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학

[스크랩] 선교시스템 구축: 선교사 멤버케어 (엄은정|최형근)

수호천사1 2012. 7. 9. 17:43

 

선교시스템 구축: 선교사 멤버케어

(Construction of a Missionary Member Care System)

 

엄은정 공동대표(하트스트림 한국센터)

최형근 박사(서울신학대학교 선교학 교수, 하트스트림 공동대표)

 

 

I. 들어가는 글

 

    현재 한국교회는 전 세계 169개국에 2만 명이 넘는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있다. 197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교회의 해외선교사 파송은 <SPAN 010년에 2만 명을 돌파하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해외선교사를 파송한 것으로 통계가 나왔다. [1] 이러한 사실은 한국교회가 얼마나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대위임령을 충실하게 따르며 해외선교에 헌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오늘날 변화하는 선교지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점차 증가하고 있는 외국 선교사들에 대한 적대적 환경으로 인해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창의적 접근지역(creative access area)과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 group) 사역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세계화의 급속한 촉진으로 인해 야기되는 도시화, 이민인구의 급증, 이슬람의 도전, 종교다원주의의 도전 등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수많은 위기들과 도전들이 선교사의 삶과 사역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선교 상황에 대한 분석과 평가와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일은 한국선교의 미래를 좌우하는 일이 될 것이다. 특히 한국형 선교시스템 구축의 한 분야로서 멤버케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보다 효율적인 선교사역을 위해 실천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가 될 것이다.

 

    타문화권 선교의 핵심구성 요소는 선교사와 파송 및 후원교회/단체 그리고 선교현장(선교지)이다. 이 세 가지 요소들이 균형 있게 다루어져야 되지만, 그 가운데서도 선교인력은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선교인력을 동원하고, 선발하고, 선별하며 훈련하고 파송하며, 사역을 후원하는 일은 선교의 효율성을 가늠 하는 시금석이 된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반드시 필요한 사역이선교사 멤버케어이다. 한국교회에게 2만 명 선교사 시대도 중요하지만, 그 양적인 크기에 걸맞은 질적인 내용들도 필요하다. 그것은 선교사를 효과적으로 돌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다.   

 

    로이스 다즈(Lois Dodds)는 선교사 후보선발과 훈련, 그리고 선교사 멤버케어와 중도탈락 비율과의 상관성을 지적한다. 특히 그는 서구선교가 지난 200년 동안 선교사를 충분하고도 효율적으로 돌보지 못하여 선교지에서 많은 귀중한 인적자원을 잃어버렸으며,  이러한돌봄의 부족에 대한 인식이 현재 "멤버케어" 혹은 "선교사 케어"라고 부르고 있는 운동을 불러 일으켰다고 설명한다. [2] 성경번역선교회(Wycliffe Bible Translators)의 로라 매 가드너(Laura Mae Gardner)좋은 멤버케어가 갖는 커다란 유익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선교사의 중도탈락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3] 그러므로 선교사 멤버케어의 목적은 선교사들이 영적,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관계적 차원에서 건강하고 발전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선교현장에서 삶과 사역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하는데 있다. 선교사 멤버케어 운동은 파송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이 선교사들을 장기적으로 돌볼 수 있는 효과적인 케어 시스템 구축과 케어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본 소고는 선교사 멤버케어의 세계적 동향과 한국교회의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한국 선교사들에게 적합한 멤버케어 시스템 모델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멤버케어에 대한 이론적 접근으로써 멤버케어의 신학적, 윤리적 의미, 멤버케어의 스펙트럼을 간략하게 다룬다 

 

II. 멤버케어의 세계적 동향과 한국교회의 위치 및 현황

 

