이슬람간의 긴장 상태에 불을 댕긴 것은 다름 아닌 작년 6월29일부터 7월13일까지 SBS가 4부작으로 기획 방영한 ‘신의 길 인간의 길’이었다. 이 방송물에 대해 SBS측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이 아닌 인성에 대해서 집중 조명하고 참된 종교의 모습과 종교간의 평화모색을 기획의도라고 설명했지만, 한기총을 비롯한 국내 교계인사들은 이 방송물에 대해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고 기독교신앙의 근간을 뒤흔드는 기독교를 폄하하려는 의도로 제작된 영상”이라고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한기총은 7월초 SBS를 항의 방문해 ‘신의 길 인간의 길’에 대한 반론보도의 기회를 요청했지만 SBS측은 이를 거부했다.
한편 2부작에서는 ‘마호메트, 예수를 만나다’라는 타이틀로 이슬람교와 기독교간의 관계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기존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들을 불식시킬만한 내용들을 방영하기도 했다. 여기서도 몇 가지 교회로서는 그냥 넘길 수 없는 대목이 있었는데, 그것은 방송 첫 부분에 이슬람의 알라와 기독교의 하나님은 동일한 존재라고 이야기 했던 것이다.
결국 교계는 지난 7월 25일 ‘한국교회SBS사태대책위원회’(위원장 김승동 목사)를 발족하기에 이르렀고 8월 26일에는 서울 연동교회 복지관에서 성도들에게 SBS를 규탄하는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승동 위원장은 “SBS가 23억 세계인구가 구주로 믿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모독하며 교회를 폄훼하면서 이슬람은 좋은 종교로 선전하고 있다”면서 “SBS는 이슬람과의 관계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방송사측에 끊임없이 사과를 요구하는 대책위와 ‘언론의 자유’를 내세워 방어에 나선 SBS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대책위가 지난 9월 29일 언론중재위원회(2008서울조정298)에 이 문제를 제소하면서 장시간의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태는 지난 10월 26일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에 따라 양측이 합의하면서 일단락 됐다. SBS는 방송으로 인해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끼친 심려와 고통에 사과했으며 대책위도 기업을 상대로 집단행동을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 사태의 파문은 작년 10월 중 있었던 각 교단의 총회에도 그대로 영향을 줬다. 새롭게 임명된 각 교단의 장들과 임원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통일교를 비롯한 이단 사이비에 대한 대책마련과 함께 올해에는 이슬람에 대한 대책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듯이 예장통합총회와 예장합동총회는 각각 ‘이슬람연구위원회’와 ‘이슬람특별대책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 연말에는 이슬람 전문 선교단체들이 ‘이슬람 세력이 한국에 몰려온다’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들 단체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이슬람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유럽교회를 잠식한 이슬람 세력이 머지않아 한국도 이슬람화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한국교회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교계와 선교계의 움직임에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교회와 불교계의 사이가 좋지 않은 이때에 잘못하면 교회가 이슬람과도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특히 일부 목회자들의 ‘이슬람은 기독교 이단이다’라는 발언은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발언이다. 선교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는 자유민주주의국가”라며 “선교적 열심은 잃지 않되 타종교를 깎아내리고 비방하기 보다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저들을 감동 감화시키는 것이 바른 선교방법”이라고 충고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일시적인 흥분과 감정보다는 차분하게 이슬람이란 종교에 대한 깊은 연구와 역사 속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이 어떻게 만났고 관계를 맺어왔는지 살펴보면 분명 이에 대한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석대학교의 장훈태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가 시끄럽게 이슬람에 대해서 이야기 할수록 종교에 관심 없는 일반인들은 더 이슬람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장 교수는 “타종교에 대해서 목회자들이 이야기할 때는 조금 더 조용하고 차분히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식의 대응은 오히려 이슬람을 선전할 뿐”이라고 말해 역시 교회의 이슬람에 대한 자세를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장훈태 교수는 이슬람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던 교회가 이제서라도 이슬람과 이슬람선교의 필요성을 깨닫고 움직이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편 작년 말에는 장로교 5개 교단(고신, 대신, 통합, 합동, 합신) 선교실무자들이 모여 앞으로 국내 이슬람선교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연합사역을 펼칠 것으로 합의했다. 또한 감리교나 침례교, 성결교, 순복음 등 기타 교단들과도 연대를 형성해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가능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슬람 측의 반응을 의식해서 인지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3.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 선교계도 비상
“대규모 프로젝트 지양하고 미리미리 저축하는 습관 필요"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경제 불황의 태풍 한 가운데 우리 선교사들이 외로이 서있다. 2008년 1월만 하더라도 원 달러 환율은 1,200원이 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봄을 지나 미국발 금융사태의 폭풍이 전 세계를 뒤덮었고 미국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의 경제상황역시 비상이 걸렸다. 결국 달을 거듭할수록 환율이 오르고 올라 10월초 원 달러 환율 1,500원 선을 위협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중순경 다시 1,200원 대로 내려 안정을 찾아 가는듯했다. 그러나 10월 말부터 다시 환율은 오르기 시작해 11월 24일 IMF이후 처음으로 환율 1,500원대가 무너졌다.
