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교와 사역중국어 -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시작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중국어 학습에 있어 두 개의 방향이 있다. 하나는 일반 회화이고, 또 하나는 ‘사역중국어’이다. 일반 회화는 약 2년간 정규 코스에서 열심히 학습하면 충분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어휘양도 많아지고 문장도 다양해진다. 한마디로, 회화는 이 곳 중국에서 오래 살다 보면 익혀지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음 기초를 잘 닦는 것이다. 첫 발음 선생님이 누구냐에 따라, 중국어의 질(quality)이 결정이 된다. 얼마나 꼼꼼히 잘 가르치고, 따라 다니면서 교정해 주고, 얼마나 아름다운 발음의 모델이 되어 주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발음부터 탄탄히
중국어 발음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조화’(协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아름다움’ 이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가 아름다운 이유는 조화로움 때문이 아닐까! 중국어의 성모(子音)는 강, 약음의 조화이다. 21개의 성모 분포를 보면 구강 전체(입술 안과 밖, 아래, 위 치아, 혀의 전 후, 중간 부위, 코 안과 밖을 고루 잘 사용해야만 균형 있게 들린다. 운모(母音) 의 특징은 한 글자에 3-4개의 운모로 구성되어 부드럽고 조화롭게 들리는 것이다.
처음 배울 때부터 모든 운모를 꼼꼼히, 부지런히, 입을 크게 벌려, 완벽하게 다 발음해야 한다. 한국어나 영어의 운모와 별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대체적으로 문화가 낮은 민족일수록 모음이 단순하다. 중국어는 역사가 깊다 보니 운모가 아주 발달해서 전체 발음을 아주 풍성하게 느끼게 해 준다. 운모가 자식이라면 성모는 엄마의 넓고 따뜻한 가슴이다. 운모로 성모의 중심을 잘 잡아 줘야 한다.
성조(声调)는 음의 조화이다. 고음(1성)과 저음(3성), 부드럽게 올라가는 음(2성)과 강하고 짧게 내려가는 음(4성)을 조화롭게 섞어서 해야 하며, 전체 성조는 마치 합창단의 화음처럼 아름다워야 한다. 성조는 또한 리듬의 조화이다. 1성을 한 박자, 2성을 3박자, 3성은 2박자, 4성은 반 박자, 경성은 1/16박자의 느낌으로 하라.
발음 기초 과정에서의 병음(拼音)읽기는 하루에 끝낼 수 있지만 모든 발음을 병음으로 받아 적을 수 있어야 한다. 한자를 모르는 것은 혹 봐 줄 수 있지만 10년, 20년을 중국에서 살았는데도 모든 발음을 병음으로 받아 적을 수 없다는 것은 중국어 기초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분들이 의외로 많다.
운모, 성모 그리고 성조를 야무지게, 튼튼하게 배우려면 병음을 2-3주 기간 배운 후, 발음을 반복 연습하는 교과서로 들어간다. 전 후 약 두 달간 발음을 반복 연습하라. 이때에 배운 발음이 평생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장 조심해야 하는 부분은 ‘한문의 발음’이 한자를 발음하는 데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큰 방해가 된다는 사실이다. 뜻을 안다고 해서 대충, 적당히 발음하는 습관이 중국어 배우는 한국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 함정이고, 가장 몹쓸 버릇이다.
사전을 주머니에 넣고 부지런히 발음을 익히는 습관을 길러야 하고 자신이 없는 발음은 확실하게 물어서 하는 느긋함이 필요하다. 마음을 비우라! 외국 사람이 많고 많은 한자의 발음과 성조를 100%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습의 가장 아름다운 자세는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다.
일반 회화와 사역중국어
두 번째 학기부터 일반 회화 과목을 공부하면서 기초 사역중국어(전도 중국어)로 들어가야 한다. 일반 회화 학습에는 반드시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를 균형있게 학습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회화를 위한 어법을 이 때 함께 시작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회화에서 어법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 서양 사람들은 한자는 약하지만, 영어 어법이 중국 어법과 대동소이(大同小异)하기에 고급 중국어 수준에 쉽게 달성하는 반면에, 한국 사람은 한자는 많이 아는 데 비해 어법이 약하기에, 언어가 좀처럼 업그레이드가 안 된다.
