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영원한사명)

[스크랩] 선교사의 위기관리 체제를 재점검한다 (이태웅)

수호천사1 2009. 5. 17. 14:52

선교사의 위기관리 체제를 재점검한다

 

이태웅 목사/

 

선교행정가라면 매스콤에 나오는 작은 국제 뉴스를 함부로 넘겨버릴 수 없다. 알바니아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도 신문에서는 자주 알바니아에 대한 뉴스들이 나왔다. 사태가 악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선교행정가의 집중적인 관심을 모으게 되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뉴스를 보면서 더 이상 이 상황을 그대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리게되자 즉각적으로 위기관리대책위원회가 발족되었고, 수시로 알바니아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매스콤에서 우리가 본 것처럼 알바니아는 최악의 사태까지 이르게 되었다.


한국 선교사들이 대피하는 일주일동안은 선교본부에서는 본부대로, 현지팀 리더는 팀 리더 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그 역할을 맡아서 상당히 숨가쁘게 움직였다. 본부는 거의 매일같이 들려오는 소식들을 분석하였고, 어느 시점부터는 교회에 알바니아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을 팩스로 알리기 시작하였고,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또한 이미 사태가 벌어질 즈음 이사들에게는 종합적인 보고가 들어갔다. 좀더 어려운 시점까지 왔을 때 선교행정가들은 교회를 통해서 가족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담임목사나 선교부장들에게는 주기적으로 기도제목이 통보되었고, 일부 파송교회에서는 지속적인 기도체제로 들어갔다.


선교사들이 모두 철수한 후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현지에 있었던 팀 리더는 팀 리더 대로 이미 오래 전부터 철수할 경우를 예상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해 놓고 이에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정도는 팀 멤버들간에 차이가 있었지만 팀 리더는 책임감 때문에 사태의 심각성을 매우 깊이 예상하였고, 대피할 경우 어떤 경로를 통해서 어느 나라로 갈 것인가까지, 또, 대피하는 나라의 교통사정과 숙박사정까지도 미리 염두에 두고 움직였던 것이었다. 따라서 이번 알바니아 사태에서는 우리측에서 어떤 희생자도 없이 두 가정, 두 독신 선교사 모두 무사히 철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팀 멤버 중 한사람만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다. 이들은 적절한 시기에 모여서 자신들이 맞이했던 위기상황 속에서 자신들이 어떻게 대처했는가에 대한 상황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것을 통해서 서로 안에 발생되었던 오해가 풀어지고, 상처가 해소되고, 무엇보다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서로가 책임을 다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차적으로 보다 깊은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개별적인 상담을 하였다. 이상은 이번 알바니아사태 때 위기상황을 맞이해서 GMF가 어떻게 대처하고, 처리했는가를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위와 같이 알바니아 선교사들이 위기상황을 맞이해서 어느 정도의 방향성과 철학을 가지고 행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GMF가 1994년경부터 위기상황에 대한 워크샵을 GMF 수련회를 통해서 했었고, 이것을 종합해서 몇 차례에 걸쳐서 위기상황에 대한 정책과 대책을 마련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지상에 알리기도 하며 계속적으로 위원회가 형성되어서 발전을 시켜왔었다. 뒤를 돌이켜볼 때 위기상황 속에서 모든 것이 완벽하게 처리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나마 GMF가 올바른 방향성과 의식 속에서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미리 위기상황을 예견하고 준비할 수 있었던 점이라고 본다.


더 나아가서 1994년 11월 15일 발행된 선교연구 28호에서도 "위기관리 한국선교의 취약점"이라는 글이 실린 바 있다. 그 기사 가운데는 선교 위기상황의 실제와 선교 위기상황에 대한 성서적 입장과, 한국의 선교위기 대처 능력에 대한 진단을 하고 있다. 그 진단은 현지체제와 연결시키고, 처리경과의 관계에서 한국적 의식구조와의 연계성을 통해서 시도해 본 것이다.

 

그리고 한국 선교의 위기 대처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도로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었다.

첫째, 위기관리 정책을 세워야 한다.

둘째, 재정보유와 선교본부의 태세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것은 위기를 당면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재정이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후속조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위기를 당했던 선교사들이 느낄 수 있는 강력한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해소시키기 위한 후속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진지는 모르지만 최소한도 GMF내에서는 이와 같은 기사가 후속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어느 정도 위기에 대한 대처의식이 고취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후로 현지에서의 전염병 문제라든지, 가정생활의 급박한 어려움이라든지,  위급한 의료조치가 필요했을 경우 등 크고, 작은 위기들을 겪었지만 이러한 대비체제가 있었기 때문에 올바로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 선교는 더 이상 위기에 대해 무관심해서는 안될 시점에 왔다. 이제는 전세계 138개국에 이르는 지역에 선교사들이 나가있고, 선교사 수도 1996년 통계로 4,200여명이 넘는 큰 숫자에 달하고 있다. 그 중에서 창의적 접근지역이나 미전도종족 지역에 나가있는 사람들만 보아도 전체 선교사수의 45%정도에 달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제는 위기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더 많은 배려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위기관리는 더 큰 틀인 목회적 돌봄의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위기에 대한 처리는 위기 자체의 관리도 필요하지만 더 큰 틀에 의해서 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더 큰 틀이란 소위 선교사의 목회자적 관리구조에 의해서 위기관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선교사들을 포함해 하나님의 사역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 그런 예는 성서를 통해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상처를 받을 대로 상처받고,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다윗에게 하나님께서는 시편 3편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의 반석이며, 너의 머리를 들며, 너의 영광을 회복하는 자다. 내가 성산에 좌정해서 너의 소리를 듣고, 너의 호소를 듣고, 너의 원수에 의해서 네가 지배받지 않도록 하겠다. 그리고 내가 너를 붙들고 놓지 않겠으며 너를 향해서 공의를 베풀겠다." 이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그의 사역자들을 위로하시고, 보호하심을 볼 수 있다.