    타문화권 선교분야의 새로운 운동으로서 멤버케어는 약 30년 전 미국에서정신건강과 선교”(Mental Health and Missions)에 관한 한 소그룹 모임에서 시작되었다. [4] 이 모임들은 계속하여 성장해 나갔고 선교사 케어에 대한 용어와 이론적 근거, 그리고 비전을 확장해 나갔다. 초기 소그룹 모임의 노력으로 인해 199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구권을 중심으로 멤버케어관련 기관들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5] 또한 1990년대 초반 IFMA/EFMA는 선교인력에 대한 케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포럼을 개최하여 멤버케어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선교단체에 멤버케어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홍보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시기 풀러 신학대학원의 심리학 전공생들에 의해 조직된 선교사 컨퍼런스는 선교사케어에 관한 포럼을 제공하였다. 세계복음주의 연맹 선교위원회의 윌리엄 테일러(William D. Taylor)가 편집한 저서인잃어버리기엔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과 이어서 나온 “Worth Keeping: Global Perspectives on Best Practice in Missionary Retention”은 선교사 중도탈락에 대한 광범위한 리서치 결과를 제공하여 선교사 멤버케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또한 멤버케어에 관한 켈리 오도넬(Kelly O'Donnell)의 저서들 [6] 은 이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교회와 선교단체들은 선교사의 중도탈락에 대해 자각하게 되었고, 사전 예방(prevention)과 돌봄(care)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최근 콜롬비아대학교(Columbia International University)는 선교사 멤버케어 전공 목회학 박사과정을 개설하였고, 아주사 퍼시픽 대학교(Azusa Pacific University) Operation Impact 프로그램은 선교인력 케어를 위한 리더십 관련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멤버케어의 중요성을 인식한 주요 서구 선교단체들은 조직 내에 멤버케어에 관한 역할들을 수행하는 멤버케어 담당자들을 세우기 시작했다. 선교사 멤버케어 운동에 있어서 선교단체들에게 소속 선교사들을 전문적으로 돌봐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은 어려운 과정을 동반한다. 따라서 미국의 IFMA/EFMA가 실시하는 선교단체 인사관리 담당자들을 위한 포럼은 매우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인식되어 왔다. 현재 한국에서 실시하는 KWMA에서 실시하는 멤버케어 담당자들을 위한 세미나는 초기단계이기는 하지만 한국 내의 멤버케어 운동을 확산하기 위한 중요한 교두보로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소수의 선교사 케어 기관들이 있었지만 오늘날 세계복음주의 연맹 선교위원회(WEA MC) 산하기관으로서 GMCN(Global Member Care Network)은 선교사 케어를 위한 인적자원들과 자원들을 결집하고 확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7] 그러나 전 세계에 흩어져 사역하고 있는 약 50만 명의 선교사들이라는 수에 비해 그들을 케어하는 인력들과 비용들은 너무나 부족하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선교사들을 파송한 지역교회들이 선교사 케어의 필요성에 대해 절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교사 멤버케어는 어느 한 특정부서가 담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선교와 연관된 모든 기관들과 인력들이 힘을 합해야 할 귀중한 사역임에 틀림없다. 우리에게 절박하게 요구되는 것은, 문화와 교파의 경계선을 넘어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상호간에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것은 교회 지도자들, 선교 위원회들, 선교단체 지도자들, 전문의, 심리학자, 인사담당자, 목회자 등과 같은 전문가들에게 멤버케어에 관한 의식을 일깨우는 것을 필요로 한다. 나아가 멤버케어에 필요한 자원들을 동원하여 상호 연계적이며 통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와 선교단체들은 선교사 멤버케어에 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으며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한국교회의 선교운동은 이제 막 한 세대를 지나고 있다. 1970년대 말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외선교운동이 이제 한 세대를 마감하고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제 1세대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의 전 과정을 돌이켜 보고 분석/평가하며 새로운 선교 시스템을 구축할 때이다. 지금까지 한국선교의 형태는 주로 보내는 일과 사역의 성과에 주로 관심을 기울였고 선교인력에 대한 이해나 인식도 한국교회의 목회자 돌봄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였다. 도문갑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양적이고 외형적인 면에서 단기간에 압축 성장을 이루었지만짧은 선교역사로 인한 경험의 부실과 부작용의 고통으로 성장통을 알고 있다고 지적한다. [8]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미약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GMF를 중심으로 서구 선교사 멤버케어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하며 선교사 멤버케어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WEA 선교위원회의 임원으로 오랫동안 섬겨오면서 한국선교의 발전, 특히 선교사 훈련 분야의 발전에 헌신해 온 GMTC의 이태웅 박사에 의해서 1990년대 초 선교사 멤버케어가 한국 선교계에 소개되었다.

