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적 접근을 통한 한극 MK이해와 접근
이훈 선교사
들어가며...
지금까지 이 종족(?)만큼 기독교에 우호적이며, 복음에 대해 열려있는 기회를 가진 종족은 없었으며, 선교 전략적인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종족은 없었다. 이들은 MK라고 불리는 종족으로서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와 종족 가운데 흩어져 살아본 경험이 있으며, 이중, 삼중 문화에 노출되어 성장기의 중요한 시기를 보낸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TCK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 특별히 선교사로서의 신분을 가진 사역자의 자녀들로서 타문화권에서 외국인으로서, 소수자로서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이들에 대한 연구와 문화인류학적 접근 없이 부모 선교사들이나 MK사역자들이 복음에 대해 무조건적인 수용만 고집한다면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다가 기독교 사회에 재흡수 되어, 다음세대의 기독교 리더십으로 설 수 있는 잠재력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잃어버리기에는 너무 소중한 적지 않은 수의 한국MK들에 대한 이런 연구들이 더욱 많아지길 소원해 보며, 이 글이 조금이나마 한국MK사역의 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Ⅰ. MK 문화인류학적 분석
1. 선교사 자녀(Missionary Kid: 이하 MK)가 처한 독특한 상황
A. 다중성
다중언어, 다중문화, 다중사회, 다중인종
MK가 처한 독특한 상황으로 다중성을 들 수 있다. 우리 한국사회의 특징이 단일성이라면 선교지의 특징은 다중성이기에 언어나 문화, 사회, 인종 면에서 다중적인 상황에 한국MK들은 처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캄보디아에 살고 있는 한국MK는 집에서는 부모들과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노출되어 살면서, 집 밖을 나가는 즉시 캄보디아 현지문화 속에서 어눌한 현지어 한 두 마디라도 이야기해야 또래친구를 사귈 수 있으며, 교육을 받기 위해 대부분 근처 국제학교에 가게 되는데 학교에서는 서구문화에 깊이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캄보디아 주류사회에서 영향력을 끼치며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 영향을 받은 것을 고려해 불어권 문화에 대해서도 상당 수준 알아야 한다. 물론 여기에 강력한 불교문화에 대한 도전이 시시각각 닥쳐오는 것을 대비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런 다중성에 노출된 MK들을 TCK라고도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개념에 대해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B. 제3문화의 자녀(TCK: Third-Culture Kid)
“성장기의 중요한 시기를 부모 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권에서 지낸 자로서, 어느 한 문화에 대한 완전한 주인의식은 없으면서도 모든 문화에 대해 연대감을 느낀다. 각 문화의 요소들이 삶의 경험속에 용해되어 있지만, 자신의 소속감은 같은 경험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느낀다.”(John & Ruth Hill Useem)
주재원 자녀, 비즈니스 자녀, 군인 자녀들이 TCK범주 안에 들어가며, 선교사자녀(MK)들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으며,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한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MK들은 이런 TCK적인 특징과 사역자의 자녀라는 속성이 맞물려 일반적인 또래집단의 필요 이상의 독특한 개인의 역사와 경험을 가지게 된다.
C. MK 생활의 특징
1) 이동성 (Mobility) - 안정감 없음 (Restlessness)
부모의 준비, 훈련, 사역적 특성에 의해 잦은 이동과 익숙한 것(사람, 장소 등)들과의 이별을 경험하면서 안정감이 부족하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못하고 산만하다는 평을 듣는 경우 많다.
2) 타문화 (CrossCulture) - 뿌리의식 없음 (Rootless ness)
어린나이부터 타문화를 경험하면서 (혹은 선교지에서 태어나거나) 아웃리치 개념의 여행자가 아닌 그 문화 가운데서 일상생활을 하게 된다. 해외거주 한국인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이 정말 편안하게 느끼는 일차문화(모국문화)는 바로 이들이 자라온 이중문화(선교지 문화)이다.
하지만 선교지에서 외국인으로서, 그 문화의 마이너리티로서 살 수 밖에 없다. 또한 부모로부터 간접적으로 들어오던 한국의 문화권에 재입국해서도 자신이 동일하지 않다는 심각한 문화충격을 느끼게 되고, 결국 한국도 이들에게는 외국처럼 느껴진다. 선교지에서 부단히 찾던 동질감을 모국이라고 생각했던 한국에서조차 찾지 못해 뿌리의식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낯선 고향’처럼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함.
D. MK의 심리적 특징
정체성의 혼돈 - 잦은 이별 - 해소되지 않은 슬픔
생활적인 특징들로 인해 정체성의 혼돈을 경험하는 MK들 내면에는 잦은 이별로 인한 해소되지 않은 슬픔이 내재되어 있다. 친한 친구들과 정들었던 집, 물건, 장소 등과 적절한 마무리(Proper Closing)를 하지 못하고 반복되는 이별은 마음속에 해소되지 못한 채 남아있게 되고 정서적인 잔재로 쌓이게 된다.
