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손양원기념관, 반년째 폐쇄된 이유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여수 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이 지난 3월부터 휴관에 들어갔다. 손양원 목사 막내아들 손동길 목사가 기념관을 운영하는 교회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기념관 입구 왼쪽에 손동길 목사가 설치한 헌금함이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빨리 오세요. 나도 우리 아버지 닮아서 성격이 급해요. 안 오면 갑니다."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여수 애양원 내에 있는 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 광장 중앙 손양원 목사상像 앞에 선 손동길 목사가 기념관으로 진입하는 방문객들에게 빨리 오라고 손짓했다. 손 목사는 10명 남짓한 방문객에게 손양원 목사와 그의 아들 손동인·손동신 형제가 순교하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손동길 목사는 손양원 목사가 순교하던 날 새벽에 태어난 막내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와 형들의 묘소 앞에서 방문객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방문객들은 기념관 내부에 들어갈 수 없었다. 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이 개관을 중단한다며 문을 닫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방문객들은 기념관이 닫혀 있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손동길 목사에게 30분 가까이 설명을 들은 후 다소 만족한 표정으로 기념 촬영을 마치고 되돌아갔다.
한 장로는 기념관을 떠나면서, 입구에 있는 헌금함에 5만 원짜리 한 장을 넣었다. 헌금함에는 '손양원 목사님 식구 중 아직도 어려운 분과 해외 선교 등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된다'는 글귀와 손동길 목사 개인 계좌 번호가 적혀 있었다. 이들이 떠나자 또 다른 일행이 기념관 입구로 걸어 들어왔다. 손동길 목사는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기념관 입구에 손동길 목사가 손양원 목사를 직접 안내한다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애양원교회가 아닌 손 목사가 설치한 것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한국교회에서 가장 유명한 순교자 중 한 명인 산돌 손양원 목사. 그러나 그를 기리는 기념관은 올해 3월 폐쇄됐다. 안타깝게도 애양원교회(정종원 목사)와 손동길 목사 측의 갈등 때문이다.
손동길 목사는 애양원교회의 기념관 운영에 불만을 품고, 손양원 목사와 아들 동인·동신 삼부자가 묻힌 묘소 입구에 펜스를 설치해 자기 말고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 2016년부터는 자신이 직접 기념관 내외부에서 해설하기 시작했다. 애양원교회는 손동길 목사와 기념관 직원들이 충돌할 우려가 있어 휴관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3월 문을 닫았다. 우선 3월 한 달간 휴관한다고 공지했으나, 유족과의 협의가 난망이라 재개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 기독교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이 왜 이렇게 된 걸까. <뉴스앤조이>는 사전 취재 후 8월 14일 여수를 찾아 손동길 목사와 애양원교회 정종원 목사를 직접 만났다. 이후 손양원 목사의 큰딸 손동희 권사, 막내딸 손동연 씨, 장손 손성열 선교사(삼남 손동장 씨 큰아들)의 이야기도 들어 보았다.
손동길 목사가 방문객들에게 애양원 역사와 손양원 목사 일대기를 설명하고 있다. 교회가 방문객을 위해 제공하던 문화해설사들을 손 목사와의 충돌 우려로 모두 철수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2016년 내려온 막내아들 손동길 목사 |
애양원교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막내아들 손동길 목사는 "애양원이 아버지의 역사와 정신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2016년부터 여수에 내려와 방문객을 상대하고 있다. 1993년 개관한 기념관은, 그동안 애양원교회가 교인 몇 명을 해설사로 정식 고용해 방문객을 맞고 있었다. 손동길 목사는 이들이 '가짜 유품'을 내세우고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하는 등, 아버지를 상업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동길 목사는 기자를 만나는 자리에, 유가족 대변인이라며 이 아무개 목사를 대동했다. 이 목사는 신원을 밝히기 어렵다며 자기 이름조차 알려 주지 않았다. 이야기는 대부분 이 목사가 했다. 이 목사가 상황을 설명하고 손 목사에게 확인받는 방식으로 기자에게 입장을 전달했다.
이 목사는 "손 목사 유품 중 가짜도 진짜처럼 전시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손양원 목사가 입었다며 전시해 둔 옷은, 실제 손 목사가 입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작은 옷을 전시해 놓고 손 목사가 직접 입었던 옷이라고 설명한다. 아들이라도 그게 거짓이라고 얘기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저쪽(애양원)에서는 '장사 안 된다'는 식으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또 애양원이 먼저 손동길 목사를 부른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애양원에서 '살아 있는 유복자遺腹子가 와서 직접 설명하는 게 좋겠다'면서, 오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을 먼저 불렀다"고 말했다.
