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의 신학적 의의
1. 옛 계약에서 새 계약으로 연결되는 사건
성령강림 사건은 구약성서의 오순절 날 일어났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오순절 날은 후기 유대교에서 모세가 시내산 위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수여 받은 계약의 날로 지켜졌다. 교회의 시작인 성령의 사건과 첫 계약의 사건인 시내산의 사건이 오순절, 같은 날에 있다는 것은 누가가 사도행전의 본문 성령강림 사건을 서술하는데 중요한 모티브를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고 사도행전의 오순절 사건과 모세가 시내산에서 율법을 수여 받은 사건을 기록한 출애굽기를 비교해 보면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나타남을 서술하는 부분과 오순절의 성령의 내림을 서술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많다. 또한 우리는 누가 문서에서 모세를 유형론적인 모델로 사용하는 문학기법을 볼 수 있다. 후기 유대교 전승에 익숙한 저자 누가는 교회의 시작인 성령의 사건을 옛 계약의 사건인 오순절에 연결시켰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고 누가는 성령강림 사건을 오순절에 연결시킬 때 모세의 시내산 율법 수여 사건을 처음 받았던 옛 계약으로, 그리고 오순절 날 교회가 시작되는 성령 사건을 새 계약으로 생각하는 구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종교의 시작을 오순절 날 모세를 통한 시내산 율법 수여 사건에서, 교회의 시작은 오순절 날 성령 강림 사건에서 시작함을 암시하고 있다. 즉 이스라엘 종교를 이끌었던 원동력은 율법으로, 성령은 교회를 인도하고 이끄는 힘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2. 예언이 성취된 사건
교회는 오순절에 성령을 통해서 결정적으로 탄생하지만 성령의 역사는 이미 예수의 사역에서 시작되었고 예수의 사건이나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성령을 통한 예언의 성취라는 것이 누가의 관점이다. 영이라는 주제는 누가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영이라는 단어가 마가복음에서는 4번, 마태에서는 5번, 누가복음에서는 13나타나지만 사도행전에서는 41번이나 사용되고 있다.
예수의 탄생기사(눅1:5-2:52)에서 누가는 마태복음과는 달리 영의 역할을 중시한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의 잉태, 세례 요한의 출생과 부모들의 이야기(사가랴, 엘리사벳), 시므온, 안나 모두들 의로운 사람으로 표현하며 (유대 종교에서 매우 중요한 항목), 이들이 영에 이끌려 메시아의 탄생을 준비하였다고 기술함으로써 예수의 탄생이 예언의 성취임을 말하고 있다. 예수에 대한 세례 요한의 평가 (눅 3:16)를 다른 복음서와 비교해 보면, 누가는 마가에 없는 “불”을 첨가하여 성령에 대한 암시를 하며, 마태의 세례요한에 대한 부정적인 요소를 생략함으로써 마태나 마가와 달리 예수의 메시아적이고 기독론적인 관심보다는 예언의 성취 차원에서 재해석하고 있음을 본다.
예수의 취임설교(눅4:16-30)는 하나님의 약속이 자신에 의해 실현됨을 직접 보여준 예이다. 마가복음은 예수께서 나사렛에서 배척받은 사실을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 누가는 예수의 사역 처음에 이 본문을 넣었고 이 성경말씀이 너희에게 이루어졌다고 선언한다. 예수의 이러한 선언은 예수의 지상에서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었다. 예수의 취임설교의 선언은 오순절 사건 이후 베드로가 일어나 예루살렘 주민들에게 설교하는 서두에 “이 일은 하나님께서 예언자 요엘을 시켜 말씀하신대로 된 것이라 말한 것과 평행을 이룬다. 복음서에서 약속된 성령(눅11:13; 24:49)은 오순절 사건을 통해 제자들에게 수여되고, 사마리아인들에게 그리고 더 나아가 이방인들에게 수여되는 보편적인 성격으로 변한다. 예수는 모든 예언과 희망을 성취한 메시아로 그리고 그 제자들은 그 약속과 희망을 성령에 힘입어 온 세계에 전하는 계승자로 묘사된다.
