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다운 덕행과 은혜스러운 행실은 사랑 안에 농축되어 있다
조나단 에드워즈
사랑의 본질을 신중하게 숙고하면 두 요점이 드러납니다. 첫째, 사랑은 하나님과 사람을 향한 모든 온당한 행동을 유발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사랑이 없으면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큰 업적이나 고상한 덕행도 건전한 것이 아니며 위선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진실로 사랑하면, 하나님을 온 힘을 다해 공경하려는 마음을 먹게 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을 공경할 마음을 먹게 되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송축하고 싶어지고,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그 영광과 권세를 인정하게 됩니다. 그와 같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께 대한 모든 순종의 행동을 유발합니다. 사랑은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향하여 자녀가 아버지에게 하듯 행하게 할 마음을 먹게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께서 주신 긍휼에 감사하여 찬미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그 뜻에 복종하고픈 마음이 일어납니다.
또한 사랑은 사람들이 일을 할 때 바른 의무를 행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만일 자기의 이웃을 진지하게 사랑한다면, 그는 그 이웃에게 의로운 행위를 보이길 원할 것입니다. 참된 사랑과 우정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유익을 주고 악한 것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치 아니하나’(롬13:10). 사랑은 상대에게 진리를 전하게 하며, 상대에게 오는 기만적이고 악한 것은 막아 주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협잡과 반역을 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갖습니다.
사랑은 사람들 사이에서 겸손히 행하려는 마음을 줍니다. 왜냐하면 진정 참된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을 높이고, 우리의 생각보다 그들의 생각을 더 높게 보려는 마음을 가지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위치에서 만족하게 일을 수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사랑은 이웃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탐내는 마음이나 어떤 좋은 것을 보고 부러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 자족하는 마음을 가지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자기와 이웃에 대하여 마땅히 할 일을 온유하고 신사답게 행하게 합니다. 사랑은 찢겨진 상처를 싸매어 주고 상한 마음이 있는지 살펴보게 할 것입니다. 사랑은 화평하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사랑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받는 해를 용서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할 것입니다. 잠10:12,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느니라”. 사랑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떠한 고난이나 재난 중에도 이웃에게 긍휼한 행동을 하게 합니다.
다스리는 자들이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그들은 백성들을 위해 감당할 합당한 의무를 기꺼이 감당하고자 할 것이며, 백성들은 그들의 통치를 존귀하게 여길 것입니다. 사랑은 통치지들로 하여금 의롭고 신실하고 진지하게 백성들의 유익을 도모하는 편으로 모든 권세를 사용하게 하고 개인적인 유익을 생각지 않게 할 것입니다.
목회자들이 사랑을 갖게 되면 맡은 일에 합당한 행사를 하기 위해 애쓰고 자 할 것입니다. 사랑은 또한 일반 회중들로 하여금 목회자들에게 복종하고 싶은 마음을 줄 것입니다. 회중들이 사랑을 가지게 되면, 목회자들의 생활비를 제공하고 그들의 교훈과 계획을 기꺼이 따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하여 목회자들을 돕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목회자들을 위하여 기도할 것입니다. 또 자기들의 목회자를 자기들 영혼을 지키는 감독자로 알고 그에 준하여 목회자에게 자기들이 마땅하게 행할 의무를 행하려는 마음 가짐을 가질 것입니다. 사랑은 목회자로 하여금 자기에게 맡겨진 사람들의 영혼의 유익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신실한 마음을 가지게 하여 그 사람들을 늘 지켜 보호하고 부지런히 감독의 책임을 감당하게 할 것입니다.
사랑은 우월한 사람과 열등한 사람 사이에 적당한 관계를 갖게 유도합니다. 사랑은 자녀들로 하여금 자기 부모들을 공경하고픈 마음을 가지게 하고, 종들로는 상전에게 복종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할 것입니다. 눈가림만 하지 않고 마음의 진실함으로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사랑은 그것이 하나님을 향하든지 사람을 향하든지 간에 모든 합당한 의무들을 이행하고 싶은 마음을 줍니다. 사랑이 그러한 모든 의무를 최선으로 감당하게 인도한다면, 필연적으로 사랑은 모든 덕행의 뿌리요 샘 근원입니다. 아울러 모든 덕행을 함축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사랑이 마음에 심겨지기만 하면 마음은 선한 일들을 내기에 충분한 원소를 가지는 셈입니다. 하나님을 향하거나 사람을 향하거나 모든 바른 마음가짐은 다 사랑 안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사랑에서 형성되며, 그 외의 다른 것들은 다 ‘사랑의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들이요, ‘사랑의 샘’ 근원에서 흐르는 물줄기와 같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큰 업적이나 고상한 덕행도 건전한 것이 아니며 위선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이 행하는 일에 사랑이 없으면 그 속에는 하나님을 향한 참된 존경심이나 사람을 향한 참된 마음이 하나도 없는 셈입니다. 그런 곳에는 진지함이란 없는 법입니다. 하나님을 합당하게 경외하는 마음이 없는 신앙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인간의 종교의 개념 자체가 하나님을 향한 피조물의 헌신과 경외심의 표현이라고 하지만, 하나님을 향한 존경심이나 사랑이 없으면 신앙은 보이기 위한 겉치레에 불과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사랑은 언제나 참되고 살아 있는 믿음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없는 믿음은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과 같습니다. 사랑은 믿음의 생명이요 영혼입니다. 사랑은 살아 있는 믿음과 죽은 모든 믿음을 구별하는 시금석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참되고 존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습니다. 사랑이 없는 존경과 예배는 외식에 불과할 뿐이며 진지함이 없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수 없게 되고 그에 대한 신뢰와 확신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모든 덕 있는 행실을 산출하고, 하나님을 향해서나 그 이웃을 향하여 모든 바른 의무들을 감당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합니다. 사랑 없이 진지한 덕행이 있을 수 없으며, 모든 의무들이 온전하게 수행될 수 없습니다. 이처럼 두 가지 국면은 함께 갑니다. 우리들은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여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다운 덕행과 은혜스러운 행실은 모두 다 사랑 안에 농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 조나단 에드워즈, 고린도전서 13장 『사랑』, pp 16-22
-청교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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