이들은 애양원교회가 기념관 관리를 태만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펜스는 사유지를 주장하기 위해 친 게 아니라, 방범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여수시가 애양원을 공원화하고 나서, 인근 공단에 있는 동남아시아 10대 20대 친구들이 여기까지 걸어온다. 그 사람들이 술 한잔 마시고 온다. 담배나 피우는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다. 이런 걸 막으려고 설치한 거다. 오히려 교회는 여수시에서 관리비까지 받으면서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양원교회가 기념관을 법인화해 손양원 목사 유품을 다 팔아 치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2017년 12월, 애양원교회가 당회·공동의회를 거쳐 '재단법인 손양원기념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는데, 이 정관을 보니 '수익용 기본재산'을 건물과 토지로만 한정해, 유품은 이사회가 언제든 의결만 거치면 팔 수 있도록 판을 짰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손양원 목사 아내 '정양순사모기념관'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념관이라는 거창한 이름까지는 아니더라도, 쉼터 정도를 지어서 정양순 씨의 신앙 업적과 정신도 함께 기려야 하는데, 애양원이 여기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입구에 손동길 목사가 설치한 헌금함. 교회는 이 헌금함을 치워 달라고 요구했으나 손동길 목사 측은 "유족들을 위해 헌금한다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면서 1년 전부터 설치해 놓고 있다. 손 목사 측은 교회가 유족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온 교인이 손동길 목사 반대 |
애양원교회 입장은 정반대다. 정종원 목사는 애양원교회가 손양원 목사의 역사를 왜곡하지 않은 것은 물론, 유품을 조작하거나 처분할 리도 없다고 단언했다. 정 목사는 "1993년 개관 이후 흩어져 있던 자료를 수집하면서 고증을 거쳤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드러나면 정정한다"고 했다. 손양원 목사 옷에 대해서는 "지금은 진품이 아니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정 목사는 "옷 문제는 인정할 수 있지만, 아무리 유족이라도 주장하는 모든 것을 받아 줄 수는 없다. 일례로 손동길 목사는 '손양원'이라는 이름을 애양원에 온 후 개명했다고 하는데, 손양원 목사가 유년기를 보낸 칠원교회나 평양신학교 졸업장에 이미 '양원'이라는 이름으로 표기돼 있고 입증 자료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손양원 목사의 역사와 정신을 왜곡한다는 손동길 목사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물론 유족 이야기를 존중한다. 그러나 첫째 딸 손동희 권사는 청소년기까지 아버지를 봤으니까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어도, 손동길 목사는 유복자다. 어머니(정양순)에게 들은 이야기가 대부분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종원 목사는, "오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을 불렀다"는 손동길 목사 측 주장과 달리, 애양원교회 교인들은 손 목사가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념관은 정 목사 전임자 고 이광일 목사 때 지어졌는데, 이때 기념관은 교회가 운영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했다. 손동길 목사가 2000년대 초반에 여수로 내려오려는 것을 이 목사가 막은 적도 있다고 했다.
정종원 목사는 결국 '돈' 때문이 아닌지 의심했다. 손동길 목사가 1년 전부터 기념관 내에 임의로 헌금함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방문객들에게) 헌금을 강요하지 않겠다더니 강요하고, 안 하면 때로는 화를 냈다. 한번은 어떤 방문객이 손동길 목사에게 해야 할 헌금을 기념관 헌금함에 잘못 넣었다고, 직원을 불러서 도로 꺼낼 때까지 붙잡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관광객·방문객이 많아 큰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실제로 기념관 경영은 어렵다고 했다. 정 목사는 "시청에서 1년에 몇 차례 잔디를 관리해 주는 것 외에는 지원이 없다. 문화해설사를 파견하고 비용을 지원해 준다고 했지만, 비기독교인이 파견될 수 있으니 교인 중 몇 명을 직접 고용해서 했다"고 말했다. 교인들을 설득해 법인화를 추진하는 것도, 기념관 장기 존속을 위해 외부와 협력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기념관 운영이 재정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정종원 목사는 법인에 유족은 포함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전임자 때 정한 원칙대로 유족과 애양원교회 역할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목사가 예화로 손양원 목사 이야기를 하는 것과 유족이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다르다. 그런 자리가 있으면 얼마든지 유족들을 연결해 드릴 수 있다. 손양원 목사 유족이기 때문에 교회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손동희 권사가 해 온 것처럼, 유족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 목사는 손동길 목사가 기념관에서 수익이 날 것 같으니 애양원교회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동길 목사 등) 일부 유족이 자신들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발한다. 법인 설립 추진위원 중 한 명인 공무원 교인에게 민원을 넣어 감사를 받게 하는 등, 자기들이 좌지우지하려고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유족을 참여시키지 않고 사유화한다고 하는데, 만약 손동길 목사와 뜻이 다른 유족을 참여시키면 과연 손 목사 측이 찬성할까"라고 말했다.