이런 가운데 선교사들의 시름은 날로 커져간다. 환율이 이렇게 높아지는 이유는 달러가치의 상승이 아니라 원화가치의 하락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생활비 대부분을 본국송금에 기대고 있는 우리 선교사들의 생활비 조달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실제로 어린이전도협회의 관계자는 소속 선교사가 집세를 제 때에 내지 못해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북아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의 경우 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1997년 외환위기사태 때에는 선교후원이 끊겨 철수한 선교사들이 있었다. 선교지에 남은 선교사들도 생활비와 사역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조였으며, 선교단체들은 송금비를 아끼기 위해 송금주기를 늦춰 몇 달치 사역비를 한꺼번에 송금해 선교사들의 생활고는 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했다.
아직까지 IMF때만큼 심각한 반응은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현재의 경제위기가 단기간 안에 끝날 것 같지 않아 선교계는 매일매일 경제동향을 숨죽이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계, 선교계지도자들은 대안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270명의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는 사랑의 교회는 선교사 한 가정에 정기선교비와 성도 한 명의 개인 선교비인 바나바 후원비를 함께 보내고 있는데 고정 환율을 높게 조정하고 교회가 필요한 액수를 조금 더 부담하기로 했다. 사랑의 교회는 “이런 경제 위기 속에서 목회자 선교사보다 평신도사 선교사 혹은 독신 선교사가 훨씬 큰 고통을 겪는다. 우리 교회의 경우 전문인 선교사가 전체선교사의 80%를 차지해 그 비중이 매우 높은데, 현지에서 은사에 맞는 직업을 갖도록 권장해 본국의 이런 경제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사역을 이어갈 수 있도록 권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선교지도자들은 선교지는 예측불가능한 일이 언제나 발생 가능한 곳이므로 평소에 비상시를 대비해 저축을 꾸준히 할 것을 권장했으며, 선교단체에게는 환율변동의 폭이 클 경우 송금을 일시 중지하고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면 그 때 송금해줄 것을 주문했다. 단 이럴 경우 선교지에서의 어려움이 너무 크기 때문에 최종기한을 정해 선교사의 심리적 불안감을 최소화하라고 조언했다.
국가별 지역별 단체 송금도 송금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한 국가에 여러 명의 선교사가 체류하고 있는 경우 한 선교사에게 선교비를 한꺼번에 송금하고 그 선교사가 개별 선교사에게 각각의 선교비를 나눠 송금하게 되면 선교단체는 획기적으로 송금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로 GMS는 작년에 이와 같은 방법으로 3억 원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많은 비용이 필요로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선교센터, 학교, 고아원 건립 등)는 최대한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는 만큼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이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적정 환율은 1,042원이라며 고환율 기간이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계속이어 지고 있고 수출둔화에 내수시장마저 꽁꽁 얼어붙었다는 점을 들어 국내언론들은 앞으로도 환율이 계속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 급변하는 선교현장, 새로운 선교패러다임
작년 11월 할렐루야교회에서 열렸던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는 비즈니스 선교였다. 전체강의의 강사로 나선 SIM의 그램 켄트 선교사는 새로운 선교패러다임 안에서 비즈니스 선교가 갖고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단순히 선교사가 선교현장에서 사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사업을 선교사역의 기반으로 삼는 것이 아닌 사업을 통해 그 지역에 성경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데 그 의의를 둔다는 것.
이와 같은 시도는 이미 초대 선교사인 사도바울부터 현대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캐리까지 대부분의 선교사들의 사역 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고 켄트선교사는 이야기했다.