물론, 이 시점에서, 겨우 조금 알아듣는 중국어 실력으로 어법 강의를 알아들을 수는 없다. 그래서 한국어로 된 중국어 문법책이나, 초보 작문 연습집을 필요로 한다. 만일 회화 습득이 우리의 목적이라면, 어법을 무시해도 괜찮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가 작문을 해서, 강의를 하고, 설교를 해야 한다면, 초기부터 어법 기초를 제대로, 꼼꼼히 다져야 한다.
사역중국어의 시작 타이밍을 놓치지 말라. 말씀을 전해야 되는 부담이 있다면, 아직 언어에 대한 호기심과 신선함, 그리고 열정이 남았을 때에 사역중국어를 시작하라.
먼저, 아주 쉬운 말로 전도 회화를 익힌다. 예를 들면 ‘你信耶稣吗?(당신은 예수님을 믿습니까?’,‘上帝爱你(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등과 같이 아주 쉬운 말로 전도를 시도하는 것이다.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전도용 어휘와 일반 회화의 어휘가 완전히 다르기에, 반드시 적당한 교재가 필요하다. ‘Studies on the way’, ’Good news reader’ 등 서양 단체에서 이미 출판된 좋은 교재가 많이 있다.
1년(2학기)쯤 지나면 일반 회화의 학습 목표는 일방(一方) 통행이 아닌 쌍방(双方) 통행이다. 지금까지는 일방적 의사 전달이었다고 한다면, 이 시기부터는 ‘내’ 위주로, ‘내’ 의사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도 느끼고, 내 감정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란 의사 전달뿐 아니고, 반드시 감정 전달이 있어야 한다. 5000년 역사를 가진, 대국적 기질을 소유한 중국인들은 표정으로 감정 표출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하라. 이들의 감정 전달 방법은 허사(虚词)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시기에 허사 학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허사’는 자신이 지닌 의미보다, 문장에서의 위치가 훨씬 중요하다. 중국 선생님들 중에서 허사를 강조하지 않는 이유는 외국인들이 왜 허사를 어려워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허사를 전문 학습하는 교제가 이제 눈에 띄게 많아졌다. 작문의 정확도를 높이고, 감정을 나타내는 방법을 알려면, 꼭 허사를 배워야 한다. 최소한 허사사전 한 권은 책 속에 꽂혀 있어야 한다.
이 시기에 사역중국어는 사(四) 복음서를 중심으로 하는 ‘예수님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라! 어린이에게 예수님을 소개하는 수준으로 연습하라. 발음의 중요성을 잊지 않기 위해 이 단계에서 권장하고 싶은 발음 교정법은 성경을 큰 소리로 읽으면서 녹음을 하는 것이다! 스스로 발음을 재 복습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때쯤이면 일반적으로 언어에 상당한 탄력이 붙고,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참 좋은 일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발음이 흐트러지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 사람처럼 말하고 싶은 충동 때문에 말이 빨라지고, 말이 빨라지면 자연스럽게 성조를 무시하는 경향이 생긴다. 위험한 신호이다. 다름 사람의 도움보다 스스로 발음을 잘 잡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
2년(4학기)을 목표로 하고, 일반 회화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비슷한 내용이 반복이 되어서 조금씩 지겨워지고 열심히 한 것 같은데 별 진보도 안 보이지만, 회화만 잘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는 이미 닦은 어법 기초에 어휘 양(量)에 승부를 걸어라. 사전과 친해지는 것,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이 단계에서 유용하다. 일반 회화는 중국에 도착해서 첫 2년간 열심히 하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사역은 평생 할 수 있지만, 언어 습득에는 시기가 있다. 특히 중국어는 일반 언어보다 많이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부터 언어 학습의 중심은 사역중국어에 두어야 한다. 특별한 목표를 향해 질주해야 할 시기이다. 이 때 사역중국어의 과정은 제자훈련 코스이다. 제자훈련은 중국 현실에 가장 잘 맞는 양육 방법이다. 우선 개인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이다. 말씀으로 새 생명을 얻고, 새 생활이 시작되고, 새 헌신이 일어나고, 새 부르심에 응답하는 순서의 내용이 담긴 중국어 교재를 가지고 공부하라. 제자훈련 교재는 언제나 현장에 맞게, 훈련 받는 대상 교육 수준에 맞게 결정해야 하지만, 우선 한 교재에만 집중하라! 달-달 외울 정도로 공부하라. 이곳에는 언제든지, 우리의 소망에 대해 묻는 사람이 많으므로 24시간 stand-by된 교재가 준비되어야 한다.