E. MK의 유리한 면들
언어적인 능력, 타문화적 기술, 세계관의 확장, 적응력, 모험적인 정신, 공감의 능력, 강한 자아감, 편협하지 않은 시각, 가족 간의 결속
F. MK의 불리한 면들
완벽하지 못한 모국어, 타문화적인 이동에 대한 저항감, 순진함, 뿌리의식이 엇음, 해소되지 못한 슬픔, 분노, 개인적인 신앙체계의 약함, 안정성 없음
2. MK(선교사 자녀)의 문화적응 모델 (폴 히버트가 분석한 문화적응의 내용을 가지고 한국MK들의 상황을 적용해 봄)
A. 선교지 문화 거부
MK스스로 현지에 나가게 된 동기가 미비하기에 여기서 오는 강한 불만과 용납되지 않는 현실 등으로 인해 선교지의 문화를 거부하는 모습들을 보게 됨. 한국보다 문화, 경제적인 수준이 처진 나라나 종족에게 간 경우로, 현지에서 수년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어나 현지문화 이해가 초보수준인 경우나 현지인 및 현지생활을 무시하는 태도 등을 예로 들 수 있음
B. 부모 문화 거부
한국보다 문화적, 경제적 수준이 우월하다고 느끼는 나라나 상황에 있던 MK들이 부모 문화, 특히 한국어나 한국사회(학교, 교회, 군대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평가 절하하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
C. 문화적 분열증
심리적으로 MK들은 두 세계(또는 그 이상)에 속하는 두 사람을 내면화하고 있기 때문에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두 자아 사이에서 이것 아니면 저것을 거절해야 할지도 모르며, 그 곳에서 자기 자신의 진정한 한 부분을 죽이게 될 수도 있다. MK들이 한 세계에서는 이런 사람으로, 다른 세계에서는 다른 사람처럼 살게 됨으로 자신의 존재를 편의에 따라 분리하게 되는 경우, 결과적으로 문화적인 분열현상을 일으킨다고 볼 수 있음. 심한 경우 정신과적인 치료 받는 경우 종종 있음.
D. 문화적 통합
매우 어려운 과정이긴 하지만, MK들이 자신의 두 자아(또는 그 이상)를 하나의 통합된 체계 속으로 끌고 들어와 두 문화적인 자아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차이를 해결하여 하나로 통합하는 경우를 말함. MK들에게 이런 모델이 제시되어 자신들의 삶이 해석되고 비전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방향제시 필요. (예: 성경 속의 TCK인물-요셉, 다니엘, 모세, 에스더, 예수님, 선배MK 등)
MK들이 개인차 갖게 되는 요소
선교지, 선교단체, 선교지에서 지낸 시간, 부모의 교육철학, 부모의 사역, 후원교회와의 관계, 교육적 배경에 따라 Case By Case이다.
Ⅱ. 한국MK사역과 문화(상황화?)
1.한국MK사역의 방향성
한국MK들의 교육을 생각하는데 있어 과거의 협의된 지침( KWMA. 1993-한국인, 신앙인, 국제인)은 1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부모 선교사들에게나, 사역자들에게나 큰 도움과 영향력을 미쳐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요청되어지는 것은 과거의 그것보다 더 세부적이고, 한국MK들의 상황 속에서 분석된 방향성이 요구되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필자는 ‘한국인의 뿌리의식을 가진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한국MK들의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 통합된 방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2. TCK 예수 -200% 사람(인간, 하나님)
TCK 한국MK-180% 사람(한국인, 국제인, 신앙인)
위에서 언급한대로 TCK적인 특징을 가진 한국MK들에게 문화적인 통합을 개인적인 적용을 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하늘의 문화를 버리고 기꺼이 인간의 문화 속으로 성육신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델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복음주의자인 우리에게 있어 그분은 100% 하나님이셨고, 100% 인간이셨다. 다시 말하자면, 하나님 나라의 문화와 인간 문화 사이에서 갈등하며, 삶과 사역을 하셨던 분이라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이 선교사로서 그는 인간 나라의 문화 속에 복음을 상황화하신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이것을 한국MK들의 상황에 적용해 본다면 TCK-한국MK들도 온전한 인간이셨던 TCK 예수께서 본을 보이신 대로(물론 100% 예수 그리스도의 수준까지는 안되겠지만..) 200% 사람. 즉, 내면의 두 자아(또는 그 이상)의 문화적 통합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결코 다른 문화에서 100% 내부인(insider)이 될 수는 없다는 전제 아래, 적어도 한 문화에 60%정도의 내부자적 위치를 고려해, TCK-한국MK들을 180% 사람(한국인, 국제인, 신앙인)이라고 명명해 보고자 한다.
