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종교)의 사대주의에서 벗어나야 (2)
오늘날 한국교회는 서구 기독교의 급격한 쇠퇴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계가 주목하는 건강한 교회들을 상당수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교세는 아직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상태에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특히 개신교회에 대한 불안감은 증폭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지표가 뚜렷하게 설정되어 있지 않으며 그것을 뒤 바침 할 만한 신학적 토대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한국교회는 지금 자기신학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의 개신교회를 리드하고 있는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자기신학이 없이, 16세기의 프랑스의 신학자 존 칼빈과 18세기의 영국의 목사며 신학자인 존 웨슬리의 신학의 극히 일부에 그것도 많이 변질된 (기복신앙과 문자주의적 근본주의 신앙으로 기우러진) 상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교개혁자 루터는 종교개혁운동을 전개할 당시 가톨릭교회의 어거스틴계 수도원 수도사 겸 신학 교수였으며, 존 칼빈은 종교개혁 운동에 참가하기 전엔 프랑스의 가톨릭교회 신자로 법학도며 인문주의 사상가였고, 존 웨슬리는 옥스포드 대학의 고전어 강사며 영국 성공회 목사였다. 그리고 그들이 살던 시대와 시대정신이나 사회(세계) 환경은 오늘의 우리의 시대정신이나 환경과는 너무도 다른 처지였다, 그리고 특히 오늘의 우리 한국의 사회 환경과 시대정신은 그들이 살던 시대정신이나 사회 환경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 한 예로서 루터나 칼빈이나 웨슬리가 살던 시대환경은 오늘의 한국과 같이 유불선과 같은 심오한 영성을 지닌 동양의 큰 종교들이 실존하는 환경이 아니었다.
실제로 오늘의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그들의 선조 2대나 3대 혹은 3대나 4대로 올라가면, 대부분 유교인들이였거나 불교인들이었으며, 또한 현재에도 그들의 친인척의 많은 사람들이 불교도들이거나 유교나 도교 아니면 한국의 민족종교들인 천도교나 증산교 혹은 원불교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필자는 얼마 전 한 유능한 목회자가 자신이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불교의 스님이 될까 많은 고민 끝에 신학교에 들어와 목사가 되었다는 간증을 들은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목사가 되는 일과 스님이 되는 일은 일종의 자신의 종교적 수행의 선택의 일에 속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과정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오늘날 서구 기독교의 쇠퇴와 함께 무신론의 등장과 확산은 전적으로 유대-기독교의 신관의 오류에서 비롯되었음을 말했다. 특히 서구 유럽의 기독교의 쇠퇴의 큰 원인은 바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전능의 심판자로서의 지나친 인격신의 강조 즉 이 세상 우주만물과는 전혀 상관없는 초월적인 만능의 신관과 인격 신관의 강조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고, 따라서 앞으로의 기독교 신학은 초인격 혹은 비인격 신관의 요소를 다분히 지닌 동양종교들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점이 있음을 말했다.
이제 우리 한국교회는 21세기를 맞이하며 우리 한국문화와 한국인의 심성에 감명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설득력과 호소력이 있는 신학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의 문화 풍토와 동떨어진 시대와 환경에서 생성된 과거(서구)의 신학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상태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왜냐하면 과거의 신학을 우리 풍토에 맞게 재해석함이 없이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그러한 태도는 사상의 사대주의, 신학의 사대주의, 종교의 사대주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의 문화 풍토는 루터나 칼빈이나 웨슬리가 활동하던 풍토와는 너무도 다른 풍토 즉 오늘날 많은 서구인들이 큰 관심을 보이며 또한 매혹을 느끼는 동양의 큰 종교들인 유불선(유교 불교 도교)이 깊이 영향을 주어왔고 또한 생활화된 풍토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 한국교회를 위한 신학은 어떻게 구축해야 할 것인가?
필자는 바로 우리 한국인의 얼로 철학과 신학(종교)을 한 다석 류영모의 사교회통(四敎會通)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싶다. 다석은 자신의 가슴에 특히 요한복음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가 알려준 영적 실재로서의 하느님과 성령(진리의 영)을 항상 가습에 품고서 성경을 깊이 연구하고 동시에 동양의 고전들과 경전들을 깊이 연구한 종교인이었다. 그는 자신이 기독교 신앙인이면서도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우리 한국 민족에게 오랜 세월동안 깊이 영향을 끼친 유불선의 경전들을 두루 연구하고 상호대조 조명하여 웅대한 유불선기(儒彿仙基) 네 종교의 회통적 혹은 통섭적 영성의 신학(會通的/統攝的 靈性神學)의 길을 제시해 주었다. 이것은 세계의 어느 영성가도 신학자도 시도해보지 못 했던 일이었다.
이것은 어떤 의미애서는 한국기독교의 최대 과업인 기독교의 한국적 이해와 해석 작업인 본격적인 토착화 신학의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석의 신학 방법의 특징은 성경을 서양의 신자들이나 신학자들이 풀이해준 대로 앵무새처럼 따라하지 않고 순 우리 한국인의 슬기(지혜)와 얼(영성)로 해석해냈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 한국교회는 바로 우리의 고유한 신학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이제 우리 한국교회는 남의 신학 곧 서구 신학자들이 만들어준 교의/교리 신학을 무조건 앵무새처럼 따라가기 보다는 우리의 영적 슬기와 능력으로 신학을 수립하여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줄 단계에 와 있다는 말이다. 그것이 바로 종교와 신학의 사대주의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니겠는가? 끝
클레아몬트대 과정사상연구소 코리아 프로젝트 연구실장
출처당당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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