3.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는 선교가 시작된 사건
부활하신 예수께서 분부하신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 보라,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낸다. 그러므로 너희는 위에서 오는 능력을 입게 될 때까지 이 성에 머물러 있으라”(눅 24:48-49)는 말씀은 곧 이어 사도행전 1장 8절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는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될 것이다”에서 다시금 확인되고, 이 성령의 약속은 오순절 사건에서 눈에 보이는 실체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성령은 처음부터 보편적인 것은 아니고 사도들의 권한 속에 있었던 제한적인 능력으로 되어 있다. 사도행전 8장에 보면 빌립 집사의 선교로 사마리아 지방에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널리 퍼지고 남자나 여자나 모두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그들에게 성령의 세례를 줄 수 없어서 그들에게 성령의 세례를 받게 하려고 예루살렘에서 베드로와 요한이 파송되어 그들에게 손을 얹으니 그들이 성령을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성령의 제한은 이방인 선교에 있어서 깨드려진다. 이방인 선교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고넬료의 이야기 가운데 10장 44절과 11장 15-17절에 보면 고넬료에 대한 전도 이후에 베드로가 그의 집에서 설교할 때에 설교를 듣는 이방인에게 성령이 내리는 것을 보고 유대인으로서 베드로와 함께 왔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일이 보도되고 있다. 성령이 이방 선교의 표징임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학은 바울의 방언에 대한 이해하고도 상통한다. 뿐만 아니고 성령은 회개, 세례 후 받는 선물로 (베드로의 설교, 빌립과 이디오피아 내시, 고넬료) 서술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방언으로 말하는 것은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이야기의 반전이며 민족적 장벽을 깨는 상징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바벨탑 사건은 인간의 교만으로 인하여 생겨난 여러 가지 언어와 민족 분열의 상징인데 오순절 성령의 사건을 통한 방언의 현상은 성령의 능력에 의해서 의해서 다른 나라의 언어를 들으며 복음 안에서 흩어진 인간이 다시금 만나고 화합할 수 있는 예수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화합의 역사 하심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들을 수 있었다는 현상은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민족의 장벽이 개져 복음이 땅 끝까지 전파되는 사건의 시간을 의미한다. 사도행전은 계속해서 유대라는 민족적인 장벽(이방인과의 교제, 할례, 식탁 교제)을 어떻게 극복하여 복음이 어떻게 땅 끝까지 전파되었는가를 서술하고 있다.
4. 교회 공동체를 형성시킨 사건
오순절 성령강림의 사건은 곧바로 에루살렘 주민들에게 행하는 베드로의 선교 연설로 이어진다. 이 선교 연설의 효과는 3천여 명의 신자의 확보와 곧이어 초대 공동체의 아름다운 생활을 그리는 요약적인 보도로 이어진다. 믿는 사람이 모두 함께 지내며, 재산을 모두 팔아 소유를 공동으로 하여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성전에 모이고 하나님을 찬양했다고 설명한다. 같은 날 오후 3시에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 앉은뱅이를 고치는 사건과 베드로의 솔로몬 행각에서의 설교로 이어진다. 누가는 사도행전 2장 43-47절과 4장 32-37절 두 곳에서 초대 교회의 공동생활을 기술하는데, 4장의 기술은 재산을 팔아 숨기고 나머지를 바치다 죽은 아나니아와 삽비라에 연결된 보도이어서 공동생활의 보도라기보다는 교회의 질서를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누가는 2장의 공동생활의 보도를 당일에 일어난 오순절 성령 사건 이후 베드로의 선교 연설과 오후 3시에 이어지는 솔로몬 행각에서의 연설 사이에 의도적으로 끼어넣음으로써 성령이 초대 교회의 공동생활의 기본이 된 원칙임을 밝히고 있다. 누가가 공동생활을 보도하는 의도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요약하면, 아름다운 공동체를 통한 이스라엘의 회복의 모형으로, 더 나아가 앞으로 있을 교회의 모형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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