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홍교수 사과문 발표 | ||||
내용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표현상에 대한 사과 | ||||
황규학 (21) | ||||
그동안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지지로 우익적인 행보를 계속 해오고 학생들과 역사 교수들, 학생들, 총장을 비하해 물의를 빚어온 김철홍교수가 사과성명을 발표하여 한발 뒤로 물러섰다. 박근혜 정권의 몰락과 더불어 그동안 우익행보를 해온 김철홍교수도 후퇴한 것이다. 더이상 촛불의 민심과 학생들 다수의 항의를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선생으로서 부족함을 통감하며 앞으로 더 좋은 선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고 제가 더 좋은 선생이 되도록 기도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임성빈 총장에게 내가 지나친 비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총장의 직무를 시작하는 시점에 내가 너무 많은 걸림돌을 놓은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
"역사학과 교수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직접 전하도록 하겠다. 조만간 역사학과 교수 일곱 분을 식사에 초청할 것이며, 초청에 응해 준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사과할 뿐만 아니라 동료 교수로서 관계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
학생들은 급기야 약 300여명이 서명하여 징계위에 회부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김교수는 글의 내용에 대해서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친 표현에 대해서 사과를 하여 사과의 진의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쓴 글의 내용에서 내가 주장한 바는 나의 양심에 따라 한 말이며 그 내용에 대해서 사과할 뜻은 없다. 그러나 나의 주장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내가 지나친 표현을 사용함으로 장신대 안의 여러 구성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김교수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표명하였다. 징계위원회에서는 내부적인 문제인데다가 성명서 표현상 윤리도덕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경고성이외에 특별한 징계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김교수가 사과를 한 마당에 이사회나 교원위원회에서도 논문표절이나 학술적인 면에 이상이 없는 이상 중징계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하튼 표현에 있어서 하자가 있다 할지라도 김교수는 교수로서 좌우이념을 떠나서 용기있게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표현한 의연함에 대해서는 높이 살 필요가 있다. 김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81학번)를 나오고, 장신대를 거쳐서 풀러신학교에서 김세윤교수로부터 신약학 박사학위를 받고, 장신대에서 강의를 해왔고, 영어실력이 출중하여 외국교수가 오면 통역을 했고, 강의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다가 잦은 교수들의 무책임한 성명서 발표에 싫증을 냈고 자신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주장했고, 그는 논리의 정연함으로 현실정치에도 적극 참여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이로 인해 그의 튀는 행동과 독보적인 행위가 동료교수들과의 마찰을 빚어왔다.
김교수는 김세윤교수로부터 신약학을 연구하게되어 보수우익및 복음주의로 돌아섰고, 그 이후 보수적인 행보를 해왔다. 그의 신학 노선 역시 에큐메니칼 주의보다는 복음주의 자이다. 그렇지만 학문성이 있고 강의가 깊이 있다는 것이 박사과정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한 때 김목사의 국정교과서 지지로 인해 조선일보 김대중 논설위원까지 김교수의 글을 인용하기도 하였고 교단 대다수의 목사들이 그를 지지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시대가 바뀌어 박근혜 정권이 몰락하는 과정에 보수우익을 주장했던 김교수의 입지는 좁아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김교수는 장신대가 에큐메니칼을 지향하는 것에 대해서 진정한 에큐메니칼이 무엇이냐고 묻고, 복음적이고 신앙적인 일치운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여 그의 신학적인 입장 역시 다양성과 일치를 추구하는 장신대에서 필요한 영역이 있을 것이다.
그는 영어에 있어서 탁월한 실력을 가졌고, 학문성 역시 깊이 있고 복음적이며 주장이 뚜렷한 것은 김철홍교수만이 갖고 있는 독특함일 것이다. 교수로서는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료교수들과의 관계성이 약하지만 교수로서 분명한 철학을 갖고 있다. 학생들이나 교수들을 대하는 방법과 표현상에 약간의 하자가 있지만 그렇다고 교수로서의 결격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극좌에 있다가 극우로 돌아서서 자신의 철학적 삶을 사는 것은 김교수의 자유이다. 단지 장신대 학풍이나 문화에 맞지 않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수로서 개인의 독립성이나 자율성, 철학,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는 용기는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다른 교수들과 학생들과도 더불어 가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예의를 표현해야 하는 것도 교수의 자질로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의 주인은 교수나 이사회가 아니라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언어성, 논리성, 학문성, 독립성, 사회성, 이념성, 현실성을 고루 갖춘 보기 드문 우익 교수인 것은 사실이다. 표현방법에 있어서 도덕성과 윤리성만 약간 보완하면 된다.
경과와 사과
지난 11월 22일에 있었던 교원인사위원회(총장 배석)에서 나는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1. 내가 쓴 글의 내용에서 내가 주장한 바는 나의 양심에 따라 한 말이며 그 내용에 대해서 사과할 뜻은 없다. 2. 그러나 나의 주장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내가 지나친 표현을 사용함으로 장신대 안의 여러 구성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1) 임성빈 총장에게 내가 지나친 비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총장의 직무를 시작하는 시점에 내가 너무 많은 걸림돌을 놓은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 2) 역사학과 교수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직접 전하도록 하겠다. 조만간 역사학과 교수 일곱 분을 식사에 초청할 것이며, 초청에 응해 준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사과할 뿐만 아니라 동료 교수로서 관계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 3) 학생들에게도 사과하겠다. 3. 차후에 인사위원회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면 로마서 13:1,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는 말씀대로 처벌에 순종할 것이며, 절대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외부의 교육, 사법 기관에 이 문제를 제소하지 않을 것이다. 복음의 진보와 신학 교육의 발전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4. 학생들에게 사과하는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는 교원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겠다. 그러나 교원인사위원회가 방식과 시기를 정해주지 않았고 본인에게 일임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시기적으로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에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아래와 같이 학생들에게 사과합니다. "11월에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여러 학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 매우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나에 대해 항의한 학생들의 의견을 빨리 받아들이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합니다. 선생으로서 부족함을 통감하며 앞으로 더 좋은 선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고 제가 더 좋은 선생이 되도록 기도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179명의 학생 누구에게도 미워하는 마음이나 원망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부디 앞으로 다시 만나더라도 웃는 얼굴로 이번 사건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2016년 12월 1일 김철홍 드림 | ||||
기사입력: 2016/12/05 [05:29] 최종편집: ⓒ lawnchur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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