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서신(요한 1, 2, 3서)
A. 요한1서
요한 일서는 그리스도인 독자들에게 보내어진 편지로서 지극히 실천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본 서신은 거짓 가르침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으며, 또한 신자들이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을 살고 그들의 형제 자매를 사랑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그 중심을 이루는 주제는 하나님 아버지, 그리고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의 교제이다.
1. 저자
본 서신에는 저자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전통적으로 사도 요한이 쓴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러한 사실은 요한 일서가 그 서문과 문체, 그리고 사용한 단어나 용어들(태초, 말씀, 증거, 빛, 믿음 등)이 요한복음과 매우 흡사하며, 저자가 성육하신 주님의 생애를 직접 눈으로 목격한 증인이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에 확실해 진다(1:1-2, 4:14). 그 분 아니라 이레니우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 터툴리안 등을 포함한 초기 기독교 저술가들도 본 서신을 요한의 것으로 인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본 서신의 저자가 사도 요한이라는 저작권에 대한 전통적인 신념을 부인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
2. 기록 목적
1) 하나님의 자녀들을 권면하기 위해서
요한 일서는 이미 믿는 신자들을 위해서 기록되었다. 본 서신은 독자들이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사실 이외에는 그들의 신분이나 거주 지역에 대해서 아무런 암시도 제시해 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 서신을 요한이 썼다는 것을 근거로 해서 이 서신의 독자들이 아시아에 살던 성도들이라고 한다. 이것은 (계 2-3장)의 내용들과도 일치한다. 요한일서에는 “자녀들아”, “아비들아”, “아이들아”, 그리고 “형제들아”, “사랑하는 자들아”라는 표현이 계속 반복되어 나타난다. 이것은 이 서신이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신자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믿음을 확실하게 해 주기 위해서 기록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2) 교제를 격려하기 위해서
이 서신의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기록하는 이유가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간의 교제를 누리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1:3).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도간의 교제는 성도들의 깊은 영적 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3) 승리하는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서
저자는 이 글을 쓰는 이유가 하나님의 자녀들이 죄를 범치 않고 승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2:1)
4) 이단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서
저자는 이 서신이 이단의 잘못된 가르침을 바로 잡고 올바른 기독관과 신앙을 심어주기 이한 것이라고 곳곳에서 언급하고 있다(2:18,22,26, 4:1-3). 독자들은 거짓 선생들과 맞서 왔는데, 요한은 그들을 적 그리스도라고 부르고 있다(2;18-26). 학자들은 이 거짓 선생들이 이원론을 주장하던 영지주의자라고 하기도 하고, 또는 가현설에 대항하기 위하여 이 서신이 쓰여졌다고도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요한 서신이 케린투스라고 하는 이단에 대항하기 위해 쓰여졌다고도 한다. 케린투스는 단순한 인간이 신적인 권위를 갖게된 것은 그가 세례를 받고 예수의 영이 그에게 임했을 때였으며, 이 영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에 그를 떠나갔다고 주장하였다.
<참고: 영지주의의 성격>
요한 1서는 영지주의(영어 ‘Gnosticism’은 “지식”을 가리키는 헬라어(γνωσισ)로부터 유래하였다)로 알려진 위험스러운 이단을 저지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다양한 신약 문서들과 초기 교회 교부들의 저작들에 나타난 언급들을 통하여 영지주의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
영지주의는 세상의 죄, 고통, 악의 존재를 합리적 근거에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그들은 물질과 영혼이 모두 다 영원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모든 물질은 악하고 오직 영만이 선하다. 세상은 물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것은 처음부터 악하다. 하나님은 영이시고 선하시다. 그러므로 선하신 하나님께서 악한 세상을 창조 하셨을 리가 없다. 하나님은 악한 물질과 더불어 역사하시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으로부터 점차로 확산되어 멀어지는 일련의 “아이온(αιων)” 또는 “파생신들”(emanations)을 창조하셨다. 각 이이온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그만큼 하나님에 대해 부지를 나타낸다. 가장 멀리 떨어진 아이온은 하나님에 대해 무지할 뿐 아니라 그에게 적대적이다. 이 아이온이 물질 세상을 창조하였다. 많은 영지주의자들은 이 아이온을 구약의 하나님과 연관시켰다. 전적으로 영이신 참 하나님이 바로 신약의 하나님이시다.
