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음행을 눈감아 주셨는가?
(민 12:1-14) 『[1]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니라 [2]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셨느냐 우리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 하매 여호와께서 이 말을 들으셨더라 [3]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 [4] 여호와께서 갑자기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에게 이르시되...[8]...너희가 어찌하여 내 종 모세 비방하기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느냐 [9] 여호와께서 그들을 향하여 진노하시고 떠나시매 [10] 구름이 장막 위에서 떠나갔고 미리암은 나병에 걸려 눈과 같더라 아론이 미리암을 본즉 나병에 걸렸는지라 [11] 아론이 이에 모세에게 이르되 슬프도다 내 주여 우리가 어리석은 일을 하여 죄를 지었으나 청하건대 그 벌을 우리에게 돌리지 마소서 [12] 그가 살이 반이나 썩어 모태로부터 죽어서 나온 자 같이 되지 않게 하소서 [13] 모세가 여호와께 부르짖어 이르되 하나님이여 원하건대 그를 고쳐 주옵소서 [1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그의 아버지가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을지라도 그가 이레 동안 부끄러워하지 않겠느냐 그런즉 그를 진영 밖에 이레 동안 가두고 그 후에 들어오게 할지니라』
본문 민수기 12:1에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니라.”는 말씀에서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다는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일까?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라는 이 부분이 한글과 영어번역본들에 거의 모두가 “모세가 구스여자를 아내로 맞았다. 결혼하였다. because he had married a Cushite woman.”이라는 식으로 번역되어있다. 그래도 “모세가 대낮에 이방여인과 음행을 하였다.”라는 식의 저속한 번역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언제인가 어느 부흥사로부터, “모세가 대낮에 이방여인을 데리고 장막에 들어가 음행을 하였기에 아론과 미리암이 모세의 비윤리적인 음행에 대하여 정당한 비방을 하였지만, 모세가 주의 종이기에 주의 종을 함부로 비방하여서 나병에 걸리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고, 사실 그 부흥사의 그러한 말과 비슷한 개념들이 일반 목회자나 성도들에게도 어느 정도 사실인 것처럼 회자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들을 종종 보아왔기 때문이다.
다윗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룩하시고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는 그가 비록 기름부음을 받은 주의 종이라 할지라도 음행과 같은 비윤리적인 죄악을 범하고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러한 자를 엄하게 벌하시는 분이시지, 주의 종이기에 그냥 용납해 주시는 분이 아니심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모세가 이방여인과 비윤리적인 음행의 죄를 범하였기에 미리암과 아론이 그것을 정당하게 지적하였지만, 모세가 주의 종이었기에 주의 종을 함부로 비방한 죄로 나병에 걸리는 무서운 심판과 저주를 받았다는 식의 성경해석과 그와 비슷한 설교들이 가능하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주의 종을 함부로 비방하는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과 같은 무서운 죄악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가 될 것이다. 성경에 “이르시기를 나의 기름 부은 자를 손대지 말며 나의 선지자들을 해하지 말라.”(대상16:22)하셨으며, 다윗이 이 말씀에 절대 순종하여 하나님의 복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기름부음 받은 주의 종을 함부로 비방하는 죄악을 범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다만 주의 종이기에 그가 비록 음행과 같은 비윤리적인 죄악을 범하였더라도 그것까지도 무조건 용납해야 한다는 식의 생각이나 말은 매우 잘못된 것이며 위험천만한 것임을 지적하고 싶은 것일 뿐이다.
1절에서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다는 말은, 모세가 구스 여자와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도 아니고, 더더군다나 음행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는 더욱 더 아니다.
왜냐하면 모세는 이미 결혼을 한 사람이었으며(출18:1-3), 또한 백성의 지도자가 결혼이라는 것을 할 때 가족들이나 -미리암은 모세의 누이이고 아론은 모세의 사촌형이다.- 백성들에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혼자서 막무가내로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고,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바와 같이 모세오경내에서는 결혼을 의미할 때 직접적으로 “결혼하다”를 의미하는 단어인 “바-알(bba-al)”만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구스 여자를 취하였다는 말이 결혼을 의미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다만, 1절의 “모세가 구스여자를 취하였더니”에서 “취하다”라는 히브리어 동사 “라카(lakah)”가 “취하다(take), 붙잡다.”라는 기본의미를 가지며, 연장된 의미로 “아내로 삼다”라는 뜻도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민수기를 포함한 모세오경내에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누군가를 “선택하다, 소환하다.”라는 의미로만 사용된 말이다. 성경전체에서 “선택하다, 소환하다”의 의미로 사용된 몇 구절들을 제시해 본다.
