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학

[스크랩] 한국교회의 기도의 문제점

수호천사1 2018. 11. 4. 22:46

한국교회의 기도의 문제점

한국교회는 짧은 선교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주목할만한 엄청난 교세를 가지게 되었다. 선교 120년 만에 이루어낸 이런 엄청난 교회 성장은 세계 선교역사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한국교회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학자들 간에 많은 논의가 있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요 축복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을 것이다.

 
선교초기 한국교회는 암흑과 같은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과 신문화운동, 한글보급운동, 물산장려운동 등과 함께 등불과 같은 복음을 전파하여, 우리나라 근대화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며, 국가 발전에 크게 공헌하였음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또한 1960년 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내몰린 사람들과 소외된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안식처 역할을 감당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는 가운데 도시화와 인구집중은 엄청난 교회 성장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1990년대에 이르러 수십 년 동안 지속하여온 교회 성장이 정체기를 겪더니 쇠퇴기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것은 이미 서구 교회가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은 오랜 세월동안 뿌리를 내린 교회이며, 그들의 심성 근저에는 기독교 신앙이 배어있어 다시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겨우 120년의 짧은 역사에, 아직도 내재된 이교적 뿌리로 인하여 한국교회는 그 양상이 다르다고 할 것이다. 참으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위기감은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를 바라보는 눈이 부정적이라는 데에서 더욱 증폭된다. 최근 한신대 신학연구소에서 조사하여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2003.4.26), 한국인의 70%가 개신교를 이기적 집단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목회자의 신뢰도는 한국의 다른 종교에 비교하여 현저히 낮게 발표되어, 신부와 승려 그 밑에 배치되어 있다고 하니, 실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교회의 성장이 시작되기 전인 1960년 이전에만 하더라도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신되도는 오늘날과 비교도 안될 정도이다. 물론 교회는 세상의 미움과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교회가 교회로서의 제 역할을 감당할 때, 세속에 물든 세상이 교회의 빛을 거부하는 것이지, 오늘날 한국사회의 교회에 대한 비판은 이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오히려 교회가 그 본질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받는 비판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이러한 추락에 대해 사람들은 많은 이유를 찾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한국교회의 위기는 기도의 위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기도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1. 자아도취적인 기도

예수의 생애는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난다. 그러므로 예수를 따른다는 교회가 기도에 힘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그 무엇보다 기도에 힘쓰는 교회였다. 이 기도를 통해서 엄청난 교회성장의 열매를 맺기도 했으며, 많은 일들을 감당해 오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많은 시간을 기도하는데에 힘써 오면서도, 그 내용과 방식의 중요성은 간과해왔다. 심한 경우에는 자신이 무슨 기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현상은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면서도, 정작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알아도 머리로만 알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것처럼 생각하고, 믿음의 실천과 삶은 빠진 채, 입술로만 중언부언하기 때문인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도의 양이 아니다. 

얼마나 청산유수로 기도를 잘 하느냐가 아니다. 기도한 그대로 살아가려고 애쓰느냐 하는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기도를 하면서도 조금도 그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자기를 잃어버린, 자기 도취적인 기도임이 분명하다. 주님 앞에서 우리의 구할 바를 분명하게 아뢰고 그 기도가 자신의 삶이 되도록 해야 한다.

2. 이기적인 기도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의 핵심은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밖에 모든 것을 더해주신다고 하였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그 모든 것"을 위해서만 기도하고 있다. 즉, 하나님의 뜻이 아닌 나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기도라는 수단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상 기도를 하면 할수록 자기의 이기적인 욕망에서 해방되고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사람으로 성숙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기도는 자기의 욕구충족을 위한 기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기도하면 할수록 더욱 목마르고 공허하게 된다. 그리고 점점 더 자신의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어 결국은 신앙인 다운 모습을 나타내기는커녕, 사회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소금과 빛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태우고 녹이는 희생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기도에서는 이러한 희생이 제외되어 있기에 짠맛을 잃어버린 소금이요, 심지가 꺼저버린 등불처럼 세상과 하나님으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것이다. 근자에 문제가 되고 있는 교회 세습 또한 한국교회의 이기적인 기도에서 나온 사생아일 것이다. 우리의 기도는 언제나 내 욕심을 버리고 오직 주님의 뜻이 나를 통해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3. 물질 중심적인 기도

루이스 에블러는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할 줄 모르면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기도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에 합당한 것이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 모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물질적인 간구로 일관한다. 

예수께서도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 하시리라"(마 6:31-33)고 말씀하셨다.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일과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기도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4. 교회 성장을 위한 기도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통해 역사하시는 한, 교회 성장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이다. 그동안의 한국교회 성장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한 영혼의 소중함을 알고 구령에 불타는 전도운동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 성장 제일주의는 도리어 교회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물론 대형교회 가운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존경받는 교회도 많이 있다. 

그러나 개인주의적 이기심과 물량주의와 극심한 경쟁에서 나온 산물인 교회성장 제일주의와 이를 위한 기도는 한국교회의 타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몸도 얼마나 키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가 보다, 얼마나 건강한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몸집을 불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기 보다는,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건강한 교회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참된 성장은 성숙을 동반할 때에야 비로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5. 통성기도

한국교회의 특징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기도는 통성기도이다. 하나님께 더욱 집중하여 기도 한다는 점에서 통성기도의 유익은 적지 않다. 조선 말, 일제 시대의 고난의 역사와 함께 한 교회는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통성기도하는 가운데, 고난을 극복하는 큰 힘을 얻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통성기도가 마치 목소리 큰 사람이 싸움에 이긴다는 심정으로 내 뜻과 소원을 관철시키는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성경에서 말하는 "부르짖으라"는 말을 오해하는 것이다. 

"우리가 기도에 초대될 때, 꽉 움켜쥔 주먹을 펴고 마지막 남은 동전까지도 내놓을 것을 요구받는다"고 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지금의 통성기도는 오히려 움켜쥔 손을 펴지 않으려는 안간힘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통성기도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기에서 한국교회의 에너지가 분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되, 침묵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의 위기 상황을 두고 걱정과 근심 속에서 저마다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래서 서구의 여러 모델을 도입하여 적용해보려는 시도 또한 활발하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위기는 무엇보다 기도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이 땅에서 그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그 일에 참여하고자 결단하는 시간이 된다면, 한국교회는 지금보다 한 차원 더 성숙해질 것이다. 바라기는 그동안 잘못 이해되고, 이행되어왔던 우리의 기도를 점검하여 한국의 교회 모두가 올바른 기도, 능력있는 기도를 드리게 되길 바란다. 우리의 기도가 나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하고 결단하는 기도로 바꾸어질 때, 한국교회는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부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전병금 목사

출처 : 예수 코리아
글쓴이 : 예수코리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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