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독교

[스크랩] 대륙 심장부서 기도소리 울려 퍼지다… 시골교회 성도들의 특별한 중국 나들이

수호천사1 2011. 11. 4. 05:38

대륙 심장부서 기도소리 울려 퍼지다… 시골교회 성도들의 특별한 중국 나들이


그들의 나들이는 즐겁고 행복했다. 그들의 나들이는 뿌듯하고 보람찼다. 그들의 나들이에는 특별한 뭔가가 있었다. 시골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중국을 다녀왔다.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의 성암교회 허태수 목사를 비롯한 9명의 교인은 베이징 기독교계를 돌아보고 왔다. 단장 격인 허 목사와 김규현 목사, 안박순 조은구 임규현 권병균 윤용대 장로, 전성우 권사, 황재원 집사.

일행은 지난달 23일 성암교회 주일예배 시간에 중국을 다녀온 느낌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 역시 허 목사의 말이 상당한 깊이를 담았다. 환한 표정으로 단상에 오른 그는 설교에 앞서 “참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고 말머리를 잡았다. 그리곤 “현지에서 파악한 중국교회 신학에 대해 기존 관념을 뒤엎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행자들도 저마다 한 마디씩 했다. 표현은 조금씩 달랐지만 요지는 같았다. 중국교회에도 영성이 있으며, 그곳 성도들도 하나님의 뜻과 인도하심을 구하면서 진지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들의 특별한 중국 나들이

일행은 15일 베이징행 비행기를 탔다. 서울 김포공항을 이륙한 지 1시간 좀 넘었을까. 누군가 “베이징이다”라고 소리쳤다. 현지의 한국인 목사가 반갑게 맞았다. 일단 베이징 도심을 한 바퀴 돌았다. 사람들의 모습에 여유와 활기가 느껴졌다. 전반적인 거리 분위기는 한국의 대도시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다만 특유의 톤 높고 빠른 현지인들의 말소리가 다소 시끄럽게 느껴졌다.

이번 여행은 출발 전부터 다소 색달랐다. 방문객 모두 현지 종교국의 신원조회를 받았다. 허 목사가 강와스교회(缸瓦市堂) 주일 대예배 설교를 하기로 돼 있고, 일행이 베이징 기독교계 최고위층을 만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동행한 기자 또한 드물게 기자 신분으로 조회를 득했다.

다음날인 16일, 일행은 강와스교회로 안내됐다. 미국의 클린턴과 부시 전 대통령 등 서방의 정상들이 예배를 드린 곳이란다. 130년 역사를 가진 교회의 현재 건물은 80년 전에 지어졌단다. 단층으로 된 예배당이 꽤 묵직하고 고풍스러웠다.

2부예배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바깥은 사람들로 붐볐다. 여기저기서 혼자 혹은 두세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는 모습이 보였다. 주임목사(담임목사) 방으로 안내됐다. 좁은 공간에 책상과 소파 하나, 그리고 간이의자 몇 개가 전부다. 5000명 교인의 담임목사 방 치곤 검소하고 소박했다.

중국교회에서 예배 드려

2부예배가 끝났다. 한 무리의 인파가 썰물처럼 빠져나감과 동시에 한 무리의 다른 인파가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예배당과 함께 교회 마당의 대형 TV 앞에 깔린 500여개 간이의자가 금세 채워졌다. 족히 1500명은 예배에 참여하는 것 같았다. 십자가와 함께 ‘以馬內利’(임마누엘의 중국어 표기)라는 글씨가 붙은 강대상은 간소했다.

