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의 재구성
단기선교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다. 단기선교에 관한 논문들을 비교해보면 일반적으로 단기선교란장기선교와 비교하여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4년까지의 기간 동안 선교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더글라스 밀함(Dounglas E. Millham)은 일반적으로 2년 이하의 기간을 의미한다고 했고 앤더슨(Anderson)은 10일부터 3개월 정도의 기간을 단기선교로 이해했다. 필자는 본고에서 교회나 선교단체에서 일반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1-2주 정도의 매우 짧은 기간의 단기선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1989년 전 국민 해외여행자유화 조치에 따라 자유롭게 해외를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지난 20여 년간 단기선교는 선교단체뿐 아니라 교회들로 확산되었고 지금은 매년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단기선교라는 이름으로 세계선교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를 계기로 해외 단기선교는 언론과 세상의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단기선교는 현지선교사에게 부담을 준다, 사역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등의 불만 섞인 평가도 들린다. 실효성이 떨어지다 보니한두 번 경험상 다녀오면 되는 것정도로 이해되기도 하고 심지어선교라는 단어를 빼고단기여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필자는 CCC 간사로 30회 이상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형태의 단기선교를 진행해 왔고 선교사로 4년간 단기선교 팀을 수차례 호스팅한 경험도 있기에 이러한 부정적인 면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매년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백여 개국에서 진행하는 거대한 선교 프로젝트들이 좀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몇 가지 소견을 나누고 싶다.
성경에 나타난 단기선교
사도행전에 나타난 사도바울의 선교는 기본적으로 단기선교였다. 3차례의 선교여행과 로마여행을 통해 가장 오래 머문 지역은 에베소였는데 약 3년 정도이다(행 20:31). 고린도에서는 1년 반, 헬라에서는 3개월, 데살로니가에서는 3주, 드로아에서는 단지 7일 정도를 머물렀다. 데살로니가의 예를 들면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전도하고(살전 1:5) 그들을 양육한다(행17:2). 그로인해 많은 제자들이 생겨나게 되었지만(행 17:4) 유대인들의 시기로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행17:10). 바울은 그 후에 디모데를 보내 그들을 위로하고 말씀에 굳건히 서도록 돕는다(살전3:2-6).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그들을 격려하고 양육한다. 이러한 바울의 예는 전략적인 단기선교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단기선교에 열매가 없다고 하는가!
2009년 1월 아프리카 토고, 80%가 무슬림인 카라시의 한 마을에서는 망고 나무아래 14명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한 주 전 한국 단기 팀이 다녀간 직후였다. 지금은 100여 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고 30여 명이 모이는 지교회도 개척했다. 단기선교 기간 중 15만 평의 땅을 기증받기도 하고 영부인의 초대를 받기도 했다. 수도인 로메에서는 단기선교 팀을 통해 캠퍼스 사역이 크게 부흥했고 로메대학교 안의 대학교회 건축도 학교당국으로부터 허락받아 2012년 12월에 완공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1월에는 토고 CCC 학생들과 한국 단기 팀이 함께 인접국인 베넹에 캠퍼스 개척을 위한 단기선교를 시작하기로 했다. 2010년 7월 필리핀 따끌로반, 4명의 졸업생들이 새로운 캠퍼스 간사로 지원하기로 결단했다. 한국 단기 팀을 통해 3개의 캠퍼스가 개척되었고 많은 학생들이 연결되었다. 그들을 육성할 사람이 필요해서 몇 명에게 간사의 삶을 눈물로 도전했었다. 그들은 지금 미래가 보장된 직장도 내려놓고 후배들을 섬기고 있다. 이러한 예들은 최근 2년간 필자가 단기선교를 통해 경험하고 있는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단기선교는 한두 번 가볼만한 일이 아니다. 열매맺는 선교의 중요한 방법인 것이다.
연합 작전인 단기선교
단기선교에 대한 그 동안의 부정적 평가 중 하나는일방적 선교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고 싶은 지역에, 우리가 편리한 시간(주로 방학기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진행되는 단기선교는 충분치 못한 사역의 열매를 맺게 된다. 한두 명의 현지인솔자들이 수십 명의 단기선교 팀을 인솔하여 사역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현지교회 성도나 현지학생들이 함께 동역한다면 훨씬 큰 효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단기선교는 긴밀한 현지 팀(선교사)과의 협력관계에서 출발해야한다. 단기선교 기간에 일어나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진행자들간의 관계와 의사소통의 문제이다. 현지 사역자와 친밀한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야한다. 연합작전을 위해 정탐과 리서치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반드시 6개월 이전에 현지정탐여행을 하고 현장에 가서 사역계획을 협의하라. 사역목표와 대상을 정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함께 찾으라. 문화공연이 될 수도 있고 개인전도, 의료사역, 스포츠 사역이 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일회성 계획이 아니라 3~5년 정도의 중장기 사역전략을 세워야한다. 그리고 현지 상황에 적절한 규모와 수준의 팀을 선발해서 준비하라.
