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자 임직과 금전
이광호(조에성경신학연구원)
[장로 집사장립 권사임직 등을 할 때 교회는 어떤 형태의 연보라도 요구하지 말아야 하며 장립받는 당사자 스스로도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 기독교 내부에서 그러한 폐습이 공공연하게 관례화 된다면 그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연보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신앙의 양심에 따라 아무도 모르게 하면 된다. 한국교회에서는 직분을 받은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는 명분하에 자타의에 의해 상당한 금액의 연보를 하는 것이 상례화되어 있다. 그런 관례가 보편화 되면 교회는 약화되고 가난한 성도들은 직분을 맡는 것이 부담스럽게 되어 직분의 본질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직분과 물질의 관계가 밀접하게 연결되면 성직매매에 까지 이르게 된다.]
우리 시대는 그야말로 황금만능의 시대가 되어 있다. 돈이 최고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돈만 풍족하게 있으면 세상에서 하지 못할 일이 별로 없다. 돈으로 화려한 명예를 살수도 있으며 권력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나아가 건강을 위한 조건들을 갖추기도 하며 안락한 삶을 보장받기도 한다.
경험상 그 돈의 위력을 익히 알고 인간들은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물질이 풍요로운 사람일수록 더 많이 가지려는 경향성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재물이 부족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분량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대다수 인간들은 돈이 인생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위험한 사상은 세상에서 뿐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에마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는 교회에 속한 개별성도들의 가치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기관으로서의 교회가 지니고 있는 배금주의사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리석은 자들은 교회에 돈이 많으면 그것으로 많은 구제를 할 수 있고 선교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즉 돈이 없으며 구제와 선교를 비롯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잘못된 교회들은 종교적인 목적을 이룩하기 위해 기회가 닿는 대로 돈을 모으려 한다. 나아가 교회에서조차 부자가 가난한 자들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는 타락상을 띠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의 몸된 교회 가운데서는 결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교회가 황금만능주의에 빠지게 되면 세상보다 훨씬 더 악해진다. 그런 사고를 가진 자들은 하나님을 핑계대고 성경을 방패막이 삼아 돈을 끌어 모으는데 혈안이 될 우려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심화되면 개인적인 판단과 행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집단최면에 걸리게 된다.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일을 행하면서도 그것이 잘못인 줄 전혀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은 직분을 매개로 한 금전의 개입이다. 어리석은 자들은 직접 성직매매를 하겠지만 좀더 약은 사람들은 그것을 물질에 대한 부당한 관심으로 보이지 않고 자발적인 연보에 참여하는 형식의 그럴듯한 겉모습으로 꾸밀 줄 안다. 즉 성직매매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 하면서 실상은 교인들에게 은근히 돈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교회의 직분은 전적으로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특별한 은사에 해당된다. 그것은 돈으로 사고 팔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직분을 맡으면서 교회에 연보를 하는 관례는 마땅히 근절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돈이 없는 가난한 성도들에게는 직분을 맡는 것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그런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는 말을 하면서 그렇게 행동한다면 더욱 위험하다.
장로 집사 권사 등 직분을 맡게 되는 성도들은 그것을 명분으로 연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굳이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연보하려면 하나님 이외에 다른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게 은밀히 하면 된다. 돈을 통해 다른 사람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는 것만큼 유치한 일은 없다.
성숙한 교회라면 결단코 직분에 연관된 그런 위태로운 분위기를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특별히 허락하신 직분의 오염을 적극적으로 방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 교회 가운데서 가난한 성도들이 위축되거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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