(창 5:24)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
(민 23:11) 『발락이 발람에게 이르되 그대가 어찌 내게 이같이 행하느냐 나의 원수를 저주하라고 그대를 데려왔거늘 그대가 오히려 축복하였도다』
(수 3:12) 『이제 이스라엘 지파 중에서 각 지파에 한 사람씩 열두 명을 택하라』
(삿 11:5)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을 치려 할 때에 길르앗 장로들이 입다를 데려오려고 돕 땅에 가서』
(왕상 11:37) 『내(여호와)가 너(여로보암)를 취하리니 너는 네 마음에 원하는 대로 다스려 이스라엘 위에 왕이 되되』
상기(上記)한 바와 같이, 특별히 모세오경(창,출,레,민,신)에서 결혼을 말할 때는 직접적으로 “결혼”을 의미하는 “바-알(bba-al)”만을 사용하였고, “간음”을 말할 때는 완곡한 표현인 “눕다, 드러눕다”를 의미하는 “샤-카브(sha-kab)”나 혹은 직접적으로 간음을 의미하는 “나아프(na-ap)”를 사용하였지, 결혼이나 간음의 사건에 대하여 “라카(lakah)”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전혀 없음을 알아야 한다. 모세오경 내에서 그렇게 사용된 구체적인 구절들을 제시해 본다.
(창 20:3, 개정) 『그 밤에 하나님이 아비멜렉에게 현몽하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데려간(라카)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네가 죽으리니 그는 남편이 있는 여자임(바 -알)이라』
(창 20:3, 쉬운) 『그 날 밤, 하나님께서 아비멜렉의 꿈에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데려온(라카) 그 여자 때문에 너는 죽을 것이다. 그녀는 결혼한(바 -알) 여자다.”』
(신 21:13, 개정) 『또 포로의 의복을 벗고 네 집에 살며 그 부모를 위하여 한 달 동안 애곡한 후에 네가 그에게로 들어가서 그의 남편이 되고(바 -알) 그는 네 아내가 될 것이요』
(신 21:13, 현대인) 『옷을 갈아 입은 다음 여러분의 집에서 한 달 동안 자기 부모를 위해 애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여러분이 그 여자와 결혼(바 -알)할 수 있습니다.』
(신 22:22, 개정) 『어떤 남자가 유(바-알)부녀와 동침(샤카브)한 것이 드러나거든 그 동침(샤카브)한 남자와 그 여자를 둘 다 죽여 이스라엘 중에 악을 제할지니라』
(신 22:22, 한글킹) 『만일 어떤 남자가 한 남편과 결혼(바-알)한 여자와 동침(샤카브)하는 것이 발견되면 그들을 둘 다 죽일지니, 즉 그 여자와 동침(샤카브)한 그 남자와 그 여자니라. 이같이 너는 이스라엘로부터 악을 제할지니라.』
(신 24:1, 개정) 『사람이 아내를 맞이하여(라카) 데려온(바-알) 후에 그에게 수치되는 일이 있음을 발견하고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면 이혼 증서를 써서 그의 손에 주고 그를 자기 집에서 내보낼 것이요』
(신 24:1, 킹흠정) 『남자가 아내를 취하여(라카) 그녀와 결혼(바-알)한 뒤에 그녀에게 부정함이 있음을 발견하였으므로 그녀가 그의 눈에 은총을 얻지 못하거든 그는 이혼 증서를 써서 그녀의 손에 주고 자기 집에서 내보낼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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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20:14) 『간음(나아프)하지 말라』
(레 20:10) 『누구든지 남의 아내와 간음(나아프)하는 자 곧 그의 이웃의 아내와 간음(나아프)하는 자는 그 간(나아프)부와 음(나아프)부를 반드시 죽일지니라』
(신 5:18) 『간음(나아프)하지 말지니라』
이상과 같은 이유들로 볼 때,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다는 말은 모세가 구스 여자에게 무슨 할 말이 있어서 그 여인을 소환했다는 의미였지, 모세가 구스 여자와 결혼을 하였다거나, 간음을 하였다는 의미는 전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당시 출애굽한 이스라엘백성들 가운데 수많은 잡족들이 섞여있었고 그들을 잘 통솔하려면 그 잡족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그 구스 여자를 격려할 필요 등이 있었을 것이다. 그 여인을 잘 타일러서 잡족들이 모세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에 잘 순종하고 따라오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제안을 하기 위하여 상담처소인 장막으로 그 여인을 소환했을 것이다. 그 장면을 본 미리암과 아론은 그들의 잘못된 추측으로 모세가 그 여인과 비윤리적인 행위(나아프)를 하기 위하여 장막에 들어간 것으로 오해를 하였고, 그래서 모세를 향하여 분을 내면서 비방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그 사건의 전후를 잘 살펴보면 그러한 정황들이 너무도 잘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번역 성경에서는 1절을 이렇게 번역하였다. “모세가 ㉠구스 여인을 데리고 왔는데(라카), 미리암과 아론은 모세가 그 구스 여인을 아내로 맞았다(라카, 필자註: 히브리원어가 ‘라카’라는 똑같은 단어인데 안타깝게도 앞부분과는 해석을 달리했다.)고 해서 모세를 비방하였다. / ㉠미디안(합 3:7) 또는 에티오피아” 앞부분에서는 "데리고 왔는데"라고 제대로 잘 번역을 하였지만, 필자가 주석을 달아놓은 것처럼 안타깝게도, 뒷부분에서는 "아내로 맞았다"라고 번역함으로 다른 번역본들과 똑같이 모세의 행동을 오해하게 하는 잘못된 확대번역을 하였다.