기념관이 애양원의 전부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손양원으로 먹고사는 게 아니다. 애양원은 1909년부터 시작했다. 손양원 목사님은 그중 11년 계셨을 뿐"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손동길 목사를 내보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한 달에 200만 원을 줄 테니 해설을 그만둬 달라고까지 요청했다고 했다. 정 목사는 "교인들이 한 달에 200만 원을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우려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정상화해야 했다. 그런데 손동길 목사 쪽은 '월 190만 원에, 방문객 헌금을 유가족이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더라. 대화가 결렬되어 결국 기념관을 폐쇄했다. 방문객이 오지 않으면 손 목사도 철수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자 손동길 목사는 내부에 비치했던 헌금함을 기념관 외부에 설치했다"고 말했다.
손동길 목사는, 후원함은 유족들을 위해 설치한 것이지 자신이 착복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의 가슴 아픈 얘기를 하다 보니까 손에서 손으로 오는 후원금이 있다. 나는 오히려 그런 것들이 오해될까 봐, 아예 기념관 내에 '유족들을 위한 헌금함'을 설치한 것이다. 기념관에 비치돼 있던 모금함과 경쟁할 일 없다"고 했다. 이 헌금은 유족들을 위해 쓰고, 관리는 투명성을 위해 외부인인 유족회 대변인 이 목사가 맡고 있다고 했다.
손양원 목사 삼부자 묘소 입구에는 펜스가 설치돼 있다. 일부 유족은 "방범 목적으로 사비를 들여 설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손 목사 큰딸 손동희 권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펜스를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교회와 유족의 싸움? |
애양원교회 측은 일부 유족과의 갈등 문제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바깥에서 볼 때, 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이라는 이권을 놓고 다투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모든 유족이 막내아들 손동길 목사의 입장과 같은 것도 아닌데, 마치 교회가 손 목사 유족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조심스러워했다.
현재 남아 있는 손양원 목사 직계가족은 손동희, 손동장, 손동연, 손동길 등 네 명과, 손 목사가 양자로 삼은 안재선 목사의 아들 안경선 목사다. 큰딸 손동희 권사는 올해 86세로, 청소년기까지 아버지를 지켜본 사람이다. 이를 바탕으로 활발한 간증 활동과 강연을 하면서 교계에 가장 널리 알려졌다. 실질적인 장남 손동장 씨는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손동연 씨는 목사와 결혼해 목회를 하다가 몇 년 전 은퇴했다.
손동희 권사는 7월 24일, 손양원 목사 묘소 입구에 펜스가 설치됐다는 말을 듣고는 "2018년 8월 10일까지 펜스와 모금함을 철거하라"는 서면을 썼다. "불이행 시 강제 철거할 수 있다"면서 유족 대표 자격으로 지장 날인해 손동길 목사에게 통보했다.
이에 손동길 목사 측은 "애양원교회가 가족 사이를 이간하고 있다. 손동희 권사의 확인서는 애양원교회의 일방적 요구로 작성된 것"이라고 했다. 손동희 권사가 노령인 점을 이용해 교회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손동길 목사는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도 손동희 권사의 자필 확인서를 받았다며 보여 줬다. 이 확인서에는 "나 손동희는 고 손양원 목사의 장녀다. 너무 늙어서 기억이 없고 오래전 (손)동연 동생에게 나의 권한 전부를 물려줬다. 며칠 전 애양원에서 찾아와 적어 달라 해서 자필 문서를 써 준 적 있으나, 내가 판단력이나 기억이 없을 때가 있다. 적은 것은 지금 모두 틀렸고 완전히 이용당했다. 다 취소해 달라"고 써 있었다.