신약에 와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두고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목회자적 관리를 말씀하신 내용을 요한복음 14-16장을 통해 볼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요한복음 17장에서는 이들을 위한 대제사장적인 기도를 하심으로 주님의 사역자들에 대한 마음을 간절히 토로하신 것을 볼 수 있다. 성령께서도 역시 하나님 아버지와 그 아들의 뜻에 따라서 사역자들을 위로하시고, 그 연약함을 도우시고, 새롭게 하시며, 은사자들을 보내셔서 위로와 치유를 받게 하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위기관리는 바로 이와 같이 보다 넓은 목회자적 관리의 차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위기는 목회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위기관리는 다양한 팀들이 협력하여 이루어진다. 실제적으로도 위기관리에는 교회와 가정과 선교단체와 또 전문가들이 동원되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나라 같이 선교행정체제나 현지체제가 잘 갖추어지지 않은 나라들에 있어서는 더욱더 동반자적인 역할을 다자가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목회자적 관리를 창의적으로 잘해 온 단체나 경험 있는 조직이라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역시 위기에 대한 대처능력이나 태도도 다르게 나타나며 그 결과도 다르게 될 것이다.

위기관리는 하이텍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위기관리에는 모든 하이텍을 동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 사용하고 있는 E-Mail이라든지, 팩스, 전화 등 여러 가지 첨단 통신수단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위성을 통한 통신수단이 보편화되면 현지체제가 잘 준비되어 있지 않은 우리 나라 선교의 경우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위기상황이 벌어지면 현지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번 알바니아의 경우도 멀리 마을까지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현지 보도만을 통해서는 도저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이것은 알바니아의 예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국내 사정을 국내 사람이 더 모를 수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결정을 내리는데 매우 어려움을 준다. 자세한 사실을 모르고 결정을 내렸을 때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첨단 장비의 도움으로 말미암아 본부에서는 위기상황에서 필요한 정확한 정보들을 입수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알바니아 사태의 경우는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 미국무성이 어떤 발표를 하고 있는가를 E-Mail을 통해서 면밀히 주시하며, 거기에서 입수된 정보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위기관리에 대처할 수 있었다. 위기관리 위원들이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도 큰 유익이 되었던 것을 볼 수 있다.

위기관리는 광범위한 네트워킹을 활용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좀더 광범위한 네트워킹을 사용해야 한다. 가령 내란이 벌어졌다면 우리는 우리의 자구책만 가지고는 대처하기 어렵다. 국제단체와 미국 대사관 등 각 국의 외교관들의 움직임 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알바니아 사태의 경우에서도 미국대사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우리 나라 외무부의 도움도 매우 컸다. 외무부를 통해서 이루어진 자국민 보호차원에서의 협조는 이번의 경우 매우 탁월했다. 이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낄 정도로 고무적인 것이었다. 외무부가 이태리 대사관을 통해서 미국대사관에 연락을 취하고, 미국대사관이 알바니아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더 나아가서 그리스 한국대사관을 통해서 그리스 미국대사관을 연결하고, 또한 그리스 미국대사관에서 알바니아 미국대사관에 요청을 했기 때문에 우리 선교사들의 신변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었던 것이다. 현지에 있는 국제협력체제인 AEP(Albania Encouragement Project)의 임원들은 이때 탁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처럼 국제단체와 정부와 또 공관들의 협력 등 이런 공적 체제는 위기상황을 타결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위기관리는 사전협의가 있어야 원만하게 운영된다. 위기관리를 누가 관장할 것에 대한 사전협의의 필요성이다. 위기상황이 벌어졌을 때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이다. 누가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며, 현지에 있는 선교사들은 어느 정도의 재량권이 있으며, 문제가 있을 때 누구에게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전협의가 필요하다. 이론적으로 보면 현지 지도자가 현지사정을 가장 잘 알고,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좀더 객관적으로 전체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사태를 올바로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현지에 있는 최종 책임자와 본부에 있는 최종 책임자가 수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방향으로 정하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고 볼 수 있다.


결론


한국 선교는 그 동안 하나님께서 유예기간을 주신 것처럼 보인다. 우리의 현지 체제가 부족한 것과 개척적인 사역이 많은 것, 선교 경험이 부족한 것, 우리가 미리 준비하는 면이 부족한 것에 비해서는 실제로 큰 희생을 치른 위기 상황은 훨씬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의 선교현장을 우리가 보장할 수 없다. 과거가 그러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평탄하고 위기상황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상황-테러, 폭행, 자연재해, 전쟁, 건강, 교통사고를 포함한 각종사고의 어려움은 언제든지 도사리고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선교가 결코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계속 선교를 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선교사들을 불필요하게 위기에 노출시키고, 위기상황을 관리하지 않아서 피해를 입게 하거나 희생을 시키는 것도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그리스도와 성령님의 우리를 향하신 근본적인 의도와는 다르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점에 와서 다시 한번 한국의 선교위기에 대한 대처능력을 점검하고 이를 향상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출처 : 내 사랑 중국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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