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민족의 복음화를 위해
중국복음선교회, 정일도 목사
타문화 적응 방법
선교에 대한 정의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겠지만 가장 보편적인 개념으로 우리는 자문화를 초월하여 타문화에 적응하고 그곳에서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로 볼 때 하늘보좌를 버리고 이 세상에 완전한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의 생활은 선교사적 삶에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절대지고의 모범이다. 선교현장의 실제적 필요에 부응하기보다 우격다짐식의 선교행위가 선교사역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였음을 인정하며 모든 족속으로 예수의 제자 삼는 사역을 위해 선교사역자들이 예수의 선교모범으로 돌아오는 것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타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 것은 무엇인가?
첫째, 섬기고자 하는 나라와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복음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라면 몸에 흠뻑 젖도록 즐기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인류의 역사에 초월해 계시지 않고 개입하셔서 구원의 역사를 나타내셨다. 따라서 선교사는 섬기기 원하는 나라와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시는 긍휼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품으며 즐겨야 한다. 본인은 지난주에 대만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돌아왔다. 대만에는 12개 원주민 종족과 외성인과 본성인의 다양한 부류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상이하다. 평시에는 만다린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이번에 본인이 이끈 팀원들은 본성인들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만다린이 아닌 민남어의 찬양을 준비해서 찬양했고, 그분들은 감격해서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것은 중국에서의 선교역사 가운데 허드슨 테일러가 중국인의 모습으로 중국옷을 입고 선교했을 때 환영을 받았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다. 선교지에서 우리의 음식을 먹지 말라는 소극적인 권고가 아니라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그들이 왜 좋아하는지를 이해하여 보라는 것이다. 복음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라면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즐겨보라는 적극적인 권고를 하고 싶다. 그리하면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과 쉽게 동화될 수 있다.
둘째,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숙지하고 그들의 언어를 통해 삶의 교제를 나누는 것이다.
언어는 단순히 의사교통의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민족의 문화와 역사 사상 등을 내포한다. 따라서 현지의 언어를 배우지 않는 것은 섬기는 대상과의 진정한 교제를 이룰 수 없음을 말한다. 마치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를 코리아라 하지만 우리가 외치는 대한민국이라는 의미를 대신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언어학습의 중요성
언어가 선교사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에 많은 선교사 후보생들은 언어학습의 왕도를 찾는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왕도는 없다. 그저 그 사람들과 하나 되어지고 함께하는 삶 속에서 터득을 하는 것이다. 물론 그들과 함께 하려면 실수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두꺼운 얼굴과 손익을 계산하여 나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마음만 없다면 언어를 배우는데 어려운 장애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선교단체나 선교사 후보생들은 본인에게 중국어 학습의 지름길과 방법론을 이론으로 제시하여 주기를 요청한다. 그래서 이론을 많이 언급했던 것 같다. 그러나 여기서는 방법론적 이론을 말하기보다 본인이 중국어를 배울 때 겪었던 재밌는 실제사건들을 적는 것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몇 가지 실례들을 적어보려 한다.
중국어로 자동차는 처즈(車子)이다. 본인의 장자는 유년기에 자동차 완구를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작은 자동차를 많이 사주곤 했었다. 어느 날 교회에서 간증을 하는데 나는 아이에게 장난감 자동차를 많이 사서 아들에게 선물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배꼽을 빼며 웃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발음이 잘못되어 완전히 다른 뜻이 되었다. 처즈(車子)발음을 치즈(妻子)로 발음했으니 나는 유치원생 아들에게 여러 명의 아내를 선물한 아빠가 된 것이었다.
또 한번은 중국인이 나에게 너의 아내(치즈妻子)가 어디 있냐고 물어봤다. 나는 나의 치즈는 냉장고에 있다고 대답을 했다 대만에서 목회를 하였던 나는 주일에 설교를 하였는데 설교의 제목이 서로 사랑하라(彼此相愛 : 비츠썅아이)였다. 그런데 설교시간에 성도들이 큭큭거리며 웃는다. 영문을 몰랐던 나는 예배를 마친 후 교회의 형제에게 물었다 결국은 나의 발음이 달라서 문제가 생겼다(鼻子相愛 : 비즈썅아이)즉 “코로 사랑합시다”라고 전달되었던 것이다. 그날 예배가 끝난 뒤 교회의 지체들은 전부 자신들의 코를 내게 들이대며 “목사님 우리 코로 사랑해요”라고 장난을 쳤다. 그런데 그들에게 있어서 외국 선교사가 와서 자신들의 말로 실수를 거듭하며 섬기는 것에 정말 많은 친근함을 느끼며 도리어 마음을 열고 서로 가까워지게 했다.