그렇다면 인간의 혼은 무엇인가 ? 영지주의자들은 파생신들(인간 그리고 오른쪽 꼭대기에 있는 불꽃)이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인간의 몸에 들어갔고, 이 인간의 몸안에 그들이 갇히게 되었다고 가르쳤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이들 영들은 그들의 사로잡힌 상태에 대하여 무지하게 되었고, 비밀의 지식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만일 영들이 이 지식을 깨달으면 그들은 하나님께로 돌아가기를 원하게 된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 영은 바른 지식을 가져야만 하고(지혜의 상징인 등불), 바른 판단이나 비밀의 지식에 대하여 가르침을 받아야만 한다. 참으로 지적인 영만이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단순한 영은 그것을 성취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영들과 그렇지 못한 영들 사이에 구분이 되어져야만 한다.
< 영지주의의 위험 >
영지주의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신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가 성육신하여 인간이 되셨다는 것을 부인하였다. 그들은 인간 예수와 “그리스도”사이를 구별하였다. 예수님은 실상 상급의 인간에 불과하셨다. 그가 세례를 받으셨을 때 “그리스도”께서 마치 어떤 사람이 아파트를 임시 거처로 취하는 것처럼 예수님의 몸을 거처로 취하셨다. 그런 다음 “그리스도”께서는 예수님에게 이적을 행하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하나님을 알 수 있는 힘을 부여하였다. 수난이 다가오자 “그리스도”께서는 떠나셨고, 오직 인간 예수만이 고난을 당하고 죽으셨다.
어떤 영지주의자들은 몸은 단순히 물질이고 마침내는 폐기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마음껏 생을 즐기고, 육신의 온갖 욕망에 탐닉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반 율법주의). 또 어떤 이들은 육신의 욕망들은 참된 지식의 길을 추종하는 발걸음을 방해하지 않도록 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율법주의).
< 영지주의에 대한 요한의 공격 >
요한은 하나님께서 성육신 하신 아들의 계시를 통하여 자신의 참되고 궁극적인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하셨다고 주장한다. 하나님께서는 그 말씀을 통하여 자신과 인간 사이에 교제를 맺으셨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선교는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계시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1:1-4). 그는 영지주의에서 기독교에 대한 삼중적 공격을 간파하고 이에 따라 영지주의를 공격한다.
가. 영지주의는 예수님의 인성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육신을 입으셨다는 것을 부인한다. 성육신 을 부인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을 파괴하는 것이다(2:18-28, 4:1-6, 13-15, 5:6-12).
나. 영지주의자들은 “우리는 죄를 짓지 않았다”고 주장함으로 십자가에서 모든 사람의 범죄를 선언하시고(1;8,10), 자신의 아들을 “세상 죄를 위한 속죄 물”(2:2)로 주신 하나님을 거짓말쟁이 로 만든다. 영지주의자들은 죄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십자가를 진지하게 받 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 영지주의자들은 그들의 죄보다 그들의 지식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그들 가운데는 잘난 체 하는 정신이 지배적이었다. 그들은 이웃을 섬기는데 자신을 드릴 필요를 느끼지 못하였다. 그 들은 세상에 속하였고 그들이 말하는 것도 세속적인 것이었다. 세상은 그들의 말에 귀를 기 울일 것이다. 하지만 형제 사랑을 부인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부인하는 것이다(2:7-17, 3:11-24, 4:7,12,16-21, 5:1,2).
요한의 메시지는 이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나선형으로 계속 반복된다. 이 주제들은 기독교인이 자신의 신앙과 생활의 진실성을 결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메시지를 제시해 준다.
5) 구원의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5:13)
3. 저작 연대
사실 서신 자체에는 어떤 특정한 저작 연대, 혹은 시대를 제시해 주는 것이 전혀 없다. 많은 보수주의자들은 요한 복음이 기록되던 당시 혹은 그 직후에(약 90-95년경) 에베소 감옥에서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요한 복음을 초기에 기록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 기록 시기를 66-70년경으로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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