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상의 위기
□ 중국의 개혁 추진에 대한 평가
- 대다수의 사람들이 각 방면에서 개혁의 절박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고 경제성장 모델, 소득 불균형의 해소, 독점에 대한 규제 등의 산적한 문제들에 대한 개혁이 각 방면에서 진행되고 있음.
ㅇ 하지만 이 같은 개혁이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고 정치의 개혁에 대한 논의는 거론조차 되고 있지 않은 실정임.
□ 획기적인 개혁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데는 세 가지 원인이 있음.
□ 첫째, 중국의 점진적 개혁모델 자체의 한계
- 상당기간동안 이러한 점진개혁 모델은 상당한 성과를 내었음.
- 명확한 개혁의 방향이 확정되면 일보일보 전진하며, 일단 목표가 확정되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을 통해 시장경제체제가 확립되었음.
- 하지만 이러한 점진개혁 모델은 부분적인 처방에 집중하기 때문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기에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음.
□ 둘째, 사상의 결핍
- 본질적으로 사상의 위기는 중국개혁이 당면한 진정한 위기임.
- 사회사상의 측면에서 볼 때, 현대 중국 사회는 청나라 말기의 사회와 큰 차이가 없음.
ㅇ 신좌파, 신우파, 민족주의, 신보수주의, 자유주의 등 각종 사상들 간의 논쟁의 부재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백가쟁명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음.
ㅇ 현재 “백가”사상의 중요한 특징은 우선 중국의 현실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사상이라는 것이며 따라서 현실성이 결여됨.
- 또한 현재의 사상들은 종종 권력계층을 대변하는 이른바 사상과 권력의 결합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음.
ㅇ 이는 “유기적인 지식인”(이탈리아 신마르크스주의 이론가 그람시가 만든 용어)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으로 “가난한 경제학자”의 탄생을 부르짖은 원자바오 총리의 호소가 쉽게 이해되는 대목임.
- 마지막으로 사상의 극단화가 나타남.
ㅇ 예를 들면, 좌파는 우파의 개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전으로 회귀하고자 하고 대부분은 정부 만능론을 핵심으로 하여 모택동 사상, 국가주의 민족주의와 관련을 맺고 있는 반면에 자유주의는 경제영역에서 정부의 무능론과 시장만능론을 핵심으로 하며 정치영역에서 다당제를 주장하고 있음.
- 이익의 다원화로 인해 이러한 “백가”간의 다양한 주장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문제는 중국의 현실을 해석하는 개혁사상의 결핍에 있음
□ 개혁의 동원메커니즘의 문제
- 명확한 개혁의 목표가 설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자원을 동원하지 못하여 개혁이 실질적으로 실행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함.
- 이는 목표가 확정되면 일체의 자원을 동원하였던 등소평 시대의 개혁과 대조를 보이는데 개혁개방 초기의 농촌, 특구정책, 남순강화 후의 대규모 경제개혁 등이 그러하였음.
- 반면에 현재의 개혁은 관료조직 자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데, 개혁의 설계부터 집행까지 관료 조직 스스로가 하게 됨으로써 이른바 “왼손이 오른손을 개혁”하는 상황인데 이러한 개혁은 대규모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개혁의 일정과 재력이 이미 확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음.
□ 지속적인 개혁을 위한 사상해방의 중요성
- 개혁개방이래 중국사회의 각 방면의 이익이 다변화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정부에서부터 사회의 각 방면의 지지를 받는 개혁 역량을 동원하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개혁은 어려워짐.
- 사회역량을 동원하는 데 있어서 관건은 사상해방임.
ㅇ 현재 많은 사람들은 사상해방의 진정한 의의와 실질적인 사상해방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를 모르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임.
ㅇ 개혁개방 이래 중국은 사상의 해방을 통해 기존의 성역을 깨고 개혁의 돌파구를 찾아 왔으며 삼십 년이 지난 현재에 있어서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로 제기되고 있음.
[분석과 전망]
□ 경제개혁을 통한 고도의 성장을 구가해온 중국이 서구식 정치 이념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중화민족을 통합해 낼 수 있는 이념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2000년 이후 지속되어 왔음.
□ 중국 지도부는 최근 과거 스스로가 배척해온 전통적인 유가사상의 보급과 확산을 통해 이러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춘추전국 시대의 유가사상을 통해 당면한 개혁의 과제들을 위한 사상적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임.
출처: 연합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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