한번은 우리 아이가 티비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천진난만한 얼굴로 내게 던지는 한마디의 말이 나를 뒤집어지게 만들었다. 나의 아이는 티비에서 겨울의 들판에서 함박눈이 내리는 장면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알다시피 우리말에서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雪)과 인체부위의 눈(眼)의 발음이 같다 그래서 나의 아이가 나에게 건넨 한 마디의 말을 “아빠 하늘에서 눈알들이 떨어져 내리고 있어요!” 였다. 생각을 해보라 하늘에서 사람의 눈알들이 마구 떨어져 내린다면 얼마나 끔찍할 것인지.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말에서는 “아버지가(집에) 안계셔요”라는 말과 “저는 아버지가 없어요(사망하셨어요)”라는 말이 “안계셔요”라는 말이 동일하다. 그러나 중국어에서는 沒有(없어요)와 不在(출타중이세요)라는 말로 엄격히 구분된다. 그런데 하루는 나의 중국친구가 집에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해서 아빠가 집에 있는지를 물었다 나의 아이는 한국식의 중국어로 아빠는 부재중이시라고 대답을 했다. 不在(출타중이세요)이라고 대답을 해야 하지만 아이는 沒有(없어요)로 대답하여 전화를 하는 이는 나에게 다시 확인전화를 한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나는 여기서 아이의 실수를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실수를 겪었던 나의 아이들이 나중에는 현지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학교를 대표하여 중국어 동화구현대회에 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언어의 진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의 아내는 현지에서 적응을 시작하면서 제일 무서워했던 것이 전화벨이 울리는 것이었다. “여보세요!”라는 말 뒤에 무슨 말을 이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현지인들에게 한국요리과정을 열어 복음을 전하고 교회사역을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중국어를 배우는데 있어서 특별한 지름길이나 왕도는 없다. 하지만 본인은 너무 많은 교재를 섭렵하는 것보다 한 두 권의 교재를 선택해서 숙독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또한 중국어를 배우는데 있어서 자신의 사역지를 고려해서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많은 도움을 주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대륙과 대만의 중국어가 기본적으로는 통하지만 적지 않은 단어들과 사용형태에 있어서 상이점을 나타낸다. 간자체와 번자체의 차이는 언어의 재 적응을 하는데 있어서 큰 문화충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양안의 용어사용상의 차이는 언어의 융통성과 윤활성에만 국한되지 않고 예의범절과 직결될 수 도 있기 때문에 선교사로서는 필히 숙지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예를 들면 대만인들에게는 때에 따라서 “당신은 중국인입니까?” 라고 묻는 질문에 불쾌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대륙에서의 ‘동지’라는 말은 함께 일하는 사우, 친구, 동역자 등의 뜻을 가질 수 있지만 대만의 특수한 상황에서는 ‘동성연애자’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국에서의 ‘애인’은 부부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대만에서는 ‘연인’을 뜻한다.
언어가 참으로 중요하지만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언어는 아무리 매끄러울지라도 변화시킬 수 없다. 비록 언어가 어눌하지만 눈에서 전해지는 사랑의 마음과 섬기고자 하는 마음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해서 전달되어진다. 흔한 예로 우리가 중국어 사영리를 들고 나가 복음을 전할 때 그 내용을 정확하게 말해서 그들이 예수를 영접하는 것이 아니다. 어눌한 우리의 중국어 실력을 보며 대신 읽어주다가 감동을 받고 예수를 영접하는 기도를 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언어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는 열심히 철저히 준비되어야 한다. 그 언어위에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의 기름을 부으라. 그리하면 하나님이 일하시고 거두신다.
출처: kc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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