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론

[스크랩] “밥만 먹는 교회”

수호천사1 2018. 11. 21. 11:03

“밥만 먹는 교회”

2018.11.20, 8:09:51    

교회는 직장 아니다

당당뉴스

신성남  |  sungnamshin@gmail.com

 

“곡식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찌니라(신25:4).” 오늘날 이 말씀처럼 오용되는 구절도 드물 것이다. 일부 목회자들은 이것을 ‘유급 사역’의 성경적 근거로 삼는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이들이 목사만 교회의 주도적인 ‘사역자’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이게 큰 착오의 출발점이다.

 

모든 성도가 ‘사역자’

오히려 장로나 집사들은 한주일 내내 생업으로 힘들게 일하고 주일이면 또 지친 몸으로 교회에 와서 귀중한 시간과 돈을 바치며 사역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가 ‘곡식 떠는 소’가 오늘날의 목사라고 해석했는지 모르겠다.

설교만 교회의 일이 아니고 교회학교 교사, 성가대, 재정 관리, 건물 관리, 교회 주방, 주차 안내 등도 모두 교회의 소중한 사역이다. 따라서 이들 역시 모두 곡식을 떠는 소다.

그런데 왜 유독 목사만이 교회를 직장처럼 전임으로 사역하며 교회 돈을 가져가야 마땅한지 나는 그 중세적 논리에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다른 장로나 집사들처럼 여러 목사들이 합심하여 파트타임으로 동역하면 왜 안 되는가? 주일 설교 또한 홀로 독점하지 말고 서로 나누어서 하면 된다.

교회는 모든 교인이 공동으로 사역하는 곳이다. 누가 목사에게 단독 목회에 전임으로 사역하라고 강요했나? 누가 신학교 가라고 억지로 떠밀었나? 그리고 누가 돈은 안 주면서 억지로 목회하라고 강압했나? 종교개혁 이후 수 백년 동안 소위 ‘직업 목사’들이 주도한 교단법과 사역 제도가 ‘유급 목회’ 제도를 꾸준히 유도하고 관습화한 거 아닌가?

유급 목회가 무조건 잘못이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왜 개신교에는 자비량 목회가 이리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냐는 거다. 자비량 목회를 하는 중대형 교회는 거의 없다. 심지어 초기 개척 시절에는 자비량 목회를 잘 하다가도 나중에 교회가 커지면 거의 다 유급 사역으로 변신한다.

 

‘전임 목회’가 필수는 아니다

나는 예수님 당시 성경 교사인 유대의 랍비들이 요즘 목회자들보다 공부나 사역을 덜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성경 전문가였다. 그럼에도 그들은 하나님말씀을 가르친 댓가로 돈을 받지 않았다. 말씀을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그들은 목수나 장인 등 반드시 생업을 가지고 교회를 섬겼다.

근자에 어느 목회자가 “교인들이 목회자에게 자비량을 요구하려면, 교인들도 마찬가지로 전임 목회에 버금가는 분량으로 교회 사역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러나 그런 논리는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목회의 질과 양은 사역자가 스스로 자원하여 정하는 것이지 강요로 하는 게 아니다. 우선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 있어야 하고 또한 최소한의 자질도 필요하다. 따라서 스스로 자비량 사역을 원하는 교인들이라도 소명이나 여건이 부족하면 현실적으로 누구나 제한 없이 가능한 게 아니다.

그리고 교회 사역을 반드시 ‘전임’으로 할 이유는 성경 어디에도 없다. 심지어 사도들조차 필요하면 생업을 충실히 하면서 사역했다.

신약 초기 200년 간의 교회들은 거의 다 가정에서 모이던 자비량 교회였다. 그 시대의 자비량 사역자들은 목숨 걸고 사역했다. 그런데 누가 초대교회의 자비량 목회 구조를 뿌리부터 흔들어 바꾸었을까. 중세 초기의 소위 성직자란 자들이 그 변절의 주범이다.

 

▲ tent making

‘자비량 교회’는 시대적 요구

자비량 사역의 목적은 동네 교회들이 돈으로 줄줄이 썩어가는 이 시대에 사도바울의 텐트 사역 정신을 이어서 교회 부패와 타락을 막고 전도의 문을 열기 위한 자구책이지 무슨 특정 목회자를 괴롭히려는 게 아니다.

자비량 사역은 시대의 필연적 요구다. 새시대는 작은 교회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틈만 나면 욕심으로 부패하고 있는 중대형 교회들을 보며 성도들은 더 이상 큰 건물이나 큰 조직에 미혹 당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유급 사역은 작은 교회에 구조적으로 적합하지 않다. 교인 이삼십 명이 모여서 어떻게 유급으로 전임 사역자를 고용할 수 있겠는가. 설사 겨우 고용하더라도 건물 관리비와 운영비를 빼면 평생 구제나 선교는 못 한다. 고작 밥만 먹는 교회가 된다.

새시대에는 그런 비정상적인 교회를 더 이상 격려해선 안 된다고 본다. 반면에 자비량 교회는 가정에서 모이든 사무실에서 모이든 교인 이십 명만 되어도 얼마든지 자립하여 스스로 가르치고 구제하며 봉사할 수 있다.

앞으론 돈과 권력과 세력을 추구하는 중대형 교회들은 급격히 몰락하고, 비록 크지는 않지만 건강한 ‘자비량 공동체’들이 사역을 주도하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확신한다.

아무튼 “아직 건강한 중대형 교회도 많다”는 말은 이제 멈추기 바란다. 교회가 커져도 여전히 외적 성장에만 치중하며 오로지 ‘밥 먹기’에 몰두하는 교회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선교나 구제는 악을 선으로 포장하는 장식용일 뿐이다.

“여러분에게는 그리스도께서 부어 주신 성령이 있기 때문에 아무에게서도 가르침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고전9:18. 현대인의성경).”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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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예수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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