 

    지난 2006년 한국선교연구원(KRIM)에서 실시한 한국선교 전반에 관한 리서치 결과에서 문상철은 한국교회 선교의 가장 취약한 분야로 지원체제 미흡을 꼽았다. 한국교회 선교의 시급한 과제에 대한 개방형 질문에 대해서 선교사들은 선교사 케어(25.0%)를 지도자 양성(21.4%), 선교사 훈련(16.1%), 연구 개발(18.8%), MK 교육(9.8%), 후원기반 확충(8.9%)보다 더 중요하게 꼽고 있다. 선교사 케어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는 전문가에 의한 케어의 필요성(44.9%)이 동료 선교사, 본부, 후원 교회에 의한 케어보다 더 강조되고 있다. 이것은 선교사들의 고충이 전문가의 손길을 필요로 할 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지적은 상담가, 정신의학자 등 해당 분야 전문가들을 선교를 위해 동원하고, 양성해야 할 필요를 말해 준다. [9] 이러한 리서치 결과는 한국교회가 풍부한 선교 인력에도 불구하고, 선교를 체계적으로 하는 면에 있어서 약점이 있음을 보여주며, 한국선교가 선교사 관리에 있어서 보냄은 있으나 돌봄(care)이 결여된 과거 서구선교의생존 모드를 여전히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선교계는 소극적인 형태로 멤버케어에 대해 실제적인 접근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교단 선교부와 초교파 선교단체들은 멤버케어 부서를 세우고 담당자들을 배치해 왔다. 그러나 멤버케어를 위한 실제적인 훈련과 교육을 받지 못한 멤버케어 담당자들은 쉽게 지치고 장벽에 부딪치고 있는 실정이다. 체계화되지 않은 멤버케어 시스템으로 인해 멤버케어 담당자들은 선교사들의 일상적인 일들을 처리해 주거나 그들의 요청을 해결해 주는 해결사의 역할로 오해되기 십상이다. 이런 경우 멤버케어 담당자들은 멤버케어를 도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긍심이 떨어지고 사역에 대한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 설상가상 멤버케어 담당자들을 안식년중인 선교사로 배치함으로 케어 담당자가 쉽게 바뀌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멤버케어에 대한 부족한 이해의 소치이며 나아가 멤버케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과 계획, 실행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필자는 한국에 멤버케어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더십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광범위한 선교인력들에 대한 돌봄은 몇몇 개인들이나 단체들에 의해 수행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 일은 한국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연합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 질 수 있다. [10]

  

III. 멤버케어에 대한 신학적, 윤리적 의미: 멤버케어란 무엇인가?

            

    한국 선교사의 삶과 사역에 대해 논할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두 가지를 떠올리게 된다. 하나는희생이며 다른 하나는기적이다. “선교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들은 하나님의 종들 가운데 가장 힘들고 어려운 희생적인 삶을 사는 자들로서 고난, 인내, 죽음 등과 맞서 싸우는 최전방에 배치된 군사들로 인식된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선교사의 모습은 종종 언어와 풍습, 가치, 생활방식, 문화가 전혀 다른 오지에서 고귀한 순교의 피를 흘리는 다소 비극적이며 극적인 이미지로 연상되곤 한다. 또한 그들의 삶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용어 중 하나는성육신적인 삶’(incarnational lifestyle)이다. 이러한 삶은 선교사에게 청빈, 겸손, 성결, 자기 비움 같은 이미지를 덧붙임으로써 선교사의희생적 삶을 더욱 명료하게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종종 도시사역을 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전방개척선교(frontier missions) 사역을 하는 선교사들보다 덜 헌신적이거나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평가되기도 한다.

 

