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장의 비밀? 부동산! |
고영근 / 희년함께 사무처장
메가 처치 현상과 한국교회 타락의 근원 |
개인적으로 아는 어느 목사님으로부터 요즘 목회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빠른 교회 성장의 세 가지 비결을 들은 기억이 있다. 교회가 빨리 커지기 위한 세 가지 비결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아니요, 다름 아닌 목 좋은 위치와 넓은 주차장, 큰 교회 건물이라는 말이었다. 이 세 가지 요건만 갖추고 교회 운영이나 설교가 그다지 이상하지만 않으면 교회 성장은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기라는 말이다.
목 좋은 위치, 넓은 주차장, 큰 교회 건물.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얘기 아닌가? 그렇다. 옛날에 영화관에서 결혼식장 광고할 때 나오던 멘트다. "편리한 교통, 넓은 주차장, 럭셔리한 웨딩홀홀홀~. 귀족 웨딩홀로 오세요!" 교회 성장 비결이 결혼식장 광고 멘트와 같다니 우연 치고는 좀 이상하지 않은가?
목 좋은 위치, 넓은 주차장, 큰 교회 건물. 이 세 가지 교회 성장 비결의 공통점은 성령님의 역사가 아닌 바로 세상에서 부와 성공을 가져다주는 토지의 특성이다. 좋은 위치에 자리 잡은 목 좋은 땅, 주차장 부지의 넓은 땅, 큰 교회 건물이 들어선 바로 그 알짜배기 땅. 그렇다. 교회는 지금까지 땅을 통해 성장해 왔고 지금도 계속 땅을 사들이면서 하나님의 저주와 분노를 켜켜이 쌓고 있다.
이사야는 이를 두고 "가옥에 가옥을 연하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서 홀로 거하려 하는 그들은 화 있을진저(사 5:8)"라고 하나님의 저주를 선포한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공의를 팽개치고 망해 가는 이스라엘을 향해 "땅이여, 땅이여, 땅이여, 여호와의 말을 들을지니라(렘 22:29)"고 세 번씩이나 '땅이여!'라고 절규하면서 찢어지는 하나님의 마음을 전한다.
상상력을 동원하여, 땅으로 교회 성장을 추구하는 지금 시대에 이사야와 예레미야가 나타난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목 좋은 땅이여! 넓은 주차장 땅이여! 큰 교회 건물 땅이여! 너희들이 이렇게 땅을 사들여 부를 쌓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하다고 이런저런 명목으로 땅을 계속 사들이면서 높아지려 하니 너희들에게 화가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분노가 너희들을 불같이 사르기 전에 여호와의 말을 들을지니라!"
초대교회 성장과 한국교회 성장 방식은 정반대
지금 이 시대의 한국교회를 보고 예수님은 뭐라고 말씀하실까? 예수님은 나사렛 회당에서 메시아로서의 자신의 사명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말씀에서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눅 4:18~19)"고 선포하셨다.
예수님께서 지금 한국교회의 휘황찬란한 교회 예배당에 다시 오신다면 2,000년 전 나사렛 회당에서 하셨던 똑같은 선포를 다시 하시지 않으실까? 대부분의 성경학자들은 나사렛 회당에서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주의 은혜의 해'는 구약 레위기 25장에 나오는 희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희년은 무엇인가? 희년은 하나님께서 거룩을 명령하시면서 만민에게 평등한 토지권과 안식을 보장하시기 위해 레위기 성결법전의 절정인 결론 부분에서 명령하신 말씀이다.
초대교회는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에 성령을 받아 자신들의 땅을 자원하여 스스로 팔아 교회에 내어놓고, 교회는 이를 가난한 자들에게 나눔으로써 세상에서 칭송을 받고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가 날로 흥왕하여 갔다고 사도행전 말씀은 증거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초대교회와는 정반대로 목 좋은 땅, 넓은 주차장 땅, 큰 교회 건물 땅을 계속 사들이면서 교회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메가 처치(mega church) 현상과 교회 타락의 근원은 다름 아닌 교회의 부동산 재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초대교회는 가지고 있는 땅을 자원하여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눔으로써 날로 흥왕하면서 성장해 갔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정반대로 땅을 계속 사들이면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쯤 되면 오늘날 한국교회의 성장 방식이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내용과 전혀 다르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교회 분쟁과 타락의 근원, 막대한 헌금과 부동산
오늘날 한국의 대형 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의 근원을 파고 들어가 보면 여지없이 땅 문제와 만나게 된다. 교회가 타락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돈과 권력이 너무 한 곳으로 심하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교인들이 많이 모이면 각종 헌금과 십일조라는 현금 동원력이 생기고, 이런 현금 자본과 교회의 신용을 바탕으로 한 은행 빚으로 토지를 사들여 교회는 외형적이고 양적인 빠른 성장을 추구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교회에 막대한 자본과 토지를 쌓아 놓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추한 모습들을 우리는 계속 보고 있다.
예장통합의 소망교회에서 담임목사와 부목사가 서로 주먹질을 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교회의 헌금과 부동산 재산을 노린 이권 다툼 때문이다. 예장합동의 사랑의교회가 강남에 수천억 원짜리 교회 예배당을 짓는다고 하여 사회로부터 욕을 먹었던 사건의 밑바탕에도 다름 아닌 강남의 노른자위 땅이 자리 잡고 있다. 감리교 사태에서 용역들을 동원해 소화기를 뿌려 대며 마치 조폭들의 이권 싸움 같은 혈전을 벌인 것도 다름 아닌 감리교단의 재산 때문이다.
교회 성장의 3대 비결이 바로 땅이라면 목회자 3대 재앙이라 불리는 돈, 권력, 섹스 문제도 교회의 부동산 재산 축적과 무관하지 않다. 수많은 교인의 돈과 교회의 부동산이라는 거대한 맘몬이 교회에 모이면 거기에는 반드시 권력이 생겨나게 되고, 그다음에는 여지없이 섹스, 즉 성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 구약을 보면 풍요의 신이자 지주의 신인 바알과 음란한 여신인 아세라는 동전(銅錢)의 양면이다. 이스라엘은 결국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다가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몰락하고 말았다. 지금 한국교회도 이스라엘처럼 여호와 하나님이 아닌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고 있지는 않은가?
하나님께서는 거룩을 명하시는 레위기 성결법전에서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토지권과 안식을 보장하시기 위해 희년을 명령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 11:45, 벧 1:16)"고 말씀하신다. 세상의 성공 논리는 땅을 계속 사들여 부를 축적하고 이를 통해서 성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과 구별되어야 하며 이 구별됨이 바로 거룩함의 표징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은 땅을 계속 사들여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평등한 토지권을 보장하여 자유와 평등의 하나님나라를 만들면서 사회를 개혁하고 거룩함을 드러내야 한다. 세상에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받은 목적이다. 만약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기는커녕 하나님의 거룩함을 가리면서 먹칠을 한다면 이는 우리가 더 이상 거룩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이는 또한 과거 이스라엘처럼 하나님의 저주를 받고 하나님의 구원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는 두렵고 떨리는 의미이기도 하다.
출처/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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