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학

[스크랩] 예배당 크기의 우상 (조석민)

수호천사1 2011. 3. 19. 10:00

예배당 크기의 우상

< 조석민목사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


"이자 갚는 비용 모두 합하면 분명히 상상 초월할 것"

한국 교회가 언제부터 대규모의 거대한 예배당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는지, 어느 교회가 가장 먼저 이런 시도를 했는지 분명히 말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여의도 순복음 교회가 예배당을 완공했을 때 그 규모가 이미 달라지기 시작한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대형 교회 예배당 줄줄이 들어서

하지만 예배당의 크기가 무슨 문제냐고 말할 수 있다. 큰 교회는 큰 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대로 하나님이 적절하게 사용하시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가 점점 예배당 크기의 우상이라는 늪에 빠져들어 가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국 교회의 거대한 예배당 건축을 보면서 연상되는 것은 창세기 11장에 기록된 바벨탑 사건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왕이었던 사울을 버리고 다윗에게 기름 부어 왕 삼으신 사건이다(왕상 16:1-13).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사무엘이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 부을 자를 확인할 때 겉모습만 보고 결정하려고 했다는 사실은 오늘날 한국 교회가 예배당 크기에 목숨을 거는 것과 비슷한 사건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교회는 더 이상 다윗이 사용한 작은 조약돌을 믿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 골리앗의 실상만 의식하고 따라가는 것 같다.

금년 4월에 이계선 목사의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라는 책이 출판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한국 교회를 아끼고 사랑하기에 자신의 다양한 목회 경험을 토대로 대형교회를 향한 독설을 내뿜고 있다. 하지만 이런 책이 출판되든 말든 아랑곳 하지 않고 한국의 대형 교회들은 자기들의 갈 길을 재촉하고 있는 것 같다.

그 한 예로 금년 8월에 명성교회가 2011년 완공 목표로 예배당 건축을 위하여 시공 회사인 서희건설과 497억원 규모의 예배당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예배당 건축의 필요성에 대하여 이 교회는 20년전 건축한 현재의 예배당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정도에서 멈추지 않는다. 분당의 할렐루야 교회는 새 예배당 건축에 12년 동안 총공사비 644억원이 들었다는 소식이다. 이 예배당은 최근 경기도가 주관한 "제11회 경기도 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하므로 경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선정되었다. 예전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 예배당 건축비로 책정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이다. 금년 9월에 출판된 신광은 목사의 <메가처치 논박>은 교회의 크기에 문제를 제기한 책이다. 그는 현대교회의 가장 큰 죄악이 메가처치(Mega-Church) 현상이라고 질타한다. 저자는 한국 교회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려면, 그리고 참된 교회 개혁을 실천하려면 한국 교회에 만연되어 있는 메가처치 현상을 다루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한국 교회에서 여전히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에 사랑의 교회가 서초동에 2,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새 예배당을 건축한다고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새 예배당의 필요성에 대하여 이 교회는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아마도 사랑의 교회가 새 예배당 건축을 완공하여 사용하기까지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모두 합산하면 지금 발표된 예산보다는 훨씬 많은 액수가 소요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나중에 들어갈 제반 비용은 계산하지 않더라도 새 예배당 건축에 들어가는 비용은 그야말로 예배당 건축 예산 금액으로 세계 최대 규모가 되어 기네스 북(The Guinness Book of Records)에 올라갈 정도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저출산(低出産) 고령화(高齡化) 사회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현재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위하여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여러 가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 사회의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믿기 어려울 정도로 교회는 계속 거대한 예배당 신축 공사판을 벌리고 있는 실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런 사회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교회만은 예외적으로 젊은 부부들이 어린 아이들을 많이 낳아서 성도들의 숫자가 계속 늘어날 것을 믿고 있기에 거대한 새 예배당을 미리 준비하는 것인가? 이제는 교회도 자신의 지역 사회에서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선교 전략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크기에 열광하는 한국 교회의 모습은 교회의 본질을 외면하고 교회다움을 져버린 모습이다. 대형 교회는 생리적으로 살아있는 교회의 양심이 되기 어렵고, 예언자적 정의를 외치기 힘들다.

경제학자인 슈마허(E.F. Schumacher)는 서구세계의 경제구조를 혁명적으로 파헤쳐서 고찰한 책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를 1973년에 출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대 경제의 이윤과 성장의 추구가 거대한 조직과 전문화를 가속화시켜 결과적으로 거대 경제 체제의 비능률과 환경오염, 그리고 노동 조건의 비인간화를 낳았다고 비판하였다.

비록 서구 세계의 경제구조를 논하는 책이지만 한국의 대형 교회를 생각할 때 동일한 문제점인 비능율, 비인간화, 환경오염의 문제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런 문제들이 추상적인 것이라면 거대한 새 예배당을 지은 교회들의 실제적인 문제는 성도들의 헌금이 건축을 위하여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금 이자를 지불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한 예로 목동의 제자교회는 금년 지출 예산 가운데 금융기관 대출이자 지출만 18억원이 책정되었다. 이것은 성도들의 헌금에서 매월 지출되는 이자만 일억 오천만원이란 의미이다. 한국의 교회들이 크고 작은 예배당을 건축하기 위하여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의 이자를 갚기 위하여 매월 지불되는 비용을 모두 합하면 분명히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금액이 나올 것이다.

헌금으로 이자 갚는 비율 너무 높아

이런 상황에서 교회 개혁의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출처/기독교개혁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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