    또한 선교사는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들로 인식된다. 오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불모의 땅에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특별한 주의 종들로 여겨진다. 이들은 그들의 전투적인 행보를 통해, 이국땅의 우상을 타파하고, 회심자들을 얻으며, 신유와 기적을 일으키고, 세례를 베풀며 교회를 왕성히 세우는 능력의 사도들로 비쳐진다. 선교사의 삶과 사역과 연관된 기적적인 이야기들은 희생을 감수하는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과 보상으로서 우리의 심금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더욱이 순교의 역사를 통해 기독교가 세워진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선교사의 삶으로서희생기적을 논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나아가 이러한 희생과 기적을 증거하는 선교사의 삶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전형적인 모범이 되어왔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가와 얼마나 많은 기적을 일으켰는가는 실로 선교사를 평가하는 왜곡된 잣대가 된다. 이러한 평가기준에 따르면 온전한 선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희생과 기적이 함께 역동적으로 역사해야 한다. 그러므로 비록 선교사가 희생적이기는 하지만, 사역에 기적이 나타나지 않으면 무능한 선교사로 평가되며, 능력적인 선교활동을 하지만 고난과 희생의 이야기가 동반되지 않으면, 그러한 선교사는 자칫 성육신적이지 못한, 단지 뛰어난 기획가로 평가절하 되기도 한다. 따라서 교회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선교사들의 안전과 평안, 보호를 위해 중보기도를 하지만, 그 의식의 저변에는 그들에게 고귀한 희생과 능력을 갖춘 완전무결함을 기대한다. 이에 응답하기 위해 선교사들은 영적 책임감을 느끼며 선택 받은 자로서의 온전함을 지키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게 된다.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영적, 심리적 압박과 고충을 느낄 때, 교회나 파송기관에 그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 놓지 못한다는 것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선교사가 강도를 당해 극심한 불안감과 공황장애를 경험하더라도 패배한 선교사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 보고서에는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여 기록한다. 대신 하나님이 어떻게 지키고 보호하셨는지 기도편지에 반드시 첨가한다. 사건은 보고되지만, 상처받은 선교사의 심령은 보고되지 못한다. 또 다른 예를 든다면, 선교사의 아내가 치료를 요하는 우울장애가 있는 경우, 선교사는 그것을 보고하기를 두려워한다. 우울증의 경우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기 마련이므로 종종 신체적 질병으로 보고되어 선교사는 다른 선교지로 옮기거나 안식년, 학위과정 이수 등, 가장된 목적으로 사역을 쉬기도 한다. 선교사의 신체적 질병은 용납되지만, 심리적 질병은 영적 문제로 간주되어 깊이 감추어지기 십상이다.

 

   우리가 어떠한 기대를 갖는가에 따라 자신과 상대에 대한 삶의 태도와 생활방식이 달라진다. 선교사의 삶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단순히희생과 기적을 요구한다면 선교사가 현장에서 고통을 경험할 때 우리는 그가 어떻게 하든 그 자리에서생존하길 기대한다. 선교사가 겪는 고통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필연적 희생으로 간주된다. 이 경우 선교사는 홀로 힘겨운 장벽을 극복해야 하며 이를 극복할 때,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 된다. 만약 선교사가 이러한 싸움에서 패배한다면 영적 전쟁에서 패배한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이와 같은 선교사에 대한 인식은 서구교회 역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사도바울 이래 과거의 선교역사는 실로 많은 고난과 희생 가운데 이루어졌고, 세계선교 운동은 일반적으로생존 모드’(survival mode)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100년 전 서구 선교사가 아프리카로 떠날 때만해도 그들은 관을 트렁크 삼아 가져갔다. 선교기관은 오랜 선교 여정 동안 그들을 돌보지 못했으며 현지에서 선교사의 생존기간 또한 몇 년에 지나지 않았다. 선교사에게는 무엇보다 독립심과 인내심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생존 모드는 계몽주의 모더니즘의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던 산업혁명 시기에 일반화 된 인간의 대상화(주체와 객체의 분리), 즉 노동자를 다면적인 차원의 인격적 존재로 보기보다는 생산을 위한 톱니바퀴와 같은 기계로 보는 견해를 선교기관이 비의도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11] 브라암 빌름과 마리나 프린스는멤버케어는 선교사들이 더 많아졌기 때문에 하는 것도 아니고, 또 더 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선교사 자체가 그 무엇보다 전략상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12]

 

    이러한 희생과 기적에 근거한 생존모드를 극복하고 양육과 발전모드에 근거한 멤버케어의 정의는 여러 케어 전문가들에 의해 규정되었다. 켈리 오도넬은 멤버케어의 성경적 근거를서로 사랑하라”( 13:14-35), “서로 짐을 지라”( 6:2)와 같은 신약성경의서로라는 구절에 그 기원을 둔다고 주장한다. [13] 그는 멤버케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멤버케어는 선교인력의 양육(복지)과 발전을 위한 선교기관과 교회, 선교단체에 의     한 지속적 자원 투자이다. 멤버케어는 선교와 관련된 모든 인력들(선교사, 지원 스       , 자녀, 가족)에 초점을 두며, 선교사 선발에서 은퇴에 이르기까지 선교사의 삶의 전 과정을 다룬다. [14]

 

    로라 매 가드너의 멤버케어의 성경적 근거와 정의는 켈리 오도넬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선교사들의 전인적 건강과 연관하여 선교지의 필요들을 채우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본질적인 신학적 전제를 표현하고 있다.

