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론

[스크랩] 스데반과 빌립이 집사인가?

수호천사1 2018. 11. 21. 11:51

스데반과 빌립이 집사인가?


사도행전 6장 1-7절에는 집사라는 직분이 언급되고 있지 않지만 대부분의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예루살렘 교회에서 선출된 스데반과 빌립을 포함한 7명의 지도자들(행 6:5-6)을 집사로 부른다. 물론 행 21:8에서 한글 성경이 예루살렘 교회에서 선출된 7명을 집사로 번역을 하지만 여기의 집사”라는 단어는 헬라어 성경에는 없는 것으로서 한글 성경 번역자들이 임의로 삽입한 것이다. 

성경이 집사로 부르지 아니한 그들을 우리가 우리의 방식으로 집사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사도행전 6장은 교회의 제도를 세우기 위하여(참고. 딤전 3:8-10) 집사라는 직분을 세웠음을 보도하기 위함이 아니다. 비록 여기 선출된 7명이 열 두 사도들이 행하던 매일 구제(행 6:1) 또는 식탁 봉사/접대(6:2)를 행하기 위하여 선출된 것은 분명하다. 이들이 선출되기 전에는 열 두 사도들이 두 가지 봉사, 즉 식탁 봉사(diakonia, 6:1)와 말씀 봉사(diakonia, 6:4)를 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일어난 것이다. 히브리파 유대인 출신인 열 두 사도들이 식탁 봉사를 행 할 때 비록 고의는 아니라 하더라도 헬라파 과부들이 히브리파 과부들보다 차별 대우를 느꼈던 것이다. 따라서 불평이 나타났고 열 두 사도들은 그들의 이 두 가지 봉사들을 분담하기로 생각하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들 가운데 7명을 선택하여 그들에게 식탁 봉사를 맡길 것을 회중들에게 제안하였다(6:3, 5). 회중들은 사도들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그들이 성령과 지혜와 믿음이 충만한 사람들 가운데 7명을 선출하여 그들에게 안수하였다. 

한글 성경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번역본 성경은 회중들이 7명을 선출하였지만 안수 사도들이 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오히려 헬라어 성경은 회중들이 7명을 선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도들이 아닌 바로 그 회중들(또는 사도들을 포함한 회중들)이 7명에게 안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estēsan … epethēkan, 또한 참고. RSV; NASB; KJV 행 6:6). 

열 두 사도들과 일곱 지도자들을 비교해 보자. 
먼저 열 두 사도들과 일곱 지도자들은 모두 다 성령이 충만한 사람들이다. 이 두 그룹의 사람들은 성령이 충만한 사람들, 특히 일곱 지도자들에게는 지혜와 믿음이 충만하고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사람이라는 조건이 첨가되어 있다. 
그 다음은 열 두 사도들과 일곱 지도자들이 하는 일은 똑 같이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는 봉사(diakonia, 행 6:1, 4)의 직분이다. 
마지막으로 일곱 지도자들은 사도들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세워진 직분으로서 여호수아가 모세의 후계자였던 것과는 달리 열 두 사도들의 후계자가 아니다. 

오히려 열 두 사도들이 이방세계로 복음을 전하러 나가지 않을 때 하나님께서는 일곱 지도자들을 세우시고 사도들의 허락이나 지도 없이 그들을 이방세계로 직접 나아가게 하셔서 사도들이 그들의 전유물인양 생각하였던 하나님의 말씀 봉사(6:4)를 하게 하셨던 것이다.
 

누가가 일곱 지도자들이 식탁 봉사를 하였다는 언급은 한 번도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들 가운데 스데반과 빌립의 하나님의 말씀 봉사를 행한 것을 중요하게 언급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행 6:8-7:60; 8:5-40; 참고. 21:8). 열 두 사도들이 식탁 봉사와 하나님의 말씀 봉사를 겸하다가 하나님의 말씀 봉사만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나 일곱 지도자들이 식탁 봉사를 위하여 선출되었지만, 사도행전 저자는 그들이 식탁 봉사를 하였다고 언급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 봉사를 하였다고 언급하는 것을 본다면, 그들의 사역은 열 두 사도들의 사역에 버금가는 사역이다. 

그렇다면 일곱 지도자들이 집사라면, 열 두 사도들도 집사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하필 일곱 명의 지도자를 선택하도록 하였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열 두 사도가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회복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일곱 지도자들은 이방 세계의 회복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마가는 그의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보리떡 다섯 개로 5,000명을 먹이고도 남은 조각이 12 바구니(kophinōn)에 가득 찼다(막 6:43)고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리떡 일곱 개로 4,000명을 먹이고도 남은 조각을 일곱 광주리(spyridas)를 거두었다고 언급한다(막 8:8; 눅 9:17). 사도행전 저자가 언급하는 예수님이 직접 선택하신 열 두 사도들과 회중들을 통하여 선택하신 일곱 지도자들은 분명히 마가가 보도하고 있는 예수님의 이 두 사건을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면 성경이 언급하지 아니하는 집사 칭호를 일곱 지도자들에게 사용함으로 오늘날 우리 교회의 집사 직분과 혼란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생각된다.


정연해(Th. D.)

출처 : 예수 코리아
글쓴이 : 예수코리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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