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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11. 약성의 음양

수호천사1 2013. 11. 26. 11:55

1-11. 약성의 음양
1-11. 약성의 음양

한의 약리학(漢醫藥理學)의 기초 이론은 기미론(氣味論)이다. 기(氣)는 약의 성질을 뜨거운 것(熱), 따뜻한 것(溫), 보통인 것(平), 서늘한 것(冷), 찬 것(寒)으로 구분하는 것이며, 미(味)는 미각을 자극하는 약의 매운맛(辛), 단맛(甘), 신맛(酸), 짠맛(鹹), 쓴맛(苦)으로 분간하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뜨겁다(熱)고 하고 무엇을 차다(寒)고 할까?
예를 들면 꿀이나 소주나 대추 같은 것은 얼음에 채워서 먹어도 속이 덥고 체온을 돋구나, 배나 수박은 데워서 먹어도 속을 식히고 설사가 나기 쉽다. 이로써 꿀이나 소주나 대추는 따뜻한 것임을 알 수 있고 배나 수박은 찬 것임을 알 수 있다. 앞의 것은 약성(藥性)이 양이고, 뒤의 것은 약성이 음이다.

또 매운맛은 양이요, 쓴맛은 음이다. 매운맛(辛)은 맛이 짙고 극렬한 것이니 신향성(辛香性)이라는 것은 자극성,흥분성,방향성(芳香性)을 의미하는 것이다. 고추,후추,겨자,마늘 같은 것이 모두 매운맛을 가졌다. 이런 것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그 자리에서 얼굴이 화끈 화끈 달아오르고 땀이 쭉 난다.

쓴맛을 가진 약은 음성이다. 씀바귀,너삼,익모초 같은 것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가 매운 것을 먹은 때는 입을 딱 벌여서 하하 하면서 매운 기운을 속히 위로 발산시키려고 하며 쓴 것을 먹은 때는 상을 찡그리며 자꾸 침을 삼켜서 속히 아래로 내려보내려고 한다. 땀내는 약이나 흥분제에는 매운맛이 안 끼는 법이 없고 설사약이나 안정제에는 반드시 쓴맛을 쓴다.

위에서 간단히 기미(氣味)에 관해서 말했으나 실제로는 한약은 한 가지 성질만 가진 것이 아니라 한가지 약이 여러 가지 성질을 한꺼번에 가진 일이 많아서 그 복잡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와 같이 한없이 복잡한 것이 한약, 곧 유기성 약물의 특징이다. 거기에 한약의 가치가 있고 불가사의한 효력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에 서양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늘 한약에서 유효한 한 두 가지 성분만을 추출해서 쓰려고 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고집하는 일이 많다. 유기 화학이 아직 유치한 단계에 있는 오늘날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 생각하면 현대 의학의 한 병폐라고도 볼 수 있다. 분석은 종합을 전제로 한 분석이라야 하는데 분석 과학 시대인 현대에 와서는 분석은 분석 그 자체만을 위한 것이 되고 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종합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일이 많다. 가령 인삼을 대단히 좋은 약이라고 하자. 인삼 속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있어서 그 중에는 혈액 순환과 호흡 작용을 돕는 것도 있고, 소화 기능을 돕는 것도 있고, 생식 기능을 돕는 것도 있다고 추측된다. 그러므로 심장이면 심장, 위면 위, 한 장기에만 유효한 성분을 추출해 가지고 그것으로 인삼의 작용과 효과를 논할 수는 도저히 없는 것이다.

그 밖에 다른 유효 성분이 없다고 성분을 추출해 가지고 그것으로 다른 유효 성분이 없다고 잘라 말할 수 없고, 만일에 있다고 치면, 그로 말미암아 효과는 어디에서 구하며, 따라서 종합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차라리 기미론에 의하여 인삼의 종합적인 효과를 논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인삼을 기(氣)로 따질 때는 약간 따뜻하고(微溫), 맛으로 따질 때는 쌉스름하고(薇苦), 달착지근하며(薇甘), 담백하다. 색깔로 따질 때는 수삼(水蔘)의 경우에는 황색이고, 백삼(白蔘)의 경우에는 흰색, 홍삼(紅蔘)의 경우에는 붉은 색이 난다.

인삼은 매운맛이 없고 따뜻한 기운이 있기 때문에 술이나 자극성 양념과 같이 흥분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체온을 증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평온하게 양기를 도와서 생리적 기능을 활발하게 하여 체온이 부족한 사람의 체온을 높여 준다.

그리고 인삼이 가진 쌉쓰름한 맛은 심장의 흥분과 피로를 치료해 준다. 쌉쓰름한 맛이 있기 때문에 순하고 무리가 없게 허약한 사람의 피로로 인한 발열(發熱)을 내리게 하는 것이다.
또 인삼이 가진 달착지근한 맛은 소화기에 작용하여 영양을 북돋아 주고 담백한 맛은 신 경락 곧 생식기 계통의 작용을 조정한다. 인삼의 색깔 가운데 황색의 성분은 비장에 작용하고 흰색 성분은 폐장에 작용하며 붉은 색 성분은 심장에 작용한다.
이 여러 가지 성분이 혼연 일체가 되어서 각 장기에 동시에 작용하여 전체적으로 건강을 증진하는 종합적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인삼은 이와 같이 다른 어느 한약에서도 볼 수 없는 구비된 성질을 가졌으므로 허약한 사람에게는 이보다 나은 약이 없다고 할 정도이다. 또 인삼은 열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은 열을 내리게 하고, 열이 부족한 사람은 체온이 올라가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설사하는 사람은 설사를 그치게 하고 변비가 있는 사람 은 대변이 잘 나오도록 하기도 하고, 소변을 잘 못 보는 사람에게는 오줌 누기 쉽게 하고, 오줌을 자주 누는 사람에게는 오줌보는 횟수를 줄여 준다.
인삼뿐만 아니라 다른 약의 경우에도 한약은 한쪽으로만 작용이 제한되어 있지 않고 여러 방면으로 작용해서 생리 작용의 과부족이 없도록 조절하고 정리해 준다. 사과가 변비도 고치고 설사도 고치는 것은 이러한 다면적인 작용의 사소한 예에 불과하다.

출처 : 산삼과하수오
글쓴이 : 금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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