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주 교회의 단기선교 현황에 대해 연구한 로버트 프리스트 교수는 미국의 단기선교팀 파송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출처:사마리아인의 지갑)©뉴스미션 |
얼마 후면 여름 사역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단기선교 시즌이 돌아온다. 그러나 단기선교가 진정 꽃다운 역할을 하려면 그만큼 철저한 사전 준비와 훈련, 전략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해외에서 사역 중인 선교전문가들이 한국교회의 단기선교가 실제적인 열매를 맺기 위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대안들을 제시했다.
단기선교팀과 장기선교사가 ‘윈-윈’ 하려면
캄보디아 선교사로 활동 중인 백신종 선교사(시드인터내셔널)는 최근 기자들과의 모임에서 한국교회의 단기선교가 본래의 취지대로 현지에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장기선교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팀 사역’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백 선교사는 “장기선교사와의 협력은 단기선교의 가장 큰 약점인 언어문화의 장벽을 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현지에서의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대처하거나 사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백신종 선교사©뉴스미션 |
단기선교팀의 사역이 매년 같은 지역을 방문해 전도지를 살포하거나, 현지교회를 돕는다는 명분 아래 단순 봉사활동으로 진행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단기선교라 할 수 없으며 장기선교사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단기선교팀과 장기선교사의 사역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으려면, 장기선교사들이 단기선교팀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 팀 사역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게 백 선교사의 견해다.
‘디자인된’ 사전 훈련 시급
또한 백신종 선교사는 현재 한국교회 단기선교의 사전 훈련 프로그램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봉사교육과 타문화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단기선교에는 크게 ‘여행 인자’와 ‘선교 인자’가 있다고 밝힌 그는 “첫 단기선교에는 아무래도 여행 인자가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으나, 해가 지나도 마찬가지라면 단기선교 사역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여행 인자를 선교 인자로 전환시킬 매개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봉사교육과 타문화교육이라는 것이다.
▲단기선교팀이 현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뉴스미션 |
사전 훈련 디자인의 필요성은 최근 선교 전문가들에 의해 여러 차례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김마가 선교사(GO선교회)는 최근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타문화권 선교사 훈련과 관련 ‘현지 맞춤형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백 선교사와 함께 기자들과의 모임에 함께한 로버트 프리스트 교수(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 선교학)도 “모든 단기선교팀이 사역 후 현지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것은 아니”라며 “어떤 경우에는 잘못된 정보와 오해로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프리스트 교수는 “단기선교에 대해 교육만 강조하면 잘못된 정보와 오해의 개입으로 현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될 우려가 있고, 사역만 강조하면 제한된 열매를 맺게 된다”며 사역 전후의 교육과 실제 사역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험’보다는 ‘집중’이 효과적
한편 지난 2007년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무슬림 국가나 공산주의 국가와 같이 창의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지역의 선교를 놓고 선교계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백 선교사는 ‘모험’보다는 ‘집중’이 효과적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단회적인 방문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면서 “한 번 다녀오는 것은 자칫 파송하는 교회나 참가자들의 유익을 위한 선교가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반복적으로 방문하게 되면 현지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선교사들의 사역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사역을 계획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중장기적인 사역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에서 무슬림 국가와 같은 창의적 접근이 필요한 지역보다는 현지교회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 ‘보다 전략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백 선교사는 “창의적 접근이 필요한 나라에 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단기선교팀이 현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비교회 지역에 가서 사역의 열매를 거두지 못하는 것보다는, 현지교회가 있는 곳에 가서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관련 커리큘럼 개발ㆍ다양한 전략회의 등도 필요
이밖에도 선교전문가들은 단기선교의 효율적인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로버트 프리스트 교수©뉴스미션 |
단기선교팀의 관리와 돌봄을 책임지는 교역자들 중에는 청소년ㆍ청년 담당 사역자들이 많은데, 이들 대부분이 신학교에서 단기선교와 관련한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사역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각 신학교가 단기선교팀 전문 사역자를 위한 커리큘럼을 마련해 충분한 교육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가 하면 백신종 선교사는 △단기선교를 연구한 학자들 간의 지속적인 네트워크 구축, △단기선교사들의 모임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이어 그는 “현지교회와의 연계 및 단기선교 사역 개발을 위해, 국내 공인된 기독교단체들이 단기선교를 주제로 다양한 형태의 전략회의 마련에 힘써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