중국어성경-사역중국어의 핵심
이제, 드디어 우리는 우리의 ‘본 교재’, ‘본 코스’로 들어 왔다! 우선 중국 성경이 많이 어렵다는 것을 명심하라. 어휘와 문법에 고문과 현대어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정서적인 한국어에 비해 중국어는 상대적으로 정교하고 정확하다. 그래서 중국어 성경을 연구하는 것이 정확한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중국어 성경을 배우는 데 몇 가지 단계와 방법을 참고하라!
1. 우선 번역이 쉽게 된 책을 선정하라. 신약이 조금 쉽다. 야고보서, 요한 일, 이, 삼서등 순으로. 그리고 저자 별로 공부하는 방법도 있다. 바울서신 중 하나, 베드로 전후서, 사도행전 등.
2. 우선 한 절(節)씩 문법적 분석을 하라.
**새로운 단어 구조 분석
**실사와 허사 분석
**分句, 短句구조 분석:
구조 분석: 주어, 동사, 빈어, 정어(定语), 상어(状语), 보어 등
상태 분석: 개사(介词)식,겸어식, 연동식, 대칭식, 비교식, 강조식 등
**复句구조 분석
3. 한 단락(段落)씩 주제를 찾아 분석하라. 특히, 구절과 구절의 연결 고리에 유의하라. 이 것은 설교 작성에 중요한 기초가 된다.
이렇게 분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강의와 설교에서 주 내용이 성경이고, 우리의 작문 교과서가 성경이기 때문이다. 성경의 문법 현상을 분석할 수 없다면, 우리의 설교 내용과 설교 작성은 일반 회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우리의 노력 방향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어떻게 좀 더 하나님의 말씀을 정확하게 이해 하느냐는 것, 또 하나는 어떻게 하나님의 심정을 정확하게, 우리의 언어를 통해 전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어려운 과정을 통과하지 않으면 소기의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 이런 방법으로 한 학기에 약10-12장의 분량으로 공부할 수 있다. 이 년 동안 꾸준히 하면 문장 구조가 보인다. 그리고 한 장이 끝나는 대로 한국어 성경을 중국어로, 중국어 성경을 한국어로, 자신의 수준에 맞추어서, 재(再) 번역을 시도 해 보는 것도 설교 작문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시기에서 시간이 가능하면, 설교 통역을 개인적으로 연습할 수 있으면 사역에 도움이 된다. 우리에게 통역할 기회가 참 많다. 하지만 스스로 많이 연습하지 않으면, 솔직히 현장에서 늘 부족함을 느낀다. 통역은 기술이다! 어디서나 설교를 들을 때마다, 동시통역을 마음에 두고 속으로 연습하는 습관을 길러라. 연습을 많이 하는 사람 앞에는 장사가 없다.
마지막 코스는 설교 작성이다. 이 코스의 필요성을 우리는 많이 느끼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어와 중국어를 잘하는, 말씀을 잘 이해하는 선생님을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원고 없이 설교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정말 무책임 하고 교만한 행동이다. 반드시 사전에 원고를 작성해서 여러 번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선생님이 없다면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 먼저 한국어로 설교문을 만들고 그 밑줄에 아는 한자를 적는다. 그리고 모르는 것은 신학 사전을 통해 적는다. 그리고 그 동안 성경 문법을 통해 익힌 어순에 따라 중국어순으로 바꾼다. 그리고 어감을 살리고 감정을 살리는 최종 확인 과정으로 마무리를 한다. 남은 한 가지 부탁은, 중국어를 완전히 포기하기 전에, 통역을 절대 세우지 마라. 이것은 자멸하는 길이다.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많듯이, 언어가 어렵기에, 하나님의 긍휼이 많다. 우리의 자세가 참 중요하고, 우리의 과정이 너무 중요하다. 언어에 대한 우리의 무지함을 인정하고, 우리의 자존심을 내려 놓아야 한다. 선교의 필수 도구는 언어이다. 사역중국어는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지 않고는 시간이 흐fms다고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것이 아니다. 잊지 말자! 이 곳은 영적 전쟁이 가장 치열한 곳 중 하나이다. 말씀을 가까이 하는 방법 외에는 승리는 얻을 수 없다. 중국어도, 영성도 최고 경지에 도달하려면, 사역중국어에 최선을 다 하자.
김란 / 레인보우 언어 컨설팅 원장
출처ㅣ 중국을주께로(중국어문선교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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