예배당 문이 닫히고 3부예배가 시작됐다. 분위기는 엄숙하고 진지했다. 예배 순서는 비교적 단순했다. 22명으로 이뤄진 성가대의 찬양은 대단한 실력임을 느끼게 했다. 허 목사는 로마서 4장 13∼25절을 본문으로 ‘선취(先取)하는 믿음’이란 제목의 설교를 했다. 그는 언제 올지 모르는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기 전에 각자 마음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세상을 이기는 삶을 살자고 역설했다. 베이징대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자매의 동시통역으로 설교가 진행되는 내내 교인들은 눈을 빛내고 귀를 세웠다. 웃음과 박수로 호응하면서 간간이 ‘아멘’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예배가 끝나자 많은 이들이 강대상 앞 성찬대에 무릎 꿇고 기도했다. 한국교회에선 보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더러는 설교자에게 악수를 청하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헌금시간이 따로 없었다. 광고는커녕 헌금봉투도 없었다. 예배당 앞마당에 하나의 헌금통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와 연관성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양회 최고위층과도 만나

일행은 다음날 만리장성과 이화원 등 중국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고 18일 또 한번 색다른 체험을 했다. 두 명의 베이징 기독교계 ‘거물’을 만나 식사하고 환담했다. 베이징 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주석이자 기독교교무위원회 회장인 위신리(于新粒) 목사와 베이징기독교양회(두 단체를 합해 양회로 일컫는다) 총무인 두펑잉(杜風英) 목사다. 차오양교회(朝陽堂) 담임이기도 한 위 목사는 양회 서열 1위이고, 여성인 두 목사는 강와스교회 담임이다.

일행은 두 중국 목사로부터 중국교회의 상황과 방향에 대해 들었다. 특히 72세인 위 목사는 상당히 예민한 질문에도 담담하게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른바 삼자교회와 가정교회에 대해 “형식상 분류일 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르고 계승하는 하나의 교회만 있을 뿐”이라며 “교회에 나가기 어려운 상황의 교인들이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 목사는 한국교회에 대한 느낌도 솔직하게 전했다. 그는 “중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한국교회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면서도 “양국 교회가 서로의 장단점을 취사선택해 하나님의 선한 인도를 받기 원한다”고 말했다.

총무인 두 목사는 “중국교회에는 전문 사역자가 부족해 많은 평신도들이 훈련받고 있다. 신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한국교회와 함께 공부하기를 기대한다”면서 베이징 기독교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베이징 시내에 22개의 교회가 있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재 6만∼7만명인 교인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니들이 삼자교회를 알아?”

일행은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까지 베이징 시내 기독교 유적들을 둘러봤다. 양회 건물을 비롯해 곳곳의 유적은 중국선교 200년 역사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강와스교회와 함께 베이징의 양대 교회로 꼽히는 쑹원먼교회(崇文門堂)의 고풍스러운 멋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100여년 전 미국 남감리회가 건축한 교회당 내부는 전통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베이징의 조선족들이 처음 예배를 드린 곳이기도 하단다.

돌아오는 길. 일행은 약속이나 한 듯 저마다 한 마디씩 했다. 안 장로가 “가정교회는 진짜교회, 삼자교회는 어용교회라는 인식을 바꾸게 됐다”고 하자 권 장로는 “중국 근대사와 연결해 지하교회와 삼자교회의 성립, 진행 과정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간 말을 아끼던 김 목사가 “성암교회 출신 송성진 감신대 교수가 가르치신 과정신학이 중국교회에 접목된 것 같다”면서 다소 어려운 말을 했다. 그러자 허 목사가 결론처럼 말했다. “개인주의와 물질주의로 얼룩져가는 서방 교회들의 희망이 어디에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 중국 그리고 중국교회! 어떻게 보아야 할까. 답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5월 하얼빈에서 보았던 일들이 오버랩되면서 이번에 재차 목격한 현실을 해석하기 어려웠다. 분명 말로 듣고 글로 읽었던 것과 많이 다른 모습과 장면들이었다. 농담조로 던진 권 장로의 “니들이 삼자교회를 알아?”라는 말이 한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베이징=글·사진 정수익 선임기자 sagu@kmib.co.kr

출처 : CMP KOREA ♡ 차이나미션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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