 

    선교사 멤버케어란 매우 포괄적인 용어로써 선교사들이 그들의 파송기관과 현지 지   도자들, 그리고 파송교회의 후원을 받아 확실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상식의 범주 안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하는 것이다. 이 돌봄의 최종 목적은 이 돌봄이 끝났을 때, 각 선교사가 왕성하게 사역에 임하게 되고 선교지의 필요들을 역 동적으로 채워 줄 수 있으며 그의 가족을 잘 돌보고 궁극적으로는 그의 전 생애가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이다. [15]

 

    가드너는 멤버케어에 대한 신학적, 윤리적 근거를 5가지로 규정한다. 첫째,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을 궁극적으로 돌보신다. 둘째, 선교사들은 서로를 돌보고, 격려하고 세워줄 책임이 있다. 셋째, 파송교회도 멤버케어에 대한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한다. 넷째, 선교사는 스스로 자신의 필요와 가족을 돌볼 책임을 갖고 있다. 다섯째, 선교 지도자들과 책임자들도 소속 선교사들을 돌볼 책임을 갖고 있다. [16]

 

   멤버케어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근거는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의 관점에서 조명될 수 있다. 하나님의 인간창조는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들과의 관계에서 그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타락은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으로 인해 관계의 회복을 이루며( 3:9; 12:1-3), 구속사의 정점인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incarnation)은 하나님이 아들을 보내심과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미래의 교회와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을 보내시며, 보혜사 성령의 도우심과 보호하심과 돌보심을 약속하신다( 20:20-22). 선교사로의 부르심(calling)과 보내심(sending)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해되며 그 관계는 아버지와 자녀와의 관계, 즉 보호하심과 돌보심 그리고 목양과 인도하심을 전제하고 있다. 부르심과 보내심의 과정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지상대위임령을 수행하고 있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며, 그 과정 가운데서 선교사들을 세우시며 빚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은 선교사 멤버케어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러한 관계 가운데 선교적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나가는 돌봄의 공동체로서 기능을 감당하게 된다( 3:16).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유기체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성장 모드를 추구하는 멤버케어는 훈련과 준비, 적응, 양육, 성장, 은사 개발, 공동체적 지원에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요소들은 하나 됨, 나눔, 위로, 연합 등과 같이 그리스도에 속한 자들이 공유하는 가족(oikos)의 의미를 내포한다. 이것은 심리학과 일반 상담학이 상처받은 개인에게 치료적 접근을 통해독립적 존재가 되도록 고무하는 것과자율성을 유지하도록 교육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또한 세속적 사회집단이 인간을 개별화하고 상대화시키며 효율적인 존재가 되어 생산성을 높이는 것과도 전혀 성격이 다르다. 멤버케어는 우리 모두가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라는 성경적 근거를 바탕으로 각기 다른 지체들이 서로를 돌보는 유기체적 양육 관계를 뜻한다.   

 

    선교사를 효과적으로 후원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선교사의 희생을 강조하는생존모드에서 벗어나야한다. 선교사 또한 선교사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것은 양육과 개발을 추구하는발전이나 성장 모드 [17] 로 혁신적인 전환을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시고 만물을 향하여 땅에 충만하고 번성하라고 축복하셨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단순히 살아남으라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믿음의 선진들이 흘린 순교의 피 위에 하나님 나라를 번성시키기를 원하신다. 이것은 희생의 의미를 넘어 생명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선교사의 희생은 방치된 자로서의 외로운 선택이 아니라 정교하게 훈련된 자의 헌신이며, 더불어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하나님의 일이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실 때, 제자들은 그를 떠났으나 하나님은 인자를 위해 여인의 숭고한 옥합을 깨뜨리셨다. 구레네 시몬을 통해 십자가를 대신 지게 하셨으며, 아리마대 요셉을 통해 세마포를 준비하셨다. 또한 여인들을 통해 그의 무덤을 지키게 했다 

            