기도하고 준비한 만큼 얻게 될 열매
단기선교의 성패는 국내에서 얼마나 준비하였는가에 달려있다. 사역대상을 분명히 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사역을 준비해야한다. 일본에 십여 차례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처음 두 번의 단기선교를 잊지 못한다. 첫 해는 현지 상황을 잘 몰랐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무엇보다 분주하게 준비하느라 기도도 부족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현지에서 교통사고와 팀원들 간의 갈등, 만족스럽지 못한 사역, 적은 열매를 경험해야했다. 그 다음해는 좀 더 준비를 많이 했다. 언어도 미리 준비하고 모든 찬양은 일본어로 암기했다. 합숙훈련 기간도 늘리고 백여 명의 동역자들에게 연쇄기도도 요청했다. 단기선교 기간 내내 모든 팀원들이 한마음이 되어 기대 이상 사역의 열매를 얻었다. 단기선교는 준비한 만큼 열매를 맺는다. 선교지에 대한 사전 정보를 많이 알고 가면 현지 생활 적응이 수월할 것이고 기본적인 현지어를 익혀 가면 친구들을 많이 사귈 것이다. 전통문화공연을 준비하면 많은 사람을 공연에 초대하여 복음을 전할 수 있고 사영리 등 개인 전도를 준비해 가면 영혼구원의 열매를 맛 볼 것이다. 기도로 준비하면 기도의 열매를 볼 것이다. 물론 준비가 부족해도 하나님은 쓰실 수 있는 분이다. 그러나 잘 준비된 단기선교사가 더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나님은 준비된 사람을 사용하신다.
선교는 선교답게 하자
단기선교에는 크게체험적 요소와선교적 요소가 있다.Vision Trip과Mission Trip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단기선교가 단기여행으로 전락된 데에는 선교적인 요소보다 체험적인 요소가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는 함께 예배하는 시간 이외에는 관광과 쇼핑, 현지체험으로 채워지는 경우도 있다. 단기선교는 타문화적응훈련도 아니고, 관광이나 체험 프로그램도 아니다. 참가자 자신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현지 사역을 섬기고 돕는 프로그램이 되어야한다. 프로그램에서 관광이나 쇼핑 등 비 선교적인 요소들의 시간을 과감히 줄이자. 필자가 진행하는 단기선교는 특별한 한두 번의 현지식 식사를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준비한 밑반찬으로 간단히 식사한다. 식사 준비하는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하려는 것이다. 팀빌딩 시간도 한국에서 충분히 하고 가라. 먹을 거 다 먹고 놀 거 다 놀면 선교는 언제 하나. 단기선교사는 게릴라전을 하는 특공대 같은 특수부대원이 되어야한다.
단기선교의 아쉬운 2%, 후속조치로 채워라
방학기간 중 단기선교를 마치고 개학하면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온다. 연락해야지 하던 마음이 어느새 바쁘다는 핑계로 저만치 밀려난다. 단기선교 이후 후속조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이다. 먼저 단기선교에 섬겨주셨던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라. 함께 했던 현지인들에게 기념이 될 만한 사진이나 편지를 보내면 잊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전도했던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라. 페이스북이나 이메일 등으로 함께 찍은 사진과 추억을 나누고 살아가는 소식들을 함께 나누라.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것도 좋다. 필자는 모든 개척 선교지의 핵심 리더들을 한국으로 초대한다. 비용문제가 부담되지만 항공료는 그들에게 모금하게 하고 국내체류비와 경우에 따라 항공료의 일부를 지원해준다. 아프리카 토고, 중앙아시아 K국에서도 다녀갔고 작년 4월에는 필리핀 따끌로반 지역의 학생, 간사들 7명이 다녀갔다. 필리핀 팀은 한국 방문이후 간사가 배출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 방문으로 더욱 견고해진 신뢰관계 속에서 진행되는 단기선교는 훨씬 매끄럽게 진행되고 현지 사역자의 책임감도 강해진다. 짧은 단기선교의 2% 아쉬운 부분은 후속조치로 채워보자.
맺는 글
올 여름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흥분된 가슴을 품고 선교지로 향할 것이다. 어떤 이는 선교가 금지된 나라에 위험을 무릅쓰고 그렇게 무모하게 가야하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으로 무모하게 달려온 선교사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한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단기선교는 하나님이 주신 선교의 핵심 전략이다. 전략적으로 잘 준비된 효과적인 단기선교 운동이 다시 일어나 사도행전의 역사를 이어 가는 선교의 한국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김장생 선교사 | 선교한국 2012대회 준비위원장
출처 | 중국어문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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