손동길 목사 측은, 2016년 손동희 권사를 포함해 유가족 과반이 유족회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모든 권한을 손동연 씨에게 위임했다고 주장했다. 손 목사는 손동희 권사 등 유족들의 이름이 연서명된 문서와 손 권사의 인감증명서를 보여 줬다. 이를 토대로, 지금 애양원교회와의 갈등 상황도 막내딸 손동연 씨가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손동연 씨는 8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돈 들여서 동생을 통해 펜스를 치게 했다. 묘소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손 씨 역시 애양원이 유족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법인을 만든다고 하면 유족 측에서 세 명 정도는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 이거 갖고도 왈가왈부하는데, 우리가 다 죽고 난 후에는 기념관이 어떻게 돌아가겠느냐"고 말했다.
손동길 목사가 헌금함을 설치한 데 대해서는 그를 나무라기도 했지만, 개인이 챙기는 것도 아닌데 나쁘게만 보면 안 된다고 했다. 손동연 씨는 "유족들을 위한 헌금함을 만들자는 여론이 있었다고 하더라. 기념관이 폐쇄되면서 그걸 밖에 내놔야 했고, 사람들이 거기 헌금하니 동생(손동길 목사)이 그걸 지킨다더라. 헌금함 지키는 것을 나쁜 행위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손 씨는 "기념관 재개관을 위해 동생을 설득하고 있었다. 동생은 내 말을 잘 듣는다. 그런데 (조율하는) 와중에 애양원이 유족을 비난하는 이야기를 내보낸다. 이럴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손동길 목사는 애양원교회가 아버지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 나갈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이 애양원에 끝까지 남아 방문객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유족들은 정말 손동연 씨와 손동길 목사의 행동에 다 동의하고 있는 것일까. <뉴스앤조이>는 8월 23일 손동희 권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손 권사는 애양원교회에서도, 막내동생 측에서도 찾아왔던 사실과 자필 확인서를 써 준 점도 모두 기억했다. 그러나 정확히 무슨 내용으로 확인서를 써 줬는지는 기억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애양원교회 정 목사가 우리 집에 와서 뭘 써 줬는데,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기념관이 문을 닫은 상태라고 하니 손 권사는 처음 듣는 듯 "문 닫았나. 문을 왜 닫나. 기념관 문 닫는 건 극구 반대"라고 말했다. 펜스를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이야기했다. 손 권사는 "펜스는 절대 철거해야 한다. 나는 동의한 일도 없고 펜스를 치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손동길 목사가 기념관에서 해설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동길이는 아무것도 모른다. 동길이가 태어나기 전 일이었고. 지어내지는 않겠지만 전해 들은 것만 말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손 권사는 어머니 정양순사모기념관 설립에 대해서도 "어머니 기념관까지는 있을 필요 없다. 그것은 신풍교회에서 이미 하고 있다. 두 오빠와 아버지 기념관만 있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손동장 씨 아들 손성열 선교사와도 통화할 수 있었다. 동인·동신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손동장 씨가 실질적으로 큰아들, 손성열 선교사가 장손이 된다.
손성열 선교사 입장은 작은 고모 손동연 씨나 작은아버지 손동길 목사와 달랐다. 손 선교사는 "내가 보기에는 (작은아버지가) 수익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손동길 목사가 기념관 운영을 하면 수익이 날 수 있을 거라는 투로 얘기해, 요즘은 그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손 선교사는 "돈 문제가 개입된 것을 알고는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손 선교사는 "애양원에서 유가족을 잘 돌보지 못한 것은 사실이긴 하다. 그런 부분에서 유족회 입장에 동의할 수는 있지만, 수익 때문이라면 아니다. 기념관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 전혀 아니다. 따지고 보면, 할아버지(손양원 목사)가 거기서 목회하셨다는 이유만으로 교회가 유가족을 챙길 이유도 없다. 이미 한국교회에서 유족들을 많이 도왔다. 유족들이 자꾸 손양원 목사의 명성에 기대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재개관은 기약이 없다. 교회는 유족과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개관해 한국교회에 좋지 않은 모양새를 비치느니, 차라리 당분간 휴관하는 게 더 낫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기념관 재개관은 기약이 없다. 손동길 목사는 "물욕이나 명예욕은 없다. 아버지 역사를 바로잡는 게 내 사명이다. 교회에서는 200만 원 줘서 내쫓으려 하는데, 기념관 내에 있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내가 직접 해설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기념관 안내 내용 중 60%가 왜곡이라고 했다.
애양원교회 정종원 목사는 "기념관 문을 여는 게 목적이라면 일단 재개관 후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우리가 보이는 모습이 한국교회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문 닫는 것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기념관이 분명히 한국교회에 공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이 있는데,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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