IV. 멤버케어의 스펙트럼(총체적 분야)

 

    멤버케어의 출발점은 어디이고 어디까지 계속되어야 하는가? 멤버케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영역은 무엇인가? 케어 대상자의 범위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 멤버케어를 행하기 위해 전문적인 훈련과 교육이 필요한가? 이러한 질문들은 멤버케어 담당자들이 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돌봄을 실행에 옮길 때 필자에게 공통으로 질문했던 내용들이다. 이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멤버케어의 스펙트럼은 어떠한 형태가 되어야 하는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질문들은 멤버케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초기과정에서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만약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계된 답변을 제시할 수 없다면 멤버들의 필요가 충분히 반영된 시스템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멤버케어는 어떠한 형태의 스펙트럼을 갖추어야 하는가?

 

   조직은 멤버케어의 스펙트럼을 구성하기 전에 조직의 철학과 윤리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멤버케어 시스템을 체계화 하는 일은 조직의 철학과 조직 구성원에 대한 윤리적 책임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조직은 사람을 조직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구성원들의 욕구와 동기, 가치, 자율성을 중요시 여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조직은 구성원들의 생산성과 기능성에 관심을 갖는다. 사람을 경시하는 조직 안에서 구성원의 가치는 조직의 필요에 따라 그 유무가 결정된다. 그러므로 멤버케어의 기초는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성 안에서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는 조직의 철학과 윤리위에 세워져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슬로건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살아있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멤버케어를 선교행정에 도입함에 있어서, 기업체의 인재관리 정책들이 인적자원의 역량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교단체에서 멤버케어의 역사가 길게 잡아야 30년이라고 할 때, 기업체들은 1940년대 후반부터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를 통해 사원들의 신체적 건강에서부터 정신적 건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 지원해 왔다. 다시 말하면, 선교단체의 멤버케어는 기업체에 비해 40년이나 뒤져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선교단체가 인적자원에 대해 얼마나 소홀해 왔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멤버케어는 하나님이 그의 자녀들을 돌보시는 궁극적인 관심에서 시작되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위임하신 윤리적 요청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는 멤버케어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관한 논의를 위해영역이라는 용어보다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를 선택하였다. 그것은 빛이 프리즘을 통해 여러 파장으로 분해되어 배열되는 스펙트럼과 같이 멤버케어는돌봄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형태로 구성되고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이다. 무지개는 여러 다른 색이 모여서 조합될 때 아름다운 무지개가 된다. 멤버케어 시스템 역시 다양한 체계들의 조합을 통해 가장 훌륭한 시스템으로 작용될 수 있다.

 

   선교사 케어는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디까지 실행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선교사의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 멤버케어의 스펙트럼은 선교사의 생애(Career)로부터 발달(Development) 과정에 이르기까지 두 개의 차원이 상호교차하며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선교사라는 독특한 직업적 특성은 경력 단계(Stages of Career) [18] 에 따라 보다 섬세하고 체계화된 돌봄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선교사의 선발에서부터 은퇴에 이르기까지 선교사 삶의 전 주기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멤버케어는 선교사의 연령에 따른 발달과정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에릭슨(Erickson)을 비롯한 발달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생애주기에 따라 필히 발달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설명한다. 결혼, 출산과 양육, 가족부양, 은퇴준비, 부모부양 등과 같이 선교사가 직면하게 되는 생애 과제들은 오랜 타국생활, 제한된 사회적 네트워크로 인해 보다 총체적인 지원과 돌봄, 코칭을 필요하게 된다. 특히 MK 양육문제는 한국 선교사들에게 시스템적인 돌봄을 필요로 한다. 이 외에도 선교사에게는 신앙적 발달, 도덕적 발달, 타문화적 발달과 같이 다양한 발달과제들이 멤버케어 관점에서 요구된다. 