비즈니스 선교의 진정한 가치는 교회와 사회가 분리된 상태로 남겨두지 않고 오히려 사회 안에서 복음이 생명력 있게 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데 있다. 상대적으로 경제사정이 열악한 선교현장에 소규모 사업, 기술훈련학교, 가내수공업, 무역, IT, 학교, 관광업 등을 통해 성경이 이야기하는 사랑과 정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현지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들은 과거에 시행돼오던 전통적 선교방법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선교학자들에게 지적돼 왔던 부분이기에 그만큼 최근 선교계는 비즈니스 선교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즉 비즈니스 선교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비즈니스 선교를 통해 그 열매가 사회전반으로 흘러나가는 총체적 선교로 확장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MT2020의 황성주 목사는 “선교현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미전도 종족에 대한 개념은 ‘미전도 영역’으로, 선교에 대한 개념도 ‘변혁’(transformation)으로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목사의 이와 같은 주장은 선교사들이 주목해야 할 최종적인 열매는 회심자들이 아니라 ‘회심자들로 인해 그 사회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느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 목사는 “시대가 교회에 요구하는 영적 도구들을 준비해 선교현장으로 가야 할 때”라며 선교사들이 한국교회 안에 성공한 선교적 모델들을 갖고 선교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아버지 학교’가 한국사회에 미친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현재 해외 17개 국가에서 아버지 학교가 진행 중이거나 추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각 사회가 갖는 문화적 상황에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아버지가 가정에 미치는 위치와 동시에 아버지란 존재의 변화가 가정이 끼칠 긍정적인 영향력이란 부분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 어느 가정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국내 아버지 학교는 교회가 아닌 장소에서 열리며 진행과정 가운데 기독교적 색체를 최소화하지만 핵심 가치는 성경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의 선교적 가능성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국내 참석자들의 경우 아버지 학교를 수료 후 교회와 복음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이 상승한 사례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한국 선교계에 필요한 것은 이러한 논의들이 더욱 구체적으로 이뤄져 선교사 동원부터 훈련, 파송, 행정까지 이러한 핵심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일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한국교회협의회(이하NCCK)역시 11월 중순 서울 명성교회(김삼환 목사)에서 에큐메니컬 선교대회를 가졌다. 대회에서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아시아 의장 소리투아 나바반 목사는 “한국교회는 미국에 버금가는 선교대국”이라며 새롭게 떠오르는 남반구 교회들에게는 큰 도전을 주고 있다고 거듭 극찬했다. 세계선교의 초점이 ‘하나님’께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한 나바반 목사는 “성부 하나님께서 성자 예수님을 세상에서 보내신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지금 우리를 세상으로 가라고 명령하신다”고 말하며 더 많은 세계교회들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다만 복음을 받는 선교지의 현지인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필요로 하고, 듣고 싶어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고, 이미 그곳에 교회가 있다면 그곳의 교회지도자들의 리더십을 인정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것들이 무시된다면 19세기 서구교회들이 저질렀던 제국주의적 선교의 과오를 반복하는 것임을 경고한 나바반 목사는 “한국교회가 지속적인 선교열정을 갖는 것 만큼이나 필요한 것은 에큐메니컬적 자세를 갖고 세계교회와 연합하고 21세기의 새로운 정황 가운데 새로운 선교패러다임을 지향하라”고 제안했다.
그가 제안한 새로운 선교패러다임은 ‘변혁의 선교’다. 지금 세대를 ‘영성의 세대’라고 정의한 나바반 목사는 “선교에 있어서 영성은 우리 사역의 기반이 된다”며 그 영성이 “성도의 삶의 이유, 삶의 방법, 삶의 목적에 대한 해답이며 우리의 삶을 지속시키는 동기와 역동성을 가져오는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21세기 에큐메니컬 선교의 기본은 변혁의 영성이라고 덧붙인 그는 변혁의 주체인 교회가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어려움에 창의적 대안을 제시하고 실의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고통으로부터 사람들을 해방함으로 선교사역을 완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WCC와 협력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몇 가지 구체적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첫째로는 한국교회가 불과 1세기 만에 피선교지에서 보내는 교회로 변화된 선교적, 신학적 의의를 세계교회와 나눠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다가오는 2010년 에딘버러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한국교회의 자전의 힘과 식민지와 전쟁포화 속에서 교회가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 교회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의 관계 등에 대해 나눠준다면 굉장히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둘째로는 떠오르는 비서구 교회들과 리더십을 갖고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나눠달라는 뜻을 전했다. 나바반 목사는 한국교회가 새로운 에큐메니컬 선교운동의 지도적인 위치로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한국교회의 역할은 세계교회가 요청하는 바인 만큼 스스로 어떻게 이러한 리더십을 만들어 갈지 고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셋째는 한국교회가 한반도 평화의 수호자가 되어줄 것과 나아가 동북아평화의 중심에 서달라는 요청.
