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전문직이냐 소명직이냐
목사는 목회전문직인가, 소명직인가? 요즈음 젊은 목사들과 목사후보생들을 보면 소명과는 별 상관이 없는 목회전문직 종사자들인 것처럼 보일 때가 참 많다. 필자는 목사후보생인 신학교 입학준비생들, 목사고시를 보는 전도사들, 목사 안수 받는 분들을 면접하는 기회를 여러 번 가졌다. 그런 경험을 할 때 마다 자괴감이 들었다. 대부분은 그렇고 그랬지만 내 마음을 확 부여잡는 훌륭한 주의 종들도 있었다. 하나님께 소명을 받지 못한 것이 확실함에도 면접에서 통과시킬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곤혹스러웠다.
34년의 목회 기간 동안 많은 목사들을 만났다. 그동안에 감동이 될 만큼 훌륭한 목사들도 만났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목사들도 만났다. 그러나 적어도 선배들이나 동료들은 주의 종으로 생각되었지 목회전문직 종사자로는 여겨지지 않았다. 그런데 요즈음은 목사들을 보면서 주의 종이 아니라 변호사나 의사같은 목회전문직종사자들로 보이는 것은 왠 일인가? 내가 시력이 약히여 잘못 보고 있는 것인가? 세상이 변한 것이다. 목사도 전문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분명 목사가 하는 일이 목회전문직인 것은 사실이다. 오늘의 목회 현장은 고도의 전문직으로서의 기능과 역량을 요구한다. 목회의 다양한 영역들, 강단사역이나 목양사역, 행정과 정치 등 고난도 전문직으로서의 능력과 스킬이 필요하다. 목사는 아마츄어가 아니라 프로가 되어야 한다. 육체를 다루는 의사에게 전문적 지식과 기술이 요구되는 것처럼 영혼과 전인을 다루는 목사에게 전문직으로서의 능력과 기술이 요구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목회전문직으로서의 직능에 충실하기 위해 목사가 되는 과정에서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할 뿐 아니라 목사가 된 후에도 부단히 공부하고 연구하며 연마해야 한다. 그래야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목회사역을 잘 감당 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은퇴를 앞둔 목사들까지도 목회전문직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공부하는 일과 연마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문제는 목사가 목회전문직을 자기 정체성으로 갖고 살거나 사역하는 데 있다. 참담한 것은 대부분의 젊은 목사들이나 전도사들, 신학생들까지도 목회전문직종사들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목회는 의사나 변호사나 회계사 등에게 작동하는 심리기제로서의 직업일 뿐이다. 그래서 급여를 따지고 근무조건과 복지여건을 챙긴다. 이전 세대에서는 소명을 따라 목회를 시작하였는데 이 세대의 목사들은 급여와 근무여건, 복지제도를 따라 목회지를 찾는 것이 상식이 되고 있다. 이전 세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작태들이 벌어지고 있다. 목회가 소명이 아니라 목회전문직이 정체성으로 자리매김 할 때 그 결과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목회전문직 종사자들이 근무하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암담함 그 자체일 것이라고 우려된다.
물론 소명만으로 목회를 잘 할 수는 없다. 이전 세대 목사들은 대부분 소명은 확실 했지만 전문직으로서의 능력이나 역량은 현 세대 목사들보다 못한 면이 있다. 그래서 이전 세대에 목사가 된 사람들은 전문직으로서의 목회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계속교육을 받거나 전문직으로서 부족한 면들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소명이 목회의 시작이요 끝이지만 이 시대에 목회를 잘 하려면 목회전문직으로서의 능력과 안목이 필요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하나님과의 관계인 소명이 목회자의 기본적인 정체성인데 목회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목사가 주류를 이루어 가는 현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목사의 소명의식을 확실히 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미 목사가 된 젊은 목회자들에게도 소명을 재확인하도록 도전하고, 소명에 충실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그래서 목회전문직으로서 준비하고 갖추게 된 목회역량이 하나님의 일에 쓰임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목회전문직종사자의 정체성으로 사역하는 목회자들이 소명직으로 돌이키지 않는다면 그들의 장래를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사역하는 교회와 사역도 점점 더 쇠락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목사후보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부터 소명여부를 철저히 분별해야 한다. 교회를 섬기는 목사가 하나님과의 밀접한 교통 속에서 전문적인 목회 역량을 가지고 목회를 하도록 할 때에 우리 교회의 앞날이 있게 될 것이다.
목사는 정체성으로는 분명 소명직이다. 소명받지 않은 목사는 목사가 아니라 교회에서 일하는 목회 근로자일 뿐이다. 소명은 목회의 시작이요 끝이다. 그러나 소명받은 목사가 하는 기능은 목회전문직이어야 한다. 그것도 어설픈 전문직이 아니라 고도로 훈련되고 능수능란한 목회전문직이어야 한다. 소명받은 목사가 목회전문직으로서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근무태만이요, 하나님의 징계 대상이 될 일이다.
이 시대의 목사들이여, 받은 소명을 확인하고 소명 가운데 굳건히 서라. 그리고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 목회전문직으로서의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전문의(專門醫)보다 더 공부하고 신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항상 힘쓰라. 그대가 바로 이 세대의 교회를 위한 하나님의 대책임을 항시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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