 

    멤버케어의 대상에 어떤 사람을 포함해야 하는가? 우리는 흔히 멤버케어를 받아야 하는 대상을 문제가 있는 선교사로 제한시킨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선교사의 전 생애와 발달과정에서 멤버케어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차원과 상반된다. 멤버케어는 문제의 유무와 상관없이 선교에 참여하는 전 인력에게 항상 필요한 것이다. 현지 선교사는 물론이고 선교사 자녀와 선교사들을 후방에서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선교단체 소속의 선교인력까지 포함해야 한다. 최근에는 선교사의 부모(Missionary Parents) 또한 한국적인 상황에서 케어의 대상으로 대두되고 있다. 선교사 케어 담당자들도 케어의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선교사들에게 건강한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도 정기적인 회복과 쉼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멤버케어의 전문 인력은 어떠한 사람들로 구성해야 하며 어떤 종류의 케어가 지원되어야하는가? 켈리 오도넬과 데이비드 폴락(Kelly O’Donnell & Dave Pollock)은 아래의 그림 1과 같이 멤버케어의 최상의 실천모델에서 멤버케어에 참여하는 인력들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19] 케어의 중심이 되는 제1원에는 주님을 위치함으로써 하나님 자신이 케어의 시발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선교사 자신이 케어의 책임자가 된다. 3원에서는 파송기관이 케어 제공자가 되며, 그 다음으로 전문가 개입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전문가들의 영역은 1)목회적 영적 케어 2)신체적 의학적 케어 3)훈련 및 경력 4) 팀 구축 및 대인관계 5)가족 및 선교사 자녀(MK/TCK) 6) 재정 및 자원 7)위기대응 8)상담 및 심리적 접근을 포함한다. 5원에서 제시된 전문 인력은 멤버케어의 촉진자들로서 국제적 멤버케어 네트워크에 의해 제공되는 케어인력을 포함한다. 이들은 멤버케어 제공자들 간에 협력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한다. [20]  

 

 

           

그림 1. 멤버케어 최상의 실천모델 

 

   하트스트림(Heartstream Resources) [21] 은 선교단체 내에서 다루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SPARE 모델에 따라 아래의 다섯 가지 차원에서 전문적인 멤버케어를 제공한다. 선교사들은 부부, 자녀, 동역자와의 관계갈등이나 영적 위기와 침체, 스트레스와 탈진, 우울증, 분노와 같은 정신건강의 문제들에 대해 전문가로부터 심층적인 케어를 받게 된다.

 

  1. 영적 케어(Spiritual Care)

  2. 신체적 케어(Physical Care)

  3. 실현적 케어(Actualization Care)

  4. 관계적 케어(Relational Care)

  5. 정서적 케어(Emotional Care)

 

    위에서 소개된 2개의 모델을 통해 볼 때, 선교사를 후원하는 일은 다양한 인력과 돌봄의 영역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시 말하면 선교사 후원은 물질과 기도후원 이상으로 선교사들의 개인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피력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교사와 후원교회 간에 팀으로서, 또한 상호 돕는 자로서 긴밀한 상호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V. 멤버케어 시스템 구축 모델

 

    멤버케어 시스템 구축은 멤버케어의 총체적 분야를 체계화하는 과정이며 케어의 영역들을 실행가능 하도록 구조화하는 작업이다. 필자는 앞에서 다루었던 시스템 구축의 효율적 방안을 위해 아래와 같이 시스템 구축 모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림 2. 멤버케어 시스템 구축 모형

            

    시스템 모형은 시스템 기반을 중심축으로 시스템 구성방식과 시스템 작용, 시스템 분석으로 상호 연결된다. 중심축은 멤버케어 시스템이 성경의 원리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돌봄에 대한 신학적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영성이 없는 시스템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목회적 돌봄을 실천하기 어렵다. 또한 조직의 핵심가치와 정책들은 인간을 존중하는 윤리적 기반위에 세워져야 한다.

 

   다음으로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멤버케어는 선교사의 전 생애 주기에 걸쳐 그들의 다양한 필요들을 고려함으로써 전인적으로 돌보고 양육하여 선교사역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멤버케어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식은 체계적이고 통합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선교사와 기관 간에 상호 책임적인 관계(accountability)로 이루어져야 한다. 상호 책임적이라는 것은 선교사가 멤버케어에 대해 자발적이고 협력적인 태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선교단체가 케어가 필요한 선교사들에게 적극적으로 멤버케어 자원을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필자는 선교사가 케어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멤버케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멤버케어를 거절하는 선교사들을 보았다. 반대로 선교사는 멤버케어를 간절히 원함에도 불구하고 파송기관의 멤버케어에 대한 부족한 인식으로 인해 선교사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도 보았다. 그러므로 멤버케어에는 양자 간에 상호 동의된 규정과 책임이 명시될 필요가 있다.  