모세가 음행을 하거나 이방여인과 결혼을 한 것이 아니라는 본문 자체의 확증을 살펴보자.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가 구스 여자를 소환한 일에 대하여 이런 저런 말들을 한 것에 대하여 3절에서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고 했고, 8절에서 “너희가 어찌하여 내 종 모세를 비방하기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느냐?”라고 하시면서 여호와께서 그들을 향하여 진노하시고 떠나셨다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성경 민수기 5:1-4에 보면 여호와하나님께서는 더러운 자들이 있는 더러운 곳에는 머물지 않으시는 분이시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모세의 편을 들어주시고 모세와 함께 하고 계심을 확증하는 이 사건은 모세가 구스 여인을 소환하였을 때, 그 어떤 비윤리적인 더러운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 글을 정리하고 마무리 하려고 한다. 이 본문을 가지고 “모세가 대낮에 이방여인을 데리고 장막에 들어가 음행을 하였기에 아론과 미리암이 모세의 비윤리적인 음행에 대하여 정당한 비방을 하였지만, 모세가 주의 종이기에 주의 종을 함부로 비방하여서 나병에 걸리는 하나님의 심판과 저주를 받은 것이다.”라는 식의 잘못된 생각이나 허망한 말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시고 공의로우신 분이시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백성 된 자들은 당연히 거룩해야 하고, 주의 종이라면 더더욱 거룩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성경은 음행하는 자들은 남녀노소 빈부귀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나님께 버림받게 되며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무섭게 경고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물론 한 때의 실수로 그런 허물을 범하였으나 참회함으로 돌이켜 거룩의 길을 걸어간다면 하나님께서 그런 사람들에게 긍휼하심과 은혜를 베풀어 주시어 구원의 반열에 세워주시는 분이신 것도 사실이다(고전6:11). 하지만 그가 비록 기름부음을 받은 주의 종이라 할지라도 음행하고 끝까지 돌이키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는 그런 자들을 지옥의 불구덩이에 던져버리시는 무서운 분, 공의로우신 분이심을 또한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레 11:45)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벧전 1:16) 『기록되었으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하셨느니라』
(고전 6:9-11) 『[9]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행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나 [10] 도적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모욕하는 자나 속여 빼앗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 [11] 너희 중에 이와 같은 자들이 있더니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받았느니라』
(계 21:7-8) 『[7] 이기는 자는 이것들을 상속으로 받으리라 나는 그의 하나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라 [8] 그러나 두려워하는 자들과 믿지 아니하는 자들과 흉악한 자들과 살인자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점술가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말하는 모든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지리니 이것이 둘째 사망이라』
(계 21:27)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말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 들어가지 못하되 오직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만 들어가리라』
(계 22:15) 『개들과 점술가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및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는 다 성 밖에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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