마지막으로는 선교에 있어 에큐메니컬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의 협력의 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에큐메니컬은 복음주의적이며, 복음주의 안에는 에큐메니컬의 모습이 있다”고 이야기한 나바반 목사는 이분법적 틀을 버리고 양쪽 진영이 적극적으로 교제하고 협력하는데 한국교회가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2010년 에딘버러 대회에서는 에큐메니컬진영과 복음주의 진영은 물론 로만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 등 모든 기독교 교단과 교파들이 함께 모인다며 전체 기독교교회의 대연합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내비쳤다.
사회에 대한 교회의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NCCK 회장인 임명규 목사는 정치인들을 비롯해 사회지도층이 아무리 희망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그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들이 수년간 사람들에게 소망과 희망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임 목사는 “그러나 사람들에게 소망과 희망을 못 주기는 교회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뼈있는 질문을 던졌다.
인터넷 상의 안티 기독교인들에 대해서도, “그들 역시 우리가 품어야 할 대상”이라고 이야기한 그는 “머리가 아프다고 자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교회가 구태를 벗어던지고 변화되어 구겨진 거룩한 자존심을 회복하자”고 강단에서 선포했다.
바른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 정의, 평화가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한 임명규 목사는 세 가지 모두 한국교회 안에 있으나 연합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점에 대해서 “삼위는 있는데 일치가 안 되니 하나님이 안된다”며 한국교회의 일치 안에서 균형 잡힌 선교가 이뤄질 수 있음을 반복해 강조했다. 이렇게 교회가 바로서면 세상이 교회의 권위와 영향력에 대해서 반응할 것이고, 교회의 권위가 바로 설 때 교회는 비로소 세상을 향해 진리에 대해 주관성을 갖고 바른 소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임 목사는 이야기했다. 임 목사는 “이것이야 말로 그리스도인의 엘리트 신앙”이라고 힘줘 이야기했다.
5. Again 에딘버러 1910! - 랄프 윈터 박사의 편지를 중심으로
선교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교대회로 회자되고 있는 1910년 에딘버러 세계선교대회는 모든 비기독교 세계에 대한 복음전도와 피선교 지역의 교회, 피선교 국가의 기독교화와 관련된 교육, 기독교 밖의 종교들에 대한 기독교 메시지, 선교사훈련, 선교 본부, 선교와 정부, 협력과 일치추구 등 8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각 선교단체의 대표들이 골고루 참여하는 토론의 장이었다. 당시 “지구상에 있었던 하나님 나라의 역사에 있어서 에딘버러보다 더 큰 회의는 일찍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에딘버러 선교대회가 선교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특히 미국과 영국, 유럽 등 당시 세계선교를 주도하던 서구교회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와 같은 제 3세계국가들을 향해 품은 선교열정은 뜨거웠다.
물론 지금의 선교적 관점에서 봤을 때 당시 검토되었던 방법이나 선교지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패러다임 이동’(paradigm shift) 이전의 선교방법론을 지향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세계교회가 한 자리에 모여 심도 있게 세계선교를 논했다는 점에서 이 대회가 높은 평가를 받는 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1910년 에딘버러 선교대회를 기념하는 선교대회들이 준비되고 있다.
대표적인 6개의 모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6월2일부터 6일까지 세계복음주의 교회, WCC, 동방정교회, 로마가톨릭 등 전 세계교회지도자들, 그리고 선교 단체들의 대표들을 함께 초청하는 에딘버러 모임이 있다. 이 모임은 에딘버러 대학이 주관이 되어 준비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50명 남짓의 학자들을 초청하여 1910년의 대회를 위해 준비되고 있는 새로운 Atlas of World Christianity를 완성하고, 기록하기 위해 에딘버러에서 모일 것으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약 600~800여명을 초청하는 큰 행사로 준비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으로는 1910년 운동의 백주년을 기념하는 2010년을 뒤로하고 2011년을 위해 준비되고 있는 World Council of Church Commission on World Mission and Evangelism conference가 있다.