 

   시스템의 구성 체계들은 세 가지 차원에서 역동적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선교사 멤버케어는 그 특성상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차원(reactive dimension)이 아니라 예방적 차원(proactive dimension)과 발전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첫 단계가 예방이라고 한다면, 두 번째 차원은 문제 현장에 개입하는 과정이다. 그것은 기관의 일방적 형태의 개입이 아니라 현장을 고려한 현장 중심의 개입이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갈등해결, 중재, 책임의 이슈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차원은 보다 고차원적인 위기개입과 케어를 필요로 한다. 도문갑은 2008 GMCN 모임에서 링크케어 센터의 책임자인 브렌트 린퀴스트(Brent Lindquist)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인용하였다. “멤버케어란 용어가 상담가나 심리치료사, 정신과 의사 등의 전문가들이 담당하는 사역의 영역으로 오인되고, 그것이 고착화되고 있다. 또한 멤버케어 담당자들이나 선교단체 책임자들도 멤버케어의 대상을 조직의 건강성이나 개인의 지속적인 발전개면으로 보기보다는 은연중에 상하고 상처받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으로 대상화함으로 병리적이고 역기능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 결과, 선교단체들은 멤버케어의 기능을 축소하여 해석하고 담당기구나 인력을 따로 배치하여 케어사역을 맡기므로 통합적인 케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문제와 불균형을 초래한다. [22] 효율적 멤버케어 시스템은 예방, 개입, 위기관리의 단계적 적용을 통해 재정적 손실을 줄이고 보다 역동적인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은 항상 시스템을 자체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의 자원과 행정체계, 시스템 간의 상호 연계성 등과 같은 요소들을 다각적으로 평가하고 응용함으로써 시스템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한국선교단체와 파송기관들은 멤버케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재정적인 자원과 훈련된 멤버케어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멤버케어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선교사가 자신의 후원금의 일부를 또다시 행정비로 내야 하거나 케어가 필요할 때마다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재정적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다면, 멤버케어가 정착되는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또한 멤버케어 담당자들은 케어업무와 행정업무 사이에 균형과 경계선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만약 케어업무만 할 수 있다면 케어 담당자들의 업무능력은 보다 향상될 수 있다. 행정체계에서 멤버케어 담당자가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은 선교사의 비밀보장에 관한 것이다. 멤버케어 행정에서 선교사의 개인적인 이슈들이 노출되거나 위협 또는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비밀보장에 대한 규정과 윤리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VI. 나가는 글

 

   한국 선교사들의 선교사 멤버케어에 대한 인식은 다분히 한국 문화의 경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한국의 조직문화, 특히 한국교회의 문화적 성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루어 낸 고속 압축 성장은 수많은 인적자원의 희생을 전제로 이룩되었다. 한국 문화의 단기지향성(short-term oriented tendency)은 하나님의 백성들에 대한 보호와 격려, 능력부여의 차원보다는 가시적인 결과와 양적 성장에 치중된 현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멤버케어 시스템을 구축함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도전이 필요하다.

 

             첫째, 교회 목회자들과 선교 지도자들이 멤버케어에 대한 적극성과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이것은 선교단체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와 포럼을 통해 촉진될 수 있다. 둘째, 선교단체 내에 멤버케어 부서를 신설하고 케어인력을 배치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멤버케어 예산을 확충하고 케어인력 양성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 개발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셋째, 전 세계적인 선교사 멤버케어 단체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한다. 이것은 한국교회에 멤버케어 운동을 확산하는 것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다섯째, 은퇴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멤버케어 훈련을 강화하여 순회 멤버케어 팀을 활성화 한다. 여섯째, 멤버케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적 상황에 적합한 모델과 시스템을 개발한다. 예를 들자면, 부모공양과 자녀교육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적 전통을 고려하여 이들을 위한 케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성화 할 수 있다. 일곱째, 선교사 훈련과정에 멤버케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적용한다. 여덟째, 한국 선교사들을 위한 케어 센터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여 선교현장에서 멤버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아홉째, 체계적 멤버케어를 위해 멤버케어에 관한 문서장정을 만들고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멤버케어를 교육한다. 마지막으로, 멤버케어 전문기관과의 협력체계를 통해 선교사들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출처 : 내 사랑 중국 ♡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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