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서의 목회 VS 진리 추구에로의 목회
▲ 진리 추구를 위해 모인 미국 내 캠퍼스의 베리타스포럼.
언젠가부터 한국교회는 목회 역시도 방법의 문제 혹은 기술의 문제로 전락하고 말았다. 설교 잘하는 법, 교회 행정과 조직을 잘 세우는 법, 부교역자를 잘 다스리는 법, 교회의 뒷문을 막는 법, 교회 성장의 조건 등에 해당되는 실용적인 방법들이 서점가에는 즐비하다. 아울러 이러한 책들이 심심찮게 잘 팔린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을 살펴보면 예수님께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목양 사역을 감당하신 적이 없다. 그분은 언제나 진리 추구를 위해 핍박과 고난을 당하셨다. 그분은 많은 군중을 모아 그들의 필요를 채워 주셨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진리에 대해 선포하셨다. 이로 말미암아 수많은 무리들은 그를 떠났다. 나아가 이와 같은 예수님의 모습에 소위 반대파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전해야만 하는 진리의 말씀을 저들에게 증거하였다.
하지만 필자가 작금의 한국교회의 모습을 바라볼 때면 예수님께서 추구하신 목양의 사역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예수님께서 증거하시고자 했던 진리보다는 현실과 상황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소위 그렇게 하면 모든 성도가 예배당을 떠나게 된다는 논리다. 나아가 성도들 역시도 그러한 것을 원치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라! 교회 공동체는 어떤 곳인가? 무엇보다도 진리를 진리로서 선포하고, 그 진리 때문에 모인 이들의 모임이 교회라는 공동체가 아닌가? 그런데 현 시대 수많은 교회들이 교회의 본질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진리를 선포하고 진리의 편에 서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한마디로 교회 스스로가 진리의 능력을 부인하고 있는 꼴이다. 이제 더 이상 목회는 진리에로의 추구가 아니다.
갈수록 한국교회는 진리보다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성도들이 공교회(보편적 교회)인 우리들의 교회도 아닌 내 교회로 더 많이 오도록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또 연구한다. 수많은 목회자들의 관심은 언제나 '어떻게'를 연구하고, 이에 몰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과연 어떠한 반응을 보이실까?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예수님께서는 기술 이전에 진리를 추구하셨다. 그분은 언제나 진리의 편에서, 진리를 사수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셨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다. 십자가는 단순히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서 눈물을 빼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한국교회는 십자가까지도 기술로서 이용하려고 한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자신들이 원하는 무엇인가를 얻어 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십자가를 말하지만 그 십자가가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언제나 추상적이거나,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만을 할 뿐이다.
"이제는 우리도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만이 우리가 살 길입니다."
"십자가는 기독교의 본질입니다."
"십자가의 사랑이 우리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어찌 보면 참으로 추상적이고도, 수박 겉핧기 식의 말이다. "그래서 도대체 십자가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을 해 주지 않는다. 필자가 보기에 이것이 한국교회의 실상이다. 십자가는 말하지만, 그 십자가가 의미하는 구체적인 진리가 무엇인가는 별로 다루지도 않을 뿐더러 그와 같은 사역을 귀찮케 여기는 듯하다. 이유인즉 그렇게 하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현 시대 한국교회는 그저 성도들이 감성적으로 자극을 받아 울게만 만들면 그것으로 십자가의 능력이 발휘된 것이라 여기는 것 같다. 때로는 더욱 더 성도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해서 다양한 영상 기법과 효과음까지도 이용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의 삶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가 보기에 한마디로 십자가는 진리 추구다. 예수님이 추구하신 그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삶이다. 예수님이 추구하신 진리는 언제나 사람보다는 하나님께 향해 있었다. 다시 말해 예수님께서는 인본주의적인 성향의 목양 사역을 결코 지향하신 적이 없으시다.
결국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목회 사역은 기술로서의 목회 사역이 아니라 진리 추구에로의 목회 사역이어야만 한다. 이것이 한국교회를 살리고 성도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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