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은 목사 그만둘 수 없는 목회'
목회,이 길 아니다 싶으면 짐 싸라”
기독교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하고 그에 따른 많은 조언도 얻는다. 그런데 크리스천들 사이에서 오가는 고민과 조언에는 공식이 있다. 극단적인 심경은 털어놓지 않고 극단적인 결정을 유도하는 조언 역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저 다른 종교로 바꾸고 싶어요”라고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설사 그런 결심을 할 만큼 큰 시련과 고민이 있었다고 해도 “저 요즘 기도가 잘 안돼요.” 정도로 그칠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크리스천을 찾아 고민을 털어놓기도 전에 벌써 교회를 떠났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 목회를 그만두고 싶어요’라는 고민은 어떨까? 역시 크리스천들 사이에서 털어놓을 만한 고민은 아니다. “요즘 목회에 역경이 많으니 기도해 주세요.” 정도라면 모를까. 조언자의 입장에서도 “목회가 힘들면 그만두세요”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힘들어도 기도하면서 이겨내세요”라고만 할 따름이다.
그런데 만일 어떤 목회자가 정말 ‘목회를 그만두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 어떨까? ‘예수 그리스도를 등지는 것’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잘못된 선택이겠지만 목회라는 사역은 한번 시작한 이상 결코 그만두어서는 안되는 일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그만두고 싶은 목사 그만둘 수 없는 목회’(진흥·02-2230-5114)는 목회자가 겪는 어려움을 다룬 다른 책들과는 구별되는 점이 있다. 무조건 ‘목회라는 축복된 사명을 지고 가라’고만 조언하지 않는다. 책은 물론 목회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들,그리고 그것들을 현명하게 이겨내기 위한 영적 상태 등을 안내한다. 그러나 이 책의 다른 점은 한 가지 길만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정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짐을 싸라’는 것이 책의 마지막 장,‘결정’의 내용이다. 다만 짐을 싸되 ‘찬양하며 싸라’는 것이다. 즉,목회를 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공로로 하나님께 보상 받으려 하고,불만을 키우고,영적 탈진 상태에 있다면 차라리 목회를 떠나 찬양하는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하나님 뜻에 합당하다는 것이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내용인지는 모르나 저자가 인용한 미국의 통계를 살펴보면 이런 조언이 왜 필요한지를 알게 된다. 이에 따르면 미국 전체 목회자의 3분의 1이 전임 목회자를 해고했거나 혹은 강제로 사임하게 만든 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다. 현직 목사 중 23%가 목회생활 중 한때 그렇게 강제로 끌려나온 경험이 있다. 끌려나온 목회자 중 13%는 목회생활을 끝냈고,29%는 사임하라는 압력을 받았으며,나머지 58%는 강제로 사임해야 했다. 미국 전체 교회의 적어도 15%가 목회자를 2명 이상 끌어냈다. 또 10%는 목회자를 3명 내지 4명이나 끌어냈다. 이런 상황을 저자는 ‘정글’이라고 부른다.
목회자라 해도 약함 능욕 궁핍 핍박 곤란 등의 역경을 모두 극복해낼 수는 없다. 목회기간 자신의 노고가 억울하겠지만 그 일을 떠나 다른 일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반면에 사역을 떠나지는 않으면서 하나님께 자신의 공로에 대한 보상만을 바란다면 사역을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의 제목은 ‘절대 포기하지 마라’다. 윈스턴 처칠의 유명한 연설을 인용해 ‘절대 포기하지 말라. 절대,절대’를 여러 차례 반복한다.
“하나님께서 원하는 것이 당신이 현재의 상황에 머무르는 것이라면 견인하라. 당신이 떠나기를 하나님께서 원하신다면,그건 지금까지 당신이 견인했다는 말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포기하지 말라.”
간단히 입고 벗을 수 없는 사명,그것이 바로 목회이기 때문이다.
황세원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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