셋째로 2010년 싱가포르에서 알려온 소식으로 세계적 차원의 대회를 갖기 위한 ‘세계변혁운동(Transform World Movement)’을 위한 모임이 계획되고 있다. 이 모임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았으나, 이 역시 새로운 선교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중요한 모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로 로잔위원회는 2010년 10월 16일~25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로잔대회(Ⅲ)를 계획하고 있다. 로잔대회는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시작되었다. 로잔위원회에는 다양한 복음주의적 활동을 통해 교회 지도자들을 격려하고 고양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타문화 선교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케이프타운에서 열릴 모임은 로잔 위원회와 세계 복음주의 협의회의 공동 모임으로, 홍보가 많이 된 만큼 매우 뜨거운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교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그보다 훨씬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참석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섯째로 1910년 보스턴에서 열린 전 세계 학생들의 모임을 통한 선교열기 확대를 기억하는 학생모임 중 하나가 다시금 보스턴 지역의 학생 그룹들의 지지 하에 열릴 것이다. 이 보스턴학생모임은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주로 신학생들을 중심으로 모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15개의 신학교들과 대학의 종교학과들이 연합하여 모임을 주관하며,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10년 5월 일본 도쿄에서는 ‘Tokyo 2010대회’가 열릴 것이다. 이 대회는 ‘세계선교회의와 축제: 에딘버러에서 도쿄까지’라는 주제로 1910년 에딘버러 선교대회를 기념하고 있다. 이번 Tokyo대회는 다른 다섯 개의 모임 중에서도 무척 특별하고 독특한 모임이다. 이 모임은 일본인 교회가 주최하고 제 3세계 선교회(TWMA: the Third World Mission Association)에 의해 진행되며, 대부분 선교단체들의 세계지역협의회가 지원 하고 있다. 세계선교회의와 축제는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동경에서 열리는데, 1910년 대회와는 달리 모든 참석자들은 대회본부로부터 초청되어 온 것이 아니라, 각 선교회가 추천하고 파송한 이들로 한정된다.
아침과 낮 시간은 각 선교회 대표들과 선교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전략회의로 진행 될 것이다. 랄프 윈터 박사는 이에 대해 모든 적합한 선교단체들은 대표들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저녁집회 때는 지역교회와 함께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선교축제가 열릴 것이다. 현재 2010 도쿄대회 설립을 위해 각 지역 협의회 단체의 대표자들은 장소, 위치, 후원을 결정하기 위해 2007년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런던에서 한 차례 회동한 바 있다. 제6회 도쿄대회는 진지했던 1910년처럼 대회에 참석한 모든 교회 지도자들의 밤이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전문적인 선교단체의 지도자들 모두가 ‘끝나지 않은 과업’을 더 확실히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윈터 박사는 이번 대회를 ‘세 번째 부르심’을 위한 모임이라고 칭했다. 윌리암 캐리의 첫 번째 부르심은 1910년 대회에서 응답되었고, 두 번째 부르심은 1910년의 모임과 같은 유형인 1980년 에딘버러에서 성취되었다. 랄프 윈터 박사는 당시의 대회에 대해 인류의 역사 안에서 더 나아가 제3세계 선교 단체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었다고 회고한다. 또한 그는 이제 2010년 5월에는 거대한 전문적인 선교단체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고백한다.
윈터박사는 자신이 에딘버러 대회나 케이프타운의 대회에도 참여하겠지만, 2010년 Tokyo대회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 이유는 도쿄대회가 1910년 에딘버러 대회를 가장 많이 닮은 선교적 모임이기 때문이다. 도쿄모임은 누구도 초청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큰 특징 중 하나이다. 모든 참석자들은 대회 주최 측의 초청이 아닌, 선교협의회와 단체들에서 선발하여 파송 받는다. 에딘버러 대회가 오랜 역사를 두고 영향을 끼치는 이유가운데 하나는 1910년에도 이런 성격의 모임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의미의 관점에서 볼 때, 2010년은 에딘버러 선교대회가 열린지 100년을 맞이하는 해로, 2010년에 열리는 크고 작은 선교모임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세계 선교에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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