3. 한국MK 내부자적 상황화?
A.복음의 상황화 - MK에게 있어 복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부모의 신앙=자기의 신앙?)
태어 나면서부터나 자신이 주도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이전에 이미 기독교 문화 가운데 상당한 노출이 되어 있는 MK들은 부모의 신앙이 곧 자기의 신앙인 것처럼 요구받거나 스스로 그러한 위치 속에서 안주하고 있는 허상의 단계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진정한 자기 신앙이 아닌 그저 공동체(가정, 학교, 교회 등)에 묻어서 은혜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지, 진정한 생명력은 없는 단계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전파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부모에게서 자라고 있어 기독교 문화의 형식에는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있지만 실상 기독교의 핵심이자 내용인 복음에 대해서는 약한 것을 보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있기도 하다.
따라서 해석학적 공동체는(후에 자세히 거론하고자 한다.) 이들이 느끼고 받아들이고 있는 복음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물론 일회적인 회심이 있지만, 한국MK들 중 점진적인 회심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B.문화의 상황화 - MK에게 있어 문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상황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TCK적인 문화노출을 이해하는데 있어, 어느 문화에 어느만큼 노출되어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게 한다면 그들을 이해하는데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한 가지는 한국MK는 크리스천으로서 문화적 전통과 기독교 전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역자의 자녀로서 가지는 부담감이 무의식적으로 이들의 내면속에 작용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들에게는 진정한 문화적인 고향이 없다. 필자가 발견한 것은 한국MK들이 TCK정의에서도 본 것이지만 자신과 같은 비슷한 경험을 한 집단 안에서 소속감과 정체성을 누린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들은 자신과 입장이 같은 다른 한국MK들과의 만남 속에서 깊은 문화적인 고향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이에 해석학적 공동체는 한국MK들 서로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데 노력을 기울여 이들 안에서 상호케어와 동질감 및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C. 한국MK 자기 정체성 확립
이중문화적인 사람들은 그들의 정체성의 뿌리를 내릴 중요문화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하는데, 다중문화에 노출되어 살고 있는 한국MK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않은 일반적으로 소외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세계와의 경계선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 있더라도 그렇게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중문화의 사람들이 직면하는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바로 자기 정체성의 문제인데, 정체감 형성에 있어 중요한 두 가지 충족 조건은
첫째, 자기 스스로 자신을 누구라 여기는가 하는 ‘자아인식’과
둘째, 타인들이 나를 누구라고 여겨주는가에 대한 ‘해당집단의 수용’이 그것이다.
한국MK들도 마찬가지이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의식이 없는 상황 가운데서 주변 환경에서 도전해 오는 수많은 도전들에서 자신을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 속해 있는가?에 대해 문화통합적인 해석을 내린다면, 사도바울이 서신서에서 거듭 변론하고 있는 자신의 사도성의 변증처럼 한국MK들도 어느 문화에 들어가더라도, 어떤 사람이 물어오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해석학적 공동체 우리 모두는 스스로 우리의 사회문화적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우리의 사회문화적인 정체성을 정기적으로 재정립함을 통해 한국MK들에게 정체성 확립에 대한 도전을 심어야 할 것이다.
4. 상황화된 한국MK 정체성
한국MK들의 내적 갈등은 한 마디로 말해 자신들의 삶이 성서적으로, 개인적으로 해석되지 않고 방향제시를 해주는 이들이 없다는데 있다. MK들의 이슈를 알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상식적인 성경적 해석은(하나님의 크신 섭리라는) 말할 수 있으나, 한국MK 내부자적 상황화로서의 해석은 불충분하다. 한국MK 정체성에 관한 부분은 이들 홀로 해결하고 해석할 수 있는 성질 이라기보다는 해석학적 공동체(부모,Care Giver, MK자신)가 여러 가지 면들을 고려해 전체적이고도 종합적인 해석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필자가 생각하는 상황화된 한국MK 정체성은 ‘한국인의 뿌리의식을 가진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다음 호에는 각 해석학적 공동체로서 상황화된 한국MK 정체성을 제시할 각 구성원들의 역할에 대해 폴 히버트의 비판적 상황화 이론에 비춰 각 단계(①~④)를 통합해 모색해 볼 것이다.
①옛 것에 대한 파악
②어떤 관습에 대한 성경적 교훈에 대한 연구
③성경적 교훈에 비추어 옛것을 평가
④새롭게